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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향/체사레 파베세/김효정/청미래 체사레 파베세! 참 매력적인 이름이라는 생각을 늘 했다. 이름에 반해서 작가의 작품을 읽어보고자 생각한 사람이다. 조금 뜬금없지만 어찌하랴, 사실인 것을. 저자의 이력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이탈리아 시인이자 소설가로서 니체와 비교될 만큼 전 생애가 병적인 우울에 쌓였던 그는 파시즘에 반대하는 활동 덕분에 투옥되기도 하였고 그러한 신념에 근거한 여러 작품들 중에는 자신이 유년시절을 보낸 농촌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관련된 내용이 많다. 그는 40의 생을 자살로 마감하였다. 한편 그가 죽고 난 후에 생전의 새로운 진실이 밝혀져서 큰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공산당원이었던 그는 1950년 자살하기 전에 자신의 일기에서 무솔리니를 나라에서 비롯된 것인지 저자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럽 작가들과 딱히 집어낼 수 없는 미묘한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읽고 나서도 형체를 알 수 없는 흐릿한 느낌은 한참 뒤에야 조금씩 선명해진다. 눈과 마음이 밝지 못하여 보고도 말할 수 없는 아둔함 때문이다. 작품의 내용은 간단하였다. 창고에 불을 지른 방화죄로 재판을 받고 들어온 탈리노와 함께 교도소 생활을 했던, 썩 훌륭한 정비공인 내(베르토)가 교도소를 나와 탈리노의 고향집으로 함께 가서 겪는 사건이었다. 그곳에서 베르토는 탈리노의 누이 지젤라와 사랑에 빠지고 누이 지젤라에 대한 탈리노의 만행과 방화를 모든 사람들이 침묵하고 있었고 교도소에서 돌아온 탈리노는 다시 지젤라를 삼지창으로 찔러 죽게 만들지만 또 다시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은 탈리노를 붙잡으려 하지도 않고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마치지 못한 탈곡을 마무리 한다. 며칠 후 갑작스럽게 경찰이 총을 메고 베르토를 찾아온다. 읍사무소에 신고하려고 맡겨 놓았던 그의 통행증을 경비원이 경찰에게 보여 준다. 그것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은 한결 같이 베르토를 외면한다. 탈리노는 짐승처럼 눈을 번득였으며, 뒤로 한 번 껑충 뛰어서 삼지창을 그녀의 목에 꽂아 버렸다. 평범한 농촌 마을의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나오는 이 장면의 느닷없고 갑작스러움과 덤덤한 묘사가 더 충격이었다. 파시즘의 광기가 유럽 전역을 휩쓸 때 많은 사람들의 침묵은 말 없는 승인과 협조를 한 결과를 가져왔던 당시의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풍자가 아닌가. 평소 자신의 신념이 담긴 좋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후에 밝혀진 무솔리니에 대한 예찬 때문에 읽고 나서도 썩 개운치만은 않았다. 일본에 협력했던 전력이 뒤늦게 드러나곤 하는 우리 문인들의 모습이 겹쳐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