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이 미국의 유명 로맨스 싸이트 AAR에서 이 작가의 책들 순위를 내 놓은 것 중 2등을 한 것을 보고 구입해 읽었다. 그동안 리사 클레이파스의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밀어둔터라 큰 기대를 하고 읽지는 않았던 탓인지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여자 주인공 릴리는 사냥을 하고 도박을 하며 남자들보다 더 호탕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옛 애인에게서 버림을 받고 목숨보다 사랑하는 딸아이까지 빼앗긴 아픔많은 캐릭터이다. 상처만 남은 긴 이탈리아에서의 생활을 접고 영국에서 돌아와 살던 즈음 그동안 그녀의 악명으로 인해 연락을 두절하고 살던 동생이 사랑 없는 결혼을 그것도 얼음장 같은 남자 알렉스와 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릴리는 소원하게 지내던 가족을 찾아간다. 가문의 명예를 실추시킨 릴리이지만 동생과 어머니는 따뜻하게 그녀를 맞이하고 옛날의 따뜻했던 모녀 관계와 자매 관계를 회복한다 하지만 동생의 약혼자인 알렉스는 릴리를 너무나 못 마땅해하고 둘은 만날 때마다 서로 으르렁 거린다. 그러나 역쉬 사랑은 호의보다는 상대에 대한 관심과 의식, 그리고 평소같지 않은 자신의 심리에 대한 자기방어로 갖게되는 적대에 더 가까이 있는 것 같다. 마일드한 호의라는 감정보다는 좀더 격정적인 적대가 한번 불이 붙으면 활활 타오르는 정열이 되는 듯 하기 때문이다 ^^;; 암튼 이 책에서도 상대에 대한 적대로 활활 타오르던 두 주인공이 열정에 휩싸이자 정말 못 말리는 정열적인 커플이 되었다. 여주가 동생과 남주의 결혼을 막기 위해서 남주를 런던의 자신의 집으로 불러 들이는데 여주의 계략으로 여주가 외출한 사이 여주 침대에 말 그대로 꽁꽁 밧줄로 묶인 처지가 되어 이를 갈던 남주가 최악으로 적대심이 치닫던 그 상태에서 여주에 대한 사랑을 자각하고 그 다음부터 가장 이해심 많고 너그로운 남주로 탈바꿈하는 것도 이를 증명해준다. 이 책에서 남주는 차갑고 냉정해 보이지만 어찌 보면 참 평범한 남자다. 아픔을 많이 겪고 자란 보통 리사 책들의 남주에 비하면 사랑에 대한 자기 방어도 그렇게 강하지 않고 비교적 빨리 사랑을 인정하는 편이다. 오히려 사랑 받고 자란 좋은 집안의 남자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편으로 어린 동생을 묵묵히 남자다운 모습으로 아끼는 모습은 나무랄데 없는 귀족으로 묘사되는 남주의 모습에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한층 남주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다. 아직 엄마가 되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작품 후반부의 갈등 원인이 되는 릴리의 모성이 안타깝긴 했지만 조금 성가셨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다지 맘에 들지는 않았다. 삼 사백 페이지에 이르는 스토리를 남주와 여주 둘만을 가지고 끌어가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는지 알지만 다른 문제가 개입해서 오해를 하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듯하다. 전에 도서 대여점에서 번역서를 빌려 여주가 파티가 열리는 배에서 물에 뛰어드는 첫장면만 보고 뭐 이런 여자가 있어 이러면서 안 읽고 반납한 적이 있는데 새로운 마음으로 그것도 대여료에 비하면 비싼 값을 주고 구입해서 읽어야하는 원서라 그런지 전과는 다른 기분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이 처음 나온 때가 1993년도라고 하는데 그러고 보니 벌써 10년이 지난 책이다. 그 사이 로맨스 소설들의 스타일도 많이 변한 듯하다 .이 책도 거의 모든 탑 100에 들어가는 책이지만 탑 100에 들어가는 책들 중 출판년도가 오래된 다른 책들처럼 요즘의 눈으로는 조금 전형적인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책을 선택하여 호의를 갖고 지금은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된 리사 클레이파스의 초기작을 몰입해서 읽는다면 꽤 만족스러운 독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