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바나'를 읽으며 내가 현재 있는 곳이 어딘지, 누군지, 깜빡 하고 스위치가 꺼진 것 처럼 잊은 적이 있다. 그래, 이바나는 그런 책이고, 자동차이고, 여자라고 생각해. 신원불명의 인물과 뚜렷하지 않은 장소를 배경으로 한 지독히 몽환적인 글, 인생과 사회에 등 돌린 몽유기다. 나열 된 문장은 마치 누군가의 독백같다. 현대 사회에 대한 경멸과 도시에 대한 부정, 이바나만 있다면 아무것도 필요없다는 그들. 그리고 이바나. 하지만 난 결코 이 책이 여행기류의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동차 여행은 결코 주제가 아니다. 이바나도 그 중심에 없다. 주제는 도시다. 그리고 도시속에 가득한 불면이다. 도시를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다. ps. 재미있는 책이 읽고 싶다면 이바나는 관둬라. 결코 이 책은 우리에게, 흔히 말하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책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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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은 도시속에서의 삶에 익숙해져 있다.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와 걸어다니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언제나 도시에 속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종종 도시를 벗어난 다른 삶을 꿈꾸기도 한다. 꿈은 꿈일뿐 우리는 여전히 도시에 속해 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도시를 떠날수는 없는 것이다. 매트릭스의 세계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도시속에 포함되어 있고 도시적인 일상을 받아드리고 그리고 그 속에서 주어진 것들을 향유하게 되어 있다. 그게 바로 우리 ‘도시인’인 것이다. 이바나. 소설속에서의 설명처럼 특별한 억양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약간은 몽환적이면서 이국적인 발음. 그리스나 지중해가 떠오르는 단어이다. 하지만 정확한 뜻은 모른다. 그저 하나의 단어, 하나의 이름, 하나의 지명 처럼 글자의 조합이다. 이 조합에서 우리는 무언가 꿈을 느낄수 있다. 무언가에 대한 끝없는 동경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들은 떠나려 한다. 그리고 글을 쓴다. 하지만 떠나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직장, 일 등등 많은 규칙과 규범등의 ‘해야 할 것’들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여행 경비나 자동차 또는 세세한 준비 등을 필요로 한다. 떠나기 위해서 포기해야 할 것이 생기는 동시에 의무가 생기기도 한다. 이것이 도시인의 숙명이다. 발자국이 도시의 아스팔트에서 끈적거리며 쉽게 떨어지기가 힘든 것이다.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환상일 수도 있고 실제일 수 도 있다. 소설속의 편집자의 기준처럼 여행안내책을 읽는 사람과 안 읽는 사람, 더 세분하여 읽었지만 안 떠나는 사람, 읽고 떠나는 사람 등등 우리를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세세한 분류는 우리가 도시에 살고 있다는 걸 전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속의 삶이 아닌 전원적인 삶이라면 굳이 떠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욕망을 만들어내고 욕망을 소비하게 하는 끊없는 제로게임인 것이다. 우리의 현실에서는.
배수아씨의 소설은 이미 말했듯이 도회적이다. 도시적 감성을 골라 낸다. 나의 저번 글에도 썼지만 하루키나 은희경씨와 비슷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나서는 그것은 무례한 말이라고 생각이든다. 배수아의 소설 세계는 무언가 독특하다. 특히 이 소설에서는 침묵이란 것이 우리를 감싸고 있고 , 작가를 감싸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단순한 도시적 삶에 대한 경쾌한 문구가 아닌 몽환적이지만 그 깊이를 찌르는 관점과 표현을 엿볼수 있다. 생활패턴으로의 도시적 삶이 아닌 그 심층적 외로움과 고독 그리고 그에 파생되는 욕망들을 그녀는 읽어 내고 있다. 한 호흡으로 쉽게 읽을수 없는 소설이지만, 내가 이 소설을 읽고나서 가슴속에 느껴지는 허무감을 잊을 수 는 없을 것이다. www.redpurple.com - 저의 홈페이지 입니다. [인상깊은구절]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줄의 맨 뒤로 가서 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줄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오는 것을 뜻한다. |
| 그러나 가장 지루하게 느껴진 책. 배수아 신간이 나왔다는 말에 얼른 도서관에 두 권이나 신청했는데 다른 대출자들 덕에 오래도록 볼 수 없었다. 주인공 이름이 이니셜로 표시되는 책 치고 몰입이 되는, 재미있는 책이 없다는 법칙을 '이바나'도 따라가고 말았다. 혹은, 남녀간의 멜로나 신파를 기대했는데('붉은손 클럽' 류의 고통스러운 연애담이라도) 중고차 이바나에 동성애였기 때문에 실망한 건지도.(그렇다면 취향 문제라 미안해진다) 배수아가 아닌 신인이었다면 재미있게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다른 작가들처럼, 그녀도 변하고 있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
| 이 책을 처음 접한건, 어느 신문의 광고에서였다. 서점가서 책을 봤을때, 낯선 책임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외장도 그렇지만, 책을 넘겨보았을때의 그 느낌까지도 낯선 느낌이었다. 책을 받은 후에, 나는 이책을 정말로 빨리 읽어버렸다. 읽으면서 뭔가를 잘못 집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뭐가뭔지 모르고 읽은 것 같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뭐가뭔지 잘 모르고 읽은것 자체가 제대로 읽은 걸 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래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을 다시 한번 더 읽으려고 한다. 물론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가 아닌, 처음 읽었을때의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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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의 소설은 재미없다. 여기서의 재미란 서사적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소설이 나왔다하면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서도 굳이 사서 읽게 되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건 어떤 일탈하고 싶은 마음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뭔가 짜여진 틀, 고정관념, 빡빡한 일상으로 부터 그녀 소설의 주인공들은 일탈을 꾀하고 읽는 이로 하여금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다소 그로테스크한 그녀의 소설이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그녀의 소설을 읽게 되는 것은 이러한 ~해야한다로부터의 탈피 때문이 아닐까한다. 이 소설에서만큼은 현실과 달리 나만 이 세상에 적응 못하는 것이 아니니 그것만도 얼마만한 위안인가?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나는 이렇게 계속하기를 원한다. 그렇게 원하는 나 자신이 낯설어 미칠 것만 같다. 때로 강렬한 유혹도 느낀다. 나는 회사로 돌아가고, 계속해서 일해도 원망하지 않겠다. 그 대신 불안이 없이 친숙하고, 매일이 노인의 하루처럼 같고,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분명히 알 수 있고, 서른 명의 사무원들이 한 방향을 향해서 앉아 있는 방에서 커피를 마시고 일하고 또 일하고 주말에는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이나 영화르 보는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유혹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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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나>는 독특한 여행기 같은 소설이다. '여행기 같은' 소설이지 여행기는 아니다. 또한 독특하지만 그 느낌이 꼭 좋지만은 않다. 수많은 불면의 나날과 말이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침묵을 원했던 날들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중소도시 또한 대도시만큼 복잡하고 답답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주말이면 사람들과 차들이 흘러넘칠 만큼 비좁다는 것. 작가가 독일로 떠났다는 것과 이 책을 굳이 연관지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딘가 달라졌다는 느낌은 든다.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의 주인공은 무작정 가출을 했지만 이바나의 '나'는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났으며 모험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험이 더 멋지다. 가출이야 마음 먹으면(마음을 안 먹어도 충동적으로 할 수도 있고...) 할 수 있지만 모험은 마음만 먹기도 힘들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모험을 꿈꾸는 사람도 많고 꿈꾸는 것마저 단념해버리는 사람도 많다. 탈출 이후에도 불안과 혼란을 겪기는 하지만 이바나의 인물들은 비록 실패할지도 모르는 혁명일망정, 시도한다. 배수아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50% 이상 공감한 적은 없으나, "보이지 않는 사슬"에서 벗어나기를 행동으로 옮기는 자유로운 일탈을 동경하기에 계속 읽게되는 것 같다. [인상깊은구절]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줄의 맨 뒤로 가서 선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줄 밖으로 완전히 빠져나오는 것을 뜻한다. 줄이란 질서이고 질서는 개인의 욕망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다. 사로잡힌 경험의 기억은, 자신을 버리는 것과 닮아 있다. 그들은 한때, 아는 사람이 없는 방식으로 살기를 원했던 것이다. 방으로 들어가 은밀히 문을 닫고, 비밀을 가진다. 그들은 그럼으로써 발생되는 속도의 이탈이나 낙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모든 불이익에 대해서 무감각해지겠다는 것을 포함한다. 그것은 결코 이타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윤리적인 목적을 가진 행위는 어느 한 개인의 영혼을 붙잡아두지 못한다. 대상을 매혹시키는 것은 비밀 그 자체이다. 그들은 그것을 위해서 비싼 대가를 지불한다.푸른>이바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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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가들은 독자들에 대한 책임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자기 맘대로 글로 쓰면 전부 일 뿐,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을 하고 이해하든 그 건 독자들이 알아서 할 몫이고 작가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뜻 인지... 하루키의 '꿈속에서 만나요' 같은 MOOK지 성격의 책인 이바나는, 책을 읽기전 책 네임에서 연상되는 기대감을 무참히도 깨뜨린 책이고, 이런 책이란 것을 알았더라면 사서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도시 직장인으로서 일탈을 꿈꾸는 상황과 같은 설정에는 공감하기만, 이 책에서 정말로 기대한 것은 간접경험으로서의 일탈이였는데... 평소엔 책 뒷부분에 나오는 평론은 읽지않고 넘어가는데 이 책은 평론까지 읽게 끔 만든 책이다. 평론에선 배수아의 책을 멋있게 포장하고 있지만 난 아무래도 구세대인가 보다. 이런 류의 소설(소설이라 할 수 있을까)에 적응이 되질 않는다. [인상깊은구절] 여행을 계속하는 동안 우리 속으로 무엇인가 스며들었다. 우리는 우리가 느끼고 있던 그것을 지속적인 것으로 하고 싶었다. 그것은 일종의 영혼이었다. 대도시로 돌아가게 되면 그것은 우리를 찾아 왔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우리를 떠나게 될지도 몰랐다. 아마 분명히 그럴 것이다. 우리는 대도시의 삶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도시를 떠나온 여행자로 길에 머무르기를 원한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우리안에 있는 일상적이고 근원적인 본질이 변화하거나 혹은 어떤 변이가 새로이 발견되기를 원했으며 또 실제로 그것이 이루어졌다. 대도시에서 우리는 거미줄 같은 지하철 버스를 타고 같은 지역을 반복하는 여행을 했으며 보이지않게 눈물을 흘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고 밤에는 잠들지 못하고 언제나 자살을 꿈꾸었다. 우리는 아무도 다시 대도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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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의 책을 읽는다. 읽으면서도 왜 이 책을 읽는지 알 수가 없다. 뜻을 알 수도 없고 의미도 알 수가 없고 내용도 알 수 없는 책인데
한마디로 배수아의 책은 난해하다 비평가들은 배수아의 책을 소설이 아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배수아의 책들은 소설이 아니다. 그런데도 읽는 것은 왜일까 난해함속에 빠져 읽고나도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현재를 살아가는 허무인가 |
| 나는 그녀의 글을 좋아한다. 꿈의 환상적인 실체감을 글로 옮겨놓은 그녀의 글체가 좋다. 이바나를 읽고 있으면 문득 글이 쓰고 싶어진다. 글로서 뭔가를 해보겠다는 그런 것이 아닌, 그져 주저리 주저리 뭔가가 쓰고 싶어진다. 그녀는 이곳에서 참 많은 말을 한다. 책이란 것이 그렇다. 작가와의 대화. 아니다, 그건 아니다. 책은 말하고 나는 듣는다. 애초부터 말하기로 작정하고 쓰는 산문집이나 수필이 아닌 이 소설속에서 그녀는 하고 싶었던 말이 많았나보다. 여러가지를 담고있는 이바나처럼.. 그래서 지겹게도 느껴질 수 있겠다. 이바나를 읽을때 나는 묘하게도 김영하의 소설이 떠올랐다. 아니, 그의 소설이라는 것보다 나는 나를 파괴할... 이 소설 하나가 생각났다라는 것이 더 정확하다. 어딘가 연관지어지는 부분이 있었던건가. 둘은 전혀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째서 그것이 떠올랐는지는 모르겠다. 여담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맘에 안든건 뒷부분의 해설이었다. 무슨 해설을 그렇게 재미없게 쓸수있나... |
| 배수아의 소설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의 소설보다 그녀 자체에게서 풍겨나는 묘한 분위기가 압도해서 소설 읽기를 오래도록 망설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배수아 특유의 몽환적 분위기를 잘 드러내준다. 이니셜로만 존재하는 사람들, 그들의 복잡한 관계, 그 가운데에는 이비나라는 차가 있다. 그 차로 일상을 탈출한 여행을 하면서 여행은 어느덧 일상이 된다. 책 어느 페이지를 열고 읽어도 괜찮다. 앞뒤 관계마다 매 장면마다의 느낌이 더 중요하다. 한편으로 이 글은 직장을 다녀본 사람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얘기이기도 하다. 안정을 보장해주는 직장, 그러나 매여있는 삶, 떠나면 돌아올 수 없는 길, 긴 잠. 도시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잠시나마 이바나를 타고 여행하는 꿈을 꾸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