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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평전을 읽은 후로 노동현장의 살아 있는 생생한 이야기를 읽어 보는 것이 실로 오랜만인 듯 하다. 당시엔 시대적으로도 그러했지만 마음으로 공감 할 수 있는 부분이 참 많았는데 어느 순간 부터 노동운동은 임금협상을 위한 노조간의 대립으로만 비추어 지게 되면서 나 역시 노동이란 문제에 대해 그때 보다도 더 관심 밖 이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랜드 사건을 계기로 다시 마음이 아파지고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그들이 하고 있는 거대한 마트를 이용하지 않는 정도 였는데..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말았다. 독자를 울리기 위해 쓴 글이 아니었음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게 된 건 아마도 우리의 노동현실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나 역시 조금은 알고 있다는 생각에 그 생각에 눈물이 나왔나 보다. 그렇게 감상으로 흘러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철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자신의 정서가 좀 더 건강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정신적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에 서투른 40대이상의 중년남성들에게 특히 용기를 주고 싶었나 보다.. 그의 소소한 개인사 부터 노농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은 일기라는 형식으로 고백되어 하나하나 풀어내고 있었다.
아직 마흔이 넘지 않은 그 산에 대한 느낌을 무어라 정리 할 수는 없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그들의 삶이 꽤나 퍽퍽함은 느끼고 있었다. 너무 일찍 철이 들었기 때문이란 생각을 저자는 그래서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나의 중년을 미리 만났는지도 모르겠다. 철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어른이 되어야 할 것 같은 그 조급증에 대해 이젠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기면서...나의 중년에 모습엔 약간의 철없음이 있었도 좋겠구나..그러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나이가 들 수록 깊어져야 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적어도 내가 바라는 철들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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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한 모습으로 철들지 않을 바에야 철드는 편이 백번 낫다.
세상에, 책읽고나서 찜찜해보기는 이번이 첨인것 같다. 나는 어떤 책이라도 어떤 보잘것 없는 구성과 내용의 책이라도 배울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나에게는 신문사이에 끼어오는 하찮은 전단지조차도 보지않고 버리지 못하는 일종의 활자중독증이 조금은 있다. 그리고 작은 한 단락의 글이라도 한 문장의 글이라도 제대로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에 동감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왠지 모를 답답한 감정이 사실 이 글을 쓰기조차 싫게 만들려했다.
인터넷의 블로그다 홈페이지다하여( 아니 유씨씨가 대세인 시대에 이르렀다) 숨어있던 글쟁이들이 대거 발굴이 되어 책으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잦다. 누구든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따라서 책을 냈다고 해서 예전처럼 대단한 사람으로 숭앙되는 시절은 아닌 것도 확실하다. 책이 홍수처럼 밀려들 세상이 머지 않았고 그 책들중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 읽겠지만 이젠 책조차도 영화나 컴퓨터게임 못지 않게 나름의 방제시스템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추측해본다.
이 책은 25여년간 노동현장의 여러 사람들과 실제로 노동문제를 상담하고 강연해온 이의 수필집이다. 그는 노동문제 상담가로서의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노동문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단연코 소외 계층의 대변자로서 훌륭한 일을 해내고 있는 사람이다. 게다가 그는 글빨도 뛰어나다. 말할필요도 없이 그 수많은 강연을 소화해낸다니 말빨도 뛰어날 것이다. 그의 책을 읽어가다보면 많은 선후배와 친구들이 그의 주변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고 또한 그들에 대한 따뜻한 마음도 보였다. 또한 둘도없는 가족에 대한 사랑도 진하게 나타난다. 아내를 수없이 안해라고 부르는 그는 나름 아내사랑의 최고조를 다른 부언없이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사회적으로도 가정적으로도 원만하고 이상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왜 답답한 마음이 드는 걸까. 이 책의 제목에서 자신이 공언한 철들지 않은 자신때문일까. 그가 말하는 철들지 않음은 자신이 추구하는 노동운동이란 삶에 한낱 부끄럼없이 떳떳하며 세속의 어떤 손가락질에도 그 길을 의연히 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곧 자신이 철들지 않고 싶은 것은 노동운동이랍시고 하던 친구들이 출세를 위해 소위 타락(좀 과장된 표현일지는 모르나)의 길로 가는 것을 볼 때 그런 것이 철들기라면 자신은 철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런 순수한 생각을 고수하겠다는 의도가 나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너무나 확고하다보면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안타깝다 못해 나중에는 한심하고 이해가 안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의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느낌을 조금이라도 받는다면 그의 마음이 가지는 진정성은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고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그에 대한 정보도 책에서 주어진 것 이상으로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답답한 마음은 아마도 그의 글에서 나타나는 약간의 철들지 못함, 말그대로 뭔가 경우에 맞지 않는 느낌등의 어떤 것이었다. 그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그가 철없다라고 한다면 적어도 내가 책에서 느낀 이상한 경우없음의 의미도 함축할 것이다. 단지 그들은 그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이해되는 것일지 모른다. 이 책의 제목을 처음보고 나이를 초월하여 도전적인 삶을 살고 젊은 시절의 순수한 열정을 잃어버리지 않는 사람의 글을 연상했다. 백남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오히려 세상물정에는 어둡더라도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는 사람을 생각했다. 그리고 철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주는 산뜻한 이미지가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그런 예상과는 많이 어긋남을 실감하게 된다.
고무장갑을 팔러온 할아버지 이야기나 연변말씨를 흉내내 부산의 맛집을 소개한 발상등에서 미소짓게하는 실력도 보이지만 몇가지 이야기들에서는 고개가 가우뚱해지는 부분도 있었던 것이다. / 한겨레 객원 논설위원의 재임문제를 두고 신문사직원과의 타협(?)건을 다룬 글에서 그는 노동문제 연구소장보다는 한겨레 객원논설위원이란 직함이 솔직히 더 권위가 있었다는 투의 말을 던지고 재임을 고수한 뒤 사옥을 나서자마자 바로 아내에게 문자를 뛰우는 모습을 보였다. 이것이 과연 소시민적 발상의 철없음으로 면죄될 수 있을까. 급기야 이 해프닝을 그는 이땅의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애와 연결시켰다. 며칠뒤 한 편집회의에서 만난 이들로부터 그것이 은근한 퇴임권유였다는 것을 전해듣지만 그는 옥상에서의 타협건을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소상히 알려주는 철없는 아빠이다. / 자리운이란 소제를 가진 글에서는 옆자리에 앉은 가족일행이 사정상 한자리만을 사고 입석으로 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통행과 얘엄마의 무례함을 지적한다. 창가쪽 자리를 고수하면서까지 불편하게 만든 그 엄마는 아이를 안고 목에서만 나오는 간드러지는 음성으로 에이 에이 에이프릴을 읊어주는 극성엄마로 비쳐진다. 나아가 그녀는 교양이 넘쳐보이지만 자신의 아이에게 영어를 많이 가르쳐 나중에 특권층으로 키우고자 하는 마음밖에 없는 여자로 묘사된다. / 은희경, 하성란, 신경숙씨의 작품집에 실린 각 작가들의 작가후기를 인용하여 계절변화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심해하는 희경, 성란, 경숙의 소제가 붙은 글은 사실 작가 당사자들에게는 상당히 치욕적인 지적일 수 있다. 한사람의 독자의 입장에서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데...... / 하물며 종묘공원에서 나오는 길에 왼쪽다리를 부딪치게한 무면허 운전의 청년에게 돈은 요구하지 않는 대신 자신의 다리가 다 나을때까지 오토미션의 자동차를 대여해줄 것을 요구한 자동차에 관한 내력이란 글에서 그는 10개월동안 다양한 차종의 (티뷰론에 이르가까지) 차를 몰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글쎄 이 방법이 돈없는 대학생에 요구한 정당한 방법이었는지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어서 카니발 시승자 모집에 구구절절 읍소형의 이유서를 써서 응모해 당첨되었고 그 계기로 기아차의 여러 모델의 시승기를 쓸 기회를 가졌다고 자랑스레 이야기한다. 사연응모이벤트에서 흔히 보는 거창하고 거짓같은 읍소형 사연이 어땠을지 전체가 궁금해질 정도이다.
폴트 파인딩의 글을 쓰려고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만큼 그 울타리밖의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공평해지길 바래본다. 맑시즘이다, 노동운동이다, 이데올로기다, 그런 말만들어도 눈에 힘이 들어가고 변혁의 의지가 샘솟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에는 모든 것이 운동이 될 수 있었다. 지금 역시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운동'을 이끌어 나가고 자기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많은 존경하는 분들이 있다. 그들의 행동과 생각이 좋은 영향이 되어 사회의 밑거름이 되어준다. 그러나 무조건적으로 이편 아니면 저편이어야 하는 사고방식으로 운동에 접근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 상대편을 좀더 성숙한 시선으로 쳐다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철들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동경하고 지향하며 추구해야하지만, 한편으로 역시 나이가 들면서, 세월의 뜻을 알아가면서, 철도 들어야 한다. 추한 모습으로 철들지 않을 바에야 철드는 편이 백번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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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양력을 보고 책에 대한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30년 넘게 노동운동상담을 하던 사람이니 강한 어조와 무거운 이야기 일색이 아닐까 하는 부담. 그러면서도 이런 사람들에게 중년의 일기는 과연 어떤 것으로 채워지는가 하는 궁금함.
대학에 들어서면서 나를 둘러싼 주변을 참으로 많이 변했다. 갑자기 주어지는 주체할 수 없는 자유와 갑자기 10년 정도 어른행사를 한 사람처럼 대해주는 주변 시선까지 불안정한 20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가장 낯선 만남은 나를 둘러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었다. 전교조 1세대라고 불리면서 학생운동을 치열하게 했던 선배들과 한자리에 앉을 경우가 많았다.
너무도 대단해 보이던 선배들..그 때는 그들의 운동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았었다. 졸업을 하고 우연히 마주친 선배가 과거와는 전혀 다르게 열심히 셀러리맨으로 사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불협화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면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해 보이는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현실에 타협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신념도 저버리고 사는 건 아니라는 걸 중년이 된 지금은 확신할 수 있다. 실천과 관념 사이에서..적어도 우리가 행동하는 실천은 아니더라도 신념을 가지고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기에 말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삶을 살아온 하종강이라는 분의 중년 일기에는 무겁지 않게 그가 살아온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듯했다.소소한 일상이 묻어나기에 글을 읽는동안 처음에 가졌던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타이틀보다 그들의 나이가 더 많은 것을 말해줄 때가 있는듯하다.
자녀를 키우면서 일을 하면서 그렇게 나이듦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산 수많은 중년에게 그래도 가끔은 저 가슴 밑바닥에서 꾸물거리는 유년의 주체못하는 정서를 나 역시 갖고 있기에 하종강이 말하는 중년일기가 마음에 와닿는가 보다. 서로의 차이를 가지고 있지만 중년이란 젊음을 불사르는 때보다 더 깊이있게 더 순수하게 유년의 감성까지 끌어안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철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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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학번, 학교에 들어가서 학회에 들어갔을때 80년대 후반의 선배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80년대의 경험을 치열하게 얘기하는 선배, 이제
시간이 지나서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후배들 그렇게 시간의 간격이 있었지만,
지난 시간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난다.
'철들지도 않는다는것'을 읽으면서 내 머리속에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였다.
작가가 노동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그 속에서 치열하게 생활하고 있어서
책 내용 곳곳에 삶에 대해 그리고 우리 주변에 힘들게 살고있는 이웃들의 이야기
가 많이 적혀있다.
책중에 '지하도 계단에서'라는 짧은 글이 있었다. 서울 롯데호텔에서 일하는 아주
머니들을 상대로 저자가 강연을 하게 되었는데 호텔측에서 교육장소를 대여해 주
지 않아서 호텔 앞 지하도 아래서교육을 하게되었다고, 그리고 그 앞에는 아이러니
컬하게도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이 있었다고 그런데 몇일전 서울시립미술관에 가게되
는 일이 있었다. 전시회를 보고 명동쪽으로 가게되었는데 롯데호텔 앞을 지나가게
되었다. 연말연시때문인지 밝은 조명들로 단장되어있었는데 그 앞에서
국가인권위원회 간판을 보게 되었고 문득 책 내용이 생각났다.
내 기억속에는 이렇게 롯데호텔에 대한 새로운 기억들이 남게되었다.
삶을 살게되면서 어느순간 과거를 잃고 살아간다는 느낌을 갖을때가 있다. 현재의
모습은 지난 과거의 치열한 삶속에서 나온것인데, 나역시 우리의 지난 시간에 대해
전부 경험하고 공감하지는 못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
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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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만나면서 하종강, 노동상담이라는 두 단어가 낮설기만했다. 학생운동이 한참이었던 나의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그때 그 대열에 합류했던 사람이었구나 하는 선입관에 조금은 무거운내용이 아닐까 하면서 읽게 되었다.
하지만 책 제목 그대로 중년의 나이이면서도 스스로 철들지 않았다 그래서 이렇게 살고 있구나 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소시민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 이야기가 노동문제속 똑같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 주변속 이야기가 되어 다가오고 있었다.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참담하고 치열했던 학생운동시절을 거쳐 30년의 긴 시간동안 노동상담이라는 길을 걸어오면서 같은 열정으로 지금껏 한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 이야기속에 식지 않는 열정을 느길수도 있었고 생계유지라는 절박한 생활고의 현장으로 우회한 아련한 추억속 이야기도 있었다. 같은 신념으로 출발했지만 다양하게 변화된 사람들의 생활의 모습은 같은 하늘아래살고 있지만 살아가는 방법도 목적도 이상도 다른 여러형상들의 인간모습들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한복판 노동문제의 중심에서 생활하는 그였기에 그가 들려주고 생활이야기는 사람 살아가는 냄새가 진하게 배어나오고 있었다.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기 호텔에 방 한 칸을 구하지 못해 자기가 일하는 호텔 바로 앞 지하도 계단에 모여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작가가 몇년간 미루었던 여름휴가를 가족의 소망을 져버릴수 없어 계획했던 휴가를 대신하여 노동분쟁의 현장으로 자신의 가족과 함께갈만큼 지금도 노동현장의 문제는 산재해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30년전 학생운동하던 시절의 열정을 그대로 간직한채 살아가고 있는 그의모습을 느낄수 있었던 글을 읽어가며 정말 철들지 않은 중년의 신사네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그러면서 그의 안해라는 사람 유명선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져왔다. 그렇게 그 모습으로 지켜주었던 이는 안해가 아니었을까 ?
8년의 연애생활을 거쳐 그리고 몇년의 결혼생활을 보낸후 어느날 "생각해 보니까 우리는 서로의 생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더라 " 라는 안해의 말을 듣고 자신의 생활을 글로 정리하기 시작하여 책까지 나오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을 떠올리며 나와 나의 남편사이는 어떠한 존재감으로 살아가고 있는걸까 되돌아보게도 되었다.
이젠 자신의 인생에 대해 한번쯤 평가를 해봄직한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며 자신의 일상을 이렇게 정리해보는 시간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종강 그의 인생을 들여다보며 나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려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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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남편과 심한 의견대립으로 늦게까지 입씨름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남편이 내게 항상 그렇게 불평 불만만 이야기하면 뭐하냐며(주로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의미한다.) 남의 아픈 곳을 찌른다. 그렇잖아도 이렇게 맨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을 해야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자괴감에 빠져 있던 차에 그런 소릴 들은 것이다. 그래서 안 그래도 NGO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 볼까 생각중이라고 했더니 남편이 그건 절대 반대란다. 그러면서 바로 입씨름이 끝나버렸다. 아마 논쟁이 계속된다면 내가 구체적인 결단을 내릴까 겁내한 것이리라. 누군가가 나서 주었으면 하지만 나와 관계 있는 사람들이 그런 궂은 일을 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심보다. 그런 걸로 따지자면 '난 안 그렇다'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오로지 한 길로만 걸어가면서 주변을 살짝 엿보았기에 저자가 하는 일련의 운동이 내겐 참 낯설다. 아니 현재의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그것도 대부분의 비정규직-들의 처지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정작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말로는 그들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세워야 한다고, 그런 공약을 내건 후보가 지지 받기를 원하지만 힘겹게 투쟁하는 사람들을 보면 '뭐하러'라는 말부터 나온다. 노동운동을 하다가 그만 둔 사람으로부터 '아직도 그 일 하냐.'라는 핀잔을 듣고 화가 났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뜨끔했다. 실은 나도 속으로 그 힘든 일을 왜 자초해서 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였기에...
거기에는 대학 총학생회장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새내기일 때는 학회장도 대단해 보이고 단과대학생회장도 대단해 보였다. 물론 총학생회장은 더 했을 것이고. 하지만 과 선배가 총학생회장이었기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노트를 빌려줬기에 다른 친구들보다는 이야기할 기회가 좀 더 많았다), 순수하게 학교를 위해서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라기 보다 그 후에 있을 무언가를 위해서 내지는 경력의 일환으로 총학생회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무척 실망했었다. 그 후 정치권을 보더라도 총학생회장들이 줄줄이 정치권으로 방향을 잡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다. 아, 세상은 그런 것이구나.
그러니 노동운동에 헌신하는 사람들도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일종의 색안경을 끼고 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듯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하종강의 삶을 읽으며 깨달았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틈만 나면 가족과 여행 다니는 나에 비해 변변한 여름 휴가 한번 못 가는 사람도 있구나. 그것도 남을 위한 일 때문에. 물론 그것이 그 사람에게는 직업이라지만 내 남편이 그런 일을 한다면... 글쎄, 잘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래서 난 아직도 멀었나 보다. 위 글을 보면 마치 책에서 노동운동에 대해 거창하게 썼거나 꼭 노동운동을 하라고 설득하는 줄 알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그저 담담히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할 뿐이다. 신변잡기적인 일상을. 그러나 내겐 그 소소한 일상조차 대단하게 느껴졌다. 차원이 다른 의식체계를 가진 사람의 삶 같다고나 할까. 나(와 남편) 같은 속물은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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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를 새로운 노동운동가의 세계로 인도했다. 노동운동가에 대해 오해를 했었던 적이 있었다. 약간은 무서운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공산당과 노동운동가를 같은 것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 이들의 삶을 엿보게 되면서, 나 역시 노동운동가를 아주 잠깐 꿈꿨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록 가난하게 살지만, 경찰에게 쫓기는 삶을 살지만, 주관을 가지고 그들의 생각을 펼쳐나가는 이들이 너무나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생계를 위해 살아가지만 이들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삶까지도 염려했다. 그래서 노동운동가와 성직자를 같은 위치에 올려놓게 되었다. 이 책은 노동운동가의 삶을 더 많이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들이 있어야 하는 존재 이유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책이다. 저자는 노동운동에 대해 예찬을 하지도, 자신의 삶이 얼마나 올바른 삶이었는지도 말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자신이 살아온 삶, 우리네 노동자들의 삶을 보여줌으로 그들의 존재 이유를 말하고 있다. 또한 비록 힘들게는 살아왔지만 그리 불행하지만은, 그리 힘들지만은 않았다고, 나름대로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는듯하다. 특히 산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재미있었다. 탐욕스런 자본가에 의해 만들어진 산타라는 족속 때문에,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선물을 받을수 없는 계급에 속한 얼마나 많은 아이가, 선물을 받을수 있는 계급에 속하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슬퍼할 것인가. 착한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준다는 설정도 맘에 들지 않는다. 모든 아이들은 착하다. 착하지 않은 아이란 애초부터 없다. 누구를 위한 '착한 아이'인가. 선물 따위 알량한 미끼로 순수한 아이들의 자유와 개성을 억압하고 노예화하는 산타는 용서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착한 아이여, 총을 들어라. 그리고 너의 방 창문을 두드리는 산타를 향해 쏴라. 나 역시 이 글에 동감하는 바이다. 크리스찬으로서 산타는 상업이 만들어낸 산물이라고, 각자가 가진, 각 국가가 가진 문화적 특성을 없애기 위한 강대국의 약소국을 향한 바램이라고 여겼던 대표적인 것이 산타라는 것을 인식하던 중이었는데 책에 이것이 기록 된 것을 보고 놀랠 수밖에 없었고, 재밋었다. 참 읽어볼만한 책이다. 이 책의 작가가 영원히 철들지 않기를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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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노동상담을 하고 , 전국적으로 강의까지 하는 어느 중년남성의 일기' 읽기전까지는 딱딱하고 , 우울하고 , 한숨나올것만 같은 일기들로 가득차있을줄 알았다. 노동 ..... 이 짧은 단어가 그런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게다가 책표지까지 빨간색이었으니 !
사실 기대없이 첫장을 펼쳤다 . 내 나이 .. 벌써부터 노동에 관심있을 나이는 아니었기 때문에 .. 하지만 기대없었던만큼 단숨에 , 그리고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가끔 생각지도 못했던 유머에 혼자서 깔깔 웃기도 했던 책 ..
이 책을 읽으면서 힘든 사람들을 위해 상담도 해주고 강의도 해주는 노동문제연구소소장님 이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의 남편이고 , 아빠이다는것 , 그리고 그냥 대한민국의 중년의 남성이라는 것도 느꼈다. 그의 따뜻한 문체가 담긴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일기속에서 ......
아들이 중학교시절에 했던 밴드부 이름 '원효대사 해골물'을 기억하는 아빠.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여직원의 갑작스런 죽음을 그 사람이 슬프지 않게 슬퍼하고 눈물났으면 좋겠다는 사람 ..
읽는 나도 같이 마음아파하고 , 웃으면서 그렇게 이틀을 보냈다. 처음엔 그냥 노동문제연구소 소장님이었지만 , 지금은 아빠의 일기를 본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진다.
몇십년전 수배되었던 그때부터 , 지금 노동문제연구소 소장님이 되어서 .. 자기 호텔에서 일하면서 비오는날 방한칸 못빌리는 약자들을 위해 지하계단에서도 강의하시는 하종강님 .. 전국의 약자를 위해 강의하시는 하종강님. 강의는 어떨까 한번 꼭 들어보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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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치 노동조합과 연애을 하는 것 같다. 그것도 짝사랑을....... 그래서 죽도록 사랑하는 연애를 하는 청춘남녀들이 별로 부럽지 않은가보다. 계속 이렇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종강의 중년일기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는 이 책을 읽으며 '철들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하고 잠시 나를 뒤돌아본다. '철들지 않는다는 것'을 읽으며 글이 입맛에 쩍쩍 달라붙는다고 해야하나, 이런 표현이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며 이런 느낌을 가져보기는 참으로 오랜만인듯 하다. 어쩜 이렇게 글들이 입에 쩍쩍 달라붙는지, 글들이 술술 읽힌다. 한 사람의 일기를 들여다 본다는 것이 호기심도 생기거니와 글 하나 하나가 우리가 살아가며 간과하지 못하는 생존에 관한 문제들을 투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욱 남의 일 같지가 않아서일 것이다. 30년 가까이 노동상담을 하면서 노동운동에 대한 생각과 그의 꿈, 그의 삶 등이 그가 말하는 소시민의 정서로 솔직하게 쓰여져 있다. 가끔은 '푸푸'하면서 웃음을 자아 내기도 하고, 가끔은 치밀어 오르는 울분도 느끼고, 가끔은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삶을 들여다 보는 느낌으로 하종강이라는 사람에 대한 끌림이 생긴다. 노동운동이라는 일을 하면서 참 바쁜 사람이라는 생각과 여기 저기 강의를 다니며, 듣고,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이 그의 정서를 둘러싸고 있으며 그것들을 글로 풀어 놓으니 세상사가 참 유별하다는 생각도 든다. 요즘 한참 비정규직이니, 정규직이니 하는 말들이 많이 오고 가는데, 저자가 더욱 바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겪어보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구경꾼으로서의 입장 밖에 말할 수 없지만,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 참 치열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뭔가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보며 가끔 쓸데없는 소비를 한다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지금은 방관만 했었던 나 자신이 그들과 함께 하지 못한 것에 작은 슬픔이 있다. 작은 우물에서 작은 물보라만 일어도 불안해하고, '세상이 왜 이러나?'하면서 혼자 고민만 하는 나 자신이 더욱 작아 보인다. 책을 덮으며, 하종강이라는 사람에 대한 훈훈한 감정들이 그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며, 커피 한잔을 생각하고, 감미로운 음악을 생각할 때, 그의 말대로 농민들은 농사일을 걱정하고, 논에 물길을 트느라 바쁘게 다니는 모습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들에 대한 생각과 노동문제에 대한 나의 의견을 내는 것 자체도 부끄럽다. 세상살이라는 것을 하면서, 한 중년남자의 시선으로 살아 오면서 느낀것들을 담담하고 소박하게 써놓은 글들을 보면서 나의 중년 기록이 어느정도 될지 뒤돌아 보기로 했다. 잠시, 중년의 일기를 보며 옛 시절들을 추억하고, 또 다른 삶들을 들여다 보며, 참 맛깔나게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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