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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과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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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영화를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해외의 거장들은 상업적 논리에서 벗어난 메시지 혹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큐에 가까운 영화들을 많이 만든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는 이런 영화들에는 배우나 유명 감독들까지 수익보다는 의미에 관점을 두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에 늘 존경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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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한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영화를 찾아보기가 어렵지만, 해외의 거장들은 상업적 논리에서 벗어난 메시지 혹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큐에 가까운 영화들을 많이 만든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지는 이런 영화들에는 배우나 유명 감독들까지 수익보다는 의미에 관점을 두고 참여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에 늘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이미 여러 실화 기반의 영화를 소개했었지만, 오늘 언급하는 영화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외국인이 거대 이익집단인 NFL 을 상대로 원칙을 지키고, 쉽지 않은 용기를 내면서 소신을 지키며 대응하는 모습이 감동적인 영화였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이며, 비교적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언급되는 인물들이 아직도 실존하고 있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발굴하는 작가, 그런 작품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거장 감독, 자신의 아이들이 미식축구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몰입해서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했던 배우 윌 스미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영화 "CONCUSSION" 는 우리나라에서 개봉하지 않은 영화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영화 디스크는 발매가 되었다. 그것도 Steelbook 으로 말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덕분에 좋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주었고, 추가영상을 통해 영화 이면의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목을 "게임 체인저"로 바꾼 이유를 모르겠지만, Concussion(뇌진탕) 이라는 단어가 낯선 이유도 있었을 것이라 이해한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지며 많은 학위를 보유하고 있던 이민자 베넷 오말루는 피츠버그에서 검시관으로 일하고 있다. 오로지 지식에만 관심이 있는 전형적인 몰입형 남성의 전형인데, 그에 어울리는 고집과 집착, 강박에 가까운 완벽주의 성격이 잘 묻어나는 인물이었다. 같은 인물을 연기하는 윌 스미스는 헤어스타일과 옷, 행동이나 말투까지 실제 베넷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확인된다.



철저하게 원칙을 고집하던 성격 덕분에(?) 우연이 알게 된 풋볼 선수의 뇌손상을 연구하다가 이전에 없던 질병임을 알아내고 공론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파장을 예상한 직장의 상사나 뇌신경학자들이 만류하지 않고 동참하는 과정이 신선했다. 자신의 이익이나 조직 내의 입지를 생각하면 쉽게 하기 어려운 결정인데, 주인공 베넷은 그런 면에서 참 운이 좋았던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기 때문에 인정받을 수 있는 조직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점도 작용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공의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의 상식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공론화 과정에서 NFL 은 언론과 정부를 움직여 베넷과 주변의 사람들을 협박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인 영화에서 보여주는 감동적인 반전이나 극단적인 위기와 같은 것들은 영화에서 표현되지 않는다. 아마도 현실 그대로 반영하기 위한 목적으로 과도한 영화적 연출을 자제한 이유였겠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웠다는 점도 이해는 된다. 하지만 메시지가 강한 영화를 과도하게 허구로 채우면 영화적 의미가 퇴색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이 오히려 더 가치있는 결정이라고 판단된다.



NFL 의 로비에 고충을 겪던 베넷은 피츠버그를 떠나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하지만 베넷이 발견했던 질병(CTE)이 지속적으로 발병하면서 점차 베넷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갔고,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며 베넷에게 기회를 주는 선수들 덕분에 진실은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러한 일련이 과정들에서 만들어진 노고와 품성을 인정받아 미국 정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졌지만, 베넷은 거부하고 자신의 가족과 일상으로 돌아간다.



영화가 개봉했던 2015년, 비로서 시민권을 획득한 베넷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자신의 직업과 가족을 지키며 역시 소신대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로 비유하면 축구협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한 명이 대한축구협회와 전쟁을 하는 상황인데...  과연 이 전쟁에 동참해서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진다. 원칙을 지키며 자신의 손해를 감수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작지 않은 용기가 모여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고 나는 믿는다. 나 역시 부조리나 불합리와 타협하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불편한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다. 



대세에 대한 순응은 긍정의 방향으로 흐를 때만 적용이 가능한 말일 것이다. 대세가 바른 방향이 아니라면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는 용기가 비록 스스로에게 피해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더 가치있는 일이라 믿는다.



이 세상에 베넷과 같은 신뢰도 높은 사람들이 조금은 더 있어야 좋지 않을까 싶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p*****2 2026.07.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