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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어슐러 르 귄의 작품들을 왕창 주문할 때 당연히 그녀의 작품일 거라고 생각하고 쓸어담은 거였습니다. 막상 책을 읽기 위해 펼쳐 보니, 여러 작가들의 단편 모음집이더군요. 뭐, 그렇다고 해서 불만스러운 것은 아니구요. 일단 어슐러 르 귄의 작품도 들어있는데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SF작가인 아서 C. 클라크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는 마당에 무슨 불만이겠습니까? 게다가 『왕좌의 게임』으로 이름을 익힌 조지 R.R. 마틴의 작품도 하나 섞여 들어가 있구요.
▲ 그림 스타일은 다소 생뚱맞지만, 작품에 등장한 소재 혹은 상징이 반영되어 있는 표지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직접 작품을 쓴 사람의 이름 대신 단편 작품들을 모아 엮은 이의 이름이 걸려 있는 책이라니 좀 낯선 형식이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덕분에 다양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한꺼번에 모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냉랭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비춰주는 어슐러 르 귄의 「땅 속의 별들」은 책의 표제처럼 ‘갈릴레오’스러운 한 천문학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어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더군요. 아서 C. 클라크의 「별」은 고작 9페이지에 불과한 정말 짧은 작품인데도, 제가 그의 작품에서 종종 느끼듯 거대하고 어두운 우주의 장엄함에 압도되는 충격을 안겨주었구요. 조지 R.R. 마틴의 작품은 미드 『왕좌의 게임』밖에 본 적이 없는데(그것도 마지막 시즌 6개 에피만 본 1인...^^;) 그럼에도 「십자가와 용의 길」에 나온, 소설 속의 소설을 읽으면서는 전형적인 『왕좌의 게임』 풍의 이야기에 낄낄거리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인간의 혈류 속에 뱀이 존재하는가에 관한 세 번의 청문회」라는, 아주 긴 제목의 제임스 앨런 가드너의 작품도 꽤 코믹하면서 친근했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 모두 부담없이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었네요. 덕분에 앞으로 이 작가들의 이름을 따라 새 작품을 찾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