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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날의 고시원 체험담 - 서울 동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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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굴 가이드라는 말에, 요즘 유행하는 카페 가이드를 생각하고 책장을 열었다가 씁쓸한 미소를 입에 걸게 되었다. 문학이 작가의 비틀린 상상이 아니라, 부조리한 현실에서 나온다는 것을 경험할 때면 마음 한 켠이 서늘해진다.  두 팔을 벌리면 양쪽 벽이 닿는 고시원의 좁은 방에서, 방의 반을 차지하는 90Cm 남짓의 침대에 누워 줄줄이 늘어선 사람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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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굴 가이드라는 말에, 요즘 유행하는 카페 가이드를 생각하고 책장을 열었다가 씁쓸한 미소를 입에 걸게 되었다. 문학이 작가의 비틀린 상상이 아니라, 부조리한 현실에서 나온다는 것을 경험할 때면 마음 한 켠이 서늘해진다.

 두 팔을 벌리면 양쪽 벽이 닿는 고시원의 좁은 방에서, 방의 반을 차지하는 90Cm 남짓의 침대에 누워 줄줄이 늘어선 사람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한 그 공간은 인구밀도는 높지만, 옆 방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는 소외된 공간이다.

 표제작인 서울 동굴 가이드는 고시원에서 살며, 낮에는 인공 동굴에서 가이드로 일하며 사는 '나'의 이야기이다. 자연체험을 위해 인공적으로 만들어둔 동그란 공간에서 가짜를 안내하고, 밤에는 고시원으로 돌아와 대화를 나눌 일 없는 소외의 삶을 산다.

 이야기는 건조할 수밖에 없다. '나'를 제외한 사람이 빠져 있으니까. 그러던 중 '나'는 처음으로 타인을 인식한다. 신호등 앞에 있는 약국에 옆방에 사는 여자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 고시원은 메마른 곳이지만, 사람 간의 장벽에 비해 고시원 벽은 너무도 얇다. 알고 싶지 않은 상대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되는 공간이기에 서로 침묵을 선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옆 방의 여자를 알게 되면서, 옆방에서 밤마다 나는 신음이 고시원에 남자친구를 몰래 데려오는 파렴치한 행동이 아니라, 비슷한 얼굴의 남자가 나오는 AV 비디오 소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사정을 알았지만, 고시원의 다른 사람들은 그녀의 사정을 모른다. 그래서 다른 일로 트집을 잡아 그녀를 고시원에서 쫓아 보내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되어 횡단보도 앞에 멍하니 서 있다.

 9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유달리 마음에 들었던 단편으로 고시원에서 살았던 경험 때문일지도 모른다. 좁고,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 안에 있는 한 누구나 최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받을 수 있다. 최대한 마주치지 않게 조용히, 조용히 살아가야 하는 공간. 우리 세대가 경험하는 그런 얘기를 풀어나갔기 때문에 더 눈을 뗄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a***a 2011.09.08.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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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없는 생을 개인 낙원의 세계로 대체하여 살아가는 2000년대의 '새로운 개인'들
"출구 없는 생을 개인 낙원의 세계로 대체하여 살아가는 2000년대의 '새로운 개인'들" 내용보기
‘문학과지성사’는 무한한 신뢰를 하게 만든다. 적어도 이 이름을 달고 출판된 소설이나 시는 어떤 식으로든 만족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작품성 면에서든 실험성 면에서든. 그런데 아주 가끔 도대체 왜 문지에서 이런 작가 혹은 작품을 선택했는지 납득이 안 가는 경우도 있는데, 나 같은 경우 정이현이 그랬다. 김미월은… 이런 저런 루트로 이름을 듣고 꽤나 기대가 컸던 작가였
"출구 없는 생을 개인 낙원의 세계로 대체하여 살아가는 2000년대의 '새로운 개인'들" 내용보기

‘문학과지성사’는 무한한 신뢰를 하게 만든다. 적어도 이 이름을 달고 출판된 소설이나 시는 어떤 식으로든 만족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작품성 면에서든 실험성 면에서든. 그런데 아주 가끔 도대체 왜 문지에서 이런 작가 혹은 작품을 선택했는지 납득이 안 가는 경우도 있는데, 나 같은 경우 정이현이 그랬다. 김미월은… 이런 저런 루트로 이름을 듣고 꽤나 기대가 컸던 작가였고 더군다나 『서울 동굴 가이드』는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작품집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컸다. 새로운 작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니깐. 이렇게 발견한 작가의 작품이 좋기까지 하다면(물론 좋다는 의미가 내포할 수 있는 의미는 매우 다양할 수 있다) 독자로서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적어도 이 작품집만 두고 보자면 나는 왜 문지가 이 작가를 선택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내가 뭔가를 놓친 건가 싶어서 이광호의 해설까지 읽었는데[1], 그래도 마찬가지다. 해설까지 읽고도 이렇게 와닿지 않고 공감가지 않는 작가나 작품을 만난 것도 실로 오랜만이다). 이 또래 작가들과 구별지을 수 있는 차별성이나 독특성, 실험 정신 등 어느 하나도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서사를 엮어가는 힘이나 밀도가 느껴지지는 것도 아니다. 세대나 사회를 향한 작가만의 고유하고 진지한 시선이 있는 것도 아니구. 독자들이 좋아하는 작가라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거고, 평론가들이 좋아하는 작가들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거다. 물론 독자와 평론가 모두에게 그다지 인정을 못 받더라도 나만 좋으면 그만인 거고. 그런데 이 경우는정말 잘 모르겠다. 모두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소개팅을 나갔는데 도무지 왜들 좋다고 그러는 건지 당최 이해할 수 없을 때의 난감한 심정이라고 할까? 이래서 모든 인간관계가 그런 것처럼 독자와 작가 사이도 인연이 중요한 것인가 보다. 모 사이트에서 작가가 직접 준 책선물까지 받아놓고(사실 이 작품집을 읽게 된 결정적 계기. 작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인연인가 보다) 이런 최악의 리뷰를 쓰자니 정말 미안하긴 한데… (작가님, 미안. 대신 장편도 꼭 한 번 읽을 게요. 그 작품은 꼭 인연이길 바라요. 사실 독자 입장에서도 이런 경험은 무척 당혹스럽거든요.) 기대가 컸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지극히 평범해서 어떤 식으로든 깊은 각인을 남기지 못했다.

 

암튼 이 작품집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2]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정원에 길을 묻다」로 등단한 김미월의 첫 번째 작품집이다. 표제작 「서울 동굴 가이드」 외 8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으며, 그 안에는 '타인과의 소통을 대체할 사물화된 의사소통 방식을 찾는, 개인 낙원의 외톨이들(이광호)'이 있다. 이들 외톨이들이 살면서 한시도 잊을 수 없는 각자의 상처는 모두 유년시절의 가족(혹은 가족이나 진배없는 관계에 있는 이)들로부터 받은 것들이다.

 

인물 내면에 자리한 유년 시절의 상처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들의 삶에 지배적으로 개입한다. 그러나 치유 불가능해 보이는 심각한 상처를 하나씩 걸머지고 있는 이들 외톨이들은, 마냥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독특한 낙천성 또한 갖추고 있다. 이들은 자신만의 공간(동굴, 고시원, 골방, 공중 정원, 반지하 원룸 등)을 가꾸고 그곳을 터전 삼아 생활해 나간다. 그들이 가꾼 공간들은 그들에게 최소 규모의 낙원인 셈이며 그들의 트라우마를 감춰주고 보듬어주고 잊게 해주는 공간이 된다.

 

김미월의 작가적 기원이 궁금한 독자들은 읽을 만할 듯하다.

 

[덧붙임] 써놓고 보니 너무 혹평인 것 같아 찜찜한데, 몇몇 작품은 괜찮다. 예를 들어 '골방'. 그 밖에 '유통기한'이나 '가을 팬터마임' 등에선 어떤 가능성 같은 것이 엿보인다. 그런데 이 작품들도 '아주 좋다'고 하기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들이 있다. 10년 쯤 후에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서 언급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는 걸 보면.



[1] 김미월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개인들은 유폐된 존재들이다.(그들은 독신여성이거나 혹은 심각한 결손 가정에서 성장했다.) 고립된 존재들의 내면을 과밀하게 그리는 것은 이미 90년대 여성소설들에서 충분하게 보여준 세계이다. 김미월의 소설이 그 세계로의 회귀를 보여준다고 예단하는 것은 그러나, 오류이다. 김미월의 개인들은 일상적인 영역에서 내성으로 침잠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90년대적 개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가상 낙원을 만들어낸다. 그 공간은 현실의 알레고리가 아니며, 현실 저편의 유토피아도 아니다. 그는 타인과의 소통을 대체할 사물화된 의사소통 방식을 찾기에 몰두한다. 그래서 자기 내부의 다른 삶을 경험하고, 사물들과 이상한 방식으로 관계 맺는다. 그리하여 김미월 소설이 그려내는 것은 내면의 복원이 아니라, 출구 없는 생을 개인 낙원의 세계로 대체하여 살아가는 새로운 개인들이다(이광호, ‘해설: 최소 낙원의 고독과 은폐 기억의 서사’, 262).

 

김미월의 소설은 개인 낙원을 향한 집착을 보여주면서 그것이 현실의 탈출구가 아님을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서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낙원의 공간들은 유토피아로서의 최대 낙원이 아니라, 개인의 사물화된 최소의 자기 영역이다. 역설적인 의미에서 나는 그것을 최소 낙원이라고 부르고 싶다. 최소 낙원은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통해 집단적 유토피아를 실현할 가능성을 좌절당한 세대의 개인 낙원이다. 다시 말하면 상징적 아버지가 건설하는 유토피아적 공간이 아니라, 아버지 없는 세계에서 자기 내부에 구성하는 가상 세계이다. 김미월의 최소 낙원은 일상 속에 숨겨져 있는 가상 낙원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일상세계에 작동하는 폭력과 허위의 시스템 바깥에 있는 공간이 아니다. 그 공간은 공적인 행복의 상징도 아니며, 전면적인 디스토피아의 공간도 아니다. 그곳은 일상적 시간 속에서 개인의 기억과 몸이 서식하는 공간, 기억과 현실의 내부 안의 외부이다. 그것이 낙원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은 개인적 욕망이 실현될 수 있는 최소한의 계기를 갖기 때문이지만, 그러나 그것은 몸과 기억이 거주하는 지금 여기의 바깥은 아니다(이광호, ‘해설: 최소 낙원의 고독과 은폐 기억의 서사’, 267-268).

 

[2] 출처: http://www.yes24.com/24/goods/2594835?scode=032&OzSrank=1



c*****g 2011.12.05. 신고 공감 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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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되지 않은 상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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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이다.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부끄럽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지금 이 책을 펼쳐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물론,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p282), 라는 작가의 말을 끝으로 김미월의 첫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를 덮었다.   겉으로 보기엔 담담한 척, 아무 문제 없는 척 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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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이다.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는 부끄럽다는 말보다 고맙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책을 출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지금 이 책을 펼쳐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물론,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한다(p282), 라는 작가의 말을 끝으로 김미월의 첫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를 덮었다.

 

겉으로 보기엔 담담한 척, 아무 문제 없는 척 살아가는 사람들 좁은 내면 속,

그 어느 곳에 그리 많은 상처가 숨어 있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요즘,

<서울 동굴 가이드>를 통해서 

이 괴로운 의문에 대한 조그만 대답을 얻을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내쪽에서 이 책을 펼칠 수 있게 만든 작가에게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할 차례가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소화되지 않은 상처와 죄의식을 품고 있는 젊은 주인공들(어디서 본 것 같지만 진부하지 않은)과 그 주변의, 때로는 더 큰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주인공들과 이들과의 소통과 화해가 이루어지진 않지만), 이들을 통해서, 나의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지 않을 수 있는 특권을 누렸던 좋은 시간이었다.

 

책읽기를 좋아한다면, 특히나 한국소설을 좋아한다면 놓쳐서는 안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덮으면서 작가와 서로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하고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작가의 다음 소설을 기대하며, 조금 유치한 듯한 원색적인 표지로 어떤 책일지 감이 잡히지 않아 읽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을 독자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하는 생각에 이 책의 첫 리뷰어가 되어본다. 

o*****5 2007.06.1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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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메트로폴리스에 내 한 몸 뉠 곳 없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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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고민하는 좋은 작가가 쓴 소설을 읽고 그 속에 푹 잠기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이라 이름 붙이는 거대한 도시에서 그 틈 마다 쉽게 손 내밀 수 없는 아픔을 가진, 그러나 기운을 내 일어서보려고 하는, 또 그러다 무너저 내리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만났다. 젊음이 결코 과잉의 물질과 감정을 분출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진지한 작가의 눈을 좇고있다. 제대로 국문학과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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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고민하는 좋은 작가가 쓴 소설을 읽고 그 속에 푹 잠기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이라 이름 붙이는 거대한 도시에서 그 틈 마다 쉽게 손 내밀 수 없는 아픔을 가진, 그러나 기운을 내 일어서보려고 하는, 또 그러다 무너저 내리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만났다. 젊음이 결코 과잉의 물질과 감정을 분출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진지한 작가의 눈을 좇고있다. 제대로 국문학과를 나온 작가는 말 하나도 허투로 갖다 쓰는 법이 없다. 사물과 인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사람만이 이처럼 문어체나 인터넷 용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연민의 속마음을 드러낸다.

아름다운 사람이 쓴 소설을 읽는 것은 그리 맘 편하지 만은 않다. 작가는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의 그 아픈 상처를 또 한 번 드러낸다. 당장 힘들고 쓰리지만 그것이 현실인 것이다. 소설이되 소설 만은 아닌, 진실과 지금의 참모습이 거기 있다.

j***1 2008.03.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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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면서 공감이 잘 되는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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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은 신문에서 워낙 자주 나와서 책 제목 보다 더 익숙한 듯 하다 사실은 그래서 이 책을 사게 된 것이지만^^ 도대체 어떤 글이기에 저토록 찬사를 받는 것일까? 하는 마음에서 책장을 넘겼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김미월의 소설에서는 언어학을 전공한 사람 답게 군더더기가 없는 문체에 인물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있다. 유머러스하면서 슬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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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은 신문에서 워낙 자주 나와서 책 제목 보다 더 익숙한 듯 하다

사실은 그래서 이 책을 사게 된 것이지만^^

도대체 어떤 글이기에 저토록 찬사를 받는 것일까? 하는 마음에서

책장을 넘겼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만, 김미월의 소설에서는

언어학을 전공한 사람 답게 군더더기가 없는 문체에 인물의 심리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있다. 유머러스하면서 슬픔이 묻어나는 문체..

그래서 인지 주인공들의 삶은 불우한 배경이지만 끝에는 희망이 엿보인다

 

정신분석학자인 프로이드는 유머를 가장 성숙되고 고차원적인 방어기제라고

했다. 작가는 그걸 알고 있는 건지 아니면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한 건지 모르겠지만... 글을 읽으면서 후자 쪽이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y******e 2008.01.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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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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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되었다. 내 속의 이야기를 남에게 하지 않은 지가 사람이 오래 다니지 않은 산길이 곧 산에 묻혀 버리듯이 표현을오래 아낀 내 진심도 가슴에 묻혀버린 모양이었다.  남자에게 물어보고 싶었다.난 누구죠? 당신은 누구예요?당신은 당신이 당신 자신이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정원에 길을 묻다 中  표지가 아주 원색적이다. 왠지 상큼, 발랄하며 위트 있을 것 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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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되었다. 내 속의 이야기를 남에게 하지 않은 지가
사람이 오래 다니지 않은 산길이 곧 산에 묻혀 버리듯이
표현을오래 아낀 내 진심도 가슴에 묻혀버린 모양이었다.
 
남자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난 누구죠? 당신은 누구예요?
당신은 당신이 당신 자신이라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정원에 길을 묻다 中
 
 

표지가 아주 원색적이다.

 

왠지 상큼, 발랄하며 위트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의 책이지만.... 실상 이 책을 열고 나면 생각이 바뀌게 된다.

 

 

일단 이 책의 저자에 대해 간략이 나누겠다.

 

그녀는 김미월 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작가다.

 

나름 강원도에서는 알아주는 베테랑이었다고 하는데...

(학창시절부터..... 글을 썼다 하면 상을 타서 , 심사위원이 알아 볼 정도였단다.)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서 , 글필을 논하기는 무리가 있고 , 나의 관심사는 '작가의 삶 , 작가의 경험' 이다.

 

C.S LEWIS 는 문학 작품을 비평함에 있어서 , 그 글의 저자에 대한 '평가' 가 혼합되는 것을 불허했다지만 , 어찌 그 글 속에 반영된 작가의 '가치관' 을 배제 하고 글을 논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건 , 이 책 전반에 나와 있는 스타일이 나름 일관성 있는 '색깔' 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작품은 총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짤막짤막 하게 읽어 내려 갈 수 있다.

 

배경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주변 환경들이다. 세심하게 선별된 일상의 모습들이 주변에 펼쳐 지기 때문에 전혀 거부감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다.

 

각 이야기의 줄거리를 소개하는 등의 과정은 생략하고자 한다.

 

이 책이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만큼 , '줄거리' 를 미리 말해 버리면 , 재미가 상당히 반감될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 이런 부분은 생각해 봐야 할 듯 싶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우울하고 어둡고 삭막한 공간 속에서 소통 하며 살아 간다.

 

흔히 말하는 '역기능 가정' 에서 자란 이들이 대부분이고 , 그들의 삶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미혼모의 딸이 등장하고 , 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한 딸이 나오며 ,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이도 나오고...

 

모두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러한 '어두운 현실'(상황적) 을 '우리의 일상 현실' (공간적) 속에 잘 버무려서 글로 표현해 놓긴 했는데....

 

작가는 아직도 '자신을 위해 글을 쓴다' 고 이야기한 것 처럼...

 

스스로는 이러한 글을 쓰며 내면의 문제들을 정리하고 , 처리해 나가는 것 같은데....(과연 그 내면 치유가 온전할 지는 미지수다.)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은 , 상처를 치유하지 않는다.(못한다).. 그 상처를 부정하지도 않는다.(못한다). 그저, 그 모든 문제를 끌어 안고 담담하게 살아간다.

 

이러한 모습 속에서 ,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보는 건 일반적인 수순일 것이다.

 

뭔가 흔히 볼 수 있는 사람과 환경 같으면서도 그다지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들..

 

글을 좀 쓰는 사람들은 , 이 작가가 그저 상황을 어둡게만 쓰려고 했기에 , 글이 재미 없다고 비평할지도 모르겠다.

 

모름지기 이러한 '어둠' 을 그리는 작품들은 '미학화' 의 과정이 따라줘야 , 읽는 맛이 난다라고나 할까...

 

하지만 , 그러한 생각들에는 반대한다.

 

'어두우면' , 어둡게 표현해야지 , 그것을 '아름답게 포장' 해서 , 뭘 어쩌자는 것인가...(물론 , 약간은 반어적이고 , 역설적인 느낌이 나도록 글을 쓰는 것도 +a 의 효과를 주는 경우가 있다지만..)

 

'어둠' 을 , 정직하게 그려내고 , 그 '상처' 를 담담히 끌어 안고 살아가는 인간 표상을 그렸다는 점에도 충분히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 속의 인물들처럼 스스로를 '유폐된' 존재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이 책을 본다면 , 스스로가 출구 없는 동굴 속에 갇혀 버린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 위안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 이 책은 해결책이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

 

문제는 이것이다.

 

이 책 속에는 이 '어두운 현실' 에 대한 , 해결책이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다.

 

그냥 , 그렇다는 것이다.

 

그냥 상처 투성이고 , 그냥 힘들다는 것이다.

 

물론 자그마한 가능성의 실마리가 발견되긴 하는데 , 그 부분은 역시 다른 이들과의 '관계' 다. 사람과 사람이 나누는 情(정) 이다. 이 삭막한 현실 속에서도 , 역시 희망을 주는 것은 한 줄기의 '사랑' 뿐이다.

 

물론 , 그 사랑의 근원되는 'God' 을 바라보지 못한 상태에서의 '사랑' 은 분명 한계를 드러내게 마련이지만 , 이 책과 같이 '출구' 가 없는 류의 세상에서는 그나마 따스한 '온정' 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이게 현실이다.

 

쉽사리 들어온 '동굴' 속에서 '출구' 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는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스스로의 모습을 거울로 보는 것과 같이 정직하게 '직면' 할 수 있는 도구로서 이 책이 사용되길 바라며...

 

이 책을 읽고 나서 , 가슴이 더욱 먹먹해 진다면 당신은 좀 더 근본적인 '출구' 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기능은 딱 거기까지다...

YES마니아 : 로얄 p*****5 2018.12.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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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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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서울 동굴 가이드 라니, 어떤 은유가 들어가 있는 걸까, 서울이라는 동굴처럼 어둡고 습습한 도시의 실상을 보여주는 소설일까, 지레 여러 가지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에는 정말 말 그대로 '서울 동굴 가이드'가 등장합니다. 정확히는 '서울 동굴'의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이지요.   표제작인 『서울 동굴 가이드』 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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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서울 동굴 가이드 라니, 어떤 은유가 들어가 있는 걸까, 서울이라는 동굴처럼 어둡고 습습한 도시의 실상을 보여주는 소설일까, 지레 여러 가지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웬걸. 이 책에는 정말 말 그대로 '서울 동굴 가이드'가 등장합니다. 정확히는 '서울 동굴'의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이지요.

 

표제작인 『서울 동굴 가이드』 외에도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각자 가슴 속 깊은 곳에 자기만의 상처를 갖고 있습니다. 그 상처들은 익숙하지만 진부하지 않고 또한 구체적입니다. 소설 속 인물들은 그 상처들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출합니다. 가상 세계의 롤 플레이 게임을 통해 현실의 자신이 할 수 없었던 모든 것을 게임 속 캐릭터에게 쏟아붓기도 하고, '동굴'과 같은 공간에 갇혀 자신만의 세계에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들은 상처를 극복하지도, 주위 사람들과 소통하고 화해하지도 못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내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상처 받은 건 너뿐만 아니야, 그리고 그 상처를 다 치유하지 못하고 또 다시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고 해서 니가 불행한 것은 아니야. 그렇게 말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상처 앞에서도 덤덤한 주인공들은 최근에 등장한 신인작가들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있는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가슴을 묵직하게 내리 누르는 주인공들을 만났습니다. 그저 쿨하기만 한 소설들과는 다른, 피식 터지는 웃음 끝에 남는 아릿한 아픔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책이었습니다.

 

 

컨텐츠팀 정현경 (http://blog.yes24.com/tkfkwlek) 

http://blog.yes24.com/document/785993

t******k 2009.02.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울 동굴 가이드 - 김미월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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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월 - 1977년생. 고대 언어학과, 서울예대 문창과 졸.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정원에 길을 묻다" 당선되어 등단.   너클  어리시설 할머니로 부터 엄마와 주인공은 구박당한다. 엄마는 가출했고, 이제 할머니는 치매라도 걸려서 간병인의 돌봄 속에서 연명한다. 주인공은 피씨방 알바를 하면서 사이버 세계의 신시아를 키우는데 몰두한다. 현실 속 괴로움을 잊고,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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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월 - 1977년생. 고대 언어학과, 서울예대 문창과 졸.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정원에 길을 묻다" 당선되어 등단.

 

너클 

어리시설 할머니로 부터 엄마와 주인공은 구박당한다. 엄마는 가출했고, 이제 할머니는 치매라도 걸려서 간병인의 돌봄 속에서 연명한다. 주인공은 피씨방 알바를 하면서 사이버 세계의 신시아를 키우는데 몰두한다. 현실 속 괴로움을 잊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神이 된다.

 

유통기한

그녀를 사랑하는 경수. 선배인 그녀가 잊고 싶은 연인을 찾아 뉴욕으로 떠난 사이 위안부 할머니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엄마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팔방미인으로 다재다능함을 보이던 청년이 어머니를 사고로 잃은 후 모든 재능을 흘려보내고 멍하게 산다. 그게 경수인가 보다.

"모든 물건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에는 유통기한이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p.60)

 

서울 동굴 가이드

1인칭 주인공은 고시원에 산다. 그리고 건물을 동굴모형으로 꾸민 곳에서 동굴탐험 가이드 역할을 한다. 또 한명의 외톨이 여자는 약사 보조원을 하며 고시원 옆방에 기거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서술이어서 읽기 편했다.

 

(주)해피데이

수리수리 마하수리

소풍
가을 팬터마임

 

골방

신문배달원 기환이 신문을 훔쳐가는 이를 잡기위해 잠복해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9편의 단편들 중에 가장 내 취향에 맞았던 듯.

 

정원에 길을 묻다

"글 밖에 있을 때보다 글 속에 있을 때 나는 더 행복하다.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서든 행복하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p.246)

 

이렇게 9편의 단편이 실린 소설집이다.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외롭거나, 고립된 사람들이다.

유년시절의 가족 붕괴, 아비나 어미가 없거나, "사랑"이나 "정"으로 뭉쳐진 관계가 없는 흔히들 결손가정이라 말하는 가족들에 대한 추억은 어쨌든 현재를 고립시키고, 불편하게 한다.

 

이광호씨는 이를, "김미월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개인들은 유폐된 존재들이다."(p.262)라고 멋드러지게 말한다.

 

맥코이의 "로드"를 읽을 때, 황막한 풍경, 생존을 위해서 인육을 먹는 나쁜 사람들을 피하며, 막연한 희망을 쫓아 끝없이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도 아비와 아들의 서로를 향한 필요와 관계맺음을 보며 한편으로 찡한 망음을 갖기도 했었다.

 

신이현의 "숨어있기 좋은 방"을 읽을 때와 비슷해진 감상에 젖게된다.

k*****6 2009.05.04.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공모전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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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이라는 타이틀로 떠오르는 책. 사실 제목부터 눈에 와닿기는 했다. 서울에 없을 법한 동굴이 있다니. 더군다나 가이드도 있다?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제목에 읽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작 읽게된 개기는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이 책에관한 독후감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때문이었다. 도서관에는 없던 책이라 내가 직접사서 읽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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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에 입상한 작품이라는 타이틀로 떠오르는 책.

사실 제목부터 눈에 와닿기는 했다. 서울에 없을 법한 동굴이 있다니. 더군다나 가이드도 있다? 호기심을 끌어당기는 제목에 읽고 싶은 마음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작 읽게된 개기는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이 책에관한 독후감을 모집한다는 포스터때문이었다.

도서관에는 없던 책이라 내가 직접사서 읽어야 했다. 그깟 독후감 써주지뭐?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진도는 지루하게 나아가지 않았다.

 

짤막한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던 터라 여러개를 다 읽고서 종합적으로 생각을 할 요량으로 모두 읽기로 마음먹었다. 진도가 나가지 않을 거란걸 모르고...

 

나는 개인적으로 단편을 싫어한다. 그 짧은 페이지에 사건의 전개, 갈등, 절정, 해결...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이다. 나는 좀더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서 약간은 생각이 달라졌다. '단편도 조금 괜찮은 구석이 있구나..'

세상의 약자들, 뭔가 모자른 소외된 사람들을 보여준다. 지체장애가 있는 소년, 엄마에게서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소녀, 결벽증이 있는 남자... 이들은 자신의 상처를 해결할 수 없이 끌어안고 있다. 소설에서는 이들이 상처를 온전히 치유한다. 라는 뻔한 결말은 말하지 않는다. 다만 이 상처로 인해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 같다. 적어도 상처에 대한 집착은 떨쳐내버린다. "이 상처로 내가 많이 힘들어." 이런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은 -(주)해피데이-였다. 결벽증을 가진 남자가 옛날에 잊은 동생을 닮은 여자를 발견하게 된다. 그 여자는 손에 가득 '(주)해피데이'라고 적힌 종이 봉투를 들고 있는데 그녀는 그 것을 들고, 여기저기 예식장을 찾아다닌다. 그 봉투를 내밀고, "신랑친구가 주문했어요. 대금결제해주세요."라고 말하고는 폭죽이며 스프레이가 든 종이봉투를 내민다. 이런식으로 사기를 치고다닌다. 신랑측이어도 좋고, 신부측이여도 좋다.

이런 어이없는 사기행각을 몰래 지켜본 남자. 혹시나 그녀가 옛 종희일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종희가 맞건 아니건 그는 호기심을 멈출수 없었다.

그러다가 위기에 빠진 그녀를 구한다. 다짜고짜 물품대금을 받으려했던 그녀가 덜리가 잡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짤막하게 감사를 표시하고 떠난다. 그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종희를 닮은 여자를 도와준 것에 대해서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옛 기억에 대한 죄책감이 조금이라도 덜어진 것이다...

 

그나마 읽기가 편했다. 우리나라 공모전에 당선된 책을 읽어보면... 가끔 어지럽다. 문체가 너무나도 복잡해서 내용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꽤 어려워보인다. 하긴, 요즘엔 보통의 포스로 사람을 끌어당길만한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그렇게 때문에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표현방법이 있어야 한다. 남들은 다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적어도, '아, 이 작가는 이렇게 아름다운 수식어들을 사용하는 구나.'라거나 '음~ 문장유희를 잘 이해하고 있어' 등의 평가가 필요한 것이다. 쉽게 쓰여지는 글은 누구나 쓸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되기 위한 사람들은 많이 읽어야 한다.

특히 이런 단편을 읽는다면 '단편'이라는 장르에 겁을 먹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추천할만 하다고 생각한다.(그래도 별점은 짜다)

z******e 2008.05.0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