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 크로키를 많이 했다. A4 용지보다 작은 크기의 드로잉북에 일주일에 몇 편씩 그려오는 숙제를 내 주셨는데,그때 확실하게 알았던 것 같다. 그림에는 정말 재능이 없다는 것을...선생님의 그림 잘 그리는 아이들에 대한 편애가 너무 심하다보니 미술을 본격적으로 싫어하게 되었다. 그러던 내가 지금은 재밌는 그림책을 많이 읽게 되면서 미술에 관심도 많아지고,너무 너무 좋아하는 분야가 되었지만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생기니 그리는 것까지 욕심이 나서 시작은 했지만 아직까지 큰 성과는 없다.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이 드로잉이라 드로잉북을 들고 나가기도 하지만, 생각하고 보는대로 그리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이런 책은 더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지속적인 자극을 받기 위해서 나에겐 정말 필요한 책이다. 잘 그렸다면 한번 올려 볼까 했는데,다음 기회로 미루는 것이 예의이지 싶었다.
[추억 돋게 하는 그림들이었다. 나도 20년 전 연애할 때는 저런 모습이었는데, 지금 저러고 다니면 아줌마가 주책이라고 흉 볼것 같다. 그래도,사람들 많이 없을 때는 한번씩 시도를 해 보지만,연애시절의 그 기분과는 다르다. 현실을 받아들여야겠지. 나에겐 추억이지만 딸,아들에게는 곧 다가올 일들이니 따뜻한 엄마 눈빛으로 봐줘야지]
[엄마와 아이,아빠와 아이...이런 주제의 그림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림 속의 그들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 내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눈빛은 사랑스러움과 애닮음을 모두 담고 있을것이다. 또한 삶의 무게와 살아가는 힘을 동시에 담고 있겠지]
[만화가 잘 진행되지 않을 때 카페로 출근해서 관찰했던 사람들의 모습들이라고 한다. 5페이지에 걸쳐 있는 그림들 속에는 서 있는 모습도 제각각 앉아 있는 모습도 제각각인 다양한 그림들이 있다. 난 과연 저 많은 그림들 중에서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었다.]
[앞선 드로잉들과는 달리 다양한 기법,기발한 아이디어를 이용한 작품들도 소개하고 있는데, 신선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아서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그림에는 모두 제목들이 붙어 있는데,제목과 그림을 일치시키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처음 봤을때는 뭐지 했는데,두번째 다시 보고 이해했다. 이해를 해야 웃음이 나오는구나]
함께 웃음을 짓게 된다.]
마지막으로,익숙해서 무관심했던 세상을 새롭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p ...
라는 문장으로 이 책은 끝을 맺는다.난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익숙해서 무관심했던 세상을 새롭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해 준 '재수'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세상은 어떠한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서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이왕이면 밝고 맑은 시선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
|
페이스북 계정이 있기는 하지만, 친하지 않다. 그러니 ‘페이스북 28만 독자들이 웃음으로 공감’했다는 ‘재수의 연습장’을 모를 수밖에.. 다행히 책으로 엮어져 비로소 만났다.
몇 년 전, 구상하던 만화가 잘 진행되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아침마다 카페로 출근해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했고 수첩에 오른손으로 스케치를 했습니다. 작업실에 와서는 그 그림들을 보며 왼손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100장 정도의 그림을 그려 봤습니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무턱대고 시작했지만 진행할수록 얻는 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왼손으로 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선이 의도한 대로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오직 나의 왼손에서만 나오는 선이었기에 그냥 믿고 쭉쭉 그려 나갔습니다.
그렇게 그리다 보니 쓸데없는 선이 걸러지기도 하고 평소 아무 생각 없이 긋던 익숙한 선의 방향이 아닌 새로운 선의 방향도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만화 작업에 익숙해진 습관적인 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림 그리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통제되지 않는 선의 매력, 왼손 드로잉 ![]()
위와 같은 그림을 왼손으로 그렸다니.. 그러나 그림보다 마음을 사로잡는 건 자세한 관찰로 탄생한 소재 그 자체이다. 배터리가 없어서 통화는 못하는데, 게임은 할 수 있는 능력자.. 내 발이 양말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로 인해 양말이 고통 받는 것이었다. 커피도 소용없이 카페에서 잠에 빠진 사람들.. 연인들의 사랑하는 모양.. 지하철에 다양한 모습으로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사람들.. 나도 분명히 본 모습들인데, 이렇게 재밌고 가슴 따뜻한 소재로 다시 태어날 줄은 미처 몰랐다.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다. 아, 좋다, 라는 말로 절로 나왔다. 우리 모두 이렇게 삶이라는 연습장에서 연습하며 사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가 너무 똑같다고 불평만 하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미세하게나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내가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같거나 혹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 지우개 가루.. 그래서 바로 버려지는데, 재수 작가로 인해 철새로 다시 태어난다. 재활용을 넘어 환생이라고 할 수 있다. 무생물을 생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이런 창조자 앞에서 어찌 숙연해지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힘이 되지 않을 수 있을까.
마지막까지 귀여운 재수 작가님, 으쌰, 힘내세요! |
|
두께감이 남다른 공감 백배 드로잉 북! [재수의 연습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_^
너무 어두워서 순간 깜짝 놀라셨죠?! 보시는 분의 모니터 화면이 잘못된 게 아닙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이신 만화가 재수(작가님의 본명)님께서 이 책을 만들기 전 고뇌하고 힘들어 했었던 그 내적 힘듦의 과정을 제가 사진으로 들어가는 책의 한 페이지를 담으면서 표현하고자 한 것이지요. 책의 내용과 함께 이 빛의 무게감도 함께 달라질 것이니 유의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이 책은 맛보기로 보여드리는 이 페이지와 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겪어봄직한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재수님의 감수성 짙은 의미심장한 연필 그림으로 엮어졌습니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하며 구상하던 만화가 잘 진행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려나가게 된 100장 정도의 그림들이지요. 이제 그럼 본격적으로 [재수의 연습장]에 푸욱 빠져들어가 볼까요?! ^_^
저도 저 그림 속 커플과 같은 경험을 해 본터라 이 페이지를 읽고 얼마나 박장대소를 하며 공감했는지 모릅니다. ㅋㅎㅎㅎㅎ 이 부분에서 특히 독자분이 여성이시라면 더더욱 크게 공감할 것입니다. >.< ㅋㅋㄷ
우리 여성들의 평생 숙제는 뭐다?! 바로 바로 '다이어트'다~! 그런데 이 그림 속의 주인공처럼 오늘도 우리는 어떻게 했다?! 일단 먹고나서 보자~! 선 먹방, 후 후회... 를 저만 한건 아니겠지요? 쿨럭~ 크흠~!!
유난히 달달해 보이는 커플이 카페에 마주보고 앉아 눈빛을 교환하는 찰나! 여성 분의 말!! "눈 깔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른쪽 그림의 엄마와 아기를 보니 제 모습이 오버랩이 되면서 깊은 공감을 하고 엷은 미소를 만면에 띄우게 되는 저를 감지하게 되었답니다. ^---------------------------^* 이렇게 말이지요. 참 따스한 연습장, 재수의 연습장입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글자 몇 개로, 또 사진 하나로 미소지을 수 있는 그런 따스하고 포근한 마음을 아직까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사람'이었음을 이 그림 속에서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화면이 왜 어두워졌을까요?! 바로 우리의 주인공이신 재수님의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페이지이기 때문이랍니다. "우주는 팽창한다. 고로 내 배도 따라 팽창한다." 우리는 괴롭다... 세상에 먹을 것과 맛있는 것은 너무나도 많기에... 그리고 그 유혹을 오늘도 뿌리치지 못했기에... ... 개인적으로 오른쪽 그림의 따스함과 왼쪽 그림의 비애가 예술적으로 대비되는 기분을 느낀 특별한 페이지였습니다.
제가 두 아이를 가진 엄마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독 이렇게 아이와 함께 있는 엄마의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되더군요. ^_^ 오른쪽의 '비오는 날'에 만난 커플이 사이좋게 컵라면을 호로록 마시는 장면도 오늘같이 부슬부슬 비 내리는 센치한 날에 공감 100%를 이끄는 그림이에요.
깜짝 놀라셨다구요? 귀신 아닙니다... 우리들이 언젠가 지하철에서 했었던 그 행동의 결과물인지도 모릅니다. 흡사 물미역을 닮은 저 긴 머리를 헤치고 주무시고 계시는 피곤한 여학생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답니다. '아... 얼마나 피곤했으면..'. '나도 저런 경험이 의외로 많았지...' 하는 그런 생각 말이죠. 오른쪽의 고양이와 눈을 맞추며 희미하게 미소를 짓는 여학생과 왼쪽의 여학생이 동일인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 건 저뿐인가요?! 하핫~
이번엔 배경을 이 책의 색깔과 맞게 노란색으로 깔맞춤(?!)을 하였습니다. 이 페이지에서는 길고양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드러납니다. 작가님과 여친(?!)분이 등장하시는 왼쪽그림과 오른쪽의 재수님의 희생정신이 담긴 실화가 저를 포복절도하게 만들었지요. 하핫! 숭고한 작가님의 희생정신을 높이 삽니다. ^_^
우리가 길을 지나가면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들인데도 뭔가 모르게 뭉클한 느낌이 드는 페이지입니다. 엄마와 아기를 주제로 한 그림에서는 항상 그런 감동이 느껴지는 걸까요? 우리는 모두 엄마에게서 태어났기에 숙명과도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문득 제 뇌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엄마... 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눈시울이 금새 붉어지고 코 끝이 붉어지는 저도 또한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그림인가 봅니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은 한 '인간'이지요. 이 그림에서 작가님이 시키는 대로 행한 제가 기특합니다. 왜냐면 그것은 많은 걸 깨달을 수 있는 작지만 커다란 의미를 담은 행동이었거든요.
모솔분들께서 보시면 화낼 만한 커플들의 재 등장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커플이신 특히 남성분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여성분의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후환이 두렵다면 0.1초안에 현명한 대답을 만들어내어 혀끝을 놀려야 할 것이야~!" ㅋㅋㅋㅋ 오른쪽 그림은 마치 저와 아기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 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검정색 레깅스에 아기띠로 아기를 안아 토닥토닥하는 모습을 말이지요.
이 페이지는 수많은 모솔들의 심장을 두근두근 심쿵하게 만들기 딱 좋은 그림들을 담고 있답니다. 아이스크림 이름으로 고백하기! 이 방법 한번 써 보세요~! 두근 두근 콩닥콩닥 제 3자인 제가 다 설레이지 말입니다! ^_^
재수의 연습장에는 흑백그림만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렇게 예쁘게 색칠된 다수의 재미있는 그림들도 만나 보실 수 있답니다.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되지 않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게 되는 그 흔한 일정 관리 실패의 과정이 그림으로 시각화되니 너무 재밌는 겁니다. ㅎㅎㅎ 오른쪽엔 작가님께서 흘린 진짜 눈물(?!)같은 것이 손에 묻혀져 있네요. ㅠ.ㅠ 괜스레 짠해집니다.
제가 보여드린 이 그림들은 빙산의 일각이지 말입니다. 페이스북 28만 독자들과 제가 함께 웃음과 공감으로 읽고 보는 내내 찡하게 만들었던 [재수의 연습장] 속에는 더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운 우리들의 아름다운 추억들을 의미있게 담아내고 있으니까요.
< 이 리뷰는 도서출판 위즈덤하우스(예담)에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작성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
|
제목을 누가 지었을까. 그야말로 정말 연습장이다. 낙서를 아주 재밌게 잘 하는 친구의 연습장을 넘겨 보는 기분이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나온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게 되는 재미있는 책이다. 작가의 연습장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대충 슥슥 그린 그림이 낙서나 장난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나 그렇게 그릴 수는 없는 것들이다. 다듬지 않은 채로 생생하게 실어 놓았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거리와 카페, 지하철을 비롯한 일상의 공간에서 평범한 사람들을 그렸다. 그림을 보다 보면, 이 사람이 나를 그린 것 같고 그림 속의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두께는 생각보다 두껍다. 이 책은 정말 연습장을 통째로 출간한 것 같다. 아재 개그까지 가감 없이 다 들어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낙서를 즐기는 입장에서 흥미롭지 않을 수가 없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실력의 클래스 차이를 빼면 내 수첩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든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가거나 할 일 없이 카페에 갈 때, 벤치 같은 곳에 앉아서 책을 펼치면 책 속의 광경들이 현실에서 나타날 것이다. 영화 <구스범스>처럼.
책을 넘기다 보면 재미있는 것이,.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이 많다. 시대를 반영한다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카페에서도 지하철에서도 심지어 공원 같은 쉬는 공간에서도 스마트폰 들여다 보고 있으니. 그림으로 담아 내는 작가가 되진 않더라도 스마트폰을 내리고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면 생각치 못했던 장면들이 생생하게 펼쳐질 것이다. 이 책 속에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에 상상과 재치를 불어넣는 비법이 담겨 있으니 참고하시길.
본 리뷰는 아래의 서평 이벤트로 위즈덤하우스에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http://blog.yes24.com/document/8569982 요것은 내가 3년 전에 끄적거린 것들. ![]() ![]() ![]() ![]() |
|
이 책은 <모베러 블루스>의 전작을 통해 만화팬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작가의 크로키 모음집이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크로키 모음집이라서 반가웠다. 특히, 일상의 편린들을 위주로 모아놓은 것들이지만 곳곳에 만화가 특유의 개스 센스가 돋보여서 무심히 넘기다가 자주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꽤 유쾌한 책이기도 하다.
전체 400페이지가 넘는 이 책은 표지에서 ‘그림이 힘이 되는 순간’이라는 표제가 제목 아래 붙어있다. 즉, 작가가 틈나는대로 카페나 거리 혹은 지하철 등 종이를 펼쳐 연필을 들고 그릴 수 있는 어디에서라도 스케치를 한 그림들을 모은 것이다. 그래서, 매우 간결한 선들이 돋보이며, 현장의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기도 한다. 또한, 일반적인 웹툰의 선사하는 컬러의 피곤함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만나는 단색의 느낌은 실로 오랜만에 색다른 충만함을 선하기도 했다.
특히, 작가는 이처럼 일상에서 그렸던 이미지들을 자신의 SNS에 올려 사람들과 소통을 했고, 그림을 본 사람 가운데는 “작가님 그림이 힘이 됩니다”는 반응을 보였던 이들도 있었다. 그러한 것들이 바로 이 책이 나오게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크로키에서 나타나는 장면장면들을 장소별로, 그리고 대상별로 몇 가지 유형화해보자면, 일단 카페에서는 연인들의 모습과 홀로 시간을 때우는 이들의 모습이 많아 보인다. 또, 횡단보도에서 담겨진 모습에는 주로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많이 담겨진 듯하다. 한편, 지하철에서는 맞은 편에 앉아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이 지면으로 옮겨졌다. 무엇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람들의 모습 가운데 재미와 흥미를 가장 많이 불러일으키는 것은 젊은 남녀의 연애장면인 듯 느껴진다.
게다가, 각각의 크로키에는 모두 제목이 담겨져 있다. 그래서 그 제목과 해당 이미지의 매칭이 때로 포복절도하게 만들기도 하며, 때로는 곰곰이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은 단순히 한번 보고 말 것이 아니라,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답답해질 때면 열어보게 될 것 같다. 왠지 몇 장을 넘기다보면 기분이 썩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
|
너무나 익숙해서 데면데면해지기 쉬운 일상, 하지만 그 일상 역시 내
삶의 소중한 한 페이지인 것을 어느새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순.간.포.착.전.문.가’ 재수가 그려낸 <재수의
연습장>을 보며, 다시 한번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그림 위주의 책은 어떻게 보면 정말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리뷰를 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나부터도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다양한 감정들을 어떻게 잘 풀어내야 할지 감이 안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손바닥만 한 노트위로 만화가 재수가 그려낸 회색 톤의 삶의 풍경은, 우리의
회색빛 삶을 다채롭게 물들여주는 마법이 깃들어 있다. 사실 나는 이 부분이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색감을 배제하고 그려냈는데, 도리어 정말 다채로운 감정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정말 나의 일상을 그대로 그려낸 듯한 이야기들도 많아서 더욱 재미있었다.
치맥을 먹을 때, 정말 먹을 때는 아무 생각없이 맘껏 즐겨놓고는, 거북할 정도로 배부른 채로, ‘왜 먹었지’, ‘내가 왜 그랬을까’, ‘이성은 어디로?’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래서 정말 ‘(포)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또한 ‘너만 웃어준다면’은
아이를 웃기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다하는 아빠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집안일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는 대신, 잔소리도 절대 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으로 살아오신 이모부가 손자를 업고 서성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라면을 끓일때는 먹기 싫다더니, 한
입을 뺏어먹는 오빠를 보며 ‘가슴이 무너지는 한 젓가락’이라는
제목 그대로의 표정을 짓고 있는 동생이 있었다. 내가 늘 뺏어먹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그 표정을 보며 뜨끔하기도 했다.
또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들도 많았다. 그 중에 ‘밤길의 사람들은 마치’라는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 영화를 보고나서 화장실을 갔다 나왔을 때의 풍경과도 정말 닮아 있었다.
일행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딱 그러했는데, 그땐 정말 섬뜩한 느낌을 받았지만, 나 역시 또 저 풍경속의 한 사람이 되어 있을 때가 많음을 잘 알고 있다. 그림과
글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시간 덕분에 자꾸만 들춰보고 싶은 재수의 연습장이다.
|
|
<재수의 연습장>은 만화가 재수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을 다시 찾아야겠다고 느끼며 2014년 페이스북에 '재수의 연습장'을 개설하여 그날그날 연습장에 그린 그림을 휴대전화 카메라고 찍어서 올린 것을 모은 책이다. 이 책은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되찾아가는 과정이자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온 2년간의 생생한 흔적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몇 년 전, 구상하던 만화가 잘 진행되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뭐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에 아침마다 카페로 출근해서 사람의 모습을 관찰했고 수첩에 오른손으로 스케치를 했습니다. 작업실에 와서는 그 그림들을 보며 왼손으로 다시 그렸습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100장 정도의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에 무턱대고 시작했지만 진행할수록 얻는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왼손으로 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선이 의도한 대로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오직 나의 왼손에서만 나오는 선이었기에 그냥 믿고 쭉쭉 그려나갔습니다. 그렇게 그리다 보니 쓸데없는 선이 걸러지기도 하고 평소 아무 생각 없이 긋던 익숙한 선의 방향이 아닌 새로운 선의 방향도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만화 작업에 익숙해진 습관적인 선에게 벗어날 수 있었고 그림 그리는 행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만화가 재수가 그린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재치와 유머, 감동과 함께 공감가는 그림들로 가득하여 흥미롭다. 만화가 재수는 많이 그린 만큼 많이 생갹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필요 없는 선이 걸러져서 선이 걸러진 자리에 선의 느낌이 들어서는 것이다. 단, 전제 조건은 즐거움과 호기심으로 그림을 대할 때 주로 그렇게 된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재수의 연습장>은 읽고나면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만화를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다.
|
|
상상해본다. 안경을 쓰고,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커피숍에 들어간다. 주문을 하고 구석 자리에 편안하고 익숙하게 앉는다. 가방에서 수첩과 펜을 꺼내더니 주변을 둘러본다. 그는 흡사 잠복 근무를 하고 있는 형사의 눈빛으로 날카롭게 뭔가를 찾는다. 커피숍에서 아침부터 그가 찾는건 무엇일까? 다음순간 그의 눈이 번뜩이고, 손놀림이 남다르게 빨라진다. 글씨를 쓰는것치고는 뭔가 어색하다. 그렇다. 그는 누군가를 대상으로 스케치를 하고 있다. 그는 누구일까? 아마도 이 책의 저자 재수님이 아닐까?^^
이 책은 만화가 재수님이 2년동안 스케치한 작품들을 모은 작품집이다. 제목은 연습장이라고 했지만 그냥 '작품집'이 어울릴법하다. 연인, 가족, 타인,고양이, 강아지...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이 그의 작품 속에 있다. 때론 울고, 웃고, 장난치는 모습...때론 커피숍에서 잠을 이기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진 모습들까지...그는 참 섬세하게 그들을 관찰했다. 그가 밝혔듯이 하고자하는 일이 술술 풀리지 않았을때 그가 자주갔던 커피숍에서 관찰한 모습들일것이다. 연인들의 애틋함을 이렇게 스케치로 구경하니, 그들의 풋풋함이 생생하게 재생되는 기분이 든다. 그렇게 그의 스케치는 간결하지만 생기 넘친다.
그리고 그의 그림이 가지는 특징이라면 어떤 관계 속에서 인간의 심리와 행동, 표정을 많이 다루고 있는것 같다. 아마도 작가가 지향하는 개인적인 꿈이나 가치관도 인간적인 따뜻함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어쨌든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제목과 그림의 조합에 빵 터지기도 하고, 마음이 짠해 오는 대목도 만나게 된다. 결국 간결하지만 강렬한 스케치가 주는 무게감이 남다르기에 가능하리라.
그의 스케치 중에서도 유난히 왼손으로 그린 그림들은 참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도 그럴것이 커피숍에서 오른손으로 열심히 스케치 해온 것들을 다시 왼손으로 작업했다고 하니...입이 쩍 벌어지고도 남는다. 그런데 참 신기한 사실은 왼손으로 그린 작품들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다. 왼손으로 다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형체와 선, 면들을 다시 스스로 분석하고 재조합하는 작업이 아닐까? 그런 힘든 과정을 거치다보면 작가 나름의 선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생기는가보다.
<재수의 연습장>은 힐링북으로 분류해도 좋겠다. 마음이 우울할때 보다보면 혼자 키득키득 웃을수 있고, 사랑 싸움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이 보면 어느새 감정들이 정리되는 순간을 맞게 되고, 꽉 막혔던 시선을 가졌던 사람들에게는 세상에 대한, 혹은 타인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준다. 어떤 상황에 놓인 사람이건 이 책으로 힐링할수 있을것 같다. 재수님이 앞으로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다음 책도 출간하셨음 좋겠다. |
|
페이스북을 이용하긴 하지만 이용이 서투르다. 그저 좋아요를 누를 뿐 내 말 하기 급급.. 그렇다보니 친구를 만드는 것도 허술하고 남의 페이스북 엿보는 것도 시원찮은 수준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 재수를 알지 못했다. 책이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는 것을 보고서야, 아. 팬이 많은 사람이구나 싶었다. 28만 명이 구독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주인, 다양한 SNS에서 공유되며 사랑받는 작가가 이번엔 책으로 독자를 만난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에겐 책이 아니면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을 터. 책으로 만난 그림은 더욱 반갑다. 비오는 퇴근길 버스, 그것도 제일 뒷자리에 자리잡고는 두툼한 책을 펼쳤다. 우선 이렇게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부럽다. 슥슥 그린 것 같은데 포인트를 잘 잡은 그림. 사람들이 보면서 어색하지 않는 인체를 그리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게다가 남자인 것 같은데 여성들의 묘한 심리를 순간포착하는 재주도 만만치 않다. 여자에 대한 남성의 반응을 그린 것도 재미있지만, 여성들만이 공유하는 것들도 그려냈다. 이 작가의 이전 작품을 훑어보니 아이들에게 사주었던 <감정코치 1, 2권>이 있었는데, 그때의 그림체와는 많이 달랐던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후루룩 볼 수 있는 책이다. 한 페이지에 그림 하나인 경우도 많다. 내가 어렸을 때 옆집 오빠네를 가면 이런 외국 책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이었지만 그 그림체가 너무 좋았다. 한두컷의 그림으로 사람의 감정을 불러오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책들. 우리가 생각하는 “만화책”의 범주를 뛰어넘는 것들이었다. 특히 이 책은 제목이 압권이다. 그림만 봐서는 무슨 얘길까 싶은데 제목에서 빵 터지기도 하고, 그림은 평범한데 제목이 기가 막히게 붙은 것도 있다. 그리고 그 뒷 이야기, 그 앞 이야기가 무한상상으로 펼쳐진다. 그게 바로 이 책이 좋은 책이라는 증거가 된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을 포착해 그린 솜씨가 범상치 않다. 제목을 <나>라고 붙이고 싶은 그림도 몇개 있었다. 특히 <수다전 수다후>라는 그림에서 웃을 수밖에 없었는데, 늘 내가 차를 마신 자리에는 영수증을 비롯한 휴지를 찢은 종이가루가 잔뜩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 많은가?
그리고 <제다이의 여자친구>라는 그림에서도 빵~ 웃음을 터트렸다. 여자친구를 바래다주고, 지하철이 움직 일 때 괴성을 지르며 지하철을 본인이 움직이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 남자친구. 자세히 보면 승객들은 눈이 똥그래져 남자를 쳐다보고 있고, 여자친구는 고개를 숙인채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해된다.
얼마 전 커피숍에서 이런 장면을 보았다. 아이는 조금 더 큰 아이였는데 아기 엄마는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서도 커피 한잔을 제대로 못 마시고 얘기도 못하고 아이를 따라다녔다. 무심한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누기 바빠 애기엄마가 안되어 보였다. 여유를 즐기던 우리 일행이 했는데... 엄마란 존재는 참... 아이가 울어 친구간의 대화가 끊어진 그림의 제목은 <티타임 강제종료>였다. 일상에서 발견한 보석같은 순간의 기록, 순간채집자의 그림책 <재수의 연습장: 그림이 힘이 되는 순간>이다.
|
|
인지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뇌는 눈을
통해 받아 들이는 신호에 가장 반응을 잘 한다고 한다. 보는 것을 통해서 의미를 찾아내고 시각신호들을
해석하는 활동을 통해서 의미를 해석하기 때문에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이미지가 있으면 의미의 전달을 가속화 하거나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고, 기억 또한 오래 간다고 한다. 중국 속담에도 ‘한 장의 그림이 백 마다
말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그림의 효과를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우리의 뇌는 쓰면 쓸수록 활성화 되고, 쓰지
않으면 안락함에 빠져 퇴화 될 수 있다고 한다. 일본의 시라사와 다쿠지이 ‘100세까지 치매없이 건강하게 사는 101가지 방법에 의하면, 뇌에 자극을 주기 위해 매일 지내는 방의 이미지를 계속 바꾸면 뇌에 강한 자극을 주게 되어, 뇌가 활성화가 된다고 한다. 그런데 뇌에 자극을 주면 효과적이라고
해서 뇌에 큰 자극을 주면 효과는 반감된다고 하니 주의 해야 할 것 같다. 집의 구조를 매일 바꿀 수는 없으니, 저자의
그림을 보고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이미지를 형상화 했는지 생각하면서 보면 그와 버금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필로 낙서하듯 그린 그림에 핵심이 정확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신기하고 놀랍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문화비를 받는 카페에 가보면,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노트북을 꺼내 뭔가를 하는 사람도 있고, 책을
꺼내 뭔가를 하는 사람도 있다. 남녀가 붙어서 공부를 하면 공부가 될까 차리리 연애나 하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림 한 장에 내 생각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표현되어 있었다. 재미있다.
필요 없는 선이 걸러지면, 그 자리에 선의
느낌이 난다. 즐거움과 호기심으로 그림을 대해야 는 전제조건이 따라 붙는다. 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비움으로 행복해 지는 것, 여백의 미, minimal life is optimal life 이듯 필요 없는 것을 없애므로 완벽해 지는 것들이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의 대부분이 사람이다. 놀랍게도
여기에도 과학이 들어 있다. 예일대 킴 커비 박사에 의하면 ‘어떤 사물의
이미지를 잠깐 기억하는 시각단기 기억력은 사람의 얼굴을 가장 잘 기억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에게 사람의 얼굴, 시계, 자동차, 사진을 보여 주고, 얼굴
사진은 0.5초, 나머지 사물은 4초동우나 보여 준뒤 기억력을 테스트 했는데, 다른 사물보다 얼굴을
훨씬 더 잘 기억했다고 한다. 아마도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하다 보니 얼굴을 잘 기억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 책의 그림이 엄청나게 정말하고 채색되어 있었다면, 이렇게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또한, 이 책은 남녀노소 모든 계층에서 사랑
받을 만 하고, 때와 장소를 가릴 필요도 없을 듯 하다. 일상에
지친 사람에게도, 기억력이 가물거리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나 같이 재미 삼아 그림 따라 그리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크로키나 연필 스케치를 잘 하고 싶어서 6개월
정도 배운 적이 있다. 그런데 여전히 그림에는 소질이 없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갔는데, 한달 동안 그림은 가르쳐주지 않고 이론과 그라데이션 하는 데 보냈다. 그리고 4개월 동안 구와 원통, 삼각
뿔 등등을 그리는데 보냈다. 그래서 나머지 1달은 등록하고
안 갔다. 난 정밀화 보다는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데, 저자의
그림이라도 시간 날 때 마다 따라 그려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