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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버트 캐롤은 철학자이지만 아마도 우리나라의 보통의 과학자들 보다는 상당히 많은 과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글을 읽다보면 그 엄청난 지식을 도대체 어떻게 쌓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오해하기 쉬운 내용은 회의주의자를 냉소적인 사람과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냉소적이기 보다는 단지 신랄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히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넘지 않는 절제가 돋보인다.
회의주의자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사실 회의주의라는 단어가 맘에 들어하지는 않는다. 다만 자신들을 표현할 다른 용어가 없을 뿐이다. 어쨋거나, 이들은 흔히 말하는 오컬트 문화가 더 이상 세상에 진실인 것처럼 퍼지는 것에 대해서 경계한다. 우리가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를 읽을 수는 있지만, 이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부 오컬트는 마치 사실처럼 많은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주장 하나 하나에 대한 반론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과학을 공부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은 한 번쯤은 사서두고 봐야할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약간 맘에 안드는 것은 너무 두껍다는 것이지만..
그리고 이 책은 인문과학자들 중에서 과학에 관심가진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종종 인문과학자들은 과학을 제대로 모르면서 함부로 말해서 사람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이 책을 읽으면 왜 그런 태도가 위험한지 분명히 알려준다.
이 책은 글쓰는 사람들은 꼭 읽었으면 한다. 왜냐하면,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질문하는지,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막연한 질문과 막연한 답변에 익숙한 우리들에게는 정말로 흔하지 않은 책이다.
이 책은 사전이다. 하지만, 정말로 사전이 맞을까?? 물론 책의 제목과 편집은 사전이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 에세이라고 할 수 있다. 수 많은 에세이를 읽으면서 몇몇 에세이들은 단지 개념 정리를 위해서 정리해 두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책을 다 읽을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아마도 맘잡고 먹으면 길어도 일주일이면 될 것이다. 그 일주일을 아주 편안한 날로 비워두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충 읽을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에 인문사화학자들을 열광시켰던 "엔트로피"(제리미 리프킨저) 이후에 이정도로 뛰어난 책이 또 나올까?
내용으로만 본다면, 칼 세이건의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도 과연 이책만 할까? 글쎄, 아닐 것이다. 금세기 회의주의자들의 많은 책이 있었지만, 가장 뛰어난 책이 바로 이책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철학자는 인문사회학 공부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또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진정한 철학과 윤리 이러한 것이 결국 과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고 부자가 되지는 않겠지만, 가난한 천재는 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로또에 당첨된다고 해서 바보가 천재되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로또에 당첨된 것만큼 즐거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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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주의자는 '회의' 라는 단어의 원래 뜻 때문에 '냉소주의자' 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명 회의주의자는 냉소적인 사람과 다르다. 회의주의자는 영어로 '스켑틱(Skeptic)' 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리스어에서 파생한 말로 "자세히 뜯어보는 사람" 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리스 인들은 무엇이든 진실인지 아닌지 의심해 보는 태도를 지녔던, 그리고 그런 태도를 통해 숱한 과학적 발견을 이루어 내었던, 이른바 인류 최초의 회의주의자였다. 그리고 현대의 자연 과학자들은 그런 정신을 이어받아 중세의 무조건적인 순종과 권위주의를 극복하여 새로운 과학의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신세대 회의주의자라 할 수 있다. 이 백과사전에는 그런 회의주의자들의 알토란같은 교양이 가득 들어있다. 이 사전은 전체적으로 다음 종류의 내용들을 담고 있다.
1) 각종 유사과학과 사이비의학, 음모론의 허구성에 대한 지적 2) 합리적인 사고를 위해 필요한 논리학적 배경 지식 3) 사기의 여러가지 유형
현대는 정보의 홍수 시대이며, 그에 따라 각종 사기와 기만과 허풍이 난무하고 있다. 이런 세계에서 안전하게 자기의 소신대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본 교양지식과 합리적인 사고 자세가 필요하고, 이 사전은 그런 교양을 얻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종류의 책 덕분에 회의주의적, 합리주의적인 자세가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마침내는 회의주의가 하나의 '상식' 이 되는 시대가 오기를 바라고 있다.
덧붙여서, 사전 편찬에 조언을 해 준 사람들 가운데에는 우리가 '100만달러 도전' 으로 익히 알고 있는 "제임스 랜디" 도 포함되어 있다. 회의주의자 사전의 뒷표지엔 "이 사전을 한 권 사 놓고 집에서 두고두고 보라"는 조언이 실려있다.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이 '회의주의자 사전' 은 인터넷 백과사전으로 시작한 것을 반응이 좋아지자 나중에 책으로 펴낸 것이다. skepdic.com 에 들어가면 회의주의자 사전 영문판을 온라인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온라인 백과사전은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책에 나오지 않는 내용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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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9월 8일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간이 입증할 수는 없다"면서 "과학이 신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 것"이라고 얘기해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즉, 성경에서 말하는 창조론 없이 물리학 법칙만으로도 우주를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예견이다. 이러한 그의 주장은 지난 1988년 출판한 <시간의 역사>에서 우주의 탄생을 설명할 완전한 이론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인간이 '신의 정신'을 알아야 한다고 했던 그의 종래 입장에 상반되는 것이다.
과학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국에서 창조론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 얘기하는 것은 간단하다. 존재는 그 존재를 주장하는 자가 증명하여야 하고, 그 증명은 과학적 방법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적 방법이란 누구나 검증할 수 있는 증거에 의해 증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증명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서는 것, 그것이 바로 회의주의자의 자세이다.
서설이 길었는데, 새크라멘토 시티 컬리지의 철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로버트 T. 캐롤의 <회의주의자 사전>은 침술, 아프리카 중심론에서 고대 우주인, 유체이탈 체험까지 우리 주위에 널리 퍼져 있는 초자연적, 오컬트적, 초과학적 또는 사이비과학적인 온갖 문제들을 회의주의자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침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1996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은 침술에 쓰이는 침을, 훈련받은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의료기기로 분류했다. (중략) 미국 의료사기대책협의회는 침술에 관하여, '과거 20년간의 연구 결과 침술이 어떠한 질병에든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으며, (중략) 침술의 유효성이라고 인식된 것들은 대부부니 기분 변화와 위약 효과, 회귀적 오류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중략) 침술 옹호자들이 내세우는 가장 일반적인 성공 사례는 통증 조절 분야다. 연구 결과, 대부분의 침혈에는 주위 피부보다 신경 말단이 훨씬 많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다."
500개가 넘은 항목에 있어서 저자는 서로 다른 입장의 주장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회의주의자로서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7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이라 한번에 읽기 보다는 손 잘 가는 곳에 두고 가끔씩 한 항목씩 읽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화장실에 가져다 놓고 틈틈히 읽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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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주의자' 라는 단어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감정은 그다지 좋지 못할 듯 하다.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도 그렇고, 왠지 회의주의자는 감수성도 없고, 교만하고 잘난 척 할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사실은 그러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회의주의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난 수 세기 동안 우리 사회에게 물질적 풍요를 안겨다 준 과학과 기술의 진보는 우리에게 회의주의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었다. 중세 시대에 암흑처럼 드리웠던 종교적 '진리'와 불로불사의 약을 만들겠다고 설치던 연금술 등을 거부하고, 뉴턴의 중력 법칙과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를 믿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었다. 물론 끝까지 전자에 해당하는 것들을 믿겠다고 한다면 말릴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 둘의 차이 (재현성 있는 결과와 충분한 증거) 를 무시한다면 우리는 이 사회에 판치고 있던 모든 '이상한 것'들로 부터 어떤 것을 받아들이고 어떤 것을 거부할 것인지에 대한 기분을 잃어버리게 된다.
당신의 옆에 있는 친구가 자신이 재림 예수라면서 자기를 믿으라고 하면, 당신을 그를 믿고 따를까? 아니면 정신병원에 데려갈까? 만일 정신병원에 데려가기로 결정했다면, 수맥을 찾는다고 이상한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과, 색깔이나 향기로 병을 치료한다는 사람들과, 영혼과 이야기를 한다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같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들의 중요한 공통점은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만일 그들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왜 과학적으로 엄밀한 실험을 통해 그들의 유의함 (significance)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증거가 있느냐 없느냐는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증거가 없는 것을 믿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그 누군가에게 (행복하게도) 착취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그렇게 '증거가 없는' 개념들과 기술에 대한 요약을 해 주고 있다. 당장 그것이 틀렸다고 단정하지도 않는다. 그냥 냉담하게 그것들이 아직 증거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해 줄 뿐이다. 당신이 이 책에 나온 일부 개념에 대해서 그것은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한다면, 그 나머지 것들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 만일 그러기를 거부한다면 당신은 이미 그 개념에 대해 '세뇌'당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떠한 개념들은 '증거가 없어도 믿어라'라고 강요하니깐. 그렇다면 당신 곁에 있는 그 재림 예수 친구에게도 똑같이 경의를 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