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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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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재로 한, 책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읽고 싶은 책 목록이 잔뜩 늘어난다. '책에 취해 놀다', 이 책 덕분에 읽고 싶어진 책들을 추리고 또 추려 수를 세어보니 간신히 7권. 그래도 열권은 안 채웠다. 그 7권들을 당장 읽어제끼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다. 기억하고 있다가 우연처럼 서가에서 빼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걸 어디서 봤더라'하면서 '책에 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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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재로 한, 책에 대한 책을 읽다보면 읽고 싶은 책 목록이 잔뜩 늘어난다. '책에 취해 놀다', 이 책 덕분에 읽고 싶어진 책들을 추리고 또 추려 수를 세어보니 간신히 7권. 그래도 열권은 안 채웠다. 그 7권들을 당장 읽어제끼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만나게 될 것이다. 기억하고 있다가 우연처럼 서가에서 빼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걸 어디서 봤더라'하면서 '책에 취해 놀다'를 떠올리겠지.

 

현직 기자이기도 한 작가가 얼마나 많은 책들을 읽었는지 나는 그 발치도 따라가지 못하겠다. 그 분야도 어찌나 다양한지, 고고학에서부터 일본소설, 자서전 등 인용되고 언급된 책들이 벌써 수십 권이다. 그렇다고 다독을 자랑하는 얘기냐, 그것도 아니다. 많은 것을 읽고 또 써본 사람답게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와 책 내용을 잘 버무려 전해준다. 

 

같은 책을 읽어도 그 내용으로부터 얻는 것은 모두 다른 모양이다. 바둑과 장기를 비교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패러다임으로 들어가서 그것을 사람 이야기로 끌어낸다.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그것을 보충해줄 다른 책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비단 바둑 뿐만 아니라 걷기,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등 작가가 관심을 갖는 온갖 소재들이 책 얘기를 주렁주렁 단 채로 다가온다. 객관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겠으나 솔직한 주관성이 시원시원하니 흥미롭다.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작가의 솔직함이 드러난다. '조옷도~','젠~장~찌게', '씨바......'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 나빠보이지 않는다. 'ㅋㅋㅋ''ㅎㅎㅎ'가 갑작스럽게 튀어나왔을 때 얼마나 웃기던지.

 

'강호' '사나이' '칼잡이' 남성 위주의 시각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만큼 솔직하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책에 관한 책이라고 하기엔 작가의 주관이 너무 강하고 책 외의 이야기가 많다.

그 점이 내 예상을 벗어났지만, 색깔이 뚜렷하고 주장 강한 한 작가의 책 이야기를 듣는 것도 즐거웠다.

 

부처를 찾게 되면 부처를 잃는다. 도를 찾게 되면 도를 잃게 된다. 조사를 찾게 되면 조사를 잃게 된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라. ...... 그래야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해야만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고 완전히 홀로 존재하는 자유,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임제선사 (p.191)

 

작가의 직업이 기자다보니 아무래도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그에 비해 나는 인문학 쪽에 관심이 있는 편이다. 이럴 수가.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 언급된 여러 책들 중에서 내가 만나본 책은 (심지어 소설조차) 단 한 권도 없었다. 세상에. 나는 정말 좁은 세상을 보고 살았나보다. 편독 습관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을 해본다.

 

n****u 2008.02.1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