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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군가를 항상 미워한다. 물론 그것은 나에게 나쁜 짓을 한 사람에게 향한 미움일 수도 있고 혹은 나에게 아무 짓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향한 미움일 수도 있다. 원인이 없는 미움은 어째서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그것은 자신에게 내제된 ‘시기’ 때문이다. 나에게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도, 준 것 없이 미운 사람. 시기라는 마음은 자신이 만들어낸 미움이며 심지어 자기 자신이 시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 조차 눈치 채지 못한다.
누구나 시기를 한다. 그것은 당연하다. 신화에서 헤라는 아름다운 아프로디테를 시기하고 아프로디테는 에로스가 사랑하는 프쉬케를 시기한다. 이렇게도 시기는 오래된 마음이다. 오래된 만큼 사람들은 그 시기가 너무나 가까이 있기에 얼마나 나쁜 것인지도 알지 못한다. 위에서 말했듯 눈치 채기도 힘든 시기이기에 더더군다나 시기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다. 그 시기하는 마음을 우리는 알아채도 토로하지 못한다. 스스로가 시기하는 자신의 모습이 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기는 다른 욕망들에 비하여 더욱 은밀하고 더욱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 책에 그러한 시기에 대한 많은 예를 보여준다. 소설 속의 대사 속에서, 캐릭터의 모습에서 우리는 시기를 읽는다. 시기는 우리가 아는 것보다 치명적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는 시기를 깊은 곳에서 키운다. ‘나는 이러한데 남들은 어째서?’라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시작으로 하여, 결국에는 너를 파멸하기 위해서라면 나도 기꺼이 파멸의 길을 걷겠다, 하는 것이 바로 시기인 것이다. 시기하는 마음을 가짐으로써 대상자를 따라잡기 위해서 노력하는, 발전적으로 작용하는 시기는 그 수가 매우 적다. 보통의 시기는 그가 너무도 싫고, 나의 비참함은 상대적으로 상승하며 결국에는 그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만족을 삼는데 까지 이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은 곧 사촌이 산 땅을 잃었으면 하는 것과도 같다. 외제차를 몰고 다니던 사람이 교통사고로 외제차가 박살이 나면 왠지 모르게 꼬시다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심지어 시기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사람에게 향하는 분노로까지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한창 홍역을 앓고 있는 악플이 그 예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의 병을 키우는 이러한 시기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아쉽게도 책에서는 시기와 우리가 싸워야 하는 이유는 담겨 있지만 그에 대처하는 방법은 담고 있지 않다. 아마도 그것은 시기라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치료해야하거나 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나 시기가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다. 스스로를 면밀하게 바라보고 그 안에서 시기를 끄집어내서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이제까지 나는 대략적으로 이 책에서 나오는 시기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한마디의 충언(?)을 하고자 한다. 그것은 이 책에서 느꼈던 일말의 아쉬움이다. 이 책은 쉽다. 정신분석학적인 지식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저자는 시기라는 마음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으면 그것을 위해서 여러 가지 예를 들고 있다. 나는 여기에서 아쉬움을 느꼈다. 저자의 개인적인 칼럼과도 같은 느낌이기에 내가 기대했던 진지했던 시기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그 예라는 것도 간혹 이치에 맞지 않는, 그러니까 과도하게 해석된 예도 있다. 유대인과 미국에 관한 시기가 그 예인데 이로써 나는 이 책이 충분히 저자의 팔 안에서만 살아 숨쉬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견으로만 시기라는 것을 판단하기는 아쉬우며 단순히 시기의 감정을 쓴 문학작품의 예만을 충족함으로써 시기가 가지고 있는 본래적인 마음은 추측되거나 한 것으로만 보인다. 물론 이 책이 본격적인 심리학 저서임을 바랐던 나에게만 아쉬운 점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은 쉽다. 가벼운 마음으로 나를 사로잡는 ‘시기’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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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나보다 잘난 너에 대한 솔직한 감정, 하지만 스스로 속이 좁고 쩨쩨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기에 사람들이 가장 숨기고 부정하고 싶은 욕망. 누구나 이 감정을 지니고 있지만, 딱부러지게 정의하기는 어려운,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왜 저치들은 가지고 있단 말인가? 나는 왜 아니고?'라는 말 속에 이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것이 다 들어 있는 듯 합니다.
<우리를 지배하는 7가지 욕망의 심리학 시리즈>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7대 죄악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을 담은 것입니다. 7대죄악이라고 하지만 어찌보면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성을 담은 일곱가지 욕망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지요. 그 일곱가지는 자만, 시기(또는 질투), 분노(또는 화), 정욕, 탐욕, 탐식, 게으름 입니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이것들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미덕들이 바로 겸손, 순종, 인내, 정결, 관대함, 절제, 열정과 성실함 입니다. 이 책은 이러한 일곱가지 욕망중에 가장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욕망인 시기에 대한 것입니다. 물론 시리즈가 씌여진 목적이, 이러한 욕망들을 죄악으로 규정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책을 찾기 위한 것 보다는 기본적인 인간본성으로 인정하고 그에 대한 고찰과 탐색의 의미가 강한 것 처럼, 이 책도 시기에 대한 다양한 각도서의 고찰과 심리학적인 분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책은 시기에 대해 죄악으로서의 접근이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본성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감정이 '옳고 그르네'의 가치판단보다는 시기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시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드러나지 않은 욕망으로서의 시기의 정체, 시기가 표현방식이나 표현되는 상태, 남자와 여자의 시기의 차이, 시기를 유발하는 것들에 대한 고찰, 그리고 소설과 정치와 유대인의 박해의 역사속에 담겨진 시기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아주 조금 '시기가 우리에게 미치는 악영향과 이것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기술되어 있습니다. 분명 삶속에 만연해 있다면 많은 폐해를 낳고 극복해야하는 것들이지만, 이것도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에 속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다양한 심리적인 고찰들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노라면, 이것을 완전히 삶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하는 부질없는 노력보다는, 플레밍의 말대로 죄악의 건강한 흔적으로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더 의미있고 생산적인 것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시기로 인해 자신의 판단력이 흐려지고, 마음의 평온이 완전히 희생되고 자기 비하감에 뻐져들게 하는 것이 아닌 감정으로서 절제되고 조절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아마도 성취를 위한 불쏘시개의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열린 자세가 '절친한 친구의 불행 속에서 우리는 항상 어떤 즐거움을 발견한다.'는 날카로운 시기의 칼날까지 포용해 버리는 죄악만은 피하며 살 수 있기를.........
참고로 저자의 서문에 있는 말이지만 -내용만큼이나 흥미로워서 적어봅니다.- 플레밍이라는 이는 현대의 일곱가지 죄악을 소유욕, 잔혹성, 속물근성, 위선, 독선, 비겁함, 악의 라고 했다네요. 그리고 이에 대한 새로운 일곱가지 미덕은 절약, 이기심에서 오는 박애, 사회성, 아첨의 위험이 있을 때의 존경, 과도한 단정함, 병적인 청결, 냉담함을 가리기 위한 금욕 이라고 했답니다. 속물들의 일곱 가지 욕망에 대해서도 말했는데, 바로 손님에게 송아지 고기와 브로콜리 대접하기,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조지 부시 부자에게 투표하기, 캐딜락 SUV 구입하기, 청바지 차림을 대놓고 조롱하기, 통통한 여인과 달콜한 와인과 차이토프스키를 공공연히 찬미하기 랍니다. 고전적인 것들에 비해 현대적인 새로운 죄와 욕망의 목록들이 훨씬 세련(?)되어 보이기까지 합니다. 속물들의 일곱가지 욕망중에서는 정확히 저자의 의도가 이해되지 않는 항목도 있지만 내게 해당하는 것도 한두가지 보입니다.^^
'세상에 이런 죄악이 없다면 인생이 얼마나 따분할까? 우리 안에 죄악의 건강한 흔적이 없다면 모든 사람은 개만도 못한 존재가 될 것이다.' -플레밍-
' 감탄은 행복한 자포자기이지만, 시기는 불행한 자기만족이다.' - 키르케고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