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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쏘공 8월분 책중 [두려움 없는 미래]를 받아 들었을 때 함께 있던 책이다. 아마 책을 읽다 보면 헤겔에 대해서도 알아야 이해가 쉬울 것 같아서 출판사에서 같이 보내주었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오히려 [자본주의와 현대사회 이론]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헤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무엇을 알까 하고 생각해보면 정작 아는 것이 없다는 걸 느낀다. 계몽주의 시대 그의 정신을 따라 여행하다 보니, 이성으로 대별되는 관념론과 노동으로 대별되는 유물론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진 느낌이다.
근대는 계몽주의 시대라고 한다. 이성이라는 빛으로 애매하고 어두운 것들을 설명하는 시대라고 한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대변되는 사회정치적 변동과 과학의 발달은 신의시대라 불리던 근대이전의 신의 세계를 여지없이 붕괴시켰으며, 낙담과 상실감에 빠져있던 사람들에게 빛이 보이기 시작하였으니 바로 이성이라는 빛 이었다고 한다. 계몽의 시대가 시작된 것 이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이 완전한 이상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유토피아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발발한 양차대전은 사람들에게 이성에 대한 절망을 가져다 주었고, 인간 이성의 신뢰에 대한 좌절은 재앙의 근원과 책임을 바로 그 이성에게 되묻게 되었고, 이를 사람들은 포스트 모던, 즉 근대 이후 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이성적 권위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이성의 낡은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으로써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라 믿었으나, 기다리고 있는 것은 두려움과 불안뿐이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다시 이성으로 돌아가거나 아직은 모르지만 벌판에 남아서 무언가를 찾고 있다고 하며,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헤겔 철학을 우리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성의 역사인 근대 계몽주의를 완성하고 동시에 몰락의 길을 제공한 사람은 헤겔이라고 한다. 헤겔의 사상은 근대적 계몽을 대표하는 이념이지만, 포스트 모던시대 그것은 비판의 표적이 될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청년시절 헤겔은 프랑스 혁명에 열광하였다고 한다. 헤겔의 생각을 붙들고 있던 주제는 이성과 자유이었으며, 역사 속에서 이성을 가진 인간은 사회제도와 공동체의 관습을 합리적이면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런 노력의 과정을 헤겔은 역사 속에서 이성이 실현되는 과정으로 이해하였고, 이러한 이성의 실현이 가장 극적이고 구체적으로 전개된 것이 프랑스 대혁명으로 보았고, 그런 열광 상태에서 그의 역작 [정신 현상학]이 탈고 되었다고 한다.
헤겔이 [정신 현상학]에서 정신의 의미로 쓰는 독일어 Geist는 의식, 이성, 문화를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한다. 또 현상학은 헤겔의 고유 용어가 아니며, 현상은 아직 그 본질이 드러나지 않은 어떤 일이나 사물을 나타내는 것으로, 따라서 [정신 현상학]을 풀어보면 정신이 아직 완전히 그 본래의 모습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라 드러나는 과정에 있는 것을 의미 한다. [정신 현상학]에서 헤겔은 감각적인 의식으로부터 시작해서 절대적인 앎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고 한다. 헤겔은 모든 것은 의식의 내용으로 존재한다고 말한다. 헤겔에게 있어 절망은 지금의 삶이 부정되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아픔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지는 것 이므로 결국 그 고통이 삶을 성숙으로 이끌며, 그가 그려내고 있는 정신의 여정은 마치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원정을 끝마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기까지의 험난한 여정과 닮아 있다는 느낌이라고 한다.
사물의 본질은 감각적으로 확인되는 앎으로는 파악할 수 없으며, 모든 사물의 본래 모습은 서로 밀고 당기는 힘 이라고 보는 헤겔은 대상에 대한 고찰 속에서 자기자신을 파악하는 의식을 자기의식이라고 말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욕구가 부딪히고 세계는 세계정신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간다고 보았다. 또한 헤겔은 인간관계의 총체성을 생명이라고 표현하고, 인간을 유적인 존재로 바라보며, 헤겔의 이러한 생각은 최근의 사회이론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과 같은 헤겔의 핵심사상은 인간의 역사란 자본가와 노동자가 투쟁하는 역사이며, 그 투쟁의 근본적인 목적은 해방을 통한 인간자유의 실현이고, 이 실현의 근본적인 수단은 노동이라는 마르크스의 핵심사상에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자유를 향한 정신의 발전이라고 생각한 헤겔의 사상은 당시의 철학자, 정치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그가 죽자마자 비판에 휩싸이게 된다고 한다. 칼 마르크스가 대표적인 비판가중의 하나라고 한다. 물질이 사실은 추상적이며, 보편적인 개념이 더 현실적이라는 헤겔의 주장은 모든것의 궁극적 의미를 정신 속에서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인간은 정신적인 존재이기 이전에 물질적인 존재로 보면서, 삶의 근본적인 문제인 먹고 사는 것을 먼저 해결해야 하고, 그러한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동을 이해해야 한다고 보았다. 헤겔이 자연을 정신의 관점에서 해석한다는 의미에서, 그의 사상을 관념론이라고 한다면 마르크스는 정반대의 의미에서 유물론이 되었던 것이다. 즉, 헤겔 사후 포이에르 바흐와 마르크스의 헤겔 비판은 관념론적 사유로부터 유물론적 사유로의 전환이 일어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들에 의해 완성된 유물론적 체계는 1919년 레닌의 소비에트 혁명으로 현실을 변혁하는 무기가 되어 전세계를 지배하기 시작하였으나, 1989년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현실세계에서 물러나기 시작했다.
마르크스와 바흐의 헤겔 비판이 근대체계 안에서의 비판이었다면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근대체계의 구조 그 자체와 [정신 현상학] 자체를 비판대상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들은 주장하기를 진리는 고정불변적인 실체가 아니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주체이며, 역사는 주체로써의 이성의 자기실현 과정이고, 이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유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사유도 결국은 마르크스의 경우와 같이 헤겔과는 다른 자유의 조건을 제시한 것뿐이었다. 즉, 비판하는 이론이 비판 받는 이론의 근본이념에 동조하게 되는 역설이 일어난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정신에서 이성으로 이어지는 헤겔을 읽고, 마르크스와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의 헤겔 비판을 읽으면서 계몽주의 시대의 관념론과 근대의 유물론을 사유해볼 수 있는 지식의 오디세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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