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킹 씨의 두 번째 논픽션 작품입니다.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커리큘럼 바이티', 작가의 작문론, 창작론이라고 할 '툴박스', '온 라이팅', 총정리격인 '온 리빙', 대충 이렇게 큰 파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커리큘럼 바이티'에 나온 어린 시절 킹 씨가 겪은 몇몇 경험들은 참 끔찍스럽기도 하지만 재미있기도 하고, 부인이신 타비사 씨와의 연애담은 꽤 낭만적이고, 작가로서의 첫 성공과 어머니와의 이별은 참 뭉클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킹 씨의 인생 역시 그의 소설만큼이나 드라마틱한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좀 더 긴 자서전을 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면 아껴 둔 건지도 모르겠군요. '툴박스'에서는 이런 저런 스타일의 문장들을 예시하면서 문장은 이렇게 써라, 부사는 웬만하면 쓰지 마라 등 실제적인 충고가 많이 나오는데, 아무래도 영어로 작문할 일이 거의 없는 관계로 별로 와 닿지가 않더군요. '온 라이팅'에서는 작가를 지망하는 이들을 위해 소설의 주제, 구성, 대화, 묘사 방법 등을 설명하는데, 존 그리샴 씨를 예로 들며 잘 아는 것에 대해 쓰라는 식의 충고(그리샴 씨에 대해 꽤 호의적입니다)가 나옵니다. 그리고 자신의 소설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하고, 평가, 분석하기도 하고, 창작과정 등을 밝히기도 해서 아주 재미있습니다. '데드 존'을 자신이 흡족해 하는 작품 중 하나로 꼽고, 옛날 옛적에 쓴 '스탠드'가 아직껏 팬들에게 최고로 취급되는 것에 대한 느낌, 존 커피의 이니셜에 대한 평론가들의 비난에 대한 아연함, 이상적인 독자로서의 부인에 대한 찬양 등이 나오는데, 작가의 이런 저런 생각이나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킹 씨의 음악적 취향(G N' R, 메틀리카, AC/DC를 즐겨 듣는다는)도 나옵니다. '온 리빙'은 상대적으로 짤막한데, 그가 1999년에 경험한 사고 얘기가 나옵니다. 꽤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사고 당시의 경황이 나오고, 고통스런 회복 얘기가 간략하게 이어지고, 낙관적이고 유쾌하게 결말을 내립니다. 글을 쓰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이다, 글쓰기는 마법이다, 마셔라...... 책에는 없는 내용인데, 킹 씨도 어이없이 죽을 뻔해서 상당히 화가 나기도 하셨던가 봅니다. 자신을 받았던 밴 승용차가 경매에 나오자-사고를 낸 차주인이 경매에 붙였다더군요- 꽤 거금을 들여 구입한 후, 야구방망이인지 뭔지로 때려 부수기도 하셨답니다. 그런데 킹 씨를 받았던 브라이언 스미스 씨는 사고를 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문의 죽음을 당하셨다는군요. 사망일이 하필 킹 씨 생신이었답니다. 책 끝에는 부록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1408'(최신단편집 '에브리띵즈 이벤츄얼'에 수록)란 단편 소설 일부의 초고와 교정된 원고를 등장시켜서 과연 킹 씨는 어떻게 문장을 다듬는가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킹 씨가 최근에 재미있게 읽으셨던 책들 목록입니다. 콘래드, 포크너, 골딩 같은 고전들도(설마 재독하신 것이겠죠) 몇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최근에 출간된 소설들 같은데, 엠티비에서 혈투를 벌였던 제이 케이 롤링 씨의 해리 포터 1-3권까지가 전부 있고, 토마스 해리스 씨의 한니발도 있는걸 보면 킹 씨의 베스트셀러 작가로서의 자신감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인이신 타비사 킹 씨의 소설도 두 편이 있는데, 그 중 한 권은 출판이 안 된 책입니다. 작가의 애처가 혹은 공처가 기질도 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킹 씨 팬이라면 더 재미있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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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3. 2일 작성)
제목 그대로 글쓰기에 대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소설 쓰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긴 책입니다. 소설 작가와 번역가가 하는 일이 다르게 들리더라도 '글로 먹고 사는 사람' 혹은 '글쟁이'라는 부분에서는 비슷하기 때문에 번역에 대한 관심을 갖으면서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은 크게 작가의 CV(Curriculum Vitae)와 On Writing(소설을 쓰는 방법에 대한 작가의 생각)으로 나뉘어 있으며 끝에 가서는 이 책을 쓰는 과정과 자신이 직접 쓴 소설을 수정한 과정, 그리고 최근에 읽은 책 리스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읽은 책은 2000년에 출판되었고 앞에 Third Foreword까지 있네요.
기억나는 가장 최초의 어린 시절 추억부터 시작해서 유명 작가로 자리잡을 때 까지를 묘사한 CV를 통해 단순히 어떻게 작가가 '탄생'하는 지 그리고 싶었다고 하지만 어렸을 때 부터 자기의 이야기를 글로 써서 친척한테 팔아 '글쟁이'로서의 첫 수입을 얻은 스티븐 킹은 제 눈에 대단하게만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고등학교 때 어렴풋이 자서전(쿨럭...)을 가장한 소설을 쓰다 만 기억이 나더라고요. ㅋㅋ CV도 그렇고 On Writing에서도 종종 어떻게 소설 주제의 영감을 얻게 되었는지, 어떻게 이야기를 진행시켰는지 나오니 스티븐 킹의 팬이시라면 적극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진정한 팬이시라면 진작에 이 책을 읽으셨겠지만요.)
On Writing 부분의 일부를 발췌해서 적어봅니다. 책 분위기가 어떤지 아마 느껴지실 듯 합니다.
“Hello, ex-wife,” Tom said to Doris as she entered the room.
Now, it may be important to the story that Tom and Doris are divorced, but there has to be a better way to do it than the above, which is about as graceful as an axe-murder. Here is one suggestion:
“Hi, Doris,” Tom said. His voice sounded natural enough - to his own ears, at least - but the fingers of his right hand crept to the place where his wedding ring had been until six months ago.
Still no Pulitzer winner, and quite a bit longer than Hello, ex-wife, but it’s not all about speed, as I’ve already tried to point out. And if you think it’s all about information, you ought to give up fiction and get a job writing instruction manuals- Dilbert’s cubicle awai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