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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가 지나가고도 변하지 않는 가치
"『페스트』가 지나가고도 변하지 않는 가치" 내용보기
코로나에 걸렸다. 독서모임이 시작되기 이틀 전이었다. 처음에는 자가진단키트 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 이미 한 번 걸렸는데, 이제 와서 다시 걸리다니. 하지만 눈을 씻고 봐도 두 줄이었던 결과가 한 줄로 줄어들지는 않았다. 도의적으로 회사에 알리니 걱정하는 사람들 반, 요즘도 코로나가 있냐고 어이없어하는 사람들 반이었다. 사실 요즘은 코로나가 심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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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에 걸렸다. 독서모임이 시작되기 이틀 전이었다. 처음에는 자가진단키트 결과를 믿을 수가 없었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 이미 한 번 걸렸는데, 이제 와서 다시 걸리다니. 하지만 눈을 씻고 봐도 두 줄이었던 결과가 한 줄로 줄어들지는 않았다. 도의적으로 회사에 알리니 걱정하는 사람들 반, 요즘도 코로나가 있냐고 어이없어하는 사람들 반이었다. 사실 요즘은 코로나가 심한 병은 아니다. 격리 규정도 많이 완화되었기 때문에 의사 소견서에 따라 근무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회사에서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연차를 쓰게 해주었다. 그 과정이 마치 잡귀처럼 부정한 존재를 내보내는 일종의 의식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겪으면서 대중들의 머릿속에 뿌리깊게 각인된 코로나의 이미지는 여전히 건재했다.   병원에 '코로나 때문에 왔다'고 접수를 하면서도 온갖 생각이 들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을 하지 않은데다가 영양제를 제대로 챙겨먹지 않아서 벌을 받은걸까.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을 며칠동안 계속 했더니 몸이 약해졌나. 너무 자주 아픈 것 아니냐, 면역력이 약해진 것같다는 직장동료들의 충고를 허투루 듣지 말걸 그랬나. 접수데스크에 있던 간호사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다. 코로나가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고, 심한 열을 앓고난 후에 기관지에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니 조심해야한다고. 그것이 나 혼자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자 조금 안심이 되었다. 이제는 다 지나간 유행이지만 질병은 언제든, 누구에게든 닥쳐올 수 있는 불행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그래도 내가 누군가에게 '위험한 존재'일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집안에서도 가족들에게 병을 옮길까봐 신경이 쓰여 최대한 스스로를 격리했다. 나는 어느 새 모두가 나를 경계하고 나조차 타인을 피하게 되는 그 장면,『페스트』의 도시 오랑에서 자주 목격되는 생활상을 재현하고 있었다.    작중에서『페스트』시대를 묘사하기 위해 자주 쓰이는 단어는 '귀양살이'와 '생이별'이다. 폐스트가 유행이 되고 한순간에 도시 '오랑'이 폐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생이별을 겪고 도시에서 본의 아니게 귀양살이를 시작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부를 편지가 아닌 전보 몇 자로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좋았던 추억은 서서히 잊혀지고 감정도 옅어진다. 마침내 사람들은 사태가 해결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언젠가 만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조차도 괴로운 희망고문이라고 여기게 된다. 사랑도 희망도 사라진 사회에서는 사람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일상이 된다. 페스트에 걸린 환자는 강제로 시설에 격리되고, 시체는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로 병에 걸려 매장 당하는 가축처럼 구덩이에 버려진다. 유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인이 죽고난 뒤 그저 몇 가지 서류에 사인을 하는 게 전부다.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가 가득한 이 사회에서도,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깨달음을 통해 나아간다. 처음엔 "이 고장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117p) 자신의 행복을 더 중요시하며 마을을 빠져나가려고 애쓰던 랑베르도,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을 신이 준 고난에서 찾으며 모든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여야한다고 주장하던 파늘루 신부도, 나름의 깨달음을 얻으며 성장하게 된다. 바로 '이 재난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연대 의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유처럼 도시의 의사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타루처럼 도시 안에서 보건대를 조직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람도 있다. 두 사람 모두 페스트와 투쟁하기 위해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하는 인물이다. 그들이 통제할 수 없는 재난 속에서 자신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타의 귀감이 되지만, 그러면서도 점차 마음과 몸이 무너져내리는 장면은 독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야기의 서술자는 그들의 영웅적인 모습을 '칭찬받을 것은 못 된다'고 과감하게 말한다.(177p) 자신의 신념에 따라 필연적인 결론을 내린 특출난 인물보다는,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애썼던 조용한 개개인이 더욱 주목받기 원한다. 그런 의도에서 서술자가 선택한 인물은 '그랑'이다. 그랑은 시청의 공무원이다. 보건대가 조직되자 그는 환자의 등록과 통계작업을 맡겠다고 기꺼이 나선다. 리유나 타루처럼 주목받는 역할은 아니지만, 그가 맡는 일은 도움이 된다. 특히 그가 책을 쓰기 위해 거듭 첨삭을 반복하는 서두의 '우스꽝스러운' 몇 문장은 리유나 타루가 페스트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분위기를 환기시키도록 돕기도 한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깨달음에 도달하는 건 아니다. 이야기는 코타르라는 인물이 자살시도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되어 페스트 사태가 일단락된 이후 그가 경찰에게 체포되는 장면으로 끝난다. 코타르는 자신이 저지른 죄로 인해 언제든 경찰에게 잡혀갈 수도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랬기 때문에 페스트 사태로 공권력이 약해지자 그는 안도하면서도 사사건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인다. 보건대가 조직될 때도 그것은 '내 직업'이 아니라고 말하며(209p), 사람들이 페스트가 엄습해올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속에서 살아갈 때 그것이 자신이 느끼던 공포와 비슷하다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공포 속에서 가장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셈이다.(259p) 작중에서 그가 이미 저질렀던 범죄가 자세히 묘사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술자는 그가 저지른 가장 큰 죄악은 “어린아이들 그리고 인간들을 죽이는 것에 대해서 마음 속으로 옳다고 긍정했다는 점”이라고 말한다.(394p)    서술자는 특출난 누군가가 영웅이 되기를 강요하는 사회를 원하지 않는 듯하다. '조용한 미덕'(180p)을 발휘하는 그랑같은 인물이 많아지는 세상, 코타르 같은 인물에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말하는 것같다. 서술자가 '그랑'이 페스트를 이겨내는 모습과, 코타르가 그의 죄에 마땅한 징벌을 받는 장면을 결말로 채택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리라.
그렇다, 인간이 소위 영웅이라는 것의 전례와 본보기를 세워 놓고 싶어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리고 반드시 이 이야기 속에 한 사람의 영웅이 있어야 한다면, 서술자는 바로 이 보잘 것 없고 존재도 없는 영웅, 가진 것이라고는 약간의 선량한 마음과 아무리 봐도 우스꽝스럽기만 한 이상밖에는 없는 이 영웅을 여기에 제시하고자 한다. 그렇게 하면, 진리에겐 그 진리 본연의 것을, 둘 더하기 둘의 합에는 넷이라는 답을, 그리고 영웅주의에는 부차적이라는 본래의 지위, 즉 행복에 대한 강한 욕구 바로 다음에 놓이되 결코 그 앞에 놓일 수는 없는 그의 지위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하면 이 연대기에도 그 나름의 성격, 즉 선량한 감정, 말하자면 선동적이지도 않은 감정으로 이루어진 기록의 성격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184p.)
     『페스트』가 막을 내린 뒤, 오랑의 사람들은 기뻐하며 "페스트가 끝났다", "공포의 시기는 지나갔다"고 말한다. 페스트가 앗아갔던 자유와 행복, 그 속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갔던 사람들, 사람이 존엄하게 죽지못했던 그 시절의 일은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날 팬데믹이 지나간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도 매한가지다. 우리 역시 오랑의 사람들처럼 "코로나 때문에 지속되었던 귀양살이도, 생이별도 모두 끝났다"고 손쉽게 말하곤 한다.    그러나 카뮈가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강조하는 '부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늘 우리의 가까이에 있다. 『페스트』 에서는 그것이 '병'이었고, 작가인 카뮈 본인의 삶에서는 '전쟁'이었다. 거대한 부조리 앞에서 우리는 인간다움을 잃기 쉽다. 우리가 재난 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한 미덕'을 발휘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간다운 삶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YES마니아 : 로얄 h******7 2025.06.04. 신고 공감 20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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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까뮈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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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삶에서의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뫼르소가 엄마의 부고 소식을 전하는 한통의 편지를 양로원으로부터 받으며 <이방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뫼르소는 감정선의 일부가 침몰된 것처럼 암마의 부고 소식에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담담하기만 했다. 언젠가는 떠날 것을 알았기에 그것이 슬프지만은 않았다는 뫼르소는 그러나 후일 판사의 물음에 슬픔대신 그리움으로 답한다..양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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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된 삶에서의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뫼르소가 엄마의 부고 소식을 전하는 한통의 편지를 양로원으로부터 받으며이방인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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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르소는 감정선의 일부가 침몰된 것처럼 암마의 부고 소식에도 여느때와 다름 없이 담담하기만 했다. 언젠가는 떠날 것을 알았기에 그것이 슬프지만은 않았다는 뫼르소는 그러나 후일 판사의 물음에 슬픔대신 그리움으로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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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로원에서 치뤄진 장례식에서 뫼르소는 당장 엄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보다도 부족했던 잠이 그리웠고 따뜻한 밀크 커피 잔이 생각 났으며 담배 개피가 절실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이미 세상 사람이 아닌 엄마의 곁에서 양로원 사람과 함께 밀크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개피 물었으며 슬며시 잠들었지만 결코 눈물이 흐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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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뫼르소는그날의 태양 떠올리며 바다를 거닐다 오래전 함께 일하며 마음에 두었던 그녀, 마리와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젊은 날의 뜨거운 만남은 이야기 속에서의 우연을 가장한, 어쩌면 필연으로 다가온 인연으로 발전하게 된다.

마리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확인하려 하지만 뫼르소에게 사랑 같은건 아무런 의미도 없으니아마 사랑하지는 않는것 같다.’ 라는 말로 답한다. 반대로 결혼에 대한 물음에는좋아.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이라는 말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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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청년 뫼르소가 무심함 속에 엄마를 보내고, 무심함 속에 사랑을 이루며, 그런 무심함으로 일관된 속에서 친구 레몽으로부터 휘말린 작은 사건으로 인해 살인범이 되는 과정을 1부에서 그리고 있다

뫼르소가 살인범이 되어가는 과정 같은 것은 중요치 않다. 어쩌면 이유나 원인도 중요치 않다. 그것은 분노도, 슬픔도, 위협도, 두려움도 아니었다. 어쩌면 뫼르소의 말처럼 모든 것이 그날의 태양 때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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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2부에서는 사건 이후, 재판 과정과 형무소에 갇힌 뫼르소의 이야기를 다룬다. 여전히 담담한 뫼르소는 재판 과정 내내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불가능했을 수심의 평화를 누린지도 모른다. 그는 일상에서 느끼던 무료함이나 형무소에서 느끼는 무료함의 차이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니 어쩌면 그에겐 자유를 빼앗긴다는 의미보다 그저 정욕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의 몸을 마주할 없었고 담배를 입에 없었다는 것이 문제 였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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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에 다다를 때까지 타인에게도 또한 자신에게도 덤덤했으며 무관심했던 뫼르소가 마지막 순간에 폭주하는 장면을 수없이 읽으며,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다르게 다가온 것만 보아도 알베르 까뮈가 문학의 정점에 올랐다는 평에 수긍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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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때론불편한 관심보다  ‘편안한 단절 원하기도 한다. 어쩌면 뫼르소는 우리보다 조금 많이편안한 단절 원해 왔던 것은 아닐까. 내가 지속적으로이방인 읽는 이유는 바로 뫼르소의 감정선에 공감하는 바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나의 감정 말이다

십년 아버지의 장례식이 그랬다. <이방인에서의 날처럼, 나는 여전히 피곤했고, 허기가 졌으며, 그리움은 있으나 슬픔은 없었다.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 흘릴 없었던 -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이 매우 불편했던 기억이 여전히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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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단절 원했을지 모를 뫼르소는 보통의 사람들에 비해 말수가 많이 적은 편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흔히 내성적이라 표현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들은 입을 다물었을 ,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때론 역시 입을 다뭄으로서 가장 많은 말을 때가 있기에 어쩌면 내게이방인이란 작품, 그리고 뫼르소는 온전히 나를 나일 있게 하는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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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 없겠지만, 만약 글을 모른다면 글을 배워서라도 반드시 만나야할 문학이다. 완독이 아니라 재독에 삼독에 사독을 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문학이며, 거듭할수록 더욱 재미있고 깊이 있게 다가오는 문학이 아닌가 생각한다.

e******t 2018.11.27. 신고 공감 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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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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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한번쯤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과 내 주변인들의 안녕을 기원하듯 새삼 깨닫지 못했던 소중함과 관계들을 되돌아보고자 산 책!!! 첫 페이지를 읽는데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문맥에 몰입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출판사의 책을 미리보기 해서 봤더니... 아~~ 번역이 이래서 중요하구나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원서나 다른 번역본을 옆에 두고 비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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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한번쯤 떨어져 지내는 가족들과 내 주변인들의 안녕을 기원하듯 새삼 깨닫지 못했던 소중함과 관계들을 되돌아보고자 산 책!!! 첫 페이지를 읽는데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문맥에 몰입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출판사의 책을 미리보기 해서 봤더니... 아~~ 번역이 이래서 중요하구나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원서나 다른 번역본을 옆에 두고 비교하며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에게 외국문학책을 고를 때 도서금액보다도 번역된 문맥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하게 되네요. 도서금액과 민음사 출판사 믿고 덜컥 구매한 걸 후회하고 있습니다.
n*********l 2020.03.12. 신고 공감 1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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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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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식민지 시대인 194×년, 아프리카 알제리의 대도시 오랑에는 피를 토하고 죽은 쥐들이 골목을 메우더니 전염병이 돌기 시작됐다. 폐쇄된 도시에서 페스트와 싸우며 지내던 오랑 시민들의 10개월을 그린 1947년 작 이 소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한 현재의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을 먼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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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식민지 시대인 194×, 아프리카 알제리의 대도시 오랑에는 피를 토하고 죽은 쥐들이 골목을 메우더니 전염병이 돌기 시작됐다. 폐쇄된 도시에서 페스트와 싸우며 지내던 오랑 시민들의 10개월을 그린 1947년 작 이 소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펜데믹을 선언한 현재의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마지막 단락을 먼저 소개해본다.

 

시내에서 올라오는 환희의 외침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리유는 그러한 환희가 항상 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는 그 기쁨에 들떠 있는 군중이 모르는 사실, 즉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십 년간 가구나 옷가지들 속에서 잠자고 있을 수 있고,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낡은 서류 같은 것들 속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있다가 아마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서 어느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갖가지 재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류의 불행을 예측하면서 끝난 이 소설의 또 다른 시작이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시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에서 페스트가 빠르게 번지자 사람들은 공포와 함께 반성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있다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현재 내 모습을 성찰해보고자 한다.

 

의사 리유는 사람들에게 페스트를 진단하는 일을 맡고 있다. 페스트가 돌기 전에는 존경받는 의사였지만 진단의가 되자 사람들은 저승사자를 보는 것처럼 그를 두려워한다. 리유는 원칙주의자로 어떤 예외도 인정하지 않으면서 냉정하게 사태를 판단하고 최선을 다해 병의 한가운데를 헤쳐 나가는 중이다.

 

신문기자인 랑베르, 우연히 오랑에 머물고 있는 타루, 시청 서기로 모범적 삶을 살고 있는 그랑, 자살미수자 코타르 등이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페스트가 신의 징벌이므로 사람은 신의 일에 관여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마땅하다는 파늘루 신부는 병명 미상으로 죽고, 의사 리유처럼 오랑 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꼼꼼하게 기록하던 타루도 페스트의 희생자가 된다. 패스트는 사람을 가리지 않았고, 오랑 시에는 시신을 묻는 대신 화장할 수밖에 없을 만큼 희생자가 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공포 속에서도 시민들은 조금씩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랑은 퇴근 후 두 시간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만의 글을 쓰고 고치는 시간으로 삼고 있었다그에게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는데 그는 그 시간을 기꺼이 보건대 자원봉사로 썼다. 취재차 들어온 외부인이기 때문에 폐쇄된 도시에 갇히는 것은 부당하다고 외쳤던 랑베르는 막상 도시를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남아있기로 결정한다.

 

서술자는 오랑 시가 폐쇄에서 풀려났을 때, 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애쓴 영웅을 굳이 말하라고 하면 의료진이나 당국의 높은 인물들이 아니라 시민들이라고 말한다. 시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폐쇄된 도시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이별을 하고 귀양살이와 같은 격리기간을 겪었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직분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책에도 가짜뉴스가 나오고 터무니없는 루머에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 모습이 나온다. 격리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자신의 주변을 좁혀오는 죽음과 불행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기도 하고, 페스트균이 살지 못하게 알콜을 마시기도 한다. 제각각 불만이 있어 서로의 마음을 할퀴기도 하지만 결국 페스트를 몰아낸 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이었다.

 

아침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뉴스를 먼저 찾아보게 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뉴스의 댓글에는 응원과 격려보다는 질타, 불만들이 더 많아 보인다. 각자 표현의 방식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비이성적 댓글을 보면 타루가 마지막 순간에 한 말이 떠오른다.

 

나는 인간의 모든 불행은 그들이 정확한 언어를 쓰지 않는 데서 온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정도를 걸어가기 위해 정확하게 말하고 행동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현재의 펜데믹 상황을 이겨내는 모범답안임을 알려주는 이 책을 읽고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아래의 한 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면서라도 전진을 계속해야만 하고 선을 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영웅은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선을 행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웅은 이름 남기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을 흠모하는 이들의 기록에 의해 남겨질 뿐이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에게는 영웅이 너무 많으므로 일일이 그 이름을 알아낼 방법이 없다.

 

t******e 2020.03.22. 신고 공감 1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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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늘 명작은 비슷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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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늘 명작은 비슷할까?쓸데없는 주절거림 이런저런 생각들... 담배, 술...명작들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들 비슷하다.이방인이나 호밀밭 파수꾼... 폴 오스터, 하루키 등등...예전이나 지금이나 무심한듯 담배하나 물고 세상을 조롱하는듯 또는 관심없다는 듯...글쎄 자세히 보면 틀리겠지만 이방인의 주인공이 하루키 소설이나 폴 오스터 소설 속에 등장한다고 해도 전혀 이질감을 느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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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늘 명작은 비슷할까?


쓸데없는 주절거림 이런저런 생각들... 담배, 술...


명작들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들 비슷하다.


이방인이나 호밀밭 파수꾼... 폴 오스터, 하루키 등등...


예전이나 지금이나 무심한듯 담배하나 물고 세상을 조롱하는듯 또는 관심없다는 듯...


글쎄 자세히 보면 틀리겠지만 이방인의 주인공이 하루키 소설이나 폴 오스터 소설 속에 등장한다고 해도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것이다.


분명 다르다고 하겠지만...


내 감수성 문제일지도...

YES마니아 : 로얄 i***n 2019.01.15.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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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로 읽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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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어를 했다면 원서로 읽고싶었겠지만..불어를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원서로 읽었다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까??불어 단어 하나하나를 번역했는지 문장 자체가 굉장히 어색하고 가독성이 많이 떨어짐.읽기시작한지 벌써 몇달째인데 중간도 못읽고 한두장 읽다가 팽개쳐버림.코로나 창궐로 "책을 읽어드립니다"에서 추천했다길래 구매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비추천합니
"원서로 읽었다면.." 내용보기
내가 불어를 했다면 원서로 읽고싶었겠지만..
불어를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원서로 읽었다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까??
불어 단어 하나하나를 번역했는지 문장 자체가 굉장히 어색하고 가독성이 많이 떨어짐.
읽기시작한지 벌써 몇달째인데 중간도 못읽고 한두장 읽다가 팽개쳐버림.
코로나 창궐로 "책을 읽어드립니다"에서 추천했다길래 구매하여 읽기 시작했는데 비추천합니다.
t*********8 2020.08.02.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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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이 엉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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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학 작품을 모국어로 읽는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일까요? 김화영 님이 번역한 페스트를 읽으며 뼈저리게 느낀점입니다.   번역이 너무 엉망이라 불어를 처음부터 배워서 읽는 게 더 나을 지경입니다. 번역하신 박사님이 아는 건 많은데 그걸 남도 알기 쉽게끔 풀어내는 역량은 부족하신 것 같습니다. 김화영 님이 번역한 작품은 앞으로 고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분명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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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학 작품을 모국어로 읽는다는 건 얼마나 큰 축복일까요?

김화영 님이 번역한 페스트를 읽으며 뼈저리게 느낀점입니다.

 

번역이 너무 엉망이라 불어를 처음부터 배워서 읽는 게 더 나을 지경입니다.

번역하신 박사님이 아는 건 많은데 그걸 남도 알기 쉽게끔 풀어내는 역량은 부족하신 것 같습니다.

김화영 님이 번역한 작품은 앞으로 고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분명 좋은 책일텐데 충분히 음미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세계 최고의 위스키에 소맥을 타 마신 기분입니다.

d********6 2021.10.30.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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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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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라는 충격적인 첫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뫼르소는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보겠냐는 원장의 제안도 거절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의 슬픈 기색도 없이 장례를 치르고 나온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는 이제 드러누워 열두 시간 동안 실컷 잠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바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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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라는 충격적인 첫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뫼르소는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보겠냐는 원장의 제안도 거절하고, 눈물을 흘리는 등의 슬픈 기색도 없이 장례를 치르고 나온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는 이제 드러누워 열두 시간 동안 실컷 잠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뻐하며, 바로 다음날엔 바다로 해수욕을 하러 가고 영화를 보고 전 직장 동료 마리와 함께 밤을 보내기도 한다. 무심하달까 기이하달까 그의 행동은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엄마의 죽음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의 무던함은 여러 곳에서 드러난다. 파리 출장소에서 일할 의향을 묻는 사장에게 '어떤 생활이든지 다 그게 그거고, 또 이곳에서의 내 생활에 조금도 불만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하며, 자신과 결혼할 마음이 있느냐고 묻는 마리에게는 '나는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마리가 원한다면, 그래도 좋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상당히 비상식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그는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는 거짓말을 거부한다. 있지 않은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있는 것 이상, 자신이 느끼는 것 이상을 말하는 것도 거부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그가 무던해 보이는지 모르겠다. 그는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며 관례대로의 공식을 따르기를 거부하는 인물이라 볼 수 있다.

 

어느 날 뫼르소는 한 아파트 살며 친해진 레몽과 함께 해변으로 놀러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는 뜨거운 햇볕과 아랍인의 칼에 반사된 강렬한 빛에 의해 자신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겨 살인을 하게 된다. 그는 체포되고 여러 번의 심문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감정의 은폐 없이 자기가 느낀 그대로를 너무나도 솔직하게 말했기 때문에 판결은 결국 자신에게 불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만다. 법정은 공식적 사회의 연극 무대이며 사람들은 그에게 관례대로 공식에 따라 스스로 죄를 뉘우쳤다고 말하기를 요구하지만 그는 그 연극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장, 검사, 변호사 그 누구도 피해자인 아랍인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가 아랍인을 죽였다'라는 사실보다도 '어머니의 죽음에 관한 그의 행실'이 죄의 무게를 늘려 그는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죽음으로 끌려갈 순간만을 기다리는 뫼르소의 감방에 신부가 찾아온다. 그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신부의 말에 뫼르소의 내부에서는 무언가가 터져버린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시종일관 무덤덤한 태도로 일관하던 뫼르소는 마지막 대목에 와서 긴 문장으로 그가 가진 죽음에 대한 확신을 토해낸다. 사람들이 선택하는 삶, 사람들이 선택하는 운명, 그런 것은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오직 죽음이라는 하나의 숙명만이 존재할 뿐이다. 커다란 분노는 그의 고뇌를 씻고 희망을 가시게 한다. 그는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마침내 행복을 느끼며 모든 것이 완성되도록,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이 처형되는 날 많은 구경꾼이 증오의 함성으로 자신을 맞아 주길 바랄 뿐이다.

 

전 생애 동안 미래의 저 밑바닥으로부터 죽음의 바람이 불어온다면, 모든 가능성들은 서로 아무런 차이가 없어지고 모든 게 죽음으로 이어진다면,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삶의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형수가 되어서야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사람들처럼, 사실은 모두 사형수인 우리들도 죽음으로써 사라져버릴 한 번뿐인 짧은 생애에 더욱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r**********2 2020.02.06.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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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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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4월의 첫 번째알베르 카뮈 "페스트" 오래전에 쓰여진 작품속의 이야기가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염병이 생겨나고 그 안의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그 현상을 대하는 모습들..그리고 대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인 인간의 모습들..누구나 마음속에 보이지 않은 세균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처해야하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마지막 문장은 그야말로 우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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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04월의 첫 번째
알베르 카뮈 "페스트"

 

오래전에 쓰여진 작품속의 이야기가 지금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염병이 생겨나고 그 안의 다양한 성향의 사람들이 그 현상을 대하는 모습들..
그리고 대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인 인간의 모습들..
누구나 마음속에 보이지 않은 세균을 가지고 있고 그것에 대처해야하는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마지막 문장은 그야말로 우리 인간의 자만과 나태함에 경종을 울려주는 듯 했다.

 

'공포가, 그리고 공포와 함께 반성이 시작된 것은 바로 그때부터였다. (p36)'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며, 그 균은 수 십년간 가구나 옷가지들 속에서 잠자고 있을 수 있고, 방이나 지하실이나 트렁크나 손수건이나 낡은 서류 같은 것들 속에서 꾸준히 살아남아 있다가 언젠가는 인간들에게 불행과 교훈을 가져다주기 위해서 또다시 저 쥐들을 흔들어 깨워서 어느 행복한 도시로 그것들을 몰아넣어 거기서 죽게 할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p402)'

'이 기록은 다만 공포와 그 공포가 지니고 있는 악착같은 무기에 대항해 수행해 나가야 했던 것, 그리고 성자가 될 수도 없고 재앙을 용납할 수도 없기에 그 대신 의사가 되겠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개인 적인 고통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에 대란 증언일 뿐이다. (p401)'

'사람은 제각기 자신 속에 페스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그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늘 스스로를 살펴야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남의 얼굴에 입김을 뿜어서 병독을 옮겨 주고 맙니다. 자연스러운 것, 그것은 병균입니다. 그 외의 것들, 건강,청렴,순결성 등은 결코 멈춰서는 안 될 의지의 소산입니다. 정직한 사람, 즉 거의 누구에게도 병독을감염시키지 않는 사람이란 될 수 있는대로 마음이 해이해지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결코 해이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한 의지와 긴장이 필요하단 말입니다.(p329)'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20.04.03.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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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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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읽었으면서 읽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던 소설 중의 하나다. 아주 유명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읽어야겠다고 생각해 온 소설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고전이라고 평가받는 작품들 중에 이런 게 더러 있는데 계획했던 만큼 다 읽을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옛 고전 작품 중에 안 읽은 것도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새로 나온 작품들까지 고전으로 들어서고 있으니 즐거운 부담이라고 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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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읽었으면서 읽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던 소설 중의 하나다. 아주 유명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읽어야겠다고 생각해 온 소설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고전이라고 평가받는 작품들 중에 이런 게 더러 있는데 계획했던 만큼 다 읽을 수 있게 될지 모르겠다. 옛 고전 작품 중에 안 읽은 것도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새로 나온 작품들까지 고전으로 들어서고 있으니 즐거운 부담이라고 해 두자.


소설, 재미 썩 없었다. 제목만으로 분위기는 짐작되었고, 흘러갈 방향도 가늠할 수 있었고,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더러 봤던 탓인지 새로운 느낌은 없었다. 거꾸로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런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작품이 나왔을 당시에 이 소설을 읽었더라면 아마 나도 아주 충격을 받았을 것 같다. 영화 '괴물'에서 송강호를 격리하던 의사와 당국의 처사를 보았던 것마냥.


우리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 공격을 받는 것들은 모두 위험하다고 여긴다. 그게 병균이든지 적의 침입이든지. 모른다는 건 곧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이고, 죽음은 근원적인 공포가 된다. 살기 위해 사는 건데,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 채 죽음을 마주하고 있다면, 그게 또 전염이기까지 해서 나 아닌 사람조차 죽음으로 다가온다면 어떨 것인가. 카뮈는 어떻게 그 시절에 이런 상상을 했더란 말인가. 


남들보다 뛰어난 영혼도 있는 게 맞겠다. 보통 사람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을 생각해 내고, 의문을 일으키고, 대안을 마련하고, 위험을 호소하고, 연대를 주장하는 사람들. 특별한 사명감을 갖게 된 사람들. 그 또한 그들의 운명인 것인지, 하나도 남다를 게 없는 나로서는 그저 감탄하고 동경하고 공감하다가 아주 조금 참여하는 듯한 흉내를 낼 따름이다. 지금이 아무리 어려운 시대라고 해도 내가 앞선 시대의 사람들보다 나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좋은 읽을 거리가 이렇게 많은 것만 해도 그렇고. 


번역문은,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전에는 김화영 교수의 글에서 어색한 느낌을 안 받았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거슬리는 부분들이 보인다. 그동안 잘된 번역문을 많이 봐 왔던 영향일 수도 있겠는데,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들에서 자꾸만 걸린다. 이게 잦으니까 신경이 쓰인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8.10.01. 신고 공감 4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