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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론더링 일본기업소설
2018년 첫 책은 기업소설시리즈 중 008번이라는 다치바나 아키라의 기업소설 머니론더링으로 시작했어요. 작년에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기업소설시리즈들 중 '플래티넘 타운'과 '유리거탑'을 보고 기업소설이라는 분야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국제금융업의 사각지대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기에 더욱 흥미가 생겼습니다.
국제 자금 세탁과 국제금융의 허점을 파고드는 일본기업소설 머니론더링. 실제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의 생생한 후기가 맨 뒤에 실려있어 더욱 현실감이 드는 책입니다. 국제금융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탈세 등은 이미 여러 영화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바 있죠. 이 책은 그런 국제금융을 이용한 각종 범죄가 어떤식으로 이루어지고, 그 것이 왜 가능한지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해주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구도 아키오'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그는 금융업 분야를 빠삭하게 알고있는 인물로 국제금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도와주고 수수료를 챙기거나, 국제법 상의 헛점을 파고들어 소소한 탈세를 도와주는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굉장한 미인 레이코가 접근하게 됩니다. 미인의 눈물에 약해진 구도 아키오는 레이코를 어느 정도 도와주고, 몇 달 뒤 엄청난 금액과 함께 레이코가 잠적하자 그 일의 자초지종을 파헤치기 위해 움직이게 됩니다. 작가는 이쪽 분야의 어느 모임의 창시자라고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책은 전문지식으로 가득합니다. 처음에 국제금융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를 설명해주고 시작하는데, 이 용어들 외에도 국제금융이 움직이는 법칙에 대한 많은 정보가 존재하죠. 그런 책들은 보통 지식자랑하느라 스토리가 빈약하거나 매력없는 경우도 많은데 머니론더링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문적인 지식들과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더라구요.
모두가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명을 쓰고 있는 구도 아키오는 책이 끝날 때까지 이름을 가르쳐주지 않죠. 그게 어쩐지 더 현실적이고 내용에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구도 아키오'는 이런 위험한 '한 탕'에 마음을 빼앗겨 기회가 올 때까지 목숨까지 걸고 매달리는 사람들 모두를 총칭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매력적인 기업소설이었어요. 일본소설을 좋아하고 국제금융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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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엔의 자금세탁을 요구한 한 여자를 도와줬더니,,,나중에 알고 보니 50억 엔을 숨기고 종적을 감춘다. 이윽고 주인공에게 야쿠자가 꼬이면서 생명까지 위협당하고~ 결국 주인공은 50억 엔을 가지고 달아난 여자의 행방을 쫓기 위해 일본으로 가서 추적을 하게 된다. 어떻게 5억 엔을 감출 수 있는지, 그것도 대단한데, 무려 50억 엔. 자금세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절로 느껴진다. 홍콩에서 어떻게 자금세탁이 가능한 것인지, 그 메커니즘을 아주 상세하게 그려낸다. 그 과정을 인물들이 소설 안에서 이야기로 풀어주고 있어서 재미와 지식을 동시에 얻어갈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소설로서도 꽤 괜찮다.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쫓고쫓기면서 어렴풋이 흐르는 감정의 여운이 좋다. 여자를 쫓는 남주인공의 마음은 과연 50억 엔이 목표인지, 아니면 사랑인지,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의 변화랄까 섬세하게 잘 표현했다. 그러면서 계속 이어지는 다양한 자금세탁 이야기도 인물들의 대사를 통해 정보전달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만한 스킬들이다.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자금세탁 메커니즘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어서, 현실감이 매우 뛰어나다. 그 가운데 여러 등장 인물들이 서로 꼬리를 물며 움직이는 전개와 반전 등이 절묘하게 잘 버무려져 있다고 본다. 한번 읽어볼 만한 경제소설이라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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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어른들은 이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용돈을 주려고 생각하지 않는 주제에, 세뱃돈과 같 은 거금이 들어오면 '어른의 책임'을 이유로 그 돈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는다. 억울한 마음 에 '왜'라고 물을라 치면, '건방지다' 꾸지람이 따라오는 것은 기본이요, 그나마 이유랍시고 들 은 대답은 하나같이 "어릴적부터 돈 맛을 알면 못쓴다" 라는 옛 상식선의 이야기 뿐이다. 물론 이러한 체험은 비단 나만의 것은 아닐것이라 믿는다. 과거 어른들은 교육과 책임을 이유 로 자녀에게 올바른? '개념'을 심어주려 노력하였다. "너는 아직 어리다" 라는 이유로 봉인당 한 '어느 지식' 그 중 성적인 것이나, 사상적인 어느것은 나름 통제받아 마땅하겠지만, 나는 개 인적으로 '재산'과 '금융'에 대해서만은 보다 일찍 접했으면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 왔다. 그도 그럴것이 나름 어른이 되면 그 행동의 책임은 전적으로 나의 것이 된다. 때문에 개인의 지식과 인성은 앞으로의 삶을 살게 되면서, 많은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데... 그 중 내가 가장 마 주하기 힘들었던 곳은 바로 은행으로, 특히 '비지니스 파트너''펀드매니저'라는 명찰을 달고 외 계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그들에게 나는 항상 내 소중한 재산을 맡겨야 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은 잘 모르면서, 어딘가에 자신의 재산을 위탁한다. 물론 그곳의 지명도, 안전성, 특혜 등등 여러가지 요인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그 인간이 만든 거대한 룰을 모두 이 해하고 또 활용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는것이 힘이다' 라는 명언에 걸맞게 아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금융은 엄청난 특혜를 그 사람에게 부여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책의 주인공은 비록 가상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 존재 자체가 금융의 그림자에서 '재산을 불리는' 여러사람들을 상징한다는 면에 서, 상당히 흥미롭다. 나라와 나라와의 금융, 기업과 나라로서의 금융, 개인과 국가로서의 금융... 이 많은 돈의 흐름 가운데서, 미숙한 헛점을 찾아내는 주인공. 물론 그것은 형법상 은 닉,탈세, 횡령이라는 범죄에 해당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자유시장경제의 세상 속에서, 돈& 권력을 위하여 손을 더럽힐 사람은 세상 얼마든지 존재하는 것 또한 무시못할 사실이기도 하다. 덕분에 주인공도 그 틈바구니 속에서 나름 부유한 삶을 산다. 알게 모르게 남의 돈을 투자하 고, 또 어리숙한 손님의 돈을슬쩍 강탈하기도 하면서, 그는 음지의 금융 컨설턴트라는 자신의 위치에서의 단물을 충분히 마시고 즐기는 위인이다. 그러나 어느 손님의 등장으로 그는 과거 에 없던 위기에 빠지고, 더욱이 주인없는 50억 엔의 존재는 점점 그의 숨통을 조여오는 칼날의 역활을 하게 되는데... 과연 주인공은 그 손님과 50억의 행방을 탐색하는 많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 할수 있을것인가? 이처럼 이 소설은 이 세상 돈을 추구하는 음지의 존재, 이른바 '돈 으 로 사람이 죽고 사는' 그 세상의 더러움을 진짜배기로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그야말로 사람 위에 돈이 군림하는 세상... 아 어쩌면 어른들이 필사적으로 숨기려고 했던 것이 바로 그것 이 아니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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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로서 일본인의 자금세탁을 도우며 살아가는 구도 아키오. 어는 날 수제자와 같은 마코토의 소개로 와카바야시 레이코라는 여성의 의뢰를 받게 된다. 여자의 의뢰는 5억 엔의 자금을 해외 계좌를 이용해 세탁하는 것. 아키오가 아는 선에서도 레이코의 의뢰는 성립이 불가능한 것이었지만 아키오의 천재적인 수법으로 레이코는 목적을 달성하고 일본으로 떠난다. 이후 홍콩에 남아있는 아키오에게 구로키라는 야쿠자가 찾아와 레이코가 50억 엔을 들고 사라졌다고 하며 행방을 묻는다. 이제 아키오는 구로키에게 수수료를 받기로 하고 사라진 레이코를 찾기 위해 일본으로 향한다(수수료 보다도 어쨌든 미인이니까 찾고 보는 듯한데). 아키오와 레이코의 만남, 그리고 구로키의 방해는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그들을 몰고 가 충격적인 엔딩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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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용구에 대해 '난 그렇지 않아!'라 (스스로에게까지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맞아, 난 그래!'라 말한다 한들 뭐 --- 쉽게 돈을 벌어 편하게 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 혹은 그 욕망을 이루어낸다라는 것이 적어도 타인과 사회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 한도 내의 '쉽게'를 통해서라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비난의 이유가 되어야 할 여하한 이유 또한 없기도 하겠죠. 그러나!
'쉽게'와 '편하게'라는 흔한 이 두 단어에 대한 정의(definition), 또는 한계 지음이란 거, 그게... 애초부터 쉽지 않다라는 게 문제가 되죠. …………………………………………………………………………………………
이 행위를 완성해내기 위한 이야기가 이 소설의 줄거리이고, 작가는 줄거리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특히 초반부에) 금융(기법)에 대한 '설명'을 나름 지루하지 않게 적어놓고 있습니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돈세탁(money laundering2)'이란 게 아무래도, 동네 놀이터에서 하는 땅따먹기에 필요한 수준의 지식으로만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아 뭐 그렇다고 대단한 걸 요하는 소설 또한 아니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가격의) 차이'를 이용한 거래를 통해 이득을 본다라는 것이고, 이 소설이 주목한 '차이'는 (위의 설명엔 빠져있는) 다름아닌 '조세율'에서의 차이입니다. 그 '차이'를 자신의 강점으로 삼고 있는 곳을 가리켜 '택스헤이븐(Tax haven, 조세피난처)4'이라고 하지요. 그럼 대체 왜 --- ① 택스헤이븐인 국가나 지역은 어떤 이유에서 자국의 조세율을 그토록 낮게 책정하고 있는 걸까요? ② 일반적으로 경제학에선 동일한 재화나 서비스에 대해 가격에 차이가 있는 경우, 수요와 공급의 (즉각적인) 조정을 통해 그러한 차이가 해소된다 하거늘, 이같은 조세율의 차이는 왜 조정되지 않는 것일까요? 이 소설의 줄거리를 논하기보다는, 사실은 저도 딱히 생각해보지 않았던 위의 두 질문에 대해 작가가 제시해주고 있는 해답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 · ·
개인이건 국가이건, 소득을 창출해내기 위해선 뭔가 특기라든가 노력이라든가가 필요하지요. 그리고 그 '노력'이라는 건,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다종다양한 형태로 발현됩니다. 막장의 예를 들자면, 이도저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복면쓰고 은행 강도를 했다하여도, 그 행위를 위한 '나름의 노력'은 있었던 것이죠. 암튼! 가진 것도 없고, (이 논리에 동의하지 않는 분도 계시겠지만) 가진 것이 없기에 아무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국가가 자구책으로 선택한 '노력'이란 게 바로 --- 세금이 없는 또는 매우 낮은 조세율을 부과하는 택스헤이븐이 되는 겁니다.
저같은 평범한 사람이야 금융자산을 택스헤이븐으로 옮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겠지만, 거대 기업 또는 엄청난 자산가들의 '내가 태어나고 자라난 국가에 대한 애정'으로 기꺼이 무거운 과세액을 감내하겠다란 애국심에는 심대한 유혹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소설이 택스헤이븐 국가/지역이 초래하는 국제적 폐해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만, 그들의 '필요'에 의한 선택이 여타 국가들과 그 국민들에게 예상치 못했던/바라지 않는 결과를 안겨준다라는 점은 분명히 지적하고 있지요.
위의 인용구에서 '소득(income)'은 '근로소득'을 의미합니다. 즉, 노동을 통해 버는 소득이죠. (소득 이내에서 소비를 계획하는 일반인과는 반대로) 자신의 쓸 돈을 미리 책정한 후, 그에 맞게 수입(조세)을 계획하는 국가의 경우, 쓸 돈은 정해져 있는데/쓸 돈을 미리 정해놓는데 수입이 줄어들면 --- 쓸 돈을 줄이기보다는 수입을 쓸 돈에 맞추려는 노력을 더 많이/우선 하게 됩니다. 즉, 새로운 과세 대상을 찾아낸다거나 이전엔 없던 과세지표를 새로이 만들어낸다거나, 그도 안 되면 과세율을 상향 조정해버리는 거죠. 물론!
시장 메커니즘의 작동은 예의 높은 조세율의 하향 조정을 초래하긴 합니다. 하지만! '기존 세수입의 유지'라는 대전제를 어기는 일까지 하지는 않습니다. 국가는 원하는 만큼의 세수를 기어이 확보하게 되겠지만, 경제적 계층별로 부담하여야 하는 세금의 크기는 변화할 수도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 간접세의 과세 비중 상승이 빈부격차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없다라는 건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죠.
그렇다면 대체 전 세계는 이같은 택스헤이븐의 존재를 지금처럼 냅두고만 있는 걸까요?8 이에 대해 작가 다치나바 아키라는 '국가주권' 개념과 연관지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논리적으로는 적어도, 각국의 법이 다를 수 있듯, 자국의 법에 의거하여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같은 지역이나 스위스같은 국가가 개인이나 기업의 소득에 대해 저율 또는 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에 그 어떤 나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라는, --- 내 땅에서 일어나는 일에 니가 왜 왈가왈부하는 건데?라는 항변에 마땅히 대답할 말이 없다라는 겁니다.9 적어도, 택스해이븐의 입장에서는 적법하고도 (심지어) '합당한' 이유를 가지고는 있기 때문이죠. ………………………………………………………………………………………… '불법'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것이 무려 '합리적인 선택'으로 불리운다 하여도 --- (합당한 논리를 써낼 수는 없습니다만, 최소한 심정적으로는 그렇게 느껴지듯) '돈세탁'을 다루고 있는 소설에서 그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서는 안 되지 않겠나란 독자의 예상을, 작가는 끝내 지켜내줍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금융의 세계에서는 어떤 규제든 빠져나가는 길이 있다"(p98) 라는 문구가 기둥이 되어 전개됩니다만, 그 결론은 예의...
너무도 당연한, 이 짧은 경구가 의미하는 바 대로 마무리되지요. --- 어떠한 '선택'이 자신의 주체적인 판단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그 '선택'으로부터 기인되는 '결과' 또한 온전히 자신의 몫입니다. 주식 투자가 그렇고, 의대를 가겠다는 고3 학생의 선택 역시 그것이 본인의 주관에 따른 선택이었다면 그 결과에 대해 타인/사회의 탓을 하여서는 안 되는 겁니다. 네비게이션은 좌회전하라 했거늘, 나의 감으로 우회전하여 가는 경로를 선택하였을 때 그 길이 막힌다 하여 내 앞에 있는 차들을 욕할 수 없는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논리죠. 그런 점에서,
이 인용구가 (적어도 금융의 세계에서는) 잔인하다라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게임의 룰이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만들어져 있지 않다라는 것을 인정했고, 그러한 룰의 내용을 인지한 상태에서 게임에 참가하였었다면, 그 룰에 따라 도출된 결과가 내가 원하던/기대하던 것이 아니라하여도, 그 게임의 룰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 · ·
이 구절의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어쨌든 비는 공평하죠. 다만, 그 비를 받아들이는 세상이 공평하지 않을 것 뿐. 이처럼 --- 내가 살아갈 사회의 체제를 선택할 수 있다면 우리 대부분은 '본래 공평한 세상'에서 살며 '쉽게 돈을 벌어 편하게' 살고자 노력하겠죠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기에 우리는 애꿎게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탓하게 됩니다. '저 땅에는 그만 내려도 되고, 우리에게 더 많은 비를 달라~'라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나 우리는 또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비를 우리 맘대로 내리게 할 수 없다라는 걸...
그러하기에 이 당연한, 또한 매우 점잖게 기술되어 있는, 우리 바람대로 비를 내리게 할 수 없다면, 평소에 물 관리를/라도 잘해야 한다라는 조언을 따르는 수밖엔 없겠죠. 하지만 아무래도! --- 네, 역자가 써놓은 위 구절은 너무도 점잖습니다. 그보다는 다음과 같이 대놓고 하는 조언/충고의 약발을 전 더 선호합니다.
물론 '금융'이라는 괴물이, 돈 앞에서는 감정도 사라지게10 사람을 만든다지만 이게 꼭 '서양의' 금융거래에만 해당되는 것도 아니겠고, 또 '금융거래'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라 생각합니다. 실패 뒤에 성공도 있다곤 하나, 그렇다 하여 이전의 실패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듯, --- "승강장에서 출발하는 에스컬레이터는 하나뿐이었다. 다시 말해 일방통행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만 있지,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는 없었다"11란 구절은 ('금융'뿐만이 아닌) 우리 삶 전반에 거의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건 뭐건 비용절감을 위해 경비원 대신 기계식 출입 장치를 설치하겠다는 아파트 주민들12을 '그깟 몇 천원 더 내는 게 아까워서?'라는 힐난이 무조건 '옳은' 건 아닐 수도 있게 됩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낙타샹즈」속 주인공 샹즈의,
선택할 수 없었던, 그리하여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게임의 룰'인 자본주의 하에서, 그 룰에 적응하여 게임에서의 승리, 적어도 패배를 면하고자 극단적 개인주의를 선택한 전략에 대해 제 3자는 비난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그 개인주의의 결과로 얻은 성공에 대해 --- 그래도 니가 삼돌이보다는 돈을 많이 땄으니/덜 잃었으니 삼돌이와 좀 나눠가져라!라고 우리에게 명령할 권한은 정말 그 누구에게도 없기 때문이죠.
꽤 재미있게 읽은 소설입니다. 이 책이 출간되었던 2003년 즈음에 읽었었더라면 분명 5/5의 만족도를 주었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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