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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 ‘얼굴에 흩날리는 비’라는 책을 읽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그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분명 헤매고 있었을 것이다. 제목만큼이나 어둡고 제목만큼이나 무겁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이 꽃길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이렇게 어두운 인생들만 만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앞으로 더 어둡고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것이다.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사화라고나 할까요?’ 전작에서 읽었던 미로 시리즈도 어두운 편이었지만 이 책만큼은 아니었다. 각자 다른 입장에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간상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을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친구도 버려야 하는 야멸찬 인간 군상들.
신주쿠 2초메에서 탐정을 하고 있는 미로. 몇 년 전 나루세의 자살 소식을 알려주지 않은 의붓아버지를 찾아가 자살의 배경을 알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다 의붓아버지는 죽게 되고, 그 사건에 연루되어 도망치게 된다. 미로의 친구였지만 돈 때문에 미로를 쫓는 게이 도모베, 의붓아버지의 숨겨진 여인 시각장애 안마사 히사에, 그리고 의붓아버지의 동료 야쿠자 데이는 미로를 찾기 시작한다. 미로는 위조 여권을 만들면서 알게 된 서진호를 따라 박미애라는 이름으로 부산에 오고, 미로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히사에에 의해 서진호는 하반신 불구가 된다. 미로는 히사에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갈게 되는데...
나란 사람은 어두운 이미지 보다는 밝은 이미지를 갖고 맑은 것을 좋아하지만 책을 읽을 때엔 어두운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워낙 평범하기도 하고, 인생에 굴곡이 많지 않다보니 저 밑의 어두운 인생은 알지 못한다. 어두운 인생을 불편해 하고, 껄끄럽게 생각하지만 나라는 사람의 호기심은 어두운 쪽으로도 왕성하다. 설마 이런 인생이 있을까 싶은 호기심에서부터 실제 사람들의 인생은 그보다 더 드라마 같다고 하니, 이런 인생이 없을 거라 자신 있게 말 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자신도 알 수 없는 본성은 어느 때 나오게 되는 것일까? 선한 인상을 하고, 선한 이웃이었던 사람도 돈 앞에서 달라지는 게 사람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극도의 분노를 느끼는 것도 사람이고,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화가 나는 것도 사람이다. 작가가 만드는 인물들은 모두 어둡다. 얼마나 더 어두운 곳으로 끌고 갈지, 알지 못해서 더 기대를 하게 한다. 작가는 이런 말을 한다. ‘꿈이나 희망이 있어야만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소설에 까지 그런 걸 요구해서 어쩌자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거나, 너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라거나, 그런 말에 싸구려 감동을 받지 말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군요.’ 그래서 작가는 이렇게 어둡고 희망 없는 인물을, 인생을 이야기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쩜 포장된 희망으로 거짓 기대를 품게 하는 것 보다, 이 세상을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라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세상은 어둡지만 사는 데 그리 끔찍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만 지난번에도 이야기 했듯이 이 작가는 한국의 이야기를 책에 넣는 걸 잊지 않는다. 이 번 책에서는 간단하게 언급한 것이 아니라 배경이 부산과 서울을 오가고, 서진호라는 남자를 넣기도 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사람의 시선이 아닌 일본 사람의 시선으로 광주 사태를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 광주 사태를 언급한 이유가 뭘까 많이 생각했었다. 아마도 죽음의 문턱까지 가본 사람의 가장 어두운 밑바닥, 심리를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 누군가는 그런 죽음 앞에서 더 열심히 살려고 하겠지만(새로 태어난 인생일 수도 있으니까) 대부분은 그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삶의 루저로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까? 미로의 삶은 어디에도 빛이 없다. 빛이 없는 인생이 당연했던 미로는 하루오라는 자신의 아이 앞에 이야기 한다. “미로는 더욱 강해질 거야.” 이제 겨우... 미로 인생에 빛이 들어오는 것 아닐까?
어두웠지만 어둠 속에서 깨어나지 못해 발버둥치지는 않았다. 어둠은 어둠일 뿐 나는 또 내 인생을 살아가야 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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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 미로’시리즈로서는 국내에 먼저 소개되었지만 외전인 『물의 잠, 재의 꿈』을 포함하면 네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이성적이라기보다는 본능이나 직관에 충실한 여성 탐정이라는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앞 선 작품들에서 보았던 선악 관념이 더욱 흔들리고 보다 감성적 인물로 변한 미로를 접하게 됨으로써 도덕적 가치의 당혹스러운 도전에 직면하는 것은 또 다른 전율과 긴장이란 매혹을 주고 있다 할 수 있겠다.
미로가 도움을 요청하면 딸을 위해 기꺼이 능력을 보여주던 아버지 ‘무라노 젠조’에 대한 애증은 그녀의 출생 비화로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젠조에게 ‘의붓아버지’라는 시각을 부각하여 입힘으로써 개입될 수 있는 두 사람 사이의 인간적 괴리감을 증폭시킨다. 이 감정을 증오와 불신으로 확장시키는 데에는 연인이자 적대감을 동시에 지녔던 한 남자의 자살소식을 아버지가 은폐했다는 인식이 기초하고 있다.
이처럼 미로는 자기 연민과 감성에 지배당한 여성으로서 증오와 삶의 체념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마치 그녀의 내면은 지옥의 어둠 같이 뒤틀린 잔인한 무엇으로 가득 차 있다. 자기의 감정, 특히 애정의 균열을 만들어낸 당사자로서 아버지 젠조를 지목함으로써 심장병을 앓고 있는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폭력적 분노, 광기에 휩싸인 미로의 거침없는 감정의 질주는 악마적 탐욕스러움으로 선(善)의 편이었던 그녀에 대한 기존의 이해를 완전히 전복시켜버린다. 이제 무라노 미로는 탐정이라는 추격자의 자리가 아니라 아버지를 죽인자로서 도망자의 위치에 선 것이다.
맹인(盲人) 안마사인 아버지 내연의 처가 외치는 비난과 위협의 외침을 뒤로하고, 더구나 돈까지 훔쳐들고 도피하는 미로의 모습은 경악 바로 그것이다. 이제 좇는 자와 달아나는 자들의 이유를 통해 그들을 이렇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근원, 인간의 원시적 본능으로서의 추악한 욕망들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낸다. 오랜 우정을 쌓았던 이웃이었던 동성애자, 죽은 아버지의 내연녀, 아버지의 동료였던 야쿠자, 이들 저마다의 과잉의 자기연민, 그 본색인 탐욕의 역겨움이 죽음의 사자가 되어 미로를 추적한다. 그러나 추해보이기만 하는 이들 사자들에게는 사랑하는 이의 상실, 혹은 사랑의 대상에 대한 고뇌라는 것이 있다. 이것이 설혹 더러운 자기내면과 역사의 은폐나 물질적 욕망을 덧씌우는 자기기만일지언정, 그래서 이들의 미로 추적은 당위성을 갖추게 되는 것일 게다.
이에 대비되어 미로의 한국으로의 도주와 도피생활을 함께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서진호’라는 인물을 통해 타자를 위해 자기희생을 감수하는 사랑, 즉 삶의 진정한 가치, 삶을 살아갈 이유를 찾는 것은 어쩌면 물질적 자본주의와 소비사회로 황폐해진 일본사회가 잃어버린 휴머니즘을 외국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징적 이유로 파악되기도 한다. 한편 우리에게 이 작품이 특색 있게 다가오게 하는 소재, 즉 무대의 상당부분이 한국이라는 것이며, 더구나 1980년 5월 광주항쟁이라는 군부의 탐욕스런 권력욕이 만들어낸 잔인한 민간인 학살이라는 소재가 배경으로 등장하여 나락으로 떨어진 오늘의 인간과 인간세상의 비열하고 추악한 본성을 입증하고 강화하는데 한 몫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시종 온갖 욕망으로 탁해진 절망적 세상을 그려내려는 데 더 없이 적절하다는 작가의 판단이었을 것이다.
오직 에고와 나르시시즘에 빠져드는 현대인들, 그래서 세상은 점점 어두워지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어야 할 신뢰란 미덕이 아무런 위력도 발휘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우리들을 구원할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를 생각게 한다. 증오의 씨앗이 에일리언처럼 몸속에서 자라고 그 아이를 자기 생존의 교환물로까지 비참하게 내몰듯이 비록 지옥의 세계 같은 절망의 현대를 말하지만 마침내 그 순박한 아이의 미소에 생명에 대한 신뢰를 보내는 미로의 다짐은 결코 작은 희망의 한 가닥을 놓지 않는 어둠의 미세한 균열을 보는 것 같은 낭만적 기대도 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마지막 장면인 그녀의 유일한 신뢰인 서진호를 기다리기 위해 찾은 나하(那?)의 밤거리는 왠지 모를 불안으로 차기작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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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하다. 이 말 한 마디로 감상을 대신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감상 끝, 이라고 하려니 너무 무성의해 보여서 몇 마디 더 덧붙입니다. 제목 그대로입니다. 작품이 전체적으로 어둡습니다. 글이 이렇게 어두우면 해피 엔딩을 좋아하는 제 취향상 재미없을 가능성이 대단히 큰 데, 놀랍게도 작품은 재밌습니다(해피엔딩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흠, 이것 저것 따지면 해피 엔딩이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다크한 결말이라고 보실 분도 있겠고. 전 결말이 좋아서 뒷맛이 좋았습니다. 파국을 예상했는데 희망이 보였거든요). 분위기를 보면 막 죽어나갈 것 같은데, 예상외로 죽는 사람이 적습니다. 이것도 의외였습니다. 다크는 하드보일드 소설입니다. 번역되어 나온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 중에서 가장 하드보일드 했습니다. 그리고 암울했구요. 등장인물 누구도 정상적으로 보이는 인물이 없었습니다. 저마다 상처와 사연을 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정이 가는 인물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주인공인 미로를 응원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읽기가 힘들었을 겁니다. 기리노 나쓰오 작품은 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몇몇 작품은 뒷맛이 안 좋았습니다. 씁쓸하고 불편했어요. 다크는 뒷맛이 상쾌한 편입니다. 앞에서 썼듯 결말이 좋았거든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덧. 1. 남자 주인공으로 한국 사람이 나옵니다.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에 휘말렸다가(휘말렸다기보다는 자기가 뛰어들었다고 하는 쪽이 정확하겠군요.) 큰 상처를 입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의외였습니다. 남주가 한국인이 의외란 게 아니라 광주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게 놀라웠습니다. 서진호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긴 했지만 그것에 47페이지를 할애한 건 한국에(최소한 광주민주화 운동에)관심이 있었다는 증거로 보아도 될 것 같습니다. 덧2.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서진호를 광주사람으로 해야 할 것 같지만, 일본과의 교류(교통, 야쿠자가 진출한 곳)등등을 감안했을 때 부산사람으로 설정한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3. 예상외의 이야기 전개에 몇 번 놀랐습니다. 놀라운 반전이 나온다는 말은 아닙니다. 의표를 찌르는 전개가 많았다는 뜻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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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선과 악이 반반씩 있다. 밝음과 어둠이 있어서 그것이 어떤 환경, 어떤 상황에서 인간을 자라게 만드느냐에 따라 속에 있는 악의적인 독이 드러나기도 하고 감춰지기도 한다.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은 이런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에 내제해있는 독을 표현하는 방식을 취할 뿐이다. 미로 시리즈의 최신작이라 역자는 어떤 방식으로 봐도 좋다고 말을 하지만 보는 독자는 처음부터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다. 미로의 갑작스런 악의가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그런 악의가 기본적으로 어떤 하나의 원인으로 표출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되니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될 것이다. 첫 장이 날 어떤 기억 속으로 침잠하게 만든다. ‘나이 마흔이 되면 죽을 생각이다.’ 미로의 나이 서른여덟이다. 우연이겠지만 나는 열여덟에 서른이 되면 죽을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 딱 미로가 죽을 생각이던 나이 마흔에도 살고 있다. 역시 세상은 살면 살수록 묘하고 재미있다. 자신이 감옥에 보낸 남자를 기다리며 죽을 생각을 하던 미로는 그 남자가 이미 감옥에 들어간 지 일 년 만에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의붓아버지 탓으로 돌리고 그를 죽이러 간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지니게 되는 본성이 있고 태어나서부터 학습에 의해 쌓이는 감성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인간관계를 지속하게 만드는 사랑과 신뢰다. 그것은 제일 먼저 태어나서 부모에게 배운다. 부모가 자식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신뢰를 보인다면 자식은 그 사랑과 신뢰를 배우게 된다. 뭐, 가끔 아닌 자식도 있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이니까. 그런데 미로는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의붓아버지에게서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자랐다. 그래서 일찍 둘의 관계를 이어주던 엄마가 죽고 나서 함께 살면서도 타인과 다르지 않은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미로의 의붓아버지인 젠조의 친구 데이, 젠조와 함께 살던 맹인 여자와 미로가 이웃이라 믿었던 동성애자인 남자 모두가 젠조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각자의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데 그들에게서는 그 어떤 신의나 신뢰, 사랑 한 조각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이제야 자신들 안의 독을 깨닫고 마음껏 표출하듯이 그들은 미로에게 달려들고 미로는 낯선 한국인 서진호를 따라 한국으로 도망을 간다. 하지만 일은 그렇게 내 맘대로 되지 않는 법이고 유능하지는 않더라도 탐정일로 먹고 살아 온 미로가 둔해지기는 참 많이 둔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그 둔함이 오히려 어차피 무너질 모래성이라면 무너지게 놔두고 다시 쌓아버리자는 작가의 의도라 생각하니 역시 기리노 나쓰오는 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역자의 말에서까지 앞날의 어둠을 예고한다. 그것이 작가에게 빠져들게 하는 마력적 어둠의 늪이다. 세상이 예전보다 더 나빠질 거라고 생각하는 작가의 말은 뭐, 언제는 좋았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좋은 사람은 여전히 좋고 나쁜 사람은 언제나 나쁜 것이 세상인데... 그래도 이런 어둠이 책속에 갇혀 책으로만 읽을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은 해본다. 멍청한 생각인 줄 알지만 다행증(多幸症)도 병이지만 그 반대도 또한 병이지 싶기 때문이다. 어쨌든 미로의 이후의 앞날이 기대되고 걱정된다. 남자 복이 없는 건지 남자 보는 눈이 없는 건지 아무래도 더 험난한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뭐, 그래도 미로가 알아서 하겠지만. 남성만 하드보일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 독자들에게 여성도 하드보일드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작가가 선사한 작품이다. 하드보일드라는 장르를 생각하고 기리노 나쓰오의 작품 세계를 느끼며 본다면 그 어둠과 지독한 독 안에서 현실의 우리가 상실하고 있는 것, 지켜야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은 독으로 다스린다는 말도 있으니 독 많은 세상, 작가의 작품으로 풀어보는 것은 어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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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의 작품을 처음 읽은 것은 [아임소리 마마]. 첫인상은 별로 그닥 내 취향은 아니라는 결론이었다. 잊을 줄 알았다. 그렇게 잊혀질 줄 알았고 그 책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인연은 사람이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지만 책과 인간의 관계도 그러할지 모른다. [물의 잠 재의 꿈]이라는 다른 책으로 다시 한번 작가의 책을 마주한다. 첫인상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여성탐정 무라노 미로시리즈는 [얼굴에 흩날리는 비]로 시작하여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 물의잠 재의 꿈] 그리고 이 책 [다크]로 이어지고 그 후 [로즈가든]까지 연속된다. 아무런 정보없이 집어든 [물의잠 재의 꿈]은 이 책이 시리즈라는 것을 모르고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히는 작품이었고 그로 인해 이 작가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 이름을 확인하고 내가 읽었던 첫작품과 연관시키기기까지 오래 거렸다. 작가의 약력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관계. 그렇게 작가의 작품과의 인연은 끊이지 않고 오히려 첫인상보다도 더욱 깊고 짙은 이상을 남긴채 머리속에 강하게 각인되어버렸다. 전작 이후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제목답게 끊임없이 우울하다. 주인공인 미로는 신분을 변경하면서까지 끈질기게 살아내려고 노력을 한다. 이해하지 못할 행동도 보인다. 남의 죽음을 보고서도 달려가 도울진대 정작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을 보고도 꼼짝도 하지 않은 점이다. 아니 오히려 약을 뺏어가면서까지 아버지의 죽음을 방조한 것이다. 물론 친아버지는 아니다. 혈연관계도 없다. 하지만 평생을 같이 살아오고 아버지와 같이 같은일을 하고 있는 그녀가 왜 그랬는지 처음에 단박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이후의 행동을, 돌아가는 사정을 확인하고서야 약간은 어느정도는 이해할 뿐이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그것이 책의 등장인물이라고 해서 다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작가가 한국사람인가 하고 착각을 할만큼 자세한 한국이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방관한 그녀. 아버지와 함께 있던 자신과 동갑인 동거녀와 그 아버지의 동료는 그녀를 쫓는다. 복수를 하겠다는 것일까. 결국 좇기다 못해 우연히 만난 진호에게 부탁해 한국으로 가게 되는 미로. 한국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진호와는 또 어떤 관계가 될까. 모조품을 팔던 진호는 미로를 이용해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을 한다. 재일동포로 변장한 미로는 이 일에 딱 적합한 여자가 아니었까. 그렇게 그들간의 삶이 다시 한국에서 시작된다. 일본에서도 그랬지만 한국에서의 삶도 만만치 않다. 진호는 아내와 자식이 있는 남자였지만 미로는 개의치 않았다. 미로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가. 돈? 남자? 안식처? 여러명을 죽이고도 잘 살아가는 사람도 많은데 단 한명을 죽인댓가로는 너무 다크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한다. 실제상황이어도 그렇고 가상세계에서도 그렇다. 경찰과 야쿠자 그리고 여러 사람에게 쫓기는 몸이 된 미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모든 초점을 한 곳으로 모으면 그곳은 불이 붙고 타버리고 만다. 쨍쨍 내리쬐는 햇볕 속에서 돋보기를 듣고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또는 화살을 한 곳으로 모아서 쏘듯이 모든 것은 미로를 향해서 쏟아지고 있다. 표적이 된 그녀는 어떻게 이 난관을 이겨낼 수 있을까. [다크]는 끊임없이 어둡다. 다크라는 제목하에서 밝음을 기대한다면 그것 또한 모순이겠지만 이야기는 제목보다도 훨씬 더 다크함을 드러내고 있다. 매우 어두움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어두움. 영어적인 표현에서는 비교급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dark, 다크의 비교급은 darker이다. 하지만 이는 그보다 더 어둡다는 꾸밈이 필요할 것 같다. much darker, 이것으로 충분한가. 아니 미로의 삶은 이보다는 차라리 최상급이 낫겠다. the darkest. 더이상은 없을 것 같은 끝없는 어두움, 그것이 마로 미로의 삶이다. 애벌레로 친다면 번데기를 거쳐서 이제 막 탈피를 한 상태의 미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미로의 모습은 화사한 나비일까 아니면 여전히 다크한 나방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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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 사설탐정,는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이다 아버지가 쓰러져, 뇌출혈인지 심근경색인 지,사망한다. 친구인 야꾸자,데이가 무라노를 찾아 나서는 데 무라노는 이를 피해 한국인 위조여권을 가지고 한국으로 가서 우연히 서진호란 사람을 만나 생활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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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시리즈 제 5편 다크
기리노 나쓰오 작품에도 시리즈작이 있는 줄은 몰랐다. 그것도 5편이나... 순서는 이렇다. 얼굴에 흩날리는 비 -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 물의 잠 재의 꿈 - 로즈 가든 - 다크 순서대로 처음부터 읽으려고 했는데 두번째, 세번째, 네번째 책은 아직 국내에 출판도 안되었길래 그냥 읽었다. 전작을 안읽어서 그런지 처음에 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루세는 누구고 도모베는 누군지...분명 미로와 인연이 있는 인물인데 전작을 읽지 못해서 궁금증만 늘어났다. 빨리 다른 작품도 출판되길 바란다.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먼저 여탐정이 주인공이라는 것 남자 탐정은 많이 보았어도 여성이 탐정으로 나온것은 별로 못봤지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 탐정이긴 한데.....흠......사건 해결이라는 것도 없고...좀 마무리가 어설프다고 할까....
또 5.18 광주 민주항쟁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응??? 나야 뭐 광주출생이기에 항상 5.18 에 대해 귀가 따갑게 들었지만 서울 사람들도 자세히 모른다고 들었는데 일본에서 소재로 다룰줄이야.... 반가운 마음으로 덥썩 집어 읽었지만 뭘 기대했던걸까ㅋㅋ 강풀의 26년?? 화려한 휴가?? 와 같은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용감한 영웅들은 나오지 않고 그 외의 인간들 위주로 나왔다. 총소리가 무서워 밖에는 나오지 못한 시민들 용감하게 보이고 싶어 겉멋만 든 학생들 군인들의 잔혹한 살해 장면 등 오히려 더 사실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아버지를 살해한 미로는 한국 사람 서진호와 만나 위조여권을 만들어 부산으로 피한다. 아버지의 애인이었던 맹인 히사에, 동성애자 도모베, 아버지의 절친 데이. 이들 세명이 미로를 쫒는다. 부산에서 서진호와 살면서 (비록 위험한 일을 했지만) 사랑이 싹튼다.
좀 황당했던건 갑작스런 전개라고 해야할까 갑자기 서진호가 불구가 되고 미로가 강간당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을 하고 서진호가 교도소로 수감되면서 미로와 급작스럽게 이별한다. 처음 서론부분은 엄청 지루하게 끌다가 본론에서의 급작스런 전개와 한순간에 끝난 결말..... 때문에 별 한개 뺐다. 그래도 절반이 넘어가서부터 약간 재밌어지면서 속도가 붙었다.
여튼 다 읽고나서의 느낌은 한마디로 암울했다. 얼마 전에 읽었던 그로테스크보다 더 심한 것 같다. 뭐 이런 인생이 다 있을까 최악이 아닐까 싶다. 불쌍한 미로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그닥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다음 시리즈도 계속 나올 것 같다.
P.S 일본어를 번역해서 그런지 한국 이름 진호와 미애를 부를때 호징이 좀 어색했다. 또 성만 부르는 것도 좀 이상했다. 어디의 김인데 이럼 어떻게 아냐고;; 국내 30%가 김씨인데 서로를 부를때 진호, 미애 그냥 이렇게 부르니깐 어울리지 않았다. 진호씨, 미애씨 라던가 아님 오빠라는 호칭?? 40대에 오빠는 좀 아닌것 같고... 흠흠흠 그러고 보니 40대가 되면 처음보는 사람에게 어떤 호칭을 써야하지?????? 지금이야 오빠 언니 선생님이면 다 해결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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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나오는 것을 기리노 나쓰오가 썼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것보다 더 앞에 시간에 대한 것도 있다니 그것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모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도서관에 있는 책만 봤기 때문이다. 전권이 있는 것이 아니니까. 다른 큰 도시의 도서관에는 한 작가의 책이 모두 있을까? 다른 데는 가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어쨌든 그것은 그렇고, 탐정 무라노 미로가 나오지만 탐정 일을 하는 것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미로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일, 의붓 아버지 무라노 젠조가 죽는 일 때문에 쫓기는 상황이 벌어진다. 아버지의 정부였던 시각장애인 히사에, 예전에는 친구였던 게이 도모베 그리고 아버지의 동료였던 야쿠자 데이. 한국인 서진호는 미로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나온다. 위조여권을 만들어주고, 한국에서는 같이 가짜 명품을 파는 일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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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자체가 재미는 있지만....글쎄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진짜로 일본사람이 담근 김치를 먹는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일본에서만 벌어지는 이야기라면 그냥 즐겁게 읽어 나갔을텐데 뜬금없이 광주사태가 나오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이것저것 에피소드가 있어 약간은 새롭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에피소드들이 피부에 와 닻지가 않는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권총(그것도 K5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 되기도 하고....일본에서나 야쿠쟈들이 TT권총이나 러시아 밀수품을 있겠지.... 그래도 내용이 재미있어서.... 그러나 난 하세 세이슈의 작품과 같은 하드보일드를 원해 요즘에 하드보일드라고 하기에는 좀 평이하다고 해야 하나.. 표지와 핸드폰 고리는 강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