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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거상, 경영을 말하다'는 조선의 실물 경제에서 큰 부를 축적한 인물들의 성공 철학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경영쪽에서 성공한 사람들 철학하면 리 아이아코카니, 스티브 잡스니 매번 미국 쪽 인물들의 성공담을 주로 보다가 조선시대 거상들의 성공담을 들으니 오히려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고리타분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거론된 거상들은 다양한 신분과 배경을 지닌 인물들이었다. 그중 소현세자빈 강씨, 김만덕, 임상옥, 변승업,경주 최부잣집,이승훈, 백선생은 잘 알려진 거부들이었다. 이 외에도 조선 최초의 백화점 설립자 최남,보부상의 영웅 백달원, 금광개발의 최창학, 무역왕 최봉준,양반으로 거농이 된 허홍,가문으로는 김제 장석보 가문, 안동 권씨, 해남 윤씨 등이 부를 일군 전략을 담고 있었다. 더욱이 '조선을 구한 13인의 경제학자들'에 등장했던 학자, 양반 상인론의 이지함과 빙허각 이씨와 서유구를 발견하는 순간 앞서 이론과 실물 경제는 다르다고 한 앞의 생각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여러 인물들의 성공 철학을 짧게 언급하고 있지만 소현세자빈 강씨같은 왕가의 여인에서 양반, 개성상인,경강 상인등의 상단, 보부상에 역관, 농민,천민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신분은 다양했고, 여성도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공한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열악한 조건, 신분이나 배움, 성의 약점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워낙 여러 명, 여러 경구들이 소개돼 있어서, 경영 철학이 비교적 간단하게 언급돼 있지만, 이렇게 성공하고 부를 일구기까지는 결코 비단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위기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피하지 않았고, 실패와 역경을 이겨낸 경험을 그들은 축척하고 있었다. 그 노하우와 철학으로 그들은 기꺼이 위기와 결단의 순간을 돌파했던 것이다. 이 책은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성공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의 에피소드가 인물마다 다 인용돼 있다. 거기에 중국 고전이나 서양의 사례 역시 언급돼 있으니, 어떤 부분은 옛날 이야기를 읽는 느낌이 들게 했다. 역시 전쟁이나 격변기에 성패를 가르는 승부처가 많이 생기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들의 성공은 단지 능력과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운도 작용했다. 작은 부자는 본인의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린다'는 옛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김제 장석보 가문의 성공 비결 선택하고 집중하라는 대목에서 핀란드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를 선택과 집중을 위기를 돌파한 예로 제시했는데, 이 책이 나온지 6년쯤 지난 요즘 노키아의 실적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에서, IT 쪽 처럼 변화가 빠른 업종에 대한 판단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와 현대의 차이점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이 점을 감안하고, 걸러 볼 점은 분명히 있었다. 그렇다면 시대가 변화고 기업 환경이 달라지고, 변화의 속도가 달라졌는데 왜 조선의 거상에 대한 경영철학을 살펴보고 있는 것일까? 시대를 초월해서 부를 축적하기까지, 단순히 부자가 아닌 경영인으로 살아 남은 데에는 보편적인 비결, 철학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의 거상, 경영을 말하다'에서 많은 부자들은 그들이 가진 부를 공동체와 나눌 줄 알았다. 경주 최부잣집 뿐 아니라 구례 운조루 부잣집도 번만큼 베푸는 덕가(德家)를 지향했고, 이승훈은 만년에 고향 정주에 오산학교를 세웠다. 인재를 키우고 , 흉년이 들면 소유한 곡식을 마을 사람에게 나눠주며 구휼에 앞장서고 독립 운동에 지원을 하는 등 그들은 부와 이익을 독점하지 않았던 것이다. 상생이라는 화두는 그만큼 시대를 초월한 특히 지금처럼 신자유의화에,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가 사회문제가 되는 시점에서는 더더욱이 새겨야 하는 가치라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생의 정신을 잃지 않았다는 것인데, 돈이 된다면 골목상권까지 잠식하려는 오늘날의 기업 행태를 보자면 이들의 공동체와 함께 하려는 정신이야 말로, 이 책에 소개된 조선의 거상들을 의미있는 존재로 만들어준 철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자의 지위를 이용해서 갑으로서의 권력을 누리는 게 아니라, 나눔을 통해 돈이 돌고 돌아야 하는 것임을 그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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