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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뉴욕은 스무살 중반의 내 로망이었다. 그곳에 가면 서울서 없던 창작열이 불타오르고 어떻게든 살아질거란 참 무모한 생각으로 뉴욕 맨하탄의 작은 스튜디오에서 난 6개월을 살았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에서 보듯 대부분의 뉴요커들은 방세를 내느라 투쟁하며 살고, 그야말로 'super-ego'없인 단 하루도 살 수 없을 만큼 영적 전쟁을 치루듯 살아갔다. 난 도저히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갈 수 없음을 몸소 깨닫고 좀 더 편안한 삶을 선택하고는 조용히 서울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나다운 선택이었지만 당시 나는 무언가 패배한 것같은 무거운 마음때문에 누구에게도 나의 뉴욕생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지인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어가면서 난 한번쯤 걸어보았을 거리풍경들, 눈에 들어오는 미술관들, 뉴요커의 삶들을 생생하게 기억해냈다. 무엇보다 저자의 글은 도망치듯 빠져나온 뉴욕을 나와 따스하게 연결시키고 있는 듯했다.
책 중반부, 타마코 오카무라 와의 인터뷰 중'전엔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은 삶이 내가 어떻게 살지를 결정하는 것 같아'라는 말이 내 맘을 짠하게 만든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 이 책의 마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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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산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을 써서 나에게 "떠나라!"는 메세지를 못 박듯이 박아놓은 박준의 뉴욕일지. '네 멋대로 행복하라' 겉표지부터 일단은 먹고 들어간다.ㅎㅎ 겉표지를 쫙 펼치면 그가 인터뷰를 하고 인터뷰를 한 사람들이 꿈을 꾸는 뉴욕의 지도가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뉴욕? 그 물가 비싸고 아무나 갈 수 없는 데 말하는거야? 오호..그래도 뉴욕정도 가려면 어느정도 전문적인 스킬도 있을거고 돈도 있을거고 부모님에게 지원도 받겠지.아..영어도 되고 말야." 물론 그렇다. 하지만 아닌 이들도 있다. 아니, 아닌 이들이 더 많다.
개인의 여행기를 읽다보면 나름의 취향이 있어서 나는 특히나 돈도 있고 영어도 되고 어떤 전문적인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의 여행기는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저자의 책은 정말 좋아한다.
한 개인이 뉴욕을 느껴보고 싶어서 알고 싶어서 무작정 떠났고, 그 곳에서 만난 다양한 인종과 직업과 연령대를 떠나 그들의 마음 한 켠과 생활을 살짝 들여다 보는 것, 그 것을 담담한 문체로 풀어낸 책이기 때문이다. 이건 개인의 여행기가 아니다. 세계각국의 어느어느 사람이 뉴욕이라는 곳에서 어떤 한국인을 만나 나의 삶의 방식과 생활에 대해 수다떨며 풀어 내놓는 이야기 보따리인 것이다.
카오산..처럼 네 멋대로..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고군분투하며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꿈을 향해 달려나아가는 뉴요커.
꿈을 쫓는 아름다운 그들의 얼굴.
나는 무엇을 쫓으며 여기 이 자리에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었다. 같은 하늘 아래. 지구라는 땅 위에서 함께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누군가는, 열정에 불타오르며 걸어가는 시간도 아깝다는 듯 살아가고 있다.
그들에게도 나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그리고 꼭.. 그럴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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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뉴욕은 가히 트렌드다. 뉴욕을 동경하는 우리와 그런 우리의 동경을 이용하는 각종 출판/영상물들이 뒤얽혀서 다시 동경을 만들어내고 이런 동경은 이제 트렌드로 공고하게 만들어져있다. 박 준 작가의 <네 멋대로 행복하라>는 이러한 '뉴욕' 트렌드 출판물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저자가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보여지는 화려한 뉴욕의 이미지, 즉 다시 말해서 각종 판타지로 다져진 뉴욕이 아니라 진짜 뉴욕, 그 들의 맨 얼굴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충만해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치는 뉴욕에 대한 저자의 느낌과 단상을 담은 전반부가 아니라 (이미 그런 책들은 너무나 많이 서점에 쌓여있어서 이젠 좀 식상하다구요!) 뉴요커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후반부에서 나온다. 실제로 그 곳에서 살고 있는 뉴요커들의 생각과 삶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들은 재미있고 가치가 있다. 아시안 여성의 비율이 조금 높은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최대한 인종과 성의 비율을 다양하게 맞추려고 배려한 저자의 속내가 엿보인다.
더 많은 뉴요커들을 섭외하기가 힘들었던 것일까. (농담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뉴요커들의 인터뷰로만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저자 박 준의 느낌과 생각을 담고싶었다면 맨 처음, 혹은 맨 마지막에 이번엔 반대로 뉴욕에 살고 있는 '뉴요커'가 여행객인 '박 준'에게 물어 보는 형식으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괜시리 아쉬운 마음에 내용에선 별 네개.
깔끔한 사진의 배치도 좋고 아기자기한 뉴욕지도로 덮은 표지도 얄싸하다. 편집과 구성에선 별 다섯개.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15000원을 내고 아기자기하면서 적당히 트렌디한 카페에 앉아서 뉴요커들의 진지한 수다를 듣을 수 있는 기회다. 뉴욕에 가지 않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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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무슨 책 제목이 '네 멋대로 행복하라'야?!"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고개를 끄덕였다. '멋대로'라는 말이 어울리는 도시가 뉴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멋대로 행복'할 수 있는 뉴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뉴요커는 한가롭지 않다.
또 뉴요커는 패셔너블하지도 않다.
뉴욕에서는 여성이 길에서 담배를 피워도 눈치를 받지 않는다.
"<sex and the city>와 달리 실제 뉴욕 생활은 쾌적하지 않아요. 맨해튼의 비싼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쥐와의 에피소드가 하나씩은 있을걸요. 와일드 라이프죠. 쥐와 바퀴벌레와 대면하고 사는 게 뉴욕 생활입니다. 샤워를 하다가 수챗구멍의 머리카락을 발견하고 빼 들었더니 으악! 물바퀴 더듬이였다는 식의 얘기는 뉴요커라면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뉴욕 라이프의 에피소드입니다."
우리나라 지하철이 컴컴한 지하에 멈춰서면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럼에도 뉴욕은 세계 금융과 패션과 뮤지컬의 대명사이다.
"한국에서는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을 구하고 다음에는 결혼하는 식으로, 어떤 나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틀이 있잖아요. 마치 수학 공식 같은. 하지만 뉴욕에는 그런 강요가 없어요. 내가 일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일하는 거지, 남들이 일하라고 강요해서 하는 게 아녜요."
뉴욕은 '잠들지 않는 도시'라고 한다.
"뉴욕은 누구의 고향도 아니지만 모든 사람의 고향이야. 뉴욕은 모든 사람을 반갑게 맞아 준다고 했잖아. (중략) 당신이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건 따뜻한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와도 가까워질 수 있어. 뉴욕은 따뜻한 심장을 가지고 있는 도시거든." Korea라고 하면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로 생각하는 외국인이 있다.
영화속 뉴욕의 화려함과 자유로움으로 뉴욕을 이해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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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고 싶어서 이리저리 책을 찾아다 우연히 발견해서 읽었던 'On the Road'. 그책을 읽고, 일부러 저자의 책을 검색하여 구입한 뉴요커들의 이야기.
On the Road와 조금 다른점이 있다면, 여행지가 다르다는 것말고도, 그 여행지에 대한 여행정보라고 말할수 있다. 카오산에 대해 말하는 On the Road는 여행자 이야기가 중심이었다면, '네 멋대로 행복하라'는 뉴욕과 뉴요커 모두에 대한 이야기다. 카오산의 자유분방함과 느긋함, 삶을 좀더 뒤에서 관망하는 입장이 아닌, 삶이라는 전투에 뛰어든 열정을 가진 뉴요커들의 용기를 배울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화려하고 우아한 멋쟁이 뉴요커라기 보다는,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두 권의 책이 모두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참 솔직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여행을 가지않고도 마치 여행을 다녀온 느낌을 준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못떠나고 있는 상황에서 읽은거라 그런지, 마치 장기간 여행을 다녀온듯한 느낌과 감동을 느낀다. 참으로 나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의 기분을 잘 이해하고 써준 책이다싶다. 뉴욕으로 정말 떠나고 싶은 사람들도 한번쯤 뉴요커들의 실제 삶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것 같다. 여행이든 정착이든, 도움이 될것임이 틀림없을거라 생각한다.
어느 나이를 잊고 열심히 사는 한 뉴요커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I'm lead by my passion for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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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은 오로지 당신 것이다. 변하지 않는 행복과 안정된 삶은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데서 온다. 가슴 안에 품었던 뜨거운 불덩어리 같은 열정을 기억하는가? 청춘은 나이와 상관없다. 얼마 살지도 않는 삶,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가라. - 에필로그 중에서...
<섹스 앤 더 시티>나 <프렌즈>와 같은 미국 드라마가 나오기 전부터 '뉴욕'이라는 도시는 그 이름만으로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세계 문화와 예술의 중심. 세련되고 자유로운 뉴요커들. 자유의 여신상과 센트럴파크. 이 책은 그런 '뉴욕'에 대한 그렇지 않은 이야기다. 겉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의 환상이 가미된 뉴욕이 아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진짜(?) 뉴요커들이 바라보는 뉴욕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두달여 동안 체류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과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사진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자신의 느낌과 생각은 앞부분에서 짧게 끝내고, 그 도시에서 몇년을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의 반 이상을 채운다. 다양한 이력과 제각각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뉴욕에 대해, 그 도시에서의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이 여타의 다른 여행서들과 차별화되는 것이 바로 그 점이다. 언뜻보면 뭔가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것도 같고, 그들을 진짜 뉴요커라 부를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영국, 프랑스, 일본, 한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뉴욕의 치열함을 즐기기도 하고, 거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찾아간다. 그들 모두 이 괴물 같은 도시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다. 허나 결국에 그들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 그대로... '네 멋대로 행복하라.'
당신은 당신일 뿐이야. 어떤 일을 하며 살겠다고 결정하는 건 당장 죽을지 살지를 결정하는 건 아니잖아. 그런데 그걸 왜 그렇게 어려워하지? - 본문 중에서...
뉴요커들은 모두 내 멋대로 살아간다. 뉴욕이 주는 에너지 때문이다....내 인생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데 뭐가 문제냔 말이다. 내 인생 내 멋대로 살겠다는 사람치고 대충 살아가는 사람은 없는지도 모른다. 내 멋대로 살겠다는 것은 내 인생을 내 손으로 아름답게 가꾸겠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겠다는 건 매일 매일 회사를 가는 것보다 어려운 일인지도 모른다.
뉴요커들의 삶을 보라. 홈리스건 대학교수건, 돈이 많건 적건 자기 자신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누가 뭐라 하건 자기만의 열정을 품고 산다. 내가 뉴요커들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데 무슨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뉴요커들은 남이 뭐라 하건 자기 삶을 온전히 살아내고 있다. 그게 멋있다! -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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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를 12일간 자유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 중에 뉴욕에 배정된건 단 3일. 처음 계획을 짤 때부터 대체 뉴욕에 얼마를 배정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지만 이건..진짜 하기 나름이다.
암튼, 나름대로 다리 아프게 뉴욕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내린 결론은 3일갖곤 택도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아무리 조기유학이 흔한 시대라 해도 그나마 12일씩이나 미동부를 여행한다는 것 자체도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관광지에서 뉴요커들을 얼마나 만나서 얘기를 나눌 수 있으랴..
이 책은 진한 뉴요커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도 원래 뉴욕에 태어나서 뉴욕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먼 곳에서 스스로 뉴욕을 택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
뉴욕은 정말 매력이 넘치는 곳이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도시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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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매력을 다룬 1장을 읽는 동안은 동경의 대상이였던 곳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웠다. 내가 있는 곳은 뉴욕에서 먼 곳이지만 뉴욕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내 주변의 것들을 잠시 멈춰주고 있었다. 그리고 상상속의 나는 뉴요커가 되었고 내가 있는 곳은 서서히 뉴욕이 되어갔다. 그러나 2장 뉴요커들의 생각을 깊숙히 들여다 보면서 갖게 된 감정은 1장에서처럼 상쾌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았다. 우울했고 겁이났고 삶의 의욕마져 떨어지고 말았다. 1장에서는 나를 잊은 채 뉴욕을 돌아봤기에 즐거웠지만 2장에서는 내가 누구인지를 확실히 드러내야 했기에 자신감을 잃어 버린 것이다. 다른 것을 동경할 수는 있어도 내 자신에게 솔직해 질 수 없는 이유 때문이였나 보다.
뉴욕에 대한 소문(?)은 참 많이 들었지만 가보고 싶다고 열망한 적은 없었다. 치열한 도시보다는 자연과 가까이 하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삶을 더 갈망 했는지도 모른다.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했고 명확한 것보다는 모호한 것을 좇고자 하는 열망이 더 컸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뉴요커들을 보며 내가 갖게 된 감정은 질투심이 아니라 정체성 혼란이였다. '나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비롯해 '나의 꿈은 존재하는가'까지 이르다 보니 이 시간이 무척이나 공허해졌다. 이것이 뉴욕이라는 도시가 뿜어내는 매력과 뉴요커들의 열정 사이에서 방황을 하는 감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나는 내 자신을 잃어 버린 상태다.
온갖 사람들이 모여드는 도시, 예술이 흘러넘치는 도시, 반면에 지저분하고 정이 절제된 도시 뉴욕. 거기다 뉴욕 사람들은 자신의 꿈을 좇기에 바쁘다. 그래서 그만큼 치열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 내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모습이 활기차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삭막해 보이기도 했다. 분명 뉴요커 한사람한사람은 열정에 넘치고 그 열정이 뉴욕이라는 도시를 독특하게 만들어 갔지만 그 이면도 존재했다. 다양한 국적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 수 많은 이야기, 힘들었던 기억들이 유쾌할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건 어디에나 마찬가지겠지만 뉴욕이라는 화려함 속에 존재할 것 같지 않는 모습을 발견한 느낌이랄까. 유명한 곳만 둘러보며 탄성만 지르려하는 관광객들처럼 도시의 어두운면을 피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밝음과 어둠은 동시에 공존하는데 밝음만을 추구하려 했던 것은 나를 잊고 싶어서였을까?
어디서건 나를 감출 수 있다는 것보다 나를 드러낸다는 것이 더 힘든 법인데, 뉴욕은 겉으로는 나를 감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나를 드러내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는 곳이였다. 모두에게는 목적과 꿈이 있었고 대충 살려는 사람은 없었기에 삶이 너무나 치열해 순간 당황해 버린 것이다. 내 꿈을 찾아 저렇게 뛰어들지 못했다가 아닌 꿈을 잃어 버린 초라한 나의 모습 때문이였다. 뉴욕에 사는 몇사람의 인터뷰로 뉴욕을 판단하고 뉴요커들의 성향을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꿈과 욕망이 내로라하는 것들만 모인 것도 아니였다. 소소한 것이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에 모든 것을 던져 보고 부딪히며 살아간다는 것이 놀라웠던 것이다. 몇몇사람이 아닌 도시 전체가 술렁이는 그 독특한 분위기가.
꼭 어떤 일을 하고자 확신을 가지고 뉴욕을 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만약 뉴욕을 간다면 할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충분히 뉴욕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목적없이 접시나 닦으며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였다. 무언인가가 내 안에 채워져야 살아갈 수 있는 도시가 뉴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차분히 채워져 가기를 소망하는 느긋한 삶이 아니라 채우지 않으면 순식간에 밀려나는 도시, 그 곳이 뉴욕이였다. 그 사실을 체험하면서도 수 많은 사람들이 뿜어대는 열기로 들썩거리는 도시 뉴욕. 그 열기의 공간을 사람들은 쉽게 떠나지 못했다. 애증을 가지고 뉴욕을 대하면서도 자랑스러워 하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창조적인 일이 아니라 단순한 일 밖에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갔다. 그 사실이 그들과 하나 될 수 없다는 생각보다 내 자신 안으로의 침체를 만들어 갔지만 헛된 경험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처럼 뉴욕을 꿈꾸며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지만 나의 일상에서 자잘한 꿈을 만들어 볼 생각은 품게 되었다. 그 사실이 뉴욕을 바라본 나의 변화였다. 그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래서 그 진행을 여기에 모두 담을 수가 없다. 뉴욕의 열기처럼. 뉴요커들의 열정처럼. 그 기록은 무의미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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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난 단 한번도 뉴욕을 가보고 싶어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를 즐겨봤지만 그녀들의 삶은 그저 쿨하고 멋진 나와는 동떨어진 삶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뉴욕 근처로 어학연수를 간다는 말을 듣고 "우와!"라면 내질렀던 탄성은 그냥 형식적인 부러움에 불과했던 것 같다. 많은 인종이 모여사는 것은 미국 어디든 똑같다고 생각했고, 대도시의 복잡함은 어딜가나 비슷할거라고 생각했다. 서울의 출근길도 복잡하고, 도쿄의 출근길도 복잡하다. 베이글과 커피를 아침으로 먹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조금 다른 풍경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침에도 김밥 한줄을 사간다는것 정도랄까. 뉴욕에 대한 나의 생각은 이정도의 수준이었다. 단지 드라마의 열풍으로 뉴욕이라는 도시가 붐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단순히 뉴욕이라는 유행에 따라서였다. 드라마에서 봐왔던 쿨한 여자들의 삶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호기심에 책을 떠들쳐본것 같다.(물론 책이 예쁜 것도 한 몫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내가 기대했던 쿨한 여자들의 생활과 뉴욕의 화려함은 찾을 수 없었다. 저자가 생활 속에서 보고 느낀 뉴욕의 자연스러움이 고스란히 뭍어나 있었다. 단순히 짧은 일정으로 관광 온 사람이라면 절대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갈 수 밖에 없는 구석구석을 사진을 통해서 그리고 글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실 관광이 아닌 여행의 묘미는 남들이 모르는 나만의 명소를 찾는 일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관광객이 아닌 여행자에게 참 바람직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유를 두고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책 속의 장면을 찾고 그 느낌을 공유하면서 박준의 책이 아닌 박준과 내가 함께 만드는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을 읽고나니 이제는 뉴욕이 참 가고싶어진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있는 뉴욕 곳곳에 자리잡은 미술관들, 그리고 예술적 감각이 살아있는 소호에서 나도 그들의 자유로움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 같은 예술적인 기운을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나라, 도시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보고 싶다. 단순히 돈이 많아서 뉴욕에 사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 책 뒷부분에 나오는 뉴요커들의 인터뷰는 뉴욕에서 살아가는 진짜 뉴요커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보수적인 도시에서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뉴욕으로 오게 된 알렉산드라 슈스의 이야기는 나에게 힘을 주고 꿈도 주었다. 용기를 갖게 했다고나 할까. 그녀 역시 나처럼 어려운 사정이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에서 지내고 있고 언제가는 꿈을 이루기 위해 또 뉴욕을 떠날것이다. 지구 반대편에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안도감이라고나 할까, 동질감이라고나 할까. 괜히 그런 마음이 들었다.
참 책이 좋았다. 뉴욕이 어떤 도시인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들의 꿈을 이루고 행복하기 위해서 모여든 사람들의 도시. 그 뉴욕에 나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제는 확.실.히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