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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재미 듣는 재미. -구비 구비 사투리 옛이야기-
“구비구비 사투리 옛이야기”(노제운 지음, 이승현 그림, 해와나무 펴냄)는 옛이야기를 전국 팔도의 사투리로 구수하게 전해주고 있다. 또한 결정적 장면에서는 두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삽화로 더욱 풍부하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흥을 돋우고 있기도 하다. 이 책 내용들은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도 있고 처음 접한 옛이야기도 있었다.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도 생소한 사투리를 통해서 접하게 되니 그 느낌이 새로웠다. 특히나 구비문학을 기록문학으로 옮겨오면서도 그 맛을 잃지 않고 사투리를 통해 구비문학이 갖는 현장감과 친근감을 살려주어 좋았다. 팔도 옛이야기를 읽으면서 각주가 없었으면 이해하기 힘든 말들도 많았다. 그만큼 그동안 많은 사투리 혹은 방언들이 표준어에 밀려 사라지고 그 고장의 특색을 잃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요즘 아이들은 전래동화도 곧잘 보기는 하는데 이렇게 사투리를 구성된 전래동화는 아마 거의 접해 보지 못했을 것이다. 또 그런 아이들한테 전래동화의 새로운 맛을 보여주기에 적합하고 우리 문학의 모태를 알려주기에도 좋은것 같다. 특히 평안도, 함경도쪽 말들은 접할 기회가 많치 않아서 그런지 종결어미와 억양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또한 구비문학의 특성을 시디라는 매체를 통해 살려주고 있다. 책을 먼저 충분히 읽고 내용을 숙지한 뒤에 시디를 들었는데 그때는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것을 듣는거 마냥 책을 덮고 경청에만 집중했다. 성우의 구성진 말솜씨에 저절로 웃음이 나오고 사투리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역시 구비문학의 장점인 현장성과 상호소통성 삶의 여정이 진하게 느껴졌다. 기억에 남는 사투리를 적어보면 충청도 사투리인데 예를 들어 사내끼(새끼), 낭구(나무), 새끼스말(서 발), 시약시(색시) 등의 단어들이다. 이 말은 어릴적 동네 어른들이 많이 쓰시던 단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을 글로 만나니 절로 웃음이 나고 맞아 그때 어른들은 이런 말을 사용했지 하면서 옛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그리고 제주도 사투리를 처음 보았을때는 단어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도 많았다. 함경도 이야기인 ‘모래로 동아줄 꼬기’는 사투리 뿐만이 아니라 다음에 어떻게 위기를 모면해 갈까하는 아들의 재치에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런 이야기는 세계다른 곳에서도 약간씩 내용만 달리해서 전해 내려오는 원형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즉 시대와 장소는 달리했지만 구비문학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사람들은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표현하려고 했으면 그 속에서 약자가 재치만으로 강자를 이긴다는 점에서 문학을 통해 삶의 카타르시시를 느껴지 않았나 한다. 구비 문학은 오랜시간 사람들의 삶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때로는 반토막이 나기도 하고 때로는 부풀려지기도 하면서 그 시대의 삶을 반영하고 울고 웃게 만드는 우리 문학의 밑바탕 원동력의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런 구비문학과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투리 언어 모두를 아끼고 소중히 기록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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