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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사소한 사건이 큰 소용돌이의 시초가 된 경우가 꽤 자주 있다. 일어난 일들을 연대기로 정리하여 보는 역사 부문에서는 특히 그렇다. 물론 느닷없이 일어난 일인 경우는 별로 없다. 언젠가 일어날 일이 하필 그 타이밍에 일어났거나, 성공할 수도 있었던 일이 하필 그 타이밍에 불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타이밍'이라는 것이 정말 미묘한 상황에서 작용하게 되면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치게 된다.
<세계사 캐스터>는 그 중에서도 날씨라는 변수에 특히 주목한다. 세계사를 바꾼 사건이 날씨 때문에 촉발된 경우, 날씨 때문에 빚어진 돌발상황이나 변경된 일정이 역사적 사건이 된 경우, 이런 사례들을 다루고 있다.
<세계사 캐스터>의 날씨 이야기 중 많은 꼭지가 전쟁과 관련된 것이다. 전쟁만큼 대규모로 벌어지는 사건도 별로 없고, 전쟁처럼 날씨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도 별로 없는데다, 전쟁만큼 결정된 승패가 극적이고 대대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사건도 별로 없을 테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전쟁 외에도 여러 사건을 다루고 있다. 특히 뭉크의 <절규>에 그려진 붉은 하늘이 화산폭발의 잔재라거나, 최고의 명품 바이올린으로 꼽히는 스트라디바리우스의 비밀이 당시의 혹한 때문에 더한층 옹골차게 자란 나무 때문일지도 모른다거나 하는, 예술에 얽힌 날씨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세계사 캐스터>는 각종 사건들을 서로 독립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만약 날씨 때문에 사건의 향방이 뒤집혔다면 그야말로 지금의 역사가 바뀌었을 일이 상당수이다. 이런 걸 보면, 역사가 면면히 이어지면서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 책을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1914년, 사라예보에서, 갑자기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처의 순방이 갑자기 취소되기라도 했다면, 세계 역사는 어떻게 흘렀을까? 당시 세계정세는 끊어질 듯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고, 어디서 사소한 분쟁이라도 생기면 양측의 우방국이 전면전쟁에 뛰어들 태세였다. 그래서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살해당하지 않았어도 세계 1차 대전은 일어났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라예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설사 다른 곳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해도 세계1차대전은 다르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서른도 채 되지 않은 조카가 아니라, 장년의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제국을 이끌었다면 오스트리아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스트리아와 보스니아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전쟁이 시작되었다면, 세계 1차 대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또 어떤 결과를 맞았을까. 그리고 이런 변수가 당시의 세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지금의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오, 이런. 1914년 그 날 사라예보에 비가 내리기라도 했다면, 역사는 정말로 바뀌었을 것이다. 어떻게 바뀌었을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아아, 역사란 정말 모를 일이다. 그래서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는 것이겠지. 역사에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한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다. 그렇기에 역사를 뒤돌아보는 것은 너무나도 재미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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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서점에서 집게된 계기는 '비 한방울이 대통령을 바꾼다'라는 문구였다. 이 책에는 이러한 사례가 많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필체가 마음에 들었다. 일주일 동안 읽을려던 책을 하루만에 다 읽고 현재는 친구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주문을 한 상태이다. 간만에 보는 마음에 드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