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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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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은 보물섬(중고책 서점)에서 건진 또 하나의 보물이다. 몇 번 보물섬을 들락거리다 보니 그 작은 공간이 정말 좋아지고 말았다. 예정에 없이 사는 책들이지만 늘 탁월한 선택이였고, 늘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보물섬만이 갖는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의도에 따라 선택되어저 단골 사이트의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책들에게는 느낄 수 없는 그 신선함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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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은 보물섬(중고책 서점)에서 건진 또 하나의 보물이다.
몇 번 보물섬을 들락거리다 보니
그 작은 공간이 정말 좋아지고 말았다.
예정에 없이 사는 책들이지만 늘 탁월한 선택이였고,
늘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보물섬만이 갖는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의도에 따라 선택되어저 단골 사이트의 장바구니에 담겨 있는
책들에게는 느낄 수 없는 그 신선함을 사랑한다.



이번에 읽은 책은
[나는 사진이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한 김홍희의 사진과 글이 담겨 있는

[방랑]이라는 책이였다.
이 책에 마음을 뺏긴 이유는
그의 사진에서 느껴지는 '진실함 '때문이였다.


그의 산문은 힘들었던 일본 유학 생활과 세계를 떠돌던 추억과 자신의 스승 이야기등등
독자의 시선을 먼 곳으로 데리고 가지만,
정작 그의 사진은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누이의 모습이다.


세계 수십 개 나라를 방랑하듯 여행했던 그는 말한다.


파리의 거리거리, 뉴욕의 5번가에도 공허는 찾아오는 것.
여행이란 얼마나 덧없고 헛된 것인가.
그대여 그대는 곧 깨닫게 되리니.

중요한 것은 머문다는 것!


북구의 백야와 몰디브의 푸른 산호와 인도의 갠지스강과 나이애가야 폭포와 콜로세움과..
세계의 모든 아름다움과 동남아의 찢어지게 가난함등을 두루 겪고 난 사진가의 사진은,
24시간 사진을 생각하며, 꿈에서 조차 셔터를 누른다는 사진가의 사진은 내게 놀라움이였다.
그의 사진은 이제 아름다움을 흠모하지 않고, 정리된 화면을 보여주지 않고,
빛을 가지고 놀지 않으며, 온전히 자신의 내면과 맞장뜨고 난 산물이였다.


겨울의 변산반도를 담은 그의 사진은 '다 기운 것'을 보여준다.
이미 화면의 반이 어둠에 침식된 채, 형채 마저 구분하기 힘든 암흑 속에서
'밤이 되면 나무가 켜지'는 것을 보여 준다.
얼어버린 눈길의 반사로 겨우 희미한 빛을 담아 찍은 사진에서 저 멀리 보이는 작은 불빛에게 묻는다.


불빛에게 물었다.

"거기가 끝이냐?"

불빛이 대답했다.

"여기가 시작이다"



그는 이제 미친년 산발 처럼 엉크러진, 어두운 하늘에 비파줄 처럼 걸린 전선들을 돌아볼 줄 아는
사진가가 된것이다. 아무렇게나 꽂혀져 있는 전신주도 그의 사진에서는 주인공이 된다.

도무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당신의 사진을 보고 있는 독자를 염두에 두고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러운 그의 사진은 그렇게,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자신의 내면을...
때때로 미친년 산발처럼 엉크러져 있고, 때때로 어둠에 침몰당하고, 자주 먼 불빛 마저도 그리워 하는 자신의 내면을 여과없이 필름에 담고 있었다.


사진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먼 방랑에서 돌아온 그가 이제 비로소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그의 사진을 보고 나 자신에게 물었다.
넌 언제쯤 너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겠느냐고..
때때로 미친년 산발처럼 엉크러져 있고,
때때로 어둠에 침몰당하고,
자주 먼 불빛 마저도 그리워 하는 너를..







란.

m****e 2007.05.3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방랑-김홍희]
"[방랑-김홍희]" 내용보기
친구가 아주 소중한 책이라며, 빌려 읽고 꼭 반납해 달라고 했던 책이다. 읽어보고 나서 아주 좋으면 돌려주지 않을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책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들과 잔잔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2000년 초중반에 나온 책이니, 짐작컨데 그 즈음에 유행했던 사진과 글과 함께 있는 뭐 그런 책의 일종으로 보면 되겠다. 사실, 이런 책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다
"[방랑-김홍희]" 내용보기
친구가 아주 소중한 책이라며, 빌려 읽고 꼭 반납해 달라고 했던 책이다.
읽어보고 나서 아주 좋으면 돌려주지 않을 생각으로 이 책을 읽었다.

책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들과 잔잔한 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2000년 초중반에 나온 책이니, 짐작컨데 그 즈음에 유행했던 사진과 글과 함께 있는 뭐 그런 책의 일종으로 보면 되겠다.
사실, 이런 책들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다름 아닌 신경숙과 구본창의 합작품인
'자거라 내 슬픔아'이다.
아마, 처음 사진과 글이 있는 책을 읽었었고, 사진과 글이 따로 놀지 않고 아주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었으며,
신경숙이 나름 글빨 좀 난리던 시절이였으니...

그래서 이 책을 읽는데, 그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요즘에야 이런 책들이 흔하지만, 그리고 그 즈음에도 사진관련된 책이 잔뜩 쏟아져 나왔을 시기였지만,
의외로 여직껏 내 책장에 남아 있는 책은 하나도 없다.

여하튼, 친구는 이 책의 어디에서 마음 한 조각을 떨구었을까 싶어서,
나름 집중하며 책을 보았지만...뭐, 그냥 요즘 글보다 조금 더 잔잔하고, 덜 꾸며진 담담함이 있을 뿐.

한 때는 사진에도 관심이 참 많았었는데, 나는 그게 나의 관심이였는지...아니면 남의 관심을 차용해 왔는지 알 수가 없다.
아니면, 멋진 카메라가 사고 싶었었을 수도 있고.
스마트 폰의 카메라가 보편화 되면서, 사실 카메라를 하나 더 들고 다니는 것도,
어디에 업로드 하는 것도 귀찮은 요즘이다.

그리고 사진과 글을 함께 구성하여 뭔가 있어보이게 하는...팬시 같은 책은 내 취향도 아니고.


친구가 읽고 나서 반납해 달라고 했는데...나는 반드시 꼭 이 책을 반납해 줄 생각이다.

YES마니아 : 로얄 c******m 2018.11.06. 신고 공감 0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