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번에 애완동물을 키워도 괜찮다는 맨션을 찾았는데 바로 집을 구한 듯하다. 처음부터 이사 할 준비를 하는 요헤이네 식구가 나왔다. 아빠 엄마 그리고 요헤이는 짐을 상자에 넣고 있었다. 치는 그것을 노는 것이라 여기고 자기도 같이 놀자며 상자 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책만 들어있는 상자 빈틈에 빠져서 도와달라고 하고, 이불이 들어있는 상자에 들어가서는 잠이 들었다. 짐을 거의 싸고 요헤이가 ‘치는?’이라고 해서 아빠 엄마는 상자에 붙인 테이프를 다시 뜯어야 했다. 치는 잠깐 화장실에 넣어두었다. 짐 정리를 다 끝내고 치를 화장실에서 나오게 하니 어리둥절해했다. 집이 달라 보였기 때문이다. 다르지만 다르지 않다고 치는 생각했다. 곧 많은 발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짐을 옮기는 사람들 발소리였는데 치는 발이 많이 달린 괴물을 생각했다. 짐이 다 빠져나간 텅 빈 거실에서 요헤이와 엄마 아빠는 치와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목욕실에서 나온 치는 요헤이, 엄마 아빠를 보고는 별 이상 없는 거지 했는데 아무것도 없는 거실을 보고는 ‘여기가 대체 어디야?’라고 했다.
요헤이네 식구와 치는 새집에 갔다. 치는 바구니 안에 있었다. 바구니 안에 있을 때 간 곳이 동물병원이라는 것을 떠올린 치는 바구니 속에서 조금 떨었다. 곧 짐을 집 안에 들여놓는 발소리가 들렸다. 치는 또 발이 많이 달린 괴물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짐을 집에 다 들여놓고 치를 바구니에서 꺼내려고 했다. 뚜껑을 열었더니 치는 바구니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했다. 그래도 요헤이가 치를 바구니에서 꺼냈다. 모두 치가 마음에 들어하기를 바라며, 아빠는 치의 전용문을 써 보라고 하고 엄마는 치를 고양이가 쓰는 계단에 올려주고 요헤이는 치에게 정원을 보여주었다. 치는 집에 돌아가자고 했다. 짐 정리하는 것을 보며 치는 냄새를 맡았다. 모르는 냄새였다가 아빠 냄새를 맡고는 집에 돌아가자고 했다. 요헤이와 엄마한테도. 그런 치를 보고 아빠는 치가 배가 고파서 그러는 줄 알고 먹이를 찾았다. 요헤이는 치의 장난감을 꺼내주겠다고 하고, 엄마는 치의 화장실을 찾았다. 요헤이가 치의 방석을 어디에 두냐고 엄마한테 물어보니까 근처에 두라고 했다. 요헤이는 거실 창문을 긁고 있는 치 앞에 방석을 놔주었다. 치는 거기에서 자기 냄새와 익숙한 냄새를 맡고 잠들었다. 요헤이도 바로 옆에서 잠들었다.
짐 정리가 끝나 있는 거실을 보며 치는 자기 냄새와 모르는 냄새가 섞여 있다며 여기가 대체 어디야라고 했다. 검은 것이 영역표시하던 것을 떠오린 치는 모든 것을 자기 영역으로 한다면 몸을 물건에 비비며 긁었다. 달리고 구르기도 했다. 요헤이가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본 치도 거기에 관심을 보였다. 치는 영역표시를 해야 해 하면서 올라갔다. 또 검은 것을 잠깐 떠올렸다.(이것은 거의 무의식이었다) 계단을 한번에 다 오르지 못하고 쉬고 있는데 그런 치를 엄마가 봤다. 치는 엄마와 같은 높이에 있다며 신기해했다. 더 올라가서는 자기가 커졌다고 했다. 끝까지 다 올라간 치를 엄마가 우유 먹으라며 부르니까 치가 다시 계단을 내려오려고 했다. 그러나 무서워져서 내려오지 못했다. 치의 얼굴 좀 웃겼다. 엄마 아빠 그리고 요헤이와 치는 이웃집에 인사하러 갔다. 맨 처음 간 집에는 잉꼬가 있었다. 치는 사냥감이다 하면서 잡으려고 했다. 그다음에 간 집에는 고양이가 있었지만 새침떼기 아가씨 같아 보였다. 세번째 집에는 토끼가 있었다. 치가 토끼한테 말을 걸어도 토끼는 아무 말도 안 했다. 마지막은 옆집이었다. 문 밖으로 개 짓는 소리가 들리자 치가 싫다고 했다.
개는 데이비드였다. 아빠가 데이비드와 인사하라며 치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데이비가 치 앞에서 앞발을 들고 일어섰더니 치가 엄청 놀랐다. 주인이 데이비드한테 엎드리라고 하니까 그대로 했다. 치는 엎드리고 가만히 있는 데이비드 앞에서 약간 장난을 쳤다. 데이비드가 사람 말을 잘 알아듣는 것을 보고 아빠 엄마는 치는 그렇게 못할 거라고 했다. 치는 달라진 집에서 이대로 괜찮은가라고 자꾸 생각했다. 요헤이와 엄마 아빠가 진정하지 못하는 치를 보며 조금 걱정했다. 아빠는 치 머리를 쓰다듬으며 새 집에 익숙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빠 엄마 그리고 요헤이 얼굴을 본 치는 그제야 안심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그것을 보고 아빠 엄마 그리고 요헤이도 따라서 잤다. 모두 잠들었을 때 치 혼자 깨어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자고 있는 식구들을 보고 ‘여기가 좋아’라고 하며 다시 잤다. 드디어 치는 새집에 익숙해졌다. 아빠가 치가 발톱을 갈 수 있는 것을 보여주니 치는 그 위에 올라가서 ‘좋네’라고만 했다. 아빠가 이것은 발톱 가는 거야라고 말하며 치의 발톱을 갈았더니 치는 아빠 손을 할퀴었다. 그것을 본 엄마는 치 발톱을 깎아야겠다고 했다. 치 발톱을 깎는 데 아빠 엄마 그리고 요헤이까지 같이 했다. 발톱을 다 깎고 나서 치는 아빠만 노려봤다.
요헤이와 치는 숨바꼭질을 했다. 먼저 요헤이가 숨었나? 서로 숨고 찾으며 즐겁게 놀다가 치는 요헤이가 찾지 못할 곳으로 숨으려고 했다. 그때 보인 곳은 맨 밑 서랍이 열려있는 서랍장이었다. 요헤이는 치를 찾으러 다녔다. 서랍장을 봤는데 옷을 들춰보지 않았다. 목이 말라진 요헤이는 물을 마셨다. 그때 엄마가 와서 요헤이한테 푸딩을 먹으라고 했다. 엄마는 서랍이 열린 것을 보고 그것을 닫았다. 치는 거기에서 잠들어 버렸다. 시간은 흐르고 아빠는 전화하고 요헤이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엄마가 치한테 먹이를 주려고 찾으니까 보이지 않았다. 그제서야 요헤이는 치를 생각해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요헤이는 치를 부르며 찾아다녔다. 치가 숨을 만한 작은 틈이나 물건 뒤를. 그때 치는 잠에서 깨어 서랍이 닫힌 것을 깨달았다. 배도 고파졌다. 숨바꼭질 져도 괜찮으니 거기에서 꺼내달라며 발톱으로 긁었다. 엄마는 치가 들어갈 만한 작은 틈을 손으로 재보다가 열려있던 서랍장을 떠올렸다. 그렇게 치는 구출됐다.
엄마와 요헤이가 튀긴 닭(프라이드 치킨)을 사 왔다. 치는 냄새를 맡고 알고 있는 냄새다라고 했다. 치가 탁자에 올라가서 튀긴 닭을 만지니 뜨거웠다. 치는 그것을 앞발로 탁탁 쳤다. 그때 아빠 엄마와 요헤이가 나타났다. 치는 도망쳐야 한다며 집 안에 있는 계단 위로 올라갔다. 치는 ‘이런 일 예전에도 있었는데’라고 했다. 검은 것을 떠올리고는 ‘지금 어디 있지?’라고 생각했다. 이층문이 열려진 틈으로 검은 물체가 보였다. 치는 그게 검은 것이라 생각하고 올라갔다. 하지만 그것은 가방이었다. 아빠가 치를 이층에서 데리고 내려왔다. 치한테도 닭고기를 주었는데 치는 검을 것을 생각했다. 다른 만화에서는 동물은 모두 말이 통하던데 여기에서는 고양이끼리만 말이 통한다. 치가 검은 것과 또 만날 수 있을까? 한번쯤 또 만나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말하면 치가 검은 것과 다시 만나서 도움을 받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람은 이사 가도 다시 만날 수 있지만, 동물은 헤어지면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 안 됐다.
희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