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2년이 지났다. 4월16일에 맞춰 출간된 책이다. 세월호 참사는 일반 승객이나 선원들의 희생이 덜 부각된다. 승선인원의 대다수가 단원고 수학여행단이었기 때문이다.
수학여행을 많이 가는 계절, 다시 봄이 왔다. 내가 근무하는 학교도 수학여행 준비로 한창이다. 이젠 수학여행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세월호 참사가 떠오른다. 직업이 이렇다보니 세월호 참사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더 민감했던 것 같다. 교실에 들어설 때 우리 아이들을 휘, 둘러보다가 세월호 사건을 떠올라 몸서리 치기도 했다. 한참 건너 떨어져 있는 나도 이런 기분인데 희생자 가족 304가구는 어떻겠는가.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았기에... 얼마나 서러운 2년을 보냈을까. 남의 슬픔과 분노가 아니라 얼마든지 나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자각이 이 사건에 대한 감정 이입을 세게 하게 되는 것 같다. 희생자 가족들도 그렇게 말했다. 이 일이 있기 전까지 여러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해도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다고.
세월호 희생자들 중 단원고 학생 가족 중심으로 하는 여러 활동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어린 학생들의 죽음은 우리 국민들을 더 슬프게 하고 분노케 한 건 맞다. 학생들을 인솔했던 교사들에 대한 이야기는 잘 들리지 않았다. 아이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미안함 때문에 목소리를 내지 못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 건 『4월이구나 수영아』를 읽고 나서다. 이 책은 단원고 2-2 담임이셨던 전수영 선생님의 어머니, 전숙란 씨가 엮은 글이다. 전수영 선생님의 친구들, 제자들의 편지를 모았지만 대부분 전수영 선생님의 어머니가 쓴 글이다. 엄마의 눈으로 그려간 '딸' 전수영은 누가 봐도 아깝고 예쁜 착한 딸이다. 어느 생명이 귀하지 않겠느냐만 엄마의 입장에선 '하필 내 딸이'란 생각을 왜 안하겠는가. 부모가 자식을 먼저 보낸다는 건, 입밖으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 덩어리를 안는 것이다. 그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눈 뜨고 있는 시간은 내내 가슴에 둘무더기가 한가득 담겨서 무겁게 달그닥 거린다.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린, 위로해야한다. 그 위로는 어쩌면 먼저 간 자식이 남의 입을 빌려 하는 영혼의 언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전수영 선생님의 어린 시절부터 교사 생활을 한 1년 2개월의 모습까지, 최대한 기억해내 기록하셨다. 딸에게 남긴 일기를 중심으로 엮은 글이다.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 딸이 스물 다섯 해 살다가 가다니. 이 슬픔은 평생 짊어야 할 짐이다. 어머니는 슬픔을 안고 가겠다고 하신다. 슬픔은 수영이와 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머니. '그냥 견디며 사는 것이다'라는 말이 현재 어머니 마음을 가장 잘 보여준다.
전수영 선생님은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발견됐다. 그래서 시신을 일찍 찾지 못했나보다. 엄마가 구명 조끼 입었냐고 묻자 "애들은 다 입혔어"라고 에둘러 대답한 딸이다.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딸이라지만 이건 운동 경기가 아니고 재난이 아니던가. 4층에서 다시 3층으로 내려가 아이들을 구조하였다는 전수영 선생님. 여러 가지 의로운 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지자 모교인 고려대 사범대학엔 한 층을 전수영 라운지라고 이름을 달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교사가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걸 강조했지만 요즘엔 전문성을 강조한다. 나는 사명감, 또는 소명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전수영 선생님의 희생은 당연한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모습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그 사람의 바닥이 드러난다는데 전수영 선생님이 보인 모습은 밑바닥이 아니었다. 전수영 선생님이 교사로서 보인 모습은 나를 부끄럽게 했다. '항상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겠습니다', 라고 다짐하던 초보 선생님. 순수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모습,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하기 위해 고심한 모습,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열게 하고 진심을 다하는 모습은 요 근래 잊고 있던 나의 열정에 불씨를 키운다.
부끄러움을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전수영 선생님 어머니.. 이렇게 선생님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 꼭 챙기십시오. 어머니의 그 마음을 다는 모르지만.. 슬픔의 크기는 가늠할 수 있기에...꼭 건강부터 챙기셔야 합니다. 꼭이요. 따님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엄마를 보고 있을지 모르니까요..
*편집 오류로 의심 60쪽, 다섯 번째 줄 : 달려져 -->달라져
|
|
세월호 사건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2년이나 지났으면 할 만큼 한 것 아니냐며 종북, 좌파 등등 고약한(?) 말을 서슴잖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과연 그럴까. 시간을 거슬러 뉴스를 처음 접했던 순간으로 되돌아가본다. 배가 침몰하고 있다 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의 수가 증가했다.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 것으로부터 어느 누가 쾌감을 느끼겠는가. 정치적으로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어떠한 정당을 지지하느냐와는 상관없이 살아 있는 존재로서 우리는 죽음을 불쾌하게 여기는 일종의 본능을 지녔다. 2014년 4월 16일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사회는 달라졌다. 우린 결코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
|
세월호 사건에 대해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던 나는 이 책을 통해 유가족분의 입장을 더 가깝게 알 수 있었다. 세월호 희생교사인 ‘전수영’의 엄마가 편지형식으로 쓴 글인데 매일매일의 고통과 그리움이 선명하게 다가왔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2014년 그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고, 학원가기 전 뉴스에서는 분명 거의 다 구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수업을 듣고 나왔다. 그런데 점점 사망, 실종 수가 늘고 있었고, 내가 보았던 뉴스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때의 충격이 컸고, 정말 심각한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 후 매년 4월 16일이 되면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추모를 하다 보니 약 한 달전이 5주기였고, 현재의 나는 당시 고2로 희생되었던 학생분들보다 나이가 더 많아져 버렸다. 요즘 인터넷글이나 댓글을 보면 ‘이제 세월호를 그만 언급했으면 좋겠다’ 같은 어투의 말들이 보이는데 유가족분들을 직접 뵈고 이야기를 들어본 사람으로서 유가족입장에서 생각해도 진정 이런말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매년 4월 16일에는 세월호 희생자분들을 위해 추모할 것이라고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