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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트콤처럼 웃음을 머금고 사는 부부 이야기.
"한 편의 시트콤처럼 웃음을 머금고 사는 부부 이야기." 내용보기
한 편의 시트콤처럼 웃음을 머금고 사는 부부 이야기. ​언제부턴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트콤'이 사라졌다. 중고등학교 아니 대학을 다닐 때 까지도 재밌게 보았던 이야기 모음집 같은 드라마가 어느새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리다 보니 사람들이 그런 장르의 드라마가 있나 싶을 정도로 기존의 드라마만 존속 되어 그 명맥을 유지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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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시트콤처럼 웃음을 머금고 사는 부부 이야기.


 ​언제부턴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트콤'이 사라졌다. 중고등학교 아니 대학을 다닐 때 까지도 재밌게 보았던 이야기 모음집 같은 드라마가 어느새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버리다 보니 사람들이 그런 장르의 드라마가 있나 싶을 정도로 기존의 드라마만 존속 되어 그 명맥을 유지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의 재미도 재미지만 시트콤을 통해 스타의 등용문이라고 할 만큼 풋풋한 신인들이 대거 투입이 되곤 했는데 그런 새로운 얼굴 마저도 볼 수 없으니 신인 연기자가 들어올 문은 점점 좁아지는 것 같다. 아무튼 시트콤 하면 떠오르는 <남자 셋 여자셋> <순풍 산부인과>등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두 정진영 김의찬 작가 부부의 손에 거쳐 나왔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작품들이 모두 웃음과 감동이 들어있는 이야기 보따리이기에 웃음이 가득찬 이 부부의 이야기가 너무도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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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시트콤 작가 부부는 어떤 생활을 하며 어떤 이야기를 할까 하는 궁금증은 책을 펴자마자 그 궁금증이 싹 해소 될만큼 이 부부의 이야기를 찰지게 읽었다. 한때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2006,동녘라이프)가 유행처럼 읽히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잘 나가고 있지만 여자사람 정진영 작가와 남자사람 김의찬 작가는 존 그레이의 책처럼 다른 행성의 사람들처럼 너무도 안맞아 보였다. 이들 부부가 어찌 이렇게 안 맞음에도 예쁜 딸 유빈이를 낳고 잘 살 수 있었는가에 대한 궁금증이 살포시 생겨날 만큼 쿵짝이 잘 안 맞을 것 같은 부부의 일상과 생각, 생활의 철학들이 서로 맞물려 한 편의 시트콤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지금 책을 읽고 있는 건지 아니면 두 부부의 이야기를 눈 앞에서 보고 있는 건지 헷갈릴만큼 이야기는 현실적이지만 가볍지 않고 사뿐하게 적절한 유머가 베어있어 절로 웃음을 머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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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같지 않기에 서로를 보완하며 잘 살아갈 수 있다는 엄마의 말처럼 두 부부는 하나하나 틀리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때로는 맞춰가면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은 나도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는데, 몇 십년간을 따로 살았던 남녀가 어떻게 한 순간에 몇 년 혹은 몇 십년을 살았다고 그것을 다 맞출 수 있을까. 살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나 아닌 남편(혹은 아내)의 모습을 보며 맞춰가는 과정 또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공부가 아닌가 싶다. <웬만해선 이 부부를 막을 수 없다!>는 예전에 두 사람이 쓴 작품을 빗대어 쓴 제목이지만 좌충우돌하고 때로는 못말려도 너무 못말리는 정작가와 김작가의 만상을 세상에 고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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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사견이 많은 책이지만 평소 그들의 유머러스하고 관대한 생활신조 때문인지 읽는 독자로 하여금 별나게 굴지만 친숙하고, 미워하고 싶어도 친근한 두 사람의 생활 모습이 하나도 보기 싫지 않았다. 맛깔스러운 글 솜씨 때문인지, 아니면 그런 단점 속에서도 여전히 노력하고, 여전히 웃을 수 있는 마인드의 두 사람 때문인지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그저 하나의 에피소드로 느껴졌다. 그런 그들에게 하나의 장르처럼 소화되던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질 때 두 사람에게 위기가 닥쳤고 여러번 쓴물을 들이켰다. 지금도 물밑에서 여전히 두 작가는 고군분투 중이고 SBS 코미디 작가로 운 좋게 합격한 두 동기 작가가 부부로 함께 일을 하면서 느꼈던 희열과 감동, 쓰디쓴 좌절의 이야기를 한데모아 다시 재기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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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두 사람의 시너지를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시금 마주 할 수 있기를 빈다. 말빨과 글빨이 빵빵한 이 책에 두 사람의 하나밖에 없는 딸 유빈이의 그림이 모여 14년차 작가부부의 천태만상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유머가 무엇인지, 남녀의 생각의 차이를 톡톡히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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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작가: 당신 좋아하는 지드래곤도 이상한 거 잘 사잖아. 노래 만들 때 영감 받으려고.


정작가: 지용이는 잘 벌잖아. 어떻게 감히 당신이 GD한테 업혀 갈라 그래.


김작가: 지용이와 내가 사뭇 처지는 다르지만 물건에 대한 이해는 사실 같은 거라구.


정작가: 그게 뭔데?


김작가: 세상에 필요 없는 물건은 없다. 심지어 물건마다 고유의 정령이 깃들어져 있다. 오히려 그 정령이 나를 이끌 수도 있으며 그 정령을 쫓다 보면 새로워질 것이고 고여서 썩는 일은 겪지 않게 해 줄 것이다.


정작가: 한 마디를 지질 않네. 그래서 계속 물건을 사들이시겠다?


김작가: 계속은 아닐 거 같애. 이젠 거의 다 사들였어. 내가 팔꿈치까지 오는 가죽 장갑 사고서 그 느낌을 받았어. '이로써 난 더 이상 필요한 게 없다.' - P.175



정작가: 단군 할아버지 말씀대로 홍익인간을 실천하며 살고 싶다. 뭐 그런 거룩한 마인드인 건가?


김작가: 그렇다기 보다는 그냥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길 좋아하는 거지. 작가적인 관심일지도 모르겠어.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성향을 파악한 후 그들의 고민을 듣고 해법으로 정밀 타격을 해주는 거. 난 그게 좋거든. 부적을 쓴 것도 내 관찰의 결과였어. 그분이 아티스트라 작품을 만드는 데는 열의가 있으시지만 장사를 하는 데는 열의가 별로 없으셨던 걸 안 거지. 그래서 그쪽도 좀 마음을 열고 힘써 보시라고 써드린 거야. '연중무휴', '중국 단체 관광객 환영.' '만져도 됩니다'그런 넓은 아량으로 편하게 작품 하시라고.


정작가: 타인의 고민에 해법을 제시한다? 난 그것 자체가 주제넘은 행위라고 봐. 난 작가의 고민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그런 면에서 난 랩퍼 도끼의 스타일이 좋더라.


김작가: 도끼가 어떤 스타일인데?


정작가: 도끼는 고민에 빠진 사람을 그냥 절에 데리고 가서 혼자 대웅전에 앉아 생각할 수 있게 해준대. 자신은 그냥 데려다 주고 기다려 주기만 할 뿐, 그게 맞는 거 아닌가? 조용한 곳에서 혼자 자신의 고민과 대면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방향을 정하는 것. 그건 스스로밖에는 할 수 없는 일이잖아. 어떻게 남이 그걸 해 주겠어. - p.235~236


"내가 내린 해답은 하나야. 우리에겐 금이 쫙쫙 간 우리 사이를 매번 촘촘하고 단단하게 메꿔 주는 접착제가 있어서야."

"접착제?"

"음. 접착제."

"그게 어떤 거지?"

"웃음. 유머. 그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 마음을 하나로 붙여 놓는 웃음 접착제. 우리 둘 다 어느 정도로 웃음과 유머와 재미를 좋아 하냐면 말이야. 당최 웃을 일이 없으면 아예 웃을 일을 찾아 나서는 수준이라구. 마치 사냥꾼처럼. - p.296~297

l****9 2016.05.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