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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숨겨진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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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기본적으로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지각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시간과는 구별된다. 그래서 공간은 감각기관과 밀접히 연루되며, 복잡한 사고 체계를 거쳐 형성된 시간과는 달리 보다 깊고 넓은 생물학적 기반에 근거한다. 그러나 똑같은 감각기관과 공통의 생물학적 기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이 나라마다 사람들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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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기본적으로 인식의 대상이 아니라 지각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시간과는 구별된다. 그래서 공간은 감각기관과 밀접히 연루되며, 복잡한 사고 체계를 거쳐 형성된 시간과는 달리 보다 깊고 넓은 생물학적 기반에 근거한다. 그러나 똑같은 감각기관과 공통의 생물학적 기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이 나라마다 사람들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예컨대, 실내 공간의 사용에 있어 일본인들은 방 가장자리를 비워두는 반면 유럽인들은 벽 가까이나 벽면에 가구를 비치하여 가장자리를 채우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차이는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인가? 에드워드 홀의 『숨겨진 차원』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명쾌하면서도 통찰력있는 답변을 제공한다. 그에 의하면, 감각은 문화에 의해 형성되고 패턴화된다. 따라서 서로 다른 문화에서 자란 사람들은 서로 다른 감각세계에서 살고 있으며, 이러한 상이한 감각세계가 공간을 구조화하고 사용하는 방식―에드워드 홀은 이를 프록세믹스(proxemics)라는 용어로 부르고 있다―에 있어서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다. 일본인과 유럽인이 실내 공간의 사용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는 것도 벽과 가구 그리고 실내 공간을 일본인들은 반고정 형태의 공간으로 간주하여 방의 중심부를 채우는 반면 유럽인들은 고정 형태의 공간으로 간주하여 방의 가장자리를 채우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미국의 방을 보고는 황량해 보인다(중심부가 비었기 때문에)고 평하는 것은 이처럼 다른 문화에서 형성된 다른 감각세계의 눈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에드워드 홀이 『숨겨진 차원』에서 드러내 보이고자 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의 숨겨진 공간은 결국 프록세믹스의 깊은 저변을 이루는 ‘문화’라는 숨겨진 감각에 의해서만 그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다. 에드워드 홀은 프록세믹스를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여 분석하고 있는데, 각각의 논의들이 근거하고 있는 풍부한 지식과 다양한 사례는 ‘문화학’이 얼마나 풍부한 스펙트럼을 지닌 학문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선 인간의 생물학적 과거에 뿌리를 둔 기층문화적(infracultural) 차원에서의 프록세믹스를 분석하면서 그는 인간 감각의 진화와 관련된 중요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에 따르면, ‘과밀’은 종내 경쟁을 격화시킴으로써 인간의 조상들은 수상(樹上) 생활을 선택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인간은 후각 대신에 시각을 발달시키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리학적 구조에 기초한 전문화적(precultural) 차원에서는 그러한 진화의 결과로써 현재 인간이 지니게 된 감각 체계의 구조와 기능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공간을 재현하는 수단으로서의 시각이 미술에서 어떤 식으로 사용되고 발달해 왔는가를 분석한 제7장의 논의는 미술전문가 못지않은 예리하면서도 탁월한 통찰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람들 간에 그리고 나라들 간에 발견되는 문화적 차이에 주목하면서 미시문화적(microcultural) 차원에서의 프록세믹스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및 아랍 세계의 사람들이 제각기 다른 프록세믹스 패턴들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은 그 민족의 지각세계의 구조를 결정하는 숨겨진 문화적 틀에 근거함을 보여주는 다양하고 설득력 있는 사례들은 숨겨진 감각으로서의 문화의 힘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아쉽게도 한국인들의 프록세믹스에 대한 사례는 이 책에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 삶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공간들을 찬찬히 살펴본다면 분명 그 안에 깃든 한국 문화의 독특한 지형도가 드러날 터이다. 그러한 연구 성과를 담은 책이 빨리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인상깊은구절]
미국인은 혼자 있고 싶으면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린다. 말하자면 건축 구조에 의존하여 자신을 차단시키는 것이다. 미국인이 같은 방에 있는 다른 사람과 말하기를 거부하고 ‘침묵을 행사’하는 것은 거부감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태도이며 굉장한 불쾌감을 나타내는 확실한 표시이다. 반면 어릴 때부터 자기만의 방을 갖지 못하고 자란 영국인들은 타인으로부터 피신하기 위해 공간을 이용하는 습관을 키우지 못했다. 사실 영국인들은 일련의 벽을 내면화시켰는데 그 벽을 세우는 경우 다른 사람들은 그 점을 받아들이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영국인이 미국인과 함께 있을 때 자신을 차단하면 할수록 미국인은 그가 괜찮은지 확인하고자 더욱 관여하려 드는 것이다. 그러한 긴장은 서로를 잘 알지 못하고는 해소될 수 없는데, 그 이해의 요점은 공간이나 건축상의 요구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이다.
c*****t 2002.07.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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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인류가 뱉어낸 가래침이다
"도시는 인류가 뱉어낸 가래침이다 " 내용보기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복잡한 도시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과 그 환경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그 자신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가정부터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2천여 년 전에 플라톤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진리는 끊임없이 다시 발견되어야 한다. 즉 그 의미를 완전히 깨우치려면 갈 길이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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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복잡한 도시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과 그 환경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그 자신의 관계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인 가정부터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다. 2천여 년 전에 플라톤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진리는 끊임없이 다시 발견되어야 한다. 즉 그 의미를 완전히 깨우치려면 갈 길이 멀다. 모름지기 문화적 차원에서의 자기발견이 개인적 차원에서보다 한층 더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이 힘들다고 해서 그 중요성이 경시되어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인간과 환경의 상호관계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대규모의 조직적인 연구에 기꺼이 서명하고 참여해야 한다. 맥하그(Ian Mc Hag)는 <도시의 조건>에서 이렇게 말한다. ‘생물체 중에 환경 없이 존재하거나 예외적으로 만들어 낸 환경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종은 없다. 어떤 종도 생태적 공동체에 협조적인 일원이 되지 않고는 살아 남을 수 없다. 모든 구성원은 생존을 위해 생태계의 다른 구성원과 환경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간도 이러한 시험에 예외가 될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들이 문화의 한 기능으로서 공간을 사용하는 방식, 즉 인간이 공간을 구조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문화가 미치는 영향을 프록세믹스(proxemics)라는 새로운 용어를 마련하여 관찰하고 있다. 여기에서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갈수록 심각해지는 이문화간 갈등의 한 요인이 개체간의 거리, 즉 공간을 지각하는 형식의 문화적 차이에 있다고 보고 ‘침묵의 언어’인 공간이 야기하고 있는 여러 역작용을 감소시키기 위해 공간을 이용하는 방식을 동물행동학의 연구성과 등 다양한 실험과 관찰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도시는 인류가 뱉어낸 가래침이다’라는 장 자크 루소의 말을 절감할 정도로 현대의 도시는 인간의 연장물이 주는 모든 편리와 불편을 동시에 지니면서 인류의 골칫거리를 제조하고 있는 거대한 공장이 되었다. 저자는 환경문제, 인구문제, 인종문제 등이 농축되어 있는 거대도시의 문제를 인류의 미래와 직결된 것으로 보고 미래의 도시계획에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도시계획에는 기존의 전문가들 외에 심리학자, 인류학자 등의 새로운 전문가들이 반드시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기본적 정서는 무엇보다도 인류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기대이다. 그는 공평무사한 사람으로 문화 간의 갈등, 나아가 인간 내면의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보편타당한 인지상정을 기반으로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람, 모든 문화에 등급을 매기는 일은 멈추어야 한다. 진리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로 추구하는 데 어떤 문화가 다른 문화보다 불리하가나 유리한 점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s****j 2007.01.3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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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속에 숨어 있는 진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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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재미있다가 끝에 다소 지루해지긴 하지만 다행히 책이 길지 않다. 모든 생물체들은 일정한 공간에 대한 소유와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주 내용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개체가 존재하면 어느 동물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죽게됨으로써 공간에 맞는 개체수를 조정하게 된다. 그러므로 공간이라는 것이 삶에서 아주 중요하며, 근대 사회의 도시는 이런 면에 있어서 아주 끔직한
"공간속에 숨어 있는 진리들" 내용보기
처음에는 재미있다가 끝에 다소 지루해지긴 하지만 다행히 책이 길지 않다. 모든 생물체들은 일정한 공간에 대한 소유와 확보가 필요하다는 게 주 내용이다. 좁은 공간에 많은 개체가 존재하면 어느 동물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죽게됨으로써 공간에 맞는 개체수를 조정하게 된다. 그러므로 공간이라는 것이 삶에서 아주 중요하며, 근대 사회의 도시는 이런 면에 있어서 아주 끔직한 공간이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장한 책이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거리 개념, 동물과 인간이 시각이나 청각뿐만 아니라 촉각, 후각 등 모든 감각을 통해 공간감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례와 연구 결과들과 함께 흥미롭게 풀어낸다. 주위의 인간관계에서 다소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 있다면 읽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심리학 책도 아니고 문화인류학인데 말이다. 인터넷 비즈니스나 서비스업 혹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름의 Insight과 통찰력을 줄 수 있을 듯 하다. 뭐 나처럼 목적 없이 읽어도 이리 저리 도움이 많이 된다.
b*****t 2005.02.0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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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느끼며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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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학, 심리, 미술, 언어, 문화, 정치 등 다양한 학문의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여러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적 맥락에 따라 공간과 시간이 어떻게 다르게 읽힐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전쟁과 전염병은 인구조절의 기능을 한다"는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다. 책에 나오는 동물실험의 결과들은 인간사회와 놀랄만큼 닮은꼴이다. 수동적인 수컷, 변태 수컷, 새디스
"세계를 느끼며 살아가기" 내용보기
이 책은 과학, 심리, 미술, 언어, 문화, 정치 등 다양한 학문의 스펙트럼을 넘나들며 여러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적 맥락에 따라 공간과 시간이 어떻게 다르게 읽힐 수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전쟁과 전염병은 인구조절의 기능을 한다"는 주장은 일견 설득력이 있다. 책에 나오는 동물실험의 결과들은 인간사회와 놀랄만큼 닮은꼴이다. 수동적인 수컷, 변태 수컷, 새디스트, 아예 은둔하거나 떠나 버리는 수컷 등 수컷 쥐의 이상행동 분류나 '공격적인 동물일수록 자기과시에 열심이다'라는 말엔 저절로 사람들이 생각나는 것이다! 진리는 보려고 하는 만큼 보이나니, 세계를 보다 많이 보고, 느끼고, 사랑하라. 프록세믹스(공간의 사용에 문화가 미치는 영향)의 한계를 뛰어넘어라. 그것이 이 책의 잠정적 결론이 아닐까.
i*****s 2002.08.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