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은 어느 요리사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의 비밀. 천장에 숨어 작은 구멍을 뚫고 얻은 닌자의 비밀처럼 의도적으로 엿들은 것도 아니고, 그것을 남들에게 공공연하게 떠벌리지도 않았지만 비밀의 당사자들에게 그는 명백한 위험요소이다.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이 요리사는 비열한 인간으로 비춰진다. 그의 멋들어진 콧수염은 볼썽사나운 치장이고 표정 없는 시선은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아 거슬린다.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 한다>(웅진지식하우스. 2007)는 제목에 언급된 ‘모두’의 비밀을 알고 있는 출장전문요리사 네스터의 죽음을 파헤치는 추리소설이다. 모두가 그들 죽이고 싶어 하고, 그는 죽었다. 하지만 이 죽음의 정확한 진상은 소설의 끝에 가서야 밝혀진다.
추리소설이기에 이 책의 기본적인 즐거움은 살인자와 그 동기를 알아내는데 있지만 ‘비밀’이라는 소재로 인해 단순한 사건과 사고의 틀을 벗어나는 색다른 맛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바로 네스터에게 비밀을 들킨 자들과 그것을 궁금해 하는 자의 심리이다.
남의 귀에 들어간다면 창피 당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생의 파멸을 야기할 만한 비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런 비밀을 가진 자라면 그것을 꽁꽁 숨겨놓고 노심초사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들, 섬뜩한 치부를 가진 이들은 되레 그 비밀이 탄로 나길 바라는 것처럼 보인다. 경우는 조금 다르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같은 심정에서였을까. 아니면 만천하에 치부가 드러나 고립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다 지쳤기 때문일까. 분명한 것은 그들이 비밀을 알고 있는 네스터로 인해 자신이 판 함정에서 빠져나온다는 것이다.
남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어둡고 추한 과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에서 성공해 부와 명예를 쥐고 있는 그들을 순간순간 나약하게 만드는 단 하나의 요인이다. 때문에 그것은 단순히 불안함에 그치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인생을 좀먹기 시작한다. 이때, 그 곪다 못해 썩어가는 비밀을 한 남자에게 들킴으로써 그를 제거 하겠다는 단순하고 열정적인 목표에 몰두하게 되고 이전의 나약한 모습은 간데온데없어진다.
결말이 정해지고 일련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아귀가 맞는 구성의 추리소설의 경우 종종 터무니없는 반전으로 독자를 실망시키곤 한다.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 한다> 역시 그러한 판단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어느 작가의 말처럼 문제는 그 연결고리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느냐이다. 소설은 상상력의 발현이기에 자유롭지만 항상 독자의 수긍을 얻어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조심스럽게 판단컨대 이 소설은 독자의 설득력을 얻기에 충분하리라 본다. 더불어 비밀을 지닌 채, 혹은 베일에 싸인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을 지닌 채 살아가는 ‘모두’의 모습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비밀은 언제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로 인해 ‘난 궁금한 건 못 참아. 절대 비밀 지킬게 나한테만 말해줘’라며 누군가를 조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비밀을 알게 된다면 누군가에게 ‘이건 절대 비밀인데, 꼭 너만 알아야 돼’하며 속삭이고 싶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이 소설의 중요한 비밀을 밝히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것처럼 말이다. |
|
이야기는 요리사 네스터가 출장 연회를 마치고 난 후 새벽 4시에 영하 30도의 냉동고에서 얼어죽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칼에 찔리고 총에 맞고 중독되고 목졸리는 등등 다른작품에서 이미 수많은 살해장면이 등장했었지만 냉장고에서 얼어죽는건 또 처음이더군요. 특이한만큼 초장부터 쉽게 몰입할수있었습니다. 어째서 네스터가 안에 있는데 열어놓은 냉동고의 문이 닫혔는지, 왜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지 네스터가 찟기를 주저했던 소중한 듯한 그 비밀일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건지 시작부터 궁금해서 견딜수 없는 밑밥을 잔뜩 뿌려놓습니다. 그리고는 등장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거슬러 올라오면서 다른인물들이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하는 이유가 조금씩 드러납니다. |
|
제목과 표지에 끌려 보게된 소설.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 네스터라는 인물이 어떻길래 모두들 그를 죽이고 싶어할까? 나로써는 스페인 소설이 처음이라 조금 모험을 감행한것이지만 나쁘지않았다. 처음 등장에서 네스터는 바로 죽는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인연이 얽히게 되는지 천천히 설명해나간다. 네스터는 페스트리의 장인, 파티의 요리를 준비하는 사업가이다. 그리고 네스터에게는 세명의 조수가있다. 네명의 조수중 친구같은 젊은이 카롤로스의 그림속 연인때문에 찾아간 점성술사에게서 네스터는 네명의 T가 모이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듣지만 무시하는데... 네스터는 네명의 T가 모인날 냉동고에서 얼어죽는다. 실로 사고같아서 살인이었다고는 생각하지못하지만 모두들 네스터가 죽기를 바랬던 사람들이라 요리사의 죽음을 오히려 행운으로 여기는데.. 처음부터 네스터는 죽었고 이야기는 그 다음 죽기까지 어떻게 네명의 T가 네스터와 연결되는지 그리고 끝까지 누가 네스터를 죽음으로 이끌었는지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끝까지 읽을수밖에 없는 구성. 누가 네스터를 냉동고에 가두었나? 의문을 풀기위해서 집중할수밖에없었다. 추리소설같으면서도 이야기같은 소설. 재미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을 읽는동안 자신이 알지못하는곳에서 누군가 내가 죽기를 바라고있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문득들었다. 내가 알지못했고 의도하지도 않았지만 누군가에겐 내가 위협적인 존재가 될수있는 상황. 이건 세상에 너무 많은 오해가 깔려있기 때문인듯하다. 어쩜 네스터는 그 오해로 죽음에 이른걸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나의 죽음을 바라는 끔찍한 상황이 되지않을려면 최대한 오해는 줄이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이야기. 엉뚱한 교훈을 추리해내는 나도 어쩜 이 소설을 오해하고있는건 아닐까? |
|
카르멘 포사다스, 라는 낯선 이름의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아무 이유없이 <보르헤스와 불멸의 오랑우탄> 같은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맥베스의 분위기에 아가사 크리스티가 추리 소설 형식으로 인간의 내면과 운명에 대해 써 볼 테다 하는 신념으로 쓴 듯한 소설이어서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마담 롱스태프의 예언처럼 네 개의 T가 모이는 바람에 몰스킨 노트에 디저트 레시피를 적어 오던, 세 개의 T가 알려지길 원치 않았던 비밀을 알지만, 정작 본인은 밝힐 생각도 없었던, 그리고 그만큼의 비중도 두지 않았던 네스터 채핀치의 죽음.
1부 영하 30도의 냉장고
사자의 기개를 간직하고 자부심을 가져라. 누군가 초조해하든, 어디서 반역자가 나타나든 개의치 말라. 버남의 대삼림이 던시네인의 높은 언덕까지 오지 않는 한, 맥베스는 결코 멸망하지 않으리니.
-세익스피어, <맥베스> 4막 1장-
2부 용의자들: 3월의 어느 여섯 날
점쟁이: 3월 15일을 조심하시오. 시저:그는 몽상가다, 내버려 두고 가자.
-세익스피어 <줄리어스 시저> 1막 2장-
3부 마지막 행적: 출발하기 전날 밤
외딴 언덕에 떨어져 앉아 섭리, 통찰, 의지, 운명, 정해진 운명, 자유의지, 절대 예지에 대해 보다 고상한 사색에 잠겨보지만, 결론을 얻지 못하고 미궁에 빠질 뿐이다.
-밀턴 <실락원> 2권-
4부 거울 놀이
"이 사건에는 천상이나 지옥에서 떨어지는 벼락과는 다른, 뒤틀리고, 추악하며, 복잡한 특성이 있다네. 달팽이가 지나간 비뚤어진 자취를 알 수 있듯이, 난 저 사람이 지나간 비뚤어진 자취를 알 수 있지."
-G.K. 체스터튼 <브라운 신부의 결백>-
|
|
추리소설하면 가장 먼저 '에드가 앨런 포'의 <모르그가의 살인>과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가 떠오른다. 모두 어머니의 추천으로 읽었던 작품으로, 읽기 시작하면 잠시라도 멈출 수 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흡입력이 강한 작품들이다. 일반적으로 추리소설은 - 현대 추리소설의 트릭은 다양해졌지만 - 범죄에 관한 비밀을 증거에 입각하여 논리적으로 서서히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는 것이 특징이다.
네스터 채핀치
네 개의 T에 사악한 기운이 있다...?
에르네스토 텔디
아멜라 텔디
세라핀 투스
클로에 트리아스
점성술사의 예언대로 이름에 T가 들어가는 위 4人은, 이유는 제각각 다르지만 모두 네스터가 죽기를 바라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은 우연히 그런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이다. 나 역시 나의 치명적인 약점을 다른 사람에게 들켰을 경우엔 그 사람이 사라졌으면 하고 바랄 것이므로..
|
|
왜 사람들은 모두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할까? 마담 롱스태프의 말대로 운명의 장난인가? 네스터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네개의 T가 그토록 밝히고 싶어하지 않는 그들의 비밀을 알고있었고, 침묵을 신조로 삼는 네스터가 그 비밀들을 누설할 생각이 전혀 없음에도 부에대한 욕망, 성에 대한 욕망, 사회적으로 인정받을수 없는 것에 대한욕망, 그리움에 대한 욕망으로 네개의 T는 사람의 욕망이란 그것을 지키기위해 다른사람의 삶까지도 망쳐버릴 수 있다.
하지만 정답은 없다. 오랜만에 손에서 놓기 힘든 책을 발견했다. 오늘 집에가서 한번더 한번더 읽어봐야겠다. |
|
얼굴부터가 심상치 않은 남자가 담겨진 표지와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는 의문점이 생기게 하는 제목, 마지막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유명하다고는 하지만, 부끄럽게도 난 애거서 크리스티에 대해서 잘 모른다)의 완벽한 추리와 셰익스피어의 매혹적인 비극이 만났다!'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부터 궁금증과 함께 '꼭 읽어보리라'하는 생각이 들었다.
1부 <영하 30도의 냉동고>에서 초콜릿 퐁당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요리사이자, 패스트리 장인인 네스터 채핀치는 영하 30도의 냉동고에서 불쌍하고 우습게도 얼어 죽고 말았다. 누구의 짓일까, 누가 네스터를 냉동고에 가뒀을까, 이 책을 읽자마자 네스터가 죽으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네스터는 성공적으로 끝난 파티 덕분에 행복해져 있었기 때문에 네 개의 T를 주의하라는, 그런 마담 롱스태프의 예언은 잊었다. 하지만 그 곳엔 네 개의 T인 유명한 미술 수집상 에르네스토 텔디, 에르네스토 텔디의 부인인 아델라 텔디, 존경받는 판사 세라핀 투스, 카렐의 여자친구인 클로에 트리아스가 있었다. 그들이 같이 뜻을 모아 네스터를 죽였는지 아니면 네 개의 T 중 한 개의 T가 네스터를 죽였는지는 아직 모른다.
2부 <용의자들:3월의 어느 여섯 날>, 3부 <마지막 행적:출발하기 전날 밤>에선 살짝 지루했던 부분이 있었다. 범인을 암시하는 것 같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하게 만들었던, 그리고 뭔가 계속 반복된다는 생각때문에, 하지만 이 책을 읽는 흥미를 더 해주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는 부분이었다.(왠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4부 <거울놀이>에서 '아, 이제야 범인을 알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지만, 범인은 나중에야 알 수 있었고 조금은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 추리소설은 끝까지 범인이 나올때까지 읽어봐야지 알 수 있었다. 범인을 알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범인이었기 때문에(나만 그랬는지도 모른다;), 이런 당황스러움과 나름 재미있고 흥미롭게 말도 안되는 추리를 하면서 읽는 즐거움이 더해 이 책이 더 흥미로웠는지 모른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스페인 최고문학상이라는 플라네타상 수상작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
|
모든사람의 치명적인 비밀을 알고 있는 네스터..그가 영하 30도의 냉동실에 갇혔다. 네스터는 일류요리사다 그가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자신의 음식법을 적어놓은 노트, 그 귀한 노트를 찢어 추위를 이기고자 할 정도로 고통을 받다 천천히 냉동실안에서 죽어간다. 여러명의 용의자들 다 살인동기는 있다. 군부와의 은밀한 거래로 무고한 사람들을 죽게한 미술상, 여동생 남편과의 불륜으로 동생을 자살로 몰고간 귀부인, 소아성애의 욕망을 버리지 못한 존경받는 판사,아마 다들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 했을 것이다.
이 책은 역시 추리소설답게 흥미진진한 내용과 반전이 숨어있다. 끝까지 숨죽이며 도대체 누가 네스터를 죽인거지?라는 궁금증이라 책 한장한장을 넘긴 것 같다.
꼭 눈앞에 상황을 펼쳐진 느낌이 들었고, 내 손이 축축해 질 정도로 긴장한 것을 느꼈다.
추리소설을 즐기고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
|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새가 듣는다, 하였던가. 이 세상에 비밀은 없다.
요리사 네스터 채핀치는 고위인사들의 비밀을 알고 있다. 물론 그들의 비밀을 발설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운명은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네스터가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면서 약점은 그들은 괴롭히고 결국 네스터에 대한 살의가 싹트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네스터는 영하30도의 냉동고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요즘 많은 작품들이 출판되어 나오고 있는데, 신간으로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일본 문학이 아닌가 싶다. 나 자신도 그렇고 그런 책이 많이 나오다 보니 어느새 익숙해져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가끔 이렇게 다른 작품을 만나면 왜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되었는가하는 의문을 떨치고 책을 펼쳤다. 책의 편집이 참으로 보기 편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리고 가장 놀랐던 것은 작가가 여자였다는 것, 너무 짧은 지식에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점점 더 책에 끌리게 되었다.
문장이 간결하고 책의 내용도 눈에 쏙쏙 들어오니, 책에 푹 빠져 다 읽을 때까지 손을 놓지 못했다. 결말에 가까워 질수록 흥미진진해졌다. 그리고 애거서 크리스티식 반전, 이랄까. 조금 뒷통수 맞은 기분도 들었지만 오랜만에 재미있는 작품을 읽었다고 생각한다. |
|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맛깔스런 형광빛의 표지가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모두가 네스터를 죽이고 싶어한다>는 그 제목만으로도 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책이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완벽한 추리와 셰익스피어의 매혹적인 비극이 만났다! 는 띠지의 글들에 또 한 번 설레이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영하 30도의 냉동실에 한 '네스터 채핀치' 라 불리우는 한 요리사가 갇혀 얼어죽게 된다. 그 죽음을 발단으로 그가 죽기까지의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소설은 아무런 복선도 던져주지 않는다. 추리소설은 독자가 탐정이 되는 듯할 때 비로소 활기를 띄게 되는 것인데 이 소설은 좀 달랐다.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사망사건이라면 살인사건이 대부분의 경우일 것이다. 그 피해자를 둘러싼 탐정의 수사. 용의자들의 알리바이. 이 모든 것이 절묘히 숨가쁘게 돌아가는 것이 적어도 내가 본 기존의 추리소설이었다. 학창시절 애거서 크리스티나 에드가 알렌 포우의 추리소설을 여럿 읽었던 기억이 있다. 많은 용의자들 중에서 진짜 살인범을 찾아내는 것은 묘한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많이 적중한다는 사실은 '내 두뇌가 명석하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 불러일으키곤 했다.
그런데 이 추리소설은 다르다. 전혀 다르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탐정도 없으며 '네스터를 의도적으로 죽이려한 용의자도 가해자도 없다' 그러나 네스터는 영하 30도의 냉동실에 갇혀 죽는다. 그렇기에 이것은 정말 처절한 비극이다. 한 선량하고 재능있는 요리사는 사람들의 비밀을 많이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죽게 된다. 그러나 그에게 책잡힐 짓을 한 자들은 정작 그를 죽이지 않았다. 이 사건은 우연에서 시작해 우연해서 죽게 되는 아주 기막힌 결과를 가져온다.
모든 추리소설은 숨가쁘게 진행이 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이게 추리소설인가 싶은 정도로 더디 진행되고 인물 인물들의 내면 깊이까지 묘사하는데 공을 들인다. 그러다보니 조금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었는데 이야기가 끝을 치닫게 될 수록 추리소설 본연의 모습을 지니게 되는 듯 싶었다.
스페인소설은 처음인 듯 하다. 이국적인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책이기도 했으며 '추리소설은 반드시 이래야만 한다' 는 공식을 속시원히 깨버린 새로운 발상의 추리소설이다.
당신들은 어떠할 것인가? 치욕스러운 당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그 자의 입을 막기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