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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문학] 살인자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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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람을 죽였어요. 당신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건 내가 생명 하나를 없애 버렸다는 소리고, 내가 간접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불행을 불러왔다는 소리죠.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 그건 또한 죽은 사람의 어머니, 형제, 자매, 친구들, 그 아내나 아이들까지도 다치게 하는 거니까요.”   주인공은 살인죄를 저지른 장기수 오렐리엥이다. 그는 출소 1년을 놔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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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사람을 죽였어요. 당신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건 내가 생명 하나를 없애 버렸다는 소리고, 내가 간접적으로 많은 사람들의 불행을 불러왔다는 소리죠.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 그건 또한 죽은 사람의 어머니, 형제, 자매, 친구들, 그 아내나 아이들까지도 다치게 하는 거니까요.”

  주인공은 살인죄를 저지른 장기수 오렐리엥이다. 그는 출소 1년을 놔두고 화가 안느를 만난다. 그녀는 교도소의 자원봉사자로 죄수들과 말벗이 된다. 오렐리엥은 안느를 만나고 그녀를 상대로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그것은 말만 편지이지 부치지 않는 편지, 즉 일기 같은 글이다. 편지는 그가 출소하는 날까지 1년 동안 계속되고 안느와의 만남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편지가 안느에게 전해지지는 않지만 오렐리엥은 성심성의껏 자신의 내면을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오렐리엥은 살인자로서 자신의 모습과 과거를 부끄러워하며 밝히기 꺼려 하면서도 차츰 자기 이야기를 꺼낸다. 유년 시절, 할아버지의 죽음, 부모의 이혼과 계부, 그때 겪은 폭력의 잔상, 비행 시절 그리고 살인을 저지르게 되기까지를 모두 편지에 적는다.

  “당신이 아무런 이유 없이 몇 년 동안 어떤 아이를 구타한다면, 더욱이 그 아이가 바라는 거라고는 평화뿐인데 그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면, 그건 강제로 아이의 목구멍 속에 두꺼비 한 마리를 쑤셔 넣는 것과 같답니다. (...) 그 다음엔, 아이가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을 구타했던 사람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난다 할지라도 두꺼비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누군가 적의를 혹은 악의를 드러내기만을 기다립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빠뜨렸다. 그가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된 가장 직접적인 이유가 있다. 오렐리엥은 사실 안느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그의 편지는, 사랑하는 여인을 마음속에 두고 한없는 갈망과 그리움으로 쓰인 연애편지인 셈이다. 그렇다고 얼굴이 화끈해진다거나 손발이 배배 꼬이는 표현 따위는 없다. 폭력과 살인, 생명의 가치를 오랜 시간 곱씹으며 자신의 내면을 다스려온 서른여섯 살 살인범의 능숙한 감정 표현과 담백한 서술이 마음에 차분히 가라앉는다.

  “내일 나갑니다. 내가 감옥에서 당신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랍니다. 이 공책들을 버릴까도 생각했어요. 언젠가 당신이 이 글들을 읽지 않는다면 난 괜히 편지를 썼던 거겠죠. (...) 어쨌든 이 편지들을 갖고 나가겠어요.”

  드디어 올레리엥은 출소한다. 출소 후 바깥세상에서도 만나자고 그녀와 약속했다. 과연 정말 계속 그녀를 만날 수 있을지. 1년 동안 써 둔 편지는 전할 수 있을지.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오렐리엥은 아마 슬프지만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방과 친해지는 법을 알게 되었으므로.



c**********y 2011.03.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