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5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6.0
  • 40대 0.0
  • 50대 8.0
리뷰 총점 종이책
한번 써보자고요. 상상력으로 그 역사를... 『사각형의 역사』
"한번 써보자고요. 상상력으로 그 역사를... 『사각형의 역사』" 내용보기
네모반듯한 것을 좋아한다. 온갖 다양한 무늬나 디자인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도 많던데, 나는 그냥 뭐든 단순한, 청소하기 편한 구조(가능하면 가구나 물건이 없으면 더 좋다.)의 공간을 좋아한다. 물건도 마찬가지. 최소한의 손이 가는 디자인이면 더 좋다. 친구는 그런 나의 취향을 보고 너무 밋밋하다던데, 그렇거나 말거나 내가 보기 편하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으로 별다른 변화
"한번 써보자고요. 상상력으로 그 역사를... 『사각형의 역사』" 내용보기

네모반듯한 것을 좋아한다. 온갖 다양한 무늬나 디자인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경우도 많던데, 나는 그냥 뭐든 단순한, 청소하기 편한 구조(가능하면 가구나 물건이 없으면 더 좋다.)의 공간을 좋아한다. 물건도 마찬가지. 최소한의 손이 가는 디자인이면 더 좋다. 친구는 그런 나의 취향을 보고 너무 밋밋하다던데, 그렇거나 말거나 내가 보기 편하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으로 별다른 변화 없이 단순함을 고수한다. (사실, 이런 단순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건 나의 게으름 때문이라는 것)

 

그 단순함의 중심에 사각형이 있다. 거울이나 액자가 사각형이면 좋고, 익숙하게 보는 TV나 컴퓨터 모니터의 화면 역시 네모. 눈에 보이는 대부분이 네모 형이다.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또 그게 당연한 것만은 아닌가 보다. 언젠가부터 변해온 우리의 생각과 시선이 그 사각형을 만들고, 사각형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하니 말이다. 아카세가와 겐페이의 『사각형의 역사』는 작가의 호기심 한 줄기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어느 날, 카메라 파인더 안을 들여다보던 작가가 강아지의 눈에도 풍경이 보이는지 궁금해하면서 시작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강아지에게는 사물만 보인다. 풍경이 없다. 강아지의 눈은 풍경을 보는데, 머리는 그 풍경을 인식하지 못한다. 강아지의 머리가 풍경을 보고 있지 못한 것. 인간도 비슷했다. 오늘날 인간은 풍경을 보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 역시 처음에는 사물, 사람(동물)에만 집중하고 그렸다. 풍경화는 인상파에 이르러서야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모네와 피사로와 고흐. 그들이 풍경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렸다고. 점점 인간 문명이 발전하고 중심으로 그렸던 사람 이외의 대상들을 보기 시작했다. 사람 너머의 풍경까지 발견하게 된 거다. 모두 사각형 때문이다. 그냥 보면 안 보이는 것들이 사각형이 있어야 가능한 여백으로 존재하게 된다. 사람이나 사물이 중심이 되었던 공간에서 그 너머의 풍경이 중심이 되었다.

 

 

그렇게 그림의 역사를 따라간다. 가장 오래된 그림인 알타미라와 라스코 동굴의 벽화. 인간도 풍경도 없이 동물만 그려진 그림이다. 동굴 암벽을 시작으로 토기와 관 뚜껑은 시간이 흘러 한 장의 네모난 화면에 정착한다. 그렇게 화면의 여백을 발견한다. 현실 세상에서 여백은 보이지 않는다. 반드시 무언가 눈앞에 보이기 마련이다. 사람, 사물, 식물, 하늘, 땅. 사방에 무언가 늘 있다. 인간이 네모난 화면을 지님으로써 비로소 여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여백을 통해 처음으로 풍경을 보았다고. 네모난 프레임으로 풍경을 보고 여백을 본다. 그게 없으면 강아지의 눈과 같아진다. 그 네모난 프레임이 그림보다 앞서 창문에 있었다는 생각도 공감한다. 집안에서 바깥을 보는, 현관문을 열지 않고 볼 수 있는 유일한 눈. 창문. 창문이 사각의 프레임 역할을 한 것이다. 인간이 창문을 통해 처음 본 풍경이 비 내리는 풍경일지도 모르고, 네모난 창문이 그대로 풍경화가 된 건지도... 그 네모, 창문, 사각형 프레임의 역사를 더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네모난 화면에 나타난 여백은

달리 말하면 인간 눈의 여백이기도 하다.

풍경은 그 눈의 여백에 숨어 있었다. (본문 중에서)

 

오늘날 인간 사회 거의 모든 것을 이루는 사각형. 인간이 이 사각형을 어떻게 발견했을까, 사각형의 근원인 직선은 언제 나타나고 인식하게 되었을까. 사각형의 궁금증으로 시작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은 다시 자연으로 연결된다. 나뭇가지에서 내려오는 거미줄, 산과 산 사이 바다의 수평선, 질서를 맞춰가는 줄, 그렇게 알아가는 순서의 편리함. 진화하고 발전하면서 점점 줄, 직선, 사각형으로 이어지는 인간 생활에서 비롯된 합리성의 흔적이 아닐까.

 

여백은 무의미하다.

합리에서 태어난 사각형이

세상에서 무의미함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지금, 의미로 가득한 세상에 살면서

새하얀 캔버스의 무의미를 바라보면

기분이 좋다. (본문 중에서)

 

인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그 사람을 지그시 봐야 한다.

옷차림도 잘 본다.

앉아 있는 의자도 잘 본다.

뒤에 있는 창문도 보고,

더불어 창밖 풍경도 보게 된다.

평소에는 풍경을 의식하지 않고 보지만

붓을 들면 지그시,

의식해서 보게 된다. (본문 중에서)

 

작가가 말하는 '사각형의 역사'는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다. 세상 많은 물건이 왜 대부분 사각형인지 궁금했던 호기심이 풍경화를 통해 사각형에 접근하게 되면서 상상력이 피어났다. 근데 계속 물음표로 이어간다고 해도, 말이 안 될 것도 없다고 들린다. 작가가 하나씩 꺼내놓는 그 사각형의 흔적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아하,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내가 좋아하는 사각형은 그렇게 시작되고 그렇게 계속됐는지도 모르겠구나, 싶은 공감이 이어지는 거다. 뭐, 인간의 상상력이야 무한이니까. 그 상상력으로 어떤 시작을 파고드는 것도 재밌는 일이니까. 특히, 지그시(지긋이)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 관찰과 생각의 깊이가 이런 물음표와 상상력을 만든 것 같아서 듣기 좋다. 어떤 궁금증 하나에서 파생된 다양한 시선이 여러 가지 답을 만들어내는 것. 내 눈으로 보는 모든 것, 내 눈이 뷰파인더를 통해 보는 모든 것 역시 그렇게 하나의 답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어쩌면 '멍때리기'라고 불러도 좋을 머릿속 여행이, 어느 날 삼각형이나 동그라미의 역사까지 써낼지도 모른다. ^^

 

 

n******i 2016.06.06.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사각형의 역사
"사각형의 역사" 내용보기
사각형의 역사    풍경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는 이 책.  그림이 책의 70%를 차지하고 심지어 13포인트정도로 글씨 크기도 커서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덮으면 '아이에게는 철학을, 어른에게는 그림을' 이라고 써진 문구가 보이는데 이해가 갈 듯 하면서도 가지 않는다.  처음에 풍경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면서 동물에게도 풍경이 보일까? 라는 의문으로 옮겨간다.
"사각형의 역사" 내용보기
사각형의 역사
 
 
 
 
풍경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는 이 책.
 
그림이 책의 70%를 차지하고 심지어 13포인트정도로 글씨 크기도 커서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책을 덮으면 '아이에게는 철학을, 어른에게는 그림을' 이라고 써진 문구가 보이는데 이해가 갈 듯 하면서도 가지 않는다.
 
 
처음에 풍경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하면서 동물에게도 풍경이 보일까? 라는 의문으로 옮겨간다.
이 질문은 꼬리물기로 다시 우리가 풍경에 주목하게 된 것이 언제일까? 하는 것으로 옮겨간다.
질문에 질문은 다시 새로운 인식의 전환으로 이어진다.
 
풍경에서 다시 여백으로, 여백에서 다시 풍경으로 , 그리고 풍경을 인식하게 해준 네모난 프레임.
 
네모난 프레임의 역사에 대한 의문은 시간을 거슬러 태초로 간다.
 
그렇게 질문의 끝에 도달한 결과는 '멍함'
 
 
합리와 의미에서 벗어나 진정한 풍경, 무의미함, 쉼을 주는 책이다.
 
 
 
'생각해보면, 현실 세상에는 여백이 없다.
어디에든 반드시 무언가 있다.
흙이 있고, 풀이 돋아 있고, 나무가 있고,
집이 있고, 무언가 있다.
하늘에는 아무 것도 없지만, 파랗다.
사방을 빙 돌아보면 어디서든 무언가 보인다.'
 
'여백은 무의미하다.
합리에서 태어난 사각형이
세상에서 무의미함을 이끌어냈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지금, 의미로 가득한 세상에 살면서
새하얀 캔버스의 무의미를 바라보면 기분이 좋다.'
YES마니아 : 로얄 q*******3 2016.09.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