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일단 근래에 본 최고의 소설 중에 하나였습니다. 도시에 버려진 건물을 탐험하는 크리퍼들이 있습니다. 수학여행으로 불국사를 가는 것처럼, 이들은 과거의 영광을 누렸지만 지금은 버려진 그런 건물을 찾아서, 그 곳이 간직하고 있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이며 인디아나 존스와도 같은 고고학자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탐험의 시간이 오랜 옛날이 아니라 기껏해야 100년 이내라는 점이 다르겠지만요. 도시에 버려진 호텔 건물을 탐험하려는 이들에게 어느날, 르포 기자라는 사람이 함께 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이 사람은 르포 기자는 아닙니다. 실종된 아내를 찾고 있는 전직 특수부대 출신 용병이지요. 주인공은, 아내가 사라지기 직전에 만난 사람의 소유물인 이 버려진 건물을 조사하기 위해, 마침 이 건물을 탐험하려는 도시탐험가들과 함께 하기로 했고, 그 댓가로 건물에 숨겨진 마피아의 보물을 찾아주기로 약속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건물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도둑들과 조우하게 되고, 이들의 인질이 되어 목숨의 위협과 고문을 당합니다. 그렇게, 보물을 탈취 당하고, 묶여서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 건물 안에 또다른 진짜 괴물과 마주치게 되지요.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의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흐름과 비슷합니다. 납치범이 인질을 데리고 들어간 술집에서 뱀파이어들의 습격을 받자, 납치범과 인질들이 서로 힘을 합쳐서 새벽까지 싸운다는 이야기... 방금 전까지 자신들을 죽이려던 도둑들과 다시 힘을 합쳐, 진짜 괴물... 바로 건물의 주인이며, 건물이 숨겨둔 비밀의 핵심인 인물... 어린시절 어버지에게 폭행을 당하다가 결국 아버지를 스스로 죽이고, 백만장자의 손에 의해 구해졌지만, 과거의 기억은 그를 괴물로 만들었던 것이지요. 그런 괴물도 사랑을 찾아 헤멨지만, 킹콩의 사랑이 좌절된 것 처럼, 그 역시 자신의 광기로 인해, 사랑하는 여성을 스스로 죽일 수 밖에 없었고, 그런 광기 때문에, 양아버지도 죽게 만들고, 타인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고독속에서 스스로 더욱 괴물이 되어버렸던 남자였습니다. 미노타우르스같은 그와 그의 미로 같은 건물 안에서 주인공은 그가 자신의 아내의 납치범이자 살해범임을 알아내고, 그와 마지막 결전을 벌입니다. 결전의 끝에서 악당은 쓰러지고, 그의 비밀의 미궁은 함께 무너지지요. 눈앞에서 각 장면들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필력과 조금은 억지스럽지만, 글을 읽는 동안은 절대 의문은 던질 수 없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 돋보이는 멋진 수작이었습니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이 책의 판권을 사서 영화로 만든다면, 정말 멋진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
이 책의 도시탐험가들이 방문하는 곳은 고대 유적이 아니라, 폐쇄된지 몇 십년이 되지 않은 오래된 백화점과 같은 옛 건물들이다. 전 세계에 도시탐험가들이 있으며, 이들은 폐쇄된 건물 안을 관찰하며, 마치 그 시대에 살았던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이 소설의 배경인 미국의 도시탐험가들이 방문하는 곳은 한 때 사람이 살았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디트로이트와 같은 도시들이다.
아무도 없는 밤길을 걷고 있으면, 낮의 열기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마치 다른 세계의 다른 공간에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이 밤의 거리에 매료되는 것은 이런 느낌때문일 것이다. 도시탐험가들은 그런 매력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오래되어 무너질지 모를 건물들을 탐험하며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바라본다.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사진 뿐이며, 그 무엇도 남겨서는 안 된다. 이는 이들이 도둑이 아니라 학자라는 자부심의 증명이기도 하다. 침입했다는 사실 자체를 없애고 그들만의 사이트에 남겨진 사진으로만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공개적으로 허가를 받으려 한다면 안정성을 이유로 아무도 허가를 해주지 않을 것이며, 아직 사유지인 경우에는 시비가 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이런 행위는 불법이며, 들킨다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취미이다.
이들이 방문하는 곳은 폐쇄된 오래된 호텔이며, 이 호텔은 시대를 앞선 괴짜 호텔주의 손에 지어진 피라미드 형의 건물로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뛰어난 배수시설로 그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다. 혈우병을 앓고 있어 바깥에 나갈 수 없는 외로운 주인은 호텔의 구석구석에 비밀통로를 만들어 놓고 호텔 안에 자기만의 왕국을 만들어 두었다.
이 호텔에 방문하는 사람들은 노학자와 젊은 학자 셋, 그리고 신문기자이다. 그러나 이야기가 진행되면 이들이 보이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아무도 없다고 믿었던 호텔에는 다른 누군가가 있다. 이 호텔에서 살아나간 사람은 단 한 명 뿐이며, 이 소설은 시간의 순서에 따라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각적인 상상력을 매우 자극하는 소설로, 이 작가는 영화 람보의 원작을 쓴 적이 있다. 이미 영화화시킨 대작을 가지고 있는만큼, 소설은 영화로 바로 만들어도 될 만큼 독자에게 선명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괜찮은 작품이 될 것이다. |
|
|
사람들이 떠난 버려진 도시에서 수십 년간 닫혀 있었던 미국의 한 호텔이 무대다.
눈이 하나이거나 꼬리가 둘인 쥐가 불쑥 나오고, |
|
버려진 공장, 호텔, 빌딩, 지하철, 학교, 묘지 같은 폐허를 돌아다니며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을 크리퍼스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크리퍼스는 스스로를 도시탐험가, 도시모험가, 동굴탐험가라고 부른다고 한다. 작가 데이비드 모렐은 이들을 소재로 화끈한 호러풍 스릴러를 만들어냈다. 도시탐험가들은 매끈하게 뽑혀나온 일급 스릴러이다. 도시탐험가들이라고 하면 꽤나 낭만적으로 들린다. 폐허에 얽힌 숨겨진 역사를 찾아보고 음미한다는 크리퍼스의 주장은 일견 고상해 보인다. 교수, 기자, 대학원생인 크리퍼들의 직업도 고상한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보면 크리퍼스는 사유지를 무단침입한 침입자에 불과하다. 살인, 강도 같은 심각한 범죄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어쨌든 범죄는 범죄다. 초반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시간이 갈수록 호러스럽게 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한다. 자신을 기자라고 소개한 발렌저는 흥미로운 기삿거리가 될 것 같다며 크리퍼스 팀에 합류한다. 발렌저가 합류한 팀은 콩클린 교수가 이끄는 팀으로 릭, 코라 부부와 비니가 팀원이다. 이들은 수십 년간 버려진 패러곤 호텔에 성공적으로 잠입한다. 호텔의 주인 칼라일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인물이다. 혈우병을 앓았다는 그는 평생을 호텔에서 생활하며 한 번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칼라일은 호텔 이곳저곳에 비밀 통로를 만들어놓고 투숙객들을 훔쳐봤다는 괴팍한 인간이다. 이런 호텔에 들어왔으니 편하게 나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꼬리 두 개 달린 쥐와 다리가 다섯 개인 고양이는 불길한 일의 전조에 불과하다. 작가는 괴팍한 호텔주인과 호텔에서 있었던 각종 사건사고들을 늘어놓아 으스스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냈다. 유령이 튀어나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이다. 호텔에서 일어난 살인, 자살, 실종을 감안하면 당연히 유령호텔로 변모해야 한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이다. 사실 이쯤 읽었을 때 유령이 튀어나올 줄 알았다. 90 넘게 살았다는 칼라일은 유령으로 안성맞춤인 인물인 것이다. 작가 데이비드 모렐은 유령보다 더 무서운 존재를 준비해 놓았다. 역시 유령보다는 사람이 무섭다. 진짜 침입자들이라 불릴만한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크리퍼스의 악몽은 시작된다. 진짜 무서운 일은 낭만적 모험이 목적인 것 같았던 크리퍼스들의 목적이 사실은 다른 데 있었다는 것이다. 몇몇 크리퍼스는 선의의 뜻에서 동료를 속이지만 이미 그것으로서 낭만적인 모험이라는 원래의 목적은 파괴되어 버렸다. 낭만적 모험이라는 크리퍼스의 순수가 파괴되어 버린 자리에 남는 것은 무단침입자라는 범법의 이미지 뿐이다. 크리퍼스와 침입자의 충돌, 그리고 이어지는 새로운 상황과 갈등은 글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흡입력이 대단하다. 금고를 열었을 때 나타나는 상황처럼 의표를 찌르면서 빠르게 진행되는 스토리는 감탄을 자아낸다. 뜨거운 여름밤을 식혀준 훌륭한 독서였다. |
|
10월 말, 쌀쌀했던 토요일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발렌저는 불길한 부서진 종소리에서 나는 듯한 소리가 들렸을 때, 돌아서야 했다. 공포의 길고 긴 하룻밤이 시작된다는 것을 예감했다면.......
10월 밤, 쌀쌀했던 토요일 밤에 수십 년간 악몽과 숱한 비밀을 간직한 패러건 호텔을 탐사할 목적으로 비밀리에 콩클린 교수를 필두로 하여 크리퍼스들이 모이게 된다. 발렌저는 기자 신분으로 크리퍼스들과 함께 도시 탐험에 대한 기사를 쓸 목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탐험에 나서려고 모이게 된다. 교수는 패러건 호텔의 탐사 목적을 이틀 후면 도시계획으로 철거될 예정인 호텔에 대한 연구와 순수한 호기심에서라고 하면서도 호텔에 대한 솔깃한 전설을 들려주게 된다. 괴짜 천재 부호 모건 칼라인이 자신이 지닌 혈우병과 광장공포증으로 인해 자기만의 성, 패러건 호텔을 지어 한 평생을 그곳에서만 머물다가 죽기 바로 직전에 호텔에서 나와 해변가에서 아흔 두살의 나이로 자살했다는 이야기와 금괴가 가득한 비밀금고, 원숭이 사체가 담긴 가방, 호텔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들을 일행들에게 들려주게 된다. 크리스퍼들과 발렌저는 강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패러건 호텔로 탐사를 떠나게 되고 수십 년간 간직한 악몽과 끔찍한 기억의 실체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결코 끝날 것 같지 않은 길고 긴 여덞 시간의 공포를 체험하게 되고 서로 간직한 비밀과 호텔이 숨기고 있던 과거의 악몽이 현재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되고 경악하게 된다.
'도시 탐험가들'은 우선 끔찍하고 악몽같은 여덞 시간을 화끈하고 격정적으로 숨막히게 달린다. 그래서 덩달아 함께 숨가쁘게 달리게 된다. 처음엔 크나큰 비밀을 간직한하고 긴 세월을 호텔 안에 묶어 둔 패러건 호텔 탐사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했는데 막상 패러건 호텔 탐사가 시작되고 호텔이 간직한 어두운 과거와 현재의 사건들은 순식간에 공포가 가득한 어둠의 심연을 보여주게 된다. 이제 그들은 악의 실체가 되어버린 살인마에게서필살적으로 살기 위해, 패러건 호텔을 탈출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만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서 점점 더 극적으로 변해가고 흥미진진해진다. '도시 탐험가들'은 호러 서스펜스 스릴러에 완벽하게 걸맞는 소설, 잠시나마 더위를 잊게 해준다. |
|
범죄, 스릴러를 피한다고 골라온 건데 공포 스릴러네요. 하하. 하긴 표지에서 음산한 느낌이 들기는 해요. '람보'의 원작을 쓴 데이비드 모렐의 '도시탐험가들'입니다. 대단한 분이셨네요. 딘 쿤츠의 '남편'과 마찬가지로 모중석스릴러클럽에 뽑힌 책이예요. 모중석스릴러클럽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책이 더욱 기대됐답니다.
버려진 건물에 몰래 잠입해 흔적을 남기지 않고 탐사를 하는 사람들을 크리퍼 혹은 도시탐험가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없지만 외국에서는 꽤나 많은 사람이 도전한다고 하네요. 이 책은 수십년간 봉쇄되어 있었던 패러곤호텔을 탐험하는 8시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초반부분은 조금은 으시시한 탐험이야기같지만 중반부분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책을 보는 사람도 긴장하게 됩니다. 공포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어요. 책이 술술 읽히면서도 스릴이 넘쳐요. 정말 구성, 인물, 스토리 모든면에서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인물의 등장, 반전 등이 더 재밌는 책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있구요.
이 책이 영화로 만든다면 꽤나 흥행할 것 같은데 그런 소식은 없네요. 책에 써있는 액션들이 화면으로 볼 수 있었음 했는데 아쉬워요. 전 정말 재밌고 빠르게 읽었어요. 여러분도 속는 셈 치고 한번 읽어보세요!! 추천 !
|
|
영화 "람보"의 원작자인 데이비드 모렐의 작품. 도시 탐험가라 자칭하는 일행이, 오랜세월 버려져 있는 한 대형 호텔건물 안에서 겪게되는 공포의 하룻밤을 그리고 있다. 도시탐험가(크리퍼스)란, 버려져 있는 건물, 군사시설, 극장이나 지하터널등에 몰래 숨어들어가 탐험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폐허 안에는 오래된 역사가 보존되어 있다는 관점에서 이와같은 탐험을 즐기는 그룹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대부분은 위법행위다. |
|
서점에서 책을 보는 순간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근현대의 버려진 도시 문명을 탐험하며 역사와 스릴을 동시에 느껴가는 도시탐험가들! 나로선 처음 본 소재였고, 너무나 신선했고, 강렬한 느낌의 표지도 마음에 들었다. 거기다 간만에 보는 데이비드 모렐도 반갑고 브램 스토커상 수상작이라니 더욱 기대 만발이었다. 작품은 첫 설정부터 나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곧 철거될 예정인, 그러나 한때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버려진 호텔 패러곤을 탐사하기 위해 준비 작업 중인 크리퍼스. 교수가 설명하는 패러곤 호텔의 역사는 등골이 오싹하면서도 음산하다. 또한 패러곤 호텔의 입구에서 만난 수많은 돌연변이 쥐들과 다리가 다섯 개인 고양이 대목에서는 이 작품이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어 가슴이 졸아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인디애나 존스 류의 모험소설이겠거니 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느껴지는 건 이야, 공포소설이구나 하는 것이었고 기대심은 증폭되었다. 각각의 호텔방에 얽힌 슬프고도 무서운 미스터리도 좋았고 중간중간 들어있는 '모험소설'로서의 느낌도 정말 재미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책을 놓을 새 없이 다 읽어버렸다! 당최 뒷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는 것이 아찔할 정도였다고 해도 좋겠다. 그러나 사실, 중반 이후부터는 처음의 기대감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다. 먼저 쓴 다른 회원님의 리뷰에서도 읽었지만, 그 중반이라는 것은 난데없는 '그들(이름이 생각나질 않는다)'의 등장부터다. 삼인조로 구성된 '그들'의 등장부터 소설의 신비감은 많이 깨어지고 말았다. 왠지 처음-중간-끝이 모두 다른 이야기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소설 같다고나 할까. 주인공의 과거사도 솔직히 이야기에 잘 녹아들진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칭찬할 수밖에 없는 것은, 정말 신선한 소재 때문이다. 또 어쨌든 이야기를 끌어가는 유명 작가의 힘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데이비드 모렐의 이름이 괜히 유명한 건 아니다). 여름밤에 읽을 걸 그랬다. 밤에 읽으면 공포감이 훨씬 더하다! |
|
영화 「람보」의 원작자인 '데이비드 모렐'에게 2006년 브램 스토커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고, 아직 건재한 '액션 스릴러의 거장'이 '호러 서스펜스'까지 접목시켜 탄생한 작품이 『도시탐험가들』이다. 많은 이의 추천을 받은 터라 기대하며 책장을 넘겼다. '크리퍼스(Creepers)'라 불리는 그들은 스스로를 '도시 탐험가' 혹은 '도시 동굴학자'라고 부르며, 잊혀진 도시의 버려진 건물을 탐험하는 일을 한다.
이 책의 '비등점(끓는점)'은 딱 한 페이지를 넘기고부터다. '도시 탐험가'라는 매력적인 활동에 대해 들으면서부터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며 단숨에 이야기에 매료된다. 그들의 활동은 사유지를 불법으로 침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공식적이고, 많은 위협적인 장애물들과 치명적인 부상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하지만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 도시 탐험가 단체가 실제로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렇게 모인 콩클린 교수와 그의 제자들, 비니, 릭, 코라와 취재를 위해 동행을 요청한 기자 발렌저가 애즈버리 파크에 있는 '패러건 호텔'에서 겪은 8시간의 공포를 그린 이야기다. '패러건 호텔'은 혈우병과 광장 공포증이 있는 괴짜 부호 '칼라일'이 지은 호텔로, 외관은 '마야 유적의 피라미드'를 본딴 7층 건물이고 내부는 최신식 설비를 갖췄다. 그는 부상의 두려움 때문에 70평생을 호텔에서만 머물렀다.
자신의 건강에 힘쓰던 그가 1968년 이후부터 호텔에 손님을 더이상 받지 않고, 호텔의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홀로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1971년에 그토록 두려워하던 밖으로 나와 해변가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과연, 1968년엔 무슨 일이 있었고, 그가 자살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그들의 궁극적인 물음이고, 독자가 유념해서 그 대답을 찾아야 할 질문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콩클린 교수에게 폐허가 된 건물은 현재의 두려움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공간이었고, 그는 현실보다는 과거에서 마음의 안정을 느꼈다. 그는 저자인 '데이비드 모렐'의 기억을 가진 인물이다. 그리고 그의 제자들은 시간의 터널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에서, 건전지에 압축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하는 것처럼, 그 속에 담겨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과거의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추락의 위험에서 비니와 교수의 목숨을 구해준 발렌저의 영웅적인 이미지는 '람보'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아쉬웠고, 그로인해 그는 릭의 의심까지 샀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교수를 구하기 위해 철수를 감행한 그들의 앞에 갑작스레 세 명의 악당이 등장한다. 잔인하고 포악한 세 명의 악당들은 전설적인 갱 '카마인 다나타'의 스위트 룸에 있는 비밀금고에서 금화를 꺼내기 위해 그들을 인질로 잡는다.
그 후에 많은 이야기와 새로운 인물과 숨겨진 비밀이 등장하지만, 세 명의 악당이 등장하는 시점에서 부글부글 끓던 이야기가 서서히 잠잠해져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다친 교수를 데리고 호텔을 빠져 나가는데도 무수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 텐데, 그러한 무리수를 띄워야 했을까? 더 극한의 공포를 맞보게 하려고? 그것은 다음에 등장하는 R만으로 충분했다. 그는 내가 읽은 소설 중에 최악의 인물이었다.
R의 등장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기에, 주인공이 뒤늦게 R의 정체를 알게 됐을 때, 뒷북치는 것만큼 담담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주인공 일행을 한 공간에 몰아넣고 서서히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습과 그것을 즐기며 그들을 농락하는 모습은 간담을 서늘하게 하고 공포스러워 땀이 삐질나게 만들었다. 영화 제작이 용이할 정도로 치밀한 묘사는 실시간(?) 시각화를 가능하게 해, 손에 땀을 쥘 정도의 액션과 오금이 저릴 정도의 공포를 선사했지만, 전반적으로 조금은 아쉬운 감이 남는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