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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머리아프지 않은 소설을 읽고 싶었다. 재밌으면서도 나를 자극시켜주는 신선한 무엇이 있어주길 바라며 이 책을 골랐다. 첫 페이지를 펼쳐 끝 장까지 읽는 동안 화장실 가는 것 외엔 소설 속에 묻히고 말았다.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소설 속의 온갖 장면들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그렇게 나를 홀렸다. 맘속으로는 큰소리 열번도 쳤으면서 실제로는 큰소리 한 번 못치는 젊은 우리들의 삶이 주인공 이연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분통터지기도 하고, 박장대소를 하면서 이연의 서른살 삶을 쫒아가노라니, 문득 그녀와 다를 것 없던 내 서른 살 삶이 떠올라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서른잔치를 '이제 막 개화사가 끝났다'고 말한 이연의 말에 공감 한 표 던지며, 서른은 정말 정체성을 가지고 무언가 시작하기 좋은 나이에 도장 꾹 찍어 본다. 이 책, 한 편의 드라마를 본 듯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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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는 순간 추천해준 사람한테 전화를 걸게 만드는 책이다. 이 귀여운 여자에 대해 수다를 떨고 싶어서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지간히 꿀꿀하고, 지치던 요즘. 간만에 유쾌하게 잘 웃었다. 적어도 세 시간은 비워두고 책을 펼치시길 바란다. 중간에 덮을 일 생기면 무척 짜증이 날테니까. 누가 됐건 한번 펼치면 무조건 끝까지 읽게 될 거라고 감히 보증한다. 유쾌, 상쾌, 통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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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른이 되도록, 참 가난하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되지 못했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으며,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다. 그러니까 여전히 청춘이다. 서른이면 잔치가 끝났다고 한 시인은 틀림없이 이십대에 모든 걸 이뤄버린 유능하고, 조로한 여자였을 거다. 미안하지만 그 시인을 주디스 장과 한 부류로 엮기로 한다. 내 잔치로 말할 것 같으면 이제 막 개회사 끝났을 뿐이다. -<티켓 밀라노> 중에서
수많은 드라마와 소설들이 톡톡 쏘아붙이는 게 현대 여성의 미덕인 것처럼 표현할 때 그래서 정말로 그런게 똑똑한 건가 착각이 들 때 적당히 어설프고, 적당히 순한 평범한 여자를 이 책속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순식간에 읽히는 속도감도, 괜히 실실 웃게 만드는 경쾌함도 아니다. 이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랑스러운 여자다.
나름대로 일은 잘하지만 늦잠 때문에 자주 지각을 하고, 삼사년 된 직장은 이젠 좀 지루하지만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 맛에 그만둘 수는 없고, 예쁜 옷과 구두를 사랑하지만 주머니 사정은 늘 별로인 이 도시를 살아가는 젊은 여자라니, 그 여자의 리얼함이라니.... 그 여자와 더불어 그 여자를 바라보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도 원츄! 참 좋았다. 위로를 받는 듯해서.... 아름답지만 차가운 도시에선 쉽지 않은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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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카드를 내밀었다. 명품 구두 치곤 비싼 것도 아니네, 뭐. 갑자기 83만 원이 꼭 8만3천 원처럼 느껴졌다. 동대문에 쇼핑을 가도 10만 원은 쓰는데 명품 쇼핑이라면 100만 원은 채워줘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또 질렀다. 평소에 눈으로 찍어놓기만 하고 만져보지도 못했던 나의 위시리스트들이 하나 둘 현실이 되어 뿅뿅 눈앞에 나타났다. 사무실 슬리퍼 대신 펜디의 플랫폼 슈즈가, 짝퉁 샤넬 정장 대신 루이뷔통의 슬랙스와 재킷이, 뱅글 뱅글 도는 안경 대신 셀린느의 선글라스가 나를 완벽하게 변신시켜 주었다. -본문 중에서
여느 외국 소설에서라면 주인공은 이렇게 변신하고 자신감으로 무장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그! 러! 나!
이 책의 주인공 이연은 잠깐 머리가 어떻게 돼 질러버린 이 쇼핑으로
카드는 한도 초과에, 카드값 막을 생각에 전전긍긍 맘이 잠시도 편치 못하다.
현실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ㅋㅋ
우리 누구라도 그렇지 않을까
회사에선 온갖 갈굼을 당하고, 남자친구는 맘에 안드는 짓만하고
홧김에 뭔가 지르고 나서는 눈물흘리며 후회하는..
확실한 현실 감각을 기반으로
주인공의 일과 사랑을 재미나게 다루고있는 책이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건지, 왜 내맘대로 되는일이 이렇게 없는지
내 꿈을 잊어가고 있는건 아닌지 고민하는 이삼십대 여성을 위한
현실적이고 재미난 소설이 나와주어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