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첫인상은 '편하게 반쯤 누워서 볼 수 있겠군.'과 '그저 쏟아져 나오는 '위대하신' 과학자들의 전기인가.'였다. 전자는 내 손만한 크기가, 후자는 <위대한 물리학자>라는 제목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책을 읽은지 약 10분만에 어느새 나는 척추를 바로 세우고 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있었다.
사실 과학, 특히 물리학에 처음 입문하는 성인들에게 어떠한 특정한 책을 추천해 주기란 쉽지않다. <시간의 역사>나 <엘러건트 유니버스> 같은 현대의 고전서부터, <프린키피아> 등의 '구토유발' 서적은 아무리 쉬운 개작을 거쳤어도 초심자에게 물리학 특유의 시원한 영감을 주기란 어렵다. 그렇다고 중학교 교과서를 붙잡고 있기에는 시간도, 마음도 허락치 않는게 사실이다.
나 또한 고등학교 문과생임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물리가 좋아져서 집 서재에 있는 <엘러건트 유니버스>를 읽기 시작했었다. 굳게 답은 입과 바른생활 책에 나올 법한 자세는 곧 이해할 수 없는 이론의 홍수로 무너져버렸다.
이 책을 그토록 몰입해서-필자는 하루 만에, 그것도 여행 중에-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적절한 난이도 말고 하나 더 있었다. 바로 '물리학'이 아닌 '물리학자'에 초점을 맞추었단 점이다.
많은 물리학도들, 혹은 비물리학도들도 어렸을 때 과학에 처음 흥미를 느꼈을 때를 물어보면 대부분 '물리학' 그 자체보다는 '물리학자'들이라고 답한다. 많은 과학자들은 일반인들보다 대부분 훨씬 '박진감' 넘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일생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영감을 준다. 그들의 기행은 과학, 곧 사물의 본질을 꿰뚫으려는 그들의 열정에서 비롯한다. 이 책은 초심자들에게 물리학에 대한 벅찬 기대를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혹 이 책의 제목 때문에 범람하는 그저그런 물리학자 전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나 또한 우려했던 부분인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을 위대한 물리학자들의 물리학 업적을 설명한다.
다만 하나 아쉬운 것은 난이도 조절이다. 최소한 책 표지에서 풍기는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보다는 어렵다. 고등교육을(수2까지) 마친 사람이 아니라면 약간의 기초 수학 공부가 필요하다.
그러나 부록에 와서 이 책에 목적은 확실해진다. '더 읽을 책들'에 나오는 책들을 당장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을 읽는 내내 쉽지도, 어렵지도 않게 나를 물리학으로 유혹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세련된 디자인의 이 시리즈를 다 읽는게 이번 여름의 목표이다. 다른 분들도 한권 한권 읽고, 또 심화 공부를 하면서 뜬구름 같은 열역학, 양자 역학, 입자 물리학을 하나하나 정복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