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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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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채널에서 리즈 테일러 주연 <클레오파트라>를 틀어 주고 있는데 현재 시저가 그 아들 카이사리온에게 '제왕'으로서 아랫사람 다루는 매너를 가르치는 장면이 나온다. 부친이 아들에 비해 너무 늙었는데 이건 역사적으로 팩트이기도 하다(또, 그런 점까지 다 고려하여 렉스 해리슨을 캐스팅도 했겠고). 이 기획이 돈을 꽤 많이 들인 기획인데도 흥행에는 그닥 성공하지 못해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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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채널에서 리즈 테일러 주연 <클레오파트라>를 틀어 주고 있는데 현재 시저가 그 아들 카이사리온에게 '제왕'으로서 아랫사람 다루는 매너를 가르치는 장면이 나온다. 부친이 아들에 비해 너무 늙었는데 이건 역사적으로 팩트이기도 하다(또, 그런 점까지 다 고려하여 렉스 해리슨을 캐스팅도 했겠고). 이 기획이 돈을 꽤 많이 들인 기획인데도 흥행에는 그닥 성공하지 못해서 제작사에 큰 재정상 피해를 끼친 작품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파라오(물론 클레오파트라)가 인접 제국(諸國) 지도자들의 조배를 받을 때 시저 혼자서 눈을 뜨고 '연인(이 역시 위와 동일 인물)'과 잡담을 주고받는 장면에서, 흔쾌히 무릎을 꿇는 장면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고, 또 여기서 파라오의 위신을 세워 줘야 그만큼 전체 오리엔트의 간접 통치가 더 편해지리라는 어떤 계산이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파라오보다 훨씬 늙은 독재관인데, 파라오가 세상을 제 발 아래 꿇리고 다스릴 욕심을 설파하자, '나도 젊었을 땐 그럴 야망으로 가득했으나... (어디 너도 늙어 봐라 그게 그리 쉬운지)'라고 하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좀 다른 이야기인데, 히틀러가 독일 같은 선진국(상대적으로)에서 정권을 잡는 과정을 보고 스탈린이 '저렇게, 저렇게 해야 되는 거야!'라고 감탄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스탈린은 나이도 더 많았던 데다, 러시아 같은 미개한 인간들이 사는 땅에서 협잡과 술책으로 권력을 잡는 게 더 질이 떨어지는 성취라는 점을 잘 인식했기 때문이다. 오리엔트하고 서방 세계가 크게 다른 것이, 로마는 그저 혈통의 권위와 종교적 압제, 무력 따위에 의해서 손쉽게 지배 질서의 정착이 이뤄지는 오리엔트와 크게 달리, 대등한 개인(물론 귀족에 한하지만)들 사이의 경쟁과 타협에 의해 낙착된 정치 원리에 의해 다스려졌기 때문이다. 시저의 시대까지만 해도 그랬으며, 그랬기에 브루투스 같은 자가 나타나 감연히 '로마의 일인자'를 처단한 후 한때나마 민중의 호응을 받기도 했던 것이겠고 말이다. ('마스터 오브 로움'은 그 연원이 매우 오래된 term이다)

맨 위에서 '어린 아들에게 매너(남에게 공손하게 구는 그런 매너가 아닌, 남을 복종시키는 위엄)를 가르치는 장면을 거론했는데, 이 장면은 <백 투 더 퓨처 3>에서 그 보안관이 악당들(매드독 태넌 패거리)을 제압하며, 그 어린 아들에게 '놈들은 이렇게 다루는 것'을 가르치던 그 씬을 떠오르게도 한다. 이 장면이 왜 들어갔냐 하면, 그 꼬마의 아들이 바로 먼 미래(1980년대)에 마리(=마티) 맥플라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이라는 설정을 양념처럼 넣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성공한 흥행작은 별반 필요도 없을 듯한 타임라인도 세심히 꾸미는 어떤 재치와 정성이 들어 있다.

반면 이 작은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에 줄거리를 기대었으면서도 정작 그 주옥 같은 대사들은 별로 빌려오질 않았고, 마치 신봉승 판 조선왕조오백년이나 보듯 평면적이고 지루한 연대기적 서술에만 의존하는 진행이다. 예전에 나온 대형 시대극이라고 다 이런 식은 결코 아니었고, <벤허> 같은 걸 보면 얼마나 극적인 효과를 (교과서적 정석에 충실하면서도) 요소요소에 잘 집어 넣었던가 말이다.

s****o 2023.06.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