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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요리 프로그램 볼 때, 진짜 배가 고프다. 아니, 방금 밥 먹고 포만감이 느껴지는데도 그런 방송 보고 있으면 자꾸 뭔가 더 먹고 싶어진다. 뱃속이 꽉 찼다고 아우성치는데 그런 소리는 무시하고 일단 입속에 뭐를 집어넣어야만 풀릴 것 같은 갈증. 그래서 웬만하면 밤에 요리 프로그램 안 보려고 하는데 그게 또 잘 안 되네. '야식'이란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거다. 낮이 아닌 밤에 입맛 돋우는 장면들이 더 찾아온다. 이 책도 밤에 보면 침이 질질 흐를 것 같다. 닭 한 마리로 온갖 요리를 해댄다. 제목처럼 50가지 요리법이 등장하는데, 기름기 줄줄 흐르는 장면에 느끼할 것 같으면서도 손이 저절로 책으로 뻗어진다. 하아... 또 배가 고프다. 치킨을 마지막으로 먹은 게 2월이다. 비닐장갑 하나 끼고 매콤한 소스가 발라진 닭 다리 하나 들고 와구와구 뜯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 더 마음 아픈 건 치맥의 계절이 왔다는 거... 치맥을 즐기는데 계절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유독 여름날 치맥이 더 당기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한낮의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치킨... 흐엉...
그 유명한 그레이 시리즈를 패러디한 게 많이 나왔지만, 유독 이 책이 궁금했던 건 영상 때문이다. 거의 2년 전쯤에 온라인에서 닭을 묶고 요리하는 영상 하나를 보고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이었다. 먼저 말하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니고 요리책이다. (내가 이 책을 요리가 가미된 소설인 줄 알았다는 건 안 비밀. ㅠㅠ 도서 분류에도 문학이라고 되어 있다.) 각각의 요리를 2페이지 정도의 짧은 소설처럼 서술하고, 바로 이어서 요리 레시피가 이어진다. 그러니까 이런 문장에 혹해서 읽었다가, “이렇게는 처음이에요.” “지금까지 아무도 당신을 바삭하게 구워 주지 않았다고?” 바삭하게 구워지는 닭요리 하나를 알게 되는 거다. ㅎㅎ 냉장고 신선실에서 뚝 떨어져 칼잡이 씨의 눈에 띈 영계 한 마리는 온갖 형태의 닭요리로 주인공이 된다. 요리사 칼잡이 씨는 자기 주방을 통제하는 걸 상당히 좋아하니, 그의 입맛에 맞게 행동을 취하면, 요리사님(그레이)의 애정을 듬뿍 받는 영계 아가씨(아나스타샤)가 되는 거다.
소설 형식을 빌린 닭 전문 요리책이다. 총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마다 호기심 돋는 설명에 먹음직스럽고 보기 좋은 닭 요리가 채워졌다. 순진한 영계(처음 요리사님에게 발견된, 냉장고에 방치되었던 영계 한 마리), 산산이 조각나다(토막 친 닭 요리와 부분육 요리 소개), 거침없이 막 나가는 치킨(닭을 이용한 여러 가지 업그레이드 요리 고급 기술 편). 첫 번째 장에서는 닭을 통째로 이용한 요리가 대부분이고, 두 번째 장에서는 닭을 조각내서 하는 요리, 세 번째 장에서는 닭을 조각내거나 다져서 하는 요리(내가 보기에 손이 많이 가는 요리여서 고급 기술 편인 것 같다. ^^)가 등장한다. 요리가 하나씩 진행되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은 과정과 수량을 적어 넣은 기존의 요리책과 같은 구성이 아니라, 아무래도 유명한 소설을 패러디한 설명 때문에 웃으면서 볼 수 있다. 뭔가 야릇한 장면을 연상하듯 끌어가는 이야기가 알고 보니 닭의 몸매라던가, 통제 운운하면서 소유욕 쩔은 남자를 말하는 듯하지만 결국 요리사의 프로페셔널한 마인드를 읊는 거였다거나... 분명 닭 요리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들으면 그만인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게 한다. 왜냐고? 난 이미 그레이 씨를 다 읽어버린 몸이거든!!
일반인이 하기에는 좀 더 전문적인 닭 요리 레시피가 아닐까 싶긴 한데, 닭 요리를 좋아하거나 요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뭐든 관심 두면 잘할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까. 푸드포르노라는 소개 글에 어울리는 요리책이기도 하지만 특히 한국식 닭 요리가 아닌 서양식 닭 요리여서 그런지 색다른 입맛을 돋운다. 닭이 간식이나 메인 요리로 나오는 여러 가지 레시피가 흥미롭기도 하다. 곁들일 수 있는 샐러드나 사이드 메뉴도 알 수 있고, 일단 사진부터 먹음직스러운 건 당연하고... 누드 상태의 영계와 그 영계를 어떤 식으로든 맛있는 음식으로 만들어버리고야 마는 요리사님의 썸과 밀당의 연애 요리다. 후훗~
"눈썰미가 좋은 닭이로군. 그가 말한다. 또 그 표정이 된다. "이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부 내가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지. 내가 쓰는 재료들은 정확해야 해." (15페이지)
![]() "당신을 요리하고 싶어." 그가 속삭인다. "통째로." 아, 어쩌면 좋아. 내 몸이 속에서부터 뜨거워진다. 그는 내 몸 너머로 손을 뻗어 향신료 병들이 가득 들어차 있는 커다란 조미료장을 연다. "말해 봐, 어떻게 해줄까? 골라 봐." (중략) "전 밑간은 처음 당해 봐요." 내가 풀이 죽어 중얼거린다. "아니, 아예 재료 밑손질도 받아본 적이 없어요." 그의 입이 한일자로 꾹 다물어진다. 그가 받은 충격을, 크나큰 실망감을 느낄 수 있다. "한 번도?" 그가 속삭여 묻는다. "이렇게는 처음이에요." 내가 고백한다. "지금까지 아무도 당신을 바삭하게 구워 주지 않았다고?" "그런 적 없어요……, 하여튼 양념을 한다는 거 괜찮은 건지 전 잘 모르겠어요." (21페이지) ![]() 그렇게 밑간을 당하고, 묶이고 해서 완성된 귤과 세이지를 곁들인 로스트 치킨
그는 내 양발목을 합쳐 단단히 묶는다. 노끈은 꽉 묶여 있지만 살갗에 파고들 정도는 아니다. 나는 구속감고 함께 기묘한 해방감을 느낀다. 내 등골을 타고 전기가 오르듯 위험한 전율이 찌릿찌릿 치민다. "당신은 매혹적인 꽁지를 가졌군. 완벽해, 암탉 아가씨. 요걸 물어뜯을 게 기대 되는 걸." (47페이지)
"당신을 오로지 나를 위해 담금액에 밑간 된 거야." 그가 음험하게 말한다. "오직 나만을 위해." 그래요. 나는 신음한다. 나를 먹어 주세요. 당신 혼자서. 그리고 바로 그때에야 나는 그가 뭔가를 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래디시인 것 같다. 그 빨간 래디시가 심장처럼 박동하기 시작한다. 내가 보는 광경이 흐릿해져 가고, 나는 미칠 것 같아진다. "일어나, 베이비." 신선실 문을 열면서 그가 말한다. 우쭐하게 멋 부린 말투. 나는 현실로 돌아온다. "브로일러에 들어갈 시간이야." 빌어먹을. (92페이지)
![]() 허브와 아몬드 페스토를 바른 나비 모양으로 벌린 통닭
"이제부터 당신을 납작하게 펴 놓을 거야. 활짝 벌려 놓을 거야. 있는 줄도 몰랐던 경지에 이르게 해 주지." 그의 미치광이 같은 기대와 흥분이 느껴진다. 내 몸은 전적으로 숙련된 그의 손 아래 맡겨져 있다. 그가 나를 옆으로 활짝 벌려 놓을 때 충격이 내 몸을 관통하여 흐른다. 그리고 그건 감미롭고 낯설고 관능적인 감각이다. 그가 나를 가슴이 위로 오도록 팬에 놓는다. 가금육이 이렇게 납작해도 될까. 이건 부자연스럽다. 이토록 쾌감이 밀려오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야. 하지만 팬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열기가 이렇게나 균일하게 내 몸을 관류하는데. 나는 녹아 버릴 듯 육즙으로 가득 차 말할 수 없이 맛있어진 느낌이다. (164페이지)
![]() 베이컨에 묶인 날개 - 메이플 시럽으로 윤이 나게 구운 닭날개 베이컨 말이
![]() 버터를 가져와 가슴살 - 향기롭게 갈색으로 만든 버터와 헤이즐넛으로 요리한 닭가슴살 소테 (이거 정말 먹고 싶게 생겼다. 침이 질질~~)
치킨 서브 - 모차렐라를 올린 치킨 서브마린 샌드위치 (샌드위치라는데, 위에 듬뿍 올려진 모차렐라에도 느끼함이 아닌 침샘이 먼저 고인다.)
![]() 꼿꼿이 일어선 치킨 - 매콤한 토마토 감자를 곁들인 직립 로스트 치킨 (요리가 보여야 하는데, 다른 게 먼저 보인다. 요리할 때는 꼭 상의 탈의 상태로 앞치마를 착용해야 눈에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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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발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아주 먹음직스럽게 노릇노릇 구운 통닭을 표지로 하고 있는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제목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얼마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E.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 하고 있다. 그것도 표지처럼 실제 통닭으로! 읽다보면 도대체 이런 기막힌 생각을 한 작가가 누굴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데, 하여 이름을 살펴보면 F.L 파울러. 하하하! 작가 이름조차 패러디다. E의 다음 알파벳을 쓴 F.L 이라니! 이것만 봐도 가명일 게 분명한데, 아니나 다를까 마지막 페이지에 보면 이름은 가명이며, 작가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다고 나와 있다.
비밀의 작가. 패러디. 그런 책 치고는 책의 만듦새가 꽤나 좋다. 양장본에다 요리책인지 소설인지 혼동될 정도로 많이 들어간 컬러 화보까지. 어쩌면 닭 요리책으로 알고 이 책을 구입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
(무려 이 책엔 치킨집 전단지까지 들어 있었다. 잠시 황금가지가 출판시장이 너무 열악한 관계로 치킨으로 사업을 확장했나 하는 생각도 했다. 하하...)
(제목의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50가지 치킨 요리라는 뜻도 들어있지 않을까 한다. 소설은 이렇게 요리에 따라 하나씩 단락을 이루고 있으며 각 단락의 시작마다 이번엔 어떤 요리가 되는 지를 보여주는 사진이 저렇게 나온다. 사진이 꽤나 식욕을 돋구기에 이 소설을 밤에 읽는 것은 위험하다.) 단락마다 말미엔 진짜 닭 요리 레시피까지 나오고 있으니. 때문에 누군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하, 이거 색다른 요리책이로군. 야한 소설처럼 만들었잖아!" 이런 본말전도가 충분히 예상될 법한 완성도다. 솔직히 나도 내가 소설책을 읽었는지, 요리책을 읽었는지 모르겠다. 표지에 작가 자신이 '요리책을 패러디했습니다'라고 하니까 소설책이겠거니 생각하는 것일 뿐. 그러나 정말 집중해서 탐독했던 것은 레시피였다. 사진의 요리가 하도 먹음직스러워 만들어 먹고 싶어 미칠 것 같았으니까. 어쨌든 작가가 소설이라고 방점을 툭 하고 찍어주고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페미니즘적으로 보자면 불편한 이야기였다. 계급적으로 캔디 같은 여성이 커다란 재력을 지닌 남자에 길들여져 점점 SM의 세계로 빠져드는데, 거기서 보여주는 여성의 모습이 노예에 가까운 수동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성의 쾌락을 자신의 쾌락으로 여기는 매저키스트가 된다. 닭이 요리사의 욕망에 맞춰 요리되는 것과 같다. 파울러는 요리가 가지고 이러한 일방향, 재료는 그저 그것을 다루는 자에게 순종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을 가져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세계의 폭력성을 드러낸다. 그 소설의 주인공 여성처럼 닭은 의인화 되어 식스팩 남성 요리사에게 묶이고, 찢기며, 파헤쳐지는 것이다. 그 과정을 파울러는 엄청나게 관능적으로 묘사하며 여성의 닭은 요리되는 모든 순간을 자신의 쾌락으로 경험한다. 손에 쥔 16플라이 노끈 다발로 봉긋이 솟은 내 가슴살을 스치며 그가 묻는다. 천연섬유 노끈이 건드리는 감촉이란 놀랄만큼 관능적이다. 내 가장 깊숙한 곳, 가장 은밀한 그 곳이 더없이 맛있게 오므라든다. "몰라요." 내가 숨결만으로 말한다. "몰라요. 그리고?" 그가 위협하듯이 재우친다. "모릅니다. 요리사님." 그가 귤 한 개를 집어서 서서히, 서서히 내 아래쪽 구멍에 들이밀어 이윽고 그것이 내 속에서 완전히 묻힌다. 아, 꽉 찬 느낌. (p. 46)
(인용한 부분은 바로 이 로스트 치킨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소설 부분이 끝나면 바로 이렇게 그 요리의 정체와 그것을 만드는 레시피가 공개된다) 듣기로 SM적 세계는 과잉된 연극성의 세계다. 자신이 맡은 배역에 따르는 연기에 얼마나 충실할 수 있느냐에 따라 느낄 수 있는 흥분의 강도가 결정된다. 때문에 연기를 위한 상세한 규칙이 그 세계엔 존재한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잘 보여주고 있는 바와 같이 과정과 단계가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과 단계엔 연기하는 자에 대한 배려는 없다. 배역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자신이 어떤 성향을 가졌던 주어진 배역에 자신을 길들여야 한다. SM 세계의 규칙은 궁극적으로 주체가 가진 고유한 본질을 희석시키고 소멸시키는 과정이다. 남는 것은 배역 뿐이다. 본말전도가 그 세계를 유지시키는 핵심 동력이다. SM 세계의 각 과정과 단계에 존재하는 세부적 규칙은 요리의 레시피와 그리 다르지 않다. 그러니 소설에 이런 식으로 레시피가 삽입되는 것도 그냥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아닌 것이다. 아마도 SM적 세계가 더없이 인위적이며, 그것도 배역을 정하고 연기를 강요하는 한 사람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일방적인 세계라는 것을 암시하는 뜻도 있지 않을까 싶다. 역시나 이 레시피엔 닭의 의지가 전혀 개입할 수 없다. 그는 오로지 레시피에 따라 해체되고 다시 조립될 뿐이다. 그리고 그 레시피를 고른 자는 어디까지나 요리사다. 하지만 당하는 여성인 닭은 그것을 자기 파괴의 과정으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요리되는 동안 자신이 더욱 맛있게 되어가는 것에 끝도 없는 희열을 느낀다.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쾌락으로 여긴다. 그러나 그녀는 오로지 요리사의 욕망대로 되고 있을 뿐이다. 그 희열의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단 하나, 자신의 소멸이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조차 환희로 간주한다. 요리사에게 맛있게 먹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요리사의 욕망과 일치시킨다. 욕망의 일치는 순종의 궁극이다. 그것은 레시피의 매 단계마다 요구되는 자기 부정을 통한 순종에 따른 결과다. 어째 종교의 순교와도 닮아 보인다. 순교 역시 종교에서 요구하는 끊임없는 자기 부정을 통해 도달하는 궁극이 아니었던가. 그렇다면 종교도 SM적 세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꽤 재밌게 즐겼다. 밤마다 허기를 몰고와 고통스럽긴 했지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대한 제법 매서운 공격이었고, 공격의 방식이 재치 넘치는 패러디라 더욱 효과적으로 보였다. 너무나 외로운 밤, 외로움을 달래려 술 한잔 걸쳤다면 후식으로 읽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공자님 가라사대,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는 두 가지로 식욕과 성욕이라 하셨는데 이 책은 그 두 가지를 하나는 확실하게, 다른 하나는 은근히 채워주고 있으니까. 좀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나도 요리를 꽤 즐기는 편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요리가 가진 애로틱한 면에 대해선 별로 생각해 본 적 없다. 음식이 성애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영화 '아메리칸 파이'나 우리나라 영화 '몽정기'를 비롯하여 자주 봤지만 그저 웃어 넘겼을 뿐, 둘을 연결 짓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은 본격적으로 연결하여 재현하고 있는지라,(한 마디로 내가 그 세계에 푹 담겼다가 나온 고로 )앞으로 요리할 때마다 언뜻 떠오를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삼계탕이다. 앞으로 복날이 오면 난 언제나 그랬듯이 삼계탕을 만들어 먹을 터인데, 그것을 묶을 때 아무래도 이 소설의 장면이 생각날 것 같다. 이것, 참.
(어쩌면 이렇게 묶어 버릴 지도, 왠지 이제 생닭을 보게 되면 Tie me up, Tie me up 하는 속삭임이 들려올 것만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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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질 칼잡이씨와 암닭 아가씨의 매콤달콤한 밀당! 미국 아주머니의 시선을 확 끌어당긴 E.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요리책으로 패러디한 책이 바로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다. 수위에 상관없이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터라 <그레이 50가지 그림자>를 재밌게 읽었는데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억만장자이면서도 가학적인 로맨스를 즐기는 차가운 남자 그레이씨와 막 대학을 졸업하고 친구 대신 그를 취재하러 간 아나스타샤와의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책을 원작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책보다 훨씬 못한 기대감에 관객들의 외면을 받았다. 2012년에 미국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 석달 만에 시리즈를 포함해 총 2천 백만부를 팔았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예상외로 그레이 시리즈에 대한 호응도가 높지 않는 것 같다. 그러한 책을 F.L. 파울러는 요리책으로 패러디를 했는데 그레이씨는 근육질 칼잡이씨로 탈바꿈 되어 있고 아나스타샤는 암닭 아가씨로 변모되어 두 사람의 매콤달콤한 밀당의 시간이 지나면 기름이 잘잘 흐르는 먹음직스러운 닭요리로 탄생된다. 책 중간중간 근육질 칼잡이씨의 몸매 감상과 어쩌지 못하는 암닭양의 반항이 맞물려 그야말로 닭요리의 다양한 레시피를 보여주며 다채로운 닭요리가 시작된다. 그레이씨와 아나스타샤의 사랑을 요리로 승화시키는 F.L 파울러의 교묘한 이야기로 하여금 내가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는건지 아니면 요리책을 보고 있는건지 헷갈릴 정도로 잘 그려내고 있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지 않기에 요리책을 자주 보지 않지만 이런 요리책이라면 몇 백번을 보겠다고 할 정도로 잘 읽힐 뿐더러 맛있는 닭요리의 신세계를 맛보게 만든다. 닭을 좋아해서 주로 양념치킨을 사서 먹다가 요즘에는 직접 양념을 하고 튀겨서 식구들과 함께 먹는다. 그 이외에도 닭가슴 샐러드나 감자없이 고추장만 넣고 양념을 해서 닭볶음탕을 해먹기도 하는데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맛있는 닭요리를 소개하고 있어 그가 알려준 레시피대로 요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요리 중 참기름과 파를 뿌린 닭가슴살 화이트와인 찜이 가장 맛스럽게 느껴졌고, 다이어트를 하는 이에게도 금상첨화인 요리라는 생각에 그 많은 레시피 중 콕 찍었다. 재료들이 비교적으로 집에 있는 것들이고, 퍽퍽한 닭가슴살이 잘 먹히지 않아 닭가슴살 요리를 잘 하지 않았는데 기름기가 적은 찜은 영양가도 좋고 화인으로 더 풍미있게 맛을 들였기에 이전에 먹었던 닭가슴살 요리보다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먹는 것에 대한 욕망과 남녀간의 사랑을 나누는 욕망을 한데모아 가장 섹시한 요리책을 탈바꿈시킨 요리책을 보고 있으니 그 어떤 관능미 넘치는 이야기를 보더라도 이 책만큼 눈을 돌리지 못할 것 같다. 그만큼 신선하고 재밌는 요리책이기에 닭 덕후라면 한번쯤 꼭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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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닭요리책이 이렇게도 섹시하고 에로틱한거냐고!!! 아니 내가 뭣 때문에 요리책을 이렇게도 주변 눈치를 보면서 봐야 하는거지 싶으면서도 나도 몰래 대놓고는 못보고 앞표지보다 뒷표지를 슬그머니 가리게 되는 책이 바로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다.
제목만 들어도, 표지만 봐도 누군가는 분명 이건 진짜 책 맞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레 어떤 책 하나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그렇다. 지난 2012년 국내외에 출간된 이후 '그레이 신드롬'을 탄생시킨 바로 그 책『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말이다.
이 책은 아주 흥미롭게도 요리책으로서는 드물게 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다 패러디한 원작이 이토록 괴리감이 느껴지는데 막상 읽어보면 크리스천 그레이를 능가하는 'Mr. 칼잡이'와 아나스타샤 스틸을 뛰어넘는 평범하고 수수한 '생닭 아가씨'를 만나게 될 것이다.
스스로를 다른 식자재와는 달리 평범하기 그지 없는 모습으로 묘사하는 생닭이 주방이 자신의 왕국이라 말하며 요리에서 세련미가 관건이라는 칼잡이 씨를 만나 순수한 영계 아가씨에서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멋진 닭요리로 변시하는 과정이 기발하게 묘사된다.
닭을 의인화해서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그레이 시리즈를 본 사람들이라면 그 특유의 장면 묘사와 더불어 오글거리지만 한없이 진지한 대화에 웬지 모르게 몰입하게 될 것이다.
'치킨 is 뭔들'이라는 말에 걸맞게 치킨 요리를 뭘해도 맛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나 삼겹살과 함께 많이 먹는 육류일 것이다. 게다가 구하기도 어렵지 않고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더욱 유용하면서도 영양면에서도 손색없는 좋은 재료이다.
이 책에서는 자신이 그런 존재이기 때문에 칼잡이 씨로부터 대접을 받는 영계 아가씨가 처음에 어쩔 줄 몰라하고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스스로가 자신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데 칼잡이씨를 만나 그가 일깨워주는대로 놀라운 변신을 거듭하는 모습이 다이아몬드 원석을 잘 세공해 높은 가치를 지닌 보석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책에는 닭 한 마리를 그대로 요리한 순진한 영계를 시작으로 산산이 조각나며 토막친 닭 요리와 부분육 요리를 선보인다. 다음으로는 고급 기술으로 넘어가는데 각 요리의 제목도 정말 거침없고(?) 에로틱하기 그지없다.
완성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재료, 자세한 레시피 과정, 요리의 중요한 팁에 이르기까지 잘 정리해 두어서 실제로 요리도 가능할 것이다.(한 가지 특이한 점이라면 닭을 16호 이상의 특대 사이즈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보통 닭요리를 하면 삼계탕이나 닭볶음탕 정도만 요리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나니 다양한 닭요리도 가능해 보여서 소설 형식의 재미와 함께 요리의 가능성까지 잘 다룬 책이라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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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기대했던것보다 재미없었어요. 그런데 그 책을 패러디한 닭요리 책이 나온것을 보고 궁금하긴했습니다. 원작은 재미없게 읽었지만,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단순히 책 제목만 패러디한 50가지 닭요리법에 관한 요리책인줄 알았거든요. 솔직히 이 책이 소설인줄 알았더라면 도서관에 신청하지 않았을것 같아요. ㅎㅎ
그런데 제가 예상했던 닭요리책이 아니라 당황했어요. 물론 닭요리법을 소개하기도했지만, 소설형식을 취한 요리책(?)이었어요. 정독해서 읽지는 않고 밝췌독하면서 읽었는데도 읽으면서 얼굴이 붉혀졌습니다.. -.-;;
생닭을 실로 묶는데도 이렇게 섹쉬할수가~~~ 솔직히 닭보다 다른곳으로 눈길이 가긴했습니다. ㅠ.ㅠ
어쩜.. 레몬을 품은 닭이 이렇게 야할수 있다니....
완전 음란마귀에 농락당했습니다. ㅋㅋ
육즙이 뚝뚝...
베이컨을 감싼 요리치고 안 맛있는 요리가 없지요.
아무래도 이 책은 주로 오븐을 이용한 닭요리라서 오븐없이 따라하기 힘들어요. 진짜 오븐이 있으면 요리하기 편하긴한데, 전기세 감당을 못하겠어요. 누진세 폐지하라~~~ 폐지하라~~~ 그래도 이 요리책(?)을 보니 미니오븐이라도 하나 장만해야하나??하는 유혹이 듭니다.
확실히 독특한 스타일의 책이었어요. 개인적으로 원작보다 패러디가 더 좋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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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영화로도 개봉되어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 아나스타샤가 아주 특별한(?) 취향을 지닌 젊은 재벌 크리스찬 그레이를 만나면서 새로운 사랑에 눈뜬다는 내용이었죠. 저는 소설은 읽지 않고 영화만 봤습니다만, 영화로만 봐도 소설이 어떤 소재를 다루고 있고 그것을 또 얼마나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로 포장하고 있는지 능히 짐작이 되었었습니다. 보통 사람의 시선으로 보기에는 매우 기이하면서도, 그 내용을 무척이나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는지라 거기에 비밀스럽게 빠져드는 이들도 많았던 한편, 우스꽝스럽다고 반응한 이들도 적지 않았죠. 당연히 패러디 대상으로 적잖이 활용되었고요.
그렇다면 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다른 것도 아닌 '요리책'으로 패러디된다면 어떨까요? 이미 해외에서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지만, '패러디 요리책'은 적어도 국내에선 만나기 매우 드문 장르였기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도 되고 감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특히나 '19금' 딱지가 특별히 붙을 만큼 유별난 수위를 지닌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한 요리책이라 하니 더욱 궁금해질 수 밖에 없죠. 그렇게 하여 탄생한 본격 패러디 요리책, 엄연한 스토리와 대사, 요리 레시피로서의 정보를 함께 보유한 책인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평범한 대학생인 아나스타샤가 최상류층에 있는 재벌 크리스찬 그레이를 만나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이 요리소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천연덕스럽게 따라갑니다. 남자 주인공은 근육질의 몸매를 가진 셰프 '칼잡이 씨'이고, 여자 주인공은 지극히 평범한 생닭이죠. 수많은 고급 재료들을 두고 칼잡이 씨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이 생닭을 자신의 '전문 분야' 재료로 선택하고, 칼잡이 씨는 이 생닭을 기본적인 활용에서부터 고차원적인 응용까지, 실로 버라이어티한 방법으로 요리합니다. 재료 본연의 맛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 가장 낫다고 믿었던 생닭은 이러한 칼잡이 씨의 각양각색 요리법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더 아름답고 특별한 요리로 거듭날 수 있는지를 깨달아가게 됩니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웬만해선 웃음을 참으면서 보기 힘든 요리책입니다.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생닭은 불현듯 다가온 셰프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열렬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여기서 관계는 물론 언뜻 떠오를 수 있는 '19금'에 해당하는 그것이 아닌 바로 요리입니다. 그러나 책은 모티브가 된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나왔을 법한 성적으로 자극적이고 섬세한 묘사들을 심심치 않게 가져오는데, 이게 인간과 닭 사이에서 벌어지는, 그것도 요리라는 지극히 평범한 행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는 점에서 그 과장된 표현이 주는 우스꽝스러운 웃음을 참기는 쉽지 않습니다.
칼잡이 씨는 "이제 당신을 간할거야", "지금 당장 당신을 먹어치워야겠어"와 같은 멘트들로 상대역인 닭을 도발하고, 닭 역시 "요리해 줘요", "내 팔을 비틀어줘요"와 같은 멘트들로 셰프의 도발에 화답하죠. 그런데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 그대로 가져온 듯한 문장, 대사들이 칼잡이 씨와 닭에게 입혀지고, 이런 도발적인 대사들의 뒤를 이어 평온하기 이를 데 없는 요리 레시피의 비주얼이 등장하면서 웃음을 자아냅니다. 이를테면 앞서 얘기한 "내 팔을 비틀어줘요" 같은 대사의 뒤를 이어 베이컨에 꽁꽁 묶인 채 요리된 닭날개 요리의 사진이 등장하는 식입니다. 여기에 욕망을 표출하는 닭의 외침은 종종 '꼭꼭거리는 소리'로 표현되어 상상력을 자극하며 웃음을 자아내고, 닭은 여느 소설 속 여주인공처럼 도도한 자세로 걸핏하면 '내면의 여신'을 들먹이며 격렬하게 타오르는 내적 갈등을 표현합니다. 분명히 어린이도 볼 수 있는 요리에 관한 책이거늘, 문장에서 느껴지는 천연덕스러운 에로티시즘에 괜시리 쑥스럽고 낯뜨거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걸 두고 이른바 '음란마귀'가 씌였다고도 하죠.
하지만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음란마귀'가 아닌 '음식마귀'가 씌인 책입니다. 마치 소설의 일부처럼 셰프와 닭 사이에 이루어지는 기싸움과 관계의 진전 이후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레시피와 조리예 사진을 통해 닭고기로 만들어진 매우 세련된 요리를 매혹적으로 선보이죠. 한 페이지에 담아낸 각 요리의 레시피들은 따로 모아서 두고두고 참고하고 싶을 만큼 활용 가능성이 크고, 만들어진 요리를 담아낸 사진들을 책 속 셰프의 강렬한 욕망(식욕)을 대변하는 꼬르륵 소리처럼 독자의 허기를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음식의 화려하고 자극적인 비주얼을 전시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극도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는 콘텐츠를 두고 '푸드 포르노'라고도 하는데, <치킨의 50가지 그림자>가 이러한 '푸드 포르노' 콘텐츠로서 목표 설정을 제대로 하고 만들어진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에서도 여전히 식지 않고 있는 '먹방'의 열기를 어쩌면 가장 드라마틱하게 재현한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가 시도하는 이 도발적인 패러디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재미를 유발하는 것은, 모티브가 된 원작과 이 책 사이의 공통분모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연구자료에도 나와 있듯 '식욕'과 '성욕'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으로서 중요한 자리를 함께 차지하고 있기도 하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 등장하는 기이한 성행위처럼 요리라는 것 역시 생각해 보면 어떤 재료를 자르거나, 썰거나, 찢거나, 가열하는 식으로 나름의 고통(?)을 가하는 행위이기도 하고요. 날것 그대로의 재료만 봤을 때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요리해야만 발견할 수 있는 치킨의 참모습을 발견하는 여정으로서,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원작을 재기발랄하게 비틈은 물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원작은 기이한 사랑의 방식에 고개를 갸우뚱 하는 이들도 많았다지만,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읽는 이로 하여금 나 또한 '칼잡이 씨'가 되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우러나는 걸 막기 힘들 것 같습니다. 나의 손끝에서 닭이 과연 어디까지 아름다운 요리로 진화할지, 그 엔딩이 궁금할테니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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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꽤 오래 전 쯤 인터넷 어딘가에서 상의를 탈의한채로 닭요리를 하는 남자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사진을 보고 '와, 별별 돌아이들이 다있네~'라고 생각했었던 걸... 아직도 기억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몇년이 지난후에도 내가 그 한장의 사진을 기억하고 있으니 마케팅면에서 성공한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서점만 가도 비슷한 느낌의, 그리고 비슷한 포맷의 책들이 넘치다 못해 쏟아지는데 아주 독특하고 개성있게 살아남은 쿡북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한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대체 무슨 내용일까, 라는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 그리고 이 서적은 "요리책으로 패러디했습니다"라는 문구나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제목에 걸맞게 요리책이다. 그것도 패러디한 책을 닮아 아주 농염하고 야릇한 요리책. (심지어 저자의 이름인 F.L. 파울러도 패러디이다. 원작소설의 작가는 E.L. 제임스라는 필명을 쓴다.) 우, 돈, 계 중에 최고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무어라 답해야 할지 고민을 한참 해야할 정도로 육식을 즐기는 편인데, 그래도 개중에 가장 자주 먹는 건 단연 계, 치킨이라 생각한다 아주 가끔 집에서 치킨을 튀겨먹기도 하고 종종 백숙도 해먹기 때문에 닭 요리엔 나름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지금껏 접해본 요리책 중에 '닭' 요리만 다룬 책은 처음이었다(고 판단된다) 과연 치킨에 관련된 요리가 이 페이지를 모두 채울 정도로 많을 수가 있을까 그 생각부터 들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보니 생각보다 요리 가짓수가 많아서 놀랐고, 상상도 못해본 해괴한 요리제목에 한번 더 놀랐고, 이런 걸 이렇게 책으로 엮어낼 결정을 한 출판사의 패기에 놀랐다 참고로 ㄱ자 섹션에 포함되는 닭 요리 제목은 차례로 꼬치에 꿰인 치킨, 꼿꼿이 일어선 치킨, 꽃과 진심을 선사한 치킨, 꿀이 떨어지는 허벅지, 끈적끈적한 손가락 ...이다 이렇게 공격적인 느낌의 쿡북은 처음이라 다시 생각해봐도 신기하다 책은 순진했던 영계가, "칼잡이"를 만나 타락하다가 나중에는 말그대로 막나가는 치킨이 된다는 굉장한 여정을 글로, 그림으로, 레시피로 엮어 보여준다 할리퀸 느낌에다가 번역티 팍팍 나는 문장으로 입맛을 돋구고 해당 요리의 떡밥을 충분히 푼 다음 레시피와 이미지로 마무리하는 스타일인데 얼핏 듣기에는 에로틱한 원작의 이미지를 가져다가 장난만 치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레시피 페이지를 보면 개인적인 취향일지 모르나 상당히 예쁘고 고급진 느낌으로 안내가 되어 있다 요새 한국에서 유행하는, 요리 과정을 사진 이미지로 첨부해서 보여주는 쿡북에 비하면 조금 담백한 스타일 개인적으로는 양 쪽 다 각각의 개성과 장점이 있다고 보는데, 책에 실린 레시피 자체가 굉장히 복잡하거나 까다로운 내용이 없는 편이어서 이런 식의 간단한 표기도 괜찮은 듯 하다 무엇보다 칼잡이씨의 팔뚝 사진이라든가.. 소매를 걷어부친 팔뚝사진이라든가.. 알몸 위에 앞치마를 두른 사진같은 게 인상적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기록해두고 싶은 내용은, 책 페이지 중간중간 혹은 레시피 페이지에 들어가 있는 작은 사이즈의 삽화가 아주 마음에 든다는 거다 요리 재료나 요리 관련한 재료들이 여기저기 출현하는데 빈티지한 볼거리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요리책이라니, 여러모로 재미난 요소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패러디 원작"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겠지라는 생각을 반성하게 한 요리 이미지도 아주 마음에 들었다 책 제목만 보고 내용물은 좀 부실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 생각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사진을 잘 찍어놨길래 반성 또 반성 16년 기준 왜 25만부 이상이나 팔린 건지 수긍하게 만드는 괜찮은 퀄리티의 요리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치킨 애호가라 그런지 사진 들춰보는 것만으로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진다
그는 굵은소금을 한 움큼 잡는다. "이제 당신을 간할 거야." "하세요." p.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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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치덕 리뷰단을 모집하는 이벤트를 발견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청하게 되었다. 어렸을 적부터 치킨을 좋아했고 현재도 좋아하며, 미래에도 좋아할 것이다. 치킨오빠, 치킨왕자, 치맥 등의 별명이 있을 정도로 나의 치킨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그리고 당첨되었다. 이것은 운명인가!!?
책이 도착하였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패러디 한 것 같으나 아직 읽어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 제목이 마음에 든다.
'도처에 암약하는 치킨 애호가들에게 바침' 그렇다. 나는 치킨 애호가이다.
이 책은 하나의 치킨에 대하여 크게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먹음직스러운 치킨 사진을 보여준다. (치킨을 막 시키고 싶어진다.) 그리고 치킨 양 또는 암탉 양이라고도 불리우는 여자 생닭과 이 생닭을 요리하는 남자 칼잡이가 등장하여 대화를 나눈다. 만약 칼잡이랑 대화하는 대상이 생닭이 아니라면 야할뻔(?) 했다. p32 그는 굶주린 눈빛으로 나를 지그시 내려다본다. 너무나도 거리가 가까워서 그의 탄탄한 배 속 깊숙이 꾸르륵거리는 소리를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천천히 그가 나를 감싼 랩을 벗긴다. 얇은 비닐 랩이 벗겨져 나가고 내 벌거벗은 생살이 노출된다. 뜨겁게 해 줘요, 날 뜨겁게 해 줘요. 나는 말없이 애원한다. 하지만 나지막이 꼭꼭거리는 소리만 낼 수 있을 뿐이다.
치킨 사진과 칼잡이와 생닭의 대화가 끝나고 레시피가 등장한다. 이 레시피 따라 요리하면 사진의 치킨이 완성될 것인가!!? 치킨은 좋아하지만 요리에는 관심이 없는 나에겐 낯선 재료도 많았고, 따라한다고 맛있는 치킨이 완성될 것 같진 않다. 여자친구를 꼬셔서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
기름에 끓고 있는 후라이드 치킨의 우아한 자태!!
p170 그는 나를 추켜올려 그 그릇 위로 쳐들고는 꼿꼿이 솟아오른 돌기 위로 서서히 내 몸을 내린다. 그렇게 굉장한 길이가 나를 채워 올 때 나는 숨을 할딱인다, 그것이 나를 꼼짝 못 하게 꼿꼿이 서게 만든다. 밀려오는 흥분은 너무나도 고통스러우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쾌락적이다. 정말 내가 이걸 감당할 준비가 됐을까? "격렬한 경험일 거야, 내가 당신을 요리하는 동안 꼼짝도 할 수 없을 테니까." 그는 밑으로 손을 뻗어 내 두 발목을 끈으로 묶는다. 나는 그야말로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다. 그가 나를 오븐이라는 다정한 자비의 손길에 맡기기 직전, 무엇인가를 내 발치에 흩뿌리는 기척이 있다. 꼼짝 못 하게 고정돼 있기에 나는 그게 뭔지 알 수가 없다. "감자야, 베이비." 매콤한 토마토 감자를 곁들인 직립 로스트치킨을 만드는 과정인데, 이러한 도구도 있는지 처음 알았다. 요리법은 조금 특이하지만 완성된 모습은 참 먹음직스럽다. 배달 어플을 만지작 거리면서 무슨 치킨을 시켜먹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사진이다. 많은 요리책을 보진 못했지만, 이 책을 펼쳤을 때 참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닭이 생각하고 말하는 능력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고 말했을까? 요리책이 재료와 요리방법만 있으면 조금 딱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하나의 치킨 요리에 대하여 하나의 스토리와 레시피 그리고 맛깔스러운 사진이 있어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고, 치킨도 많이 시켜먹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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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붐을 일으켰던 19금 로맨스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의 패러디 소설을 만났다. 그것도 요리소설로. 맛뵈기로 소개된 글을 읽었으나 그럼에도 어떤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갈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19금 닭요리 레시피라니. 상상이 가는가?! 그럼 이 책은 소설책일까, 요리책일까! 구별이 모호해 서점에선 어떻게 분류를 해놓았을지 들어가봤더니 당당하게 소설책으로 분류가 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발칙한 신개념 요리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북트레일러를 보면 더욱 이 책이 궁금해진다. 두 눈을 호강하게 만드는 멋진 근육질의 칼잡이씨가 등장하고, 우리의 진정한 주인공 영계 아가씨는 고운 자태를 뽑내며 얌전히 누워있다. 거기에.. 상상을 한껏 자극하는 대사로 마무리. 이게 진정.. 요리 레시피란 말인가..!!! 신기하고 신선하고 재미있고 기발한 요리 소설, 치킨의 50가지 그림자. 진짜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목차부터 예사롭지 않다. 순진한 영계라니ㅋㅋ 거기에 거침없이 막나간단다!!! 은근 자극적이면서 무한상상을 가능케 한다. 자, 이제 진짜 레시피를 만나볼 시간!!! 첫 등장은 어떤 요리일까?
우리의 영계 아가씨. 근육질의 잘생긴 칼잡이씨에게 한눈에 반했다. 바싹 구워져본 적이 한번도 없는 순진한 그녀는 다양한 소스와 기술로 그녀를 맛있게 변신시키는 그의 손기술에 홀라당 넘어가고 말았다. 능수능란한 칼잡이씨. 다양한 방법으로 그녀를 공략한다. 한없이 순수했던 영계 아가씨는 그렇게 자꾸 변신을 했고, 어느덧 순진함을 내던지고 말았다. 꺅;; 요리 레시피를 읽는게 맞나 싶을만큼 읽는내내 자꾸 두근거린다. 자꾸 눈을 가리게 되는건 왜지; 난 몰라, 난 몰라. 부끄부끄
칼잡이씨와 영계 아가씨의 짧은 로맨스(?)가 끝나면, 바로 요리 레시피가 등장한다. 레시피를 확인하고 나서야 '정말 요리책이 맞구나..' 했다. 부끄러운데 재미있다. 자꾸 책장이 넘어간다. 게다가 사진 속 매끄러운 요리들을 보면 침이 절로 고인다. 이거.. 영계 총각 한번 만나봐야하나?!ㅋㅋㅋ 요리 레시피들을 보면 대부분이 오븐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집에 오븐이 있긴 한데 단 한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고민이다. 이참에 영계 총각 데려와서 한번 사용을 해볼까 하고! 기발한 상상력에 재미까지 더해진 신개념 요리소설!! 이 책을 읽고나면 절로 영계 아가씨(혹은 영계 총각)이 만나보고 싶어진다. 일단 내일은 치킨 한마리를 시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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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이 세상에 '치킨'이라는 음식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나는 좀더 쉽게 육식을 끊을 수 있지 않았을까. 동네 치킨집을 샅샅이 뒤져 베스트 오브 베스트 치킨집을 찾아내어 단골이 되고 동네 오븐구이 치킨집이 드럽게 맛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집에서 직접 오븐구이 닭요리를 만들어먹던 내게 <치킨의 50가지 그림자>는 참으로 유용한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레시피마다 요리'당하는' 치킨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짧은 소설들은 치킨성애자인 나의 식욕을 한껏 자극했다. 혹여나 집에 오븐이 없어 이 그럴싸한 요리책을 완독하고도 실제로 경험해볼 방법이 없어 괴로운 이들이 있다면 오븐 대신 속 깊은 해피콜 후라이팬을 추천한다. (사실 요즘 저가 광파오븐도 꽤 쓸만하다.) 이 책을 끝까지 읽고도 닭을 예쁘게 묶어 오븐에 넣어볼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는 진정한 치킨성애자가 아닐 것이다. 참고로, 레시피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여러가지로 만족스러운 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