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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울게 만들었던 내 친구, 헤르만!
"속으로 울게 만들었던 내 친구, 헤르만!" 내용보기
#01 거울을 보고 있으면 무척 신기했다. 헤르만 뒤에 있는 벽에도 거울이 달려 있었는데, 거기에는 머리에 우주비행사 헬멧을 쓴 아주머니가 앉아 있었다. 거울을 보고 있으면 자기 모습이 수백 개나 보였다. 그 모습들은 점점 작아지면서 하나의 점으로, 파리보다도 작은 점으로 사라졌다. - 38페이지 열네 살 헤르만은 크레인 기사인 아빠와 식료품점에서 일하는 엄마와 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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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거울을 보고 있으면 무척 신기했다. 헤르만 뒤에 있는 벽에도 거울이 달려 있었는데, 거기에는 머리에 우주비행사 헬멧을 쓴 아주머니가 앉아 있었다. 거울을 보고 있으면 자기 모습이 수백 개나 보였다. 그 모습들은 점점 작아지면서 하나의 점으로, 파리보다도 작은 점으로 사라졌다. - 38페이지


열네 살 헤르만은 크레인 기사인 아빠와 식료품점에서 일하는 엄마와 살고 있다. 떨어지는 나뭇잎을 먹고 혹시 나무가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하는 엉뚱한 아이 헤르만. 오래 전부터 움직이지 못한 할아버지와 속 깊은 얘기를 할 줄 아는 아이 헤르만.

어느 날, 헤르만이 감당할 수 없는 힘든 일이 벌어진다.

그것은 머리카락이 점점 빠지는 탈모.

왜 나이를 먹어서야 머리카락이 빠지는지 나는 알 것 같았다.

아이일 때부터 머리카락이 빠지면 그 고통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머리카락이 빠져야 한다.

이 어린 아이 헤르만에게 때 이른 고통은 어떤 의미일까.


#02

문이 조심스럽게 닫히면서 방바닥의 빛줄기가 한숨과 함께 사라졌다. 이제 방안에 있는 빛이라고는 창턱에 있는 지구본뿐이었다. 헤르만은 계속 두 눈을 뜨고 있었다. 다시는 잠들지 못할 것 같았다. 남은 일생 동안 내내 깨어 있게 될 것 같았다. 머리카락이 다 빠져서 머리가 저 지구본처럼, 밤처럼, 달처럼 매끈해질 때까지. 그렇게 되면 서커스단에 들어가 순회공연을 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난쟁이랑 줄무늬가 없는 얼룩말이랑 함께 우리에 갇힌 채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될 테고, 사람들은 헤르만을 보고 배꼽을 쥐고 웃을 것이다. - 123페이지


헤르만의 생각을 따라가면서 나는 참 많이 웃고 눈물을 속으로 삼켜야만 했다. 그러니까 슬픔을 밖으로 내뱉지 않는 사람의 깊은 슬픔을 함께 나눈 듯한 기분이었다. 투명한 아이다, 헤르만은. 헤르만이 바라보는 세상은 내가 바라보는 것과는 다른 것이었다. 가난한 아빠, 엄마를 걱정하는 헤르만은 왜 우리집은 가난한 거야 하고 불평하지 않는다. 헤르만의 아빠 엄마는 그 어느 때보다 헤르만을 사랑하고 아껴준다. 그들 앞에 선 불행 따위 아무 것도 아닌 것이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트리를 만들기 위해 비싼 나무를 사들고 온 아빠에게 엄마가 헤르만의 가발이 얼마나 비싼데 나무에 돈을 들이냐고 말할 때, 헤르만은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그 부분을 읽고 있는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 다음 날, 아빠 엄마를 위해 선물을 사러 가는 헤르만과 헤르만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 아빠 엄마. 정말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03

“천사란 말이야, 천사란 고요함이야.” - 139페이지


오래 전부터 침대에서만 생활했던 헤르만의 할아버지. 이 소설에는 외롭고 소외된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 중에도 가장 멋진 분, 헤르만의 할아버지. 침묵이 이어지는 순간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천사란 고요함이라고. 나이가 들면 누구나 시인이 되는가 보다. 할아버지는 헤르만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쟁 중에 총살당할 위험에 빠지자 15초 만에 머리가 빠진 친구 이야기, 한 평생 사랑한 할머니를 만날 때 이야기-가장 멋진 사랑 이야기였다. 할아버지는 그 행운을 기억하기 위해 구두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 등 모두 사랑스럽고 미소 지어지는 것들이었다. 때때로 눈물이 맺히기도 한다.


#04 

헤르만은 갑자기 울음이 터질 것 같아서 아빠가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없도록 변기 물을 내렸다. - 227페이지


열네 살의 어린 아이지만 헤르만은 어리광부리지 않는다. 그 모습이 때때로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것은 헤르만을 사랑해주는 아빠 엄마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 헤르만의 학교 친구들 중에 개구지고 못된 녀석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은 약한 사람들을 괴롭히면서 재미를 느낀다. 책 읽는 내내, 이 못된 녀석들 하고 생각했지만 이 세상에는 헤르만보다 이런 아이들이 더 많으니까 하고 현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작가는 거의 마지막 부분이 되어서야 이 아이들도 착하단다 하고 내게 말하는 것처럼 작은 사건 하나를 만든다. 그 소담한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나는 마음속으로 ‘우와!’ 하고 감탄했다.

그리고 헤르만을 가장 아껴주는 친구 루비. 좋아하는 게 어떤 감정인지 잘 몰라 혼란스러워할 나이지만 그 둘은 서로 참 잘 어울리는 친구 사이다. 어느 날, 헤르만을 찾아온 루비에게 헤르만은 자신의 반들반들거리는 머리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었던 머리인데. 그만큼 헤르만은 루비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05

“나도 이런 가발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또 뚱보 아저씨한테 가서 파마 안 해도 되는데.”

“언제 토요일에 한 번 빌려줄게. 이제 가야겠다.” - 281페이지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치유된다기보다 우리가 성장하는 게 아닐까.

마지막에 헤르만은 가발이 있어 좋겠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빌려줄게 하고 말한다.

귀엽고 착한 아이 헤르만.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

비록 평생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을지라도 헤르만은 자꾸자꾸 성장할 것이다.


#06

이 책에 등장하는 재미있는 사람들

- 술병 아저씨

- 마분지 선생님, 달걀 선생님, 드럼통 선생님

- 다리에 개미가 들어간 아줌마

- 뚱보 아저씨


특히 술병 아저씨와 개미 아줌마는 헤르만과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분들이다.

그러니까 주위 사람들의 선입견에 의해 소외된 사람들이 헤르만에게는 가장 좋은 친구들이었다.


이 책에는 내 마음을 행복하게 할 작은 요소들이 너무나 많이 들어 있다.

헤르만네 가족처럼 행복한 모습이고 싶다.

사랑스러운 책이다.

by pEPe+






 


s********4 2008.02.2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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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말 모든 상처를 치유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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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말 모든 상처를 치유해줄까?” 책의 뒤표지에 적힌 말을 보고 나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나를 아프게 할 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러면서도 읽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시간 한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바보처럼. 그때의 나는 시간이 그저 빨리 빨리 흘러가기만을 바랐고, 어서 나이를 먹기를 바랐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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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정말 모든 상처를 치유해줄까?”

책의 뒤표지에 적힌 말을 보고 나는 어쩌면 이미 알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나를 아프게 할 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러면서도 읽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시간

한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거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바보처럼. 그때의 나는 시간이 그저 빨리 빨리 흘러가기만을 바랐고, 어서 나이를 먹기를 바랐다. 그때의 나는 시간이 지나가면 괜찮아 질 거야, 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다. 정말 그때의 나는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해줄 거라 믿었던 걸까.

잠들기 전, 생각에 잠기는 헤르만. 불을 켜놓았는데도, 매일 밤 헤르만에게 다가오는 생각들은 도무지 끊이질 않는다.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는 게 사실일까?” “시간은 오는 걸까, 아니면 가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것일까?” 헤르만의 이웃, 술병 아저씨에게는 키우는 거북이가 있는데 거북이의 이름은 ‘시간’이다. “시간이 해결하도록 놔두는 것 말고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엄마에게 헤르만은 말한다. “시간은 상추 잎이나 먹지 나한테는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그랬다. 시간은 그저 헤르만의 머리카락을 앗아가기만 했다.

어느 날 문득 아이의 머리카락이 빠져버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우리는 만난다. 삶 속에 숨어 있던 어떤 차가운 진실을.

#당신을 따뜻하게 쓰다듬어 준 순간

책을 읽으며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조카가 생각났다. 아마도 헤르만이 모자로 감추기만 했던 자신의 치부를 처음으로 드러내 보이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 따뜻했던 순간에 나는 처음으로 이 세상에 발을 디딘 연약한 한 아이를 떠올리고 있었다. 사랑스러운 그 아이는 잠들기 전 보챌 때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 곧 잠이 들었다.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을 그 아이도 느끼는 걸까. 새근새근 부드러운 숨소리를 내며 잠으로 빠져드는 아이를 바라보면서도 나는 끝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어졌다. 앞으로 이 아이에게 펼쳐질 삶이 언제나 이처럼 평온하기를 바라면서.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그 따뜻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아직은 연약하게만 보이는 한 아이에게 온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그 순간이. 그리고 그 순간 어쩌면 우리를 위로해주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누군가의 따뜻한 손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소설의 구성은 가을, 겨울, 봄으로 되어 있다. 나뭇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쓸쓸한 가을에서 하얀 눈이 고요히 세상을 뒤덮는 겨울, 그리고 따뜻한 빛이 부드럽게 온몸을 감싸는 봄.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헤르만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끔찍한 시간들에서 자신의 상처를 이제 덤덤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는 시간에까지 이른다. 가을에서 겨울이 되는 시간, 가장 고독해졌다가도 다시 겨울에서 봄이 되는 시간, 어쩌면 행복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 되는 것처럼. 끝없이 침잠해 내려갈 것 같던, 겨울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그래도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 같은 따뜻한 봄빛이 내려앉을 때 그래도 우리는 다시 한 번 ‘시간’을 믿어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상처를 어루만지는 따스한 손길 같은 ‘시간’ 의 힘을. 


#나의 H


루비의 책상에 새겨져 있는 H를 보고 헤르만은 상상하기 시작한다. 호콘 왕? 황태자 하랄? 당신의 H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제 헤르만을 떠올릴 것 같다. 그저 조용히 쓰다듬어 주고 싶은 아이, 그래서 내 생의 어떤 연약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헤르만. 매번 꿈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 눈물이 나오는 것을 샴푸 때문이라고 핑계를 댈 줄 아는 아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길에 반짝반짝 빛나는 구두를 선물로 안겨주는 아이. 그리고 비참한 생에 유머로 저항할 수 있는 조숙한 아이, 헤르만.

그런 헤르만을 만나고 나면 어떤 시간들이 겹쳐져 온다. 그 많은 시간들이 나뭇잎처럼 우수수 떨어져 다가온다. 삶의 한가운데로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너무나 쓸쓸한 고독을 맛보아 버린 시간들. 이미 길들여져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끔찍하다고 여기는 어떤 순간들, 그리고 삶에 새겨진 짙은 고독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내야만 할 시간들. 머리카락이 떨어지듯, 그렇게 어느 날 문득 어떤 차가운 진실을 마주하게 된 시간들......

시간이 정말 모든 상처를 치유해줄까.
헤르만을 만나고 나서, 나는 그것이 다시 궁금해졌다.

a*****1 2007.07.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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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가슴이 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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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나이 이제 열네 살, 장난기가 심하기는 하지만 평범한 소년이다. 외모에 한창 신경을 쓸 나이의 소년일 뿐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 한 올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그렇게 신경이 쓰일 수 없다. 일반적인 탈모가 아니라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탈모가 상당히 많이 진행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위사의 진단을 받는 순간 헤르만에게 탈모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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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의 나이 이제 열네 살, 장난기가 심하기는 하지만 평범한 소년이다. 외모에 한창 신경을 쓸 나이의 소년일 뿐이다.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 한 올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 그렇게 신경이 쓰일 수 없다. 일반적인 탈모가 아니라 이유를 알 수 없지만 탈모가 상당히 많이 진행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는 위사의 진단을 받는 순간 헤르만에게 탈모는 심각한 질병으로 다가온다. 헤르만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다. 꼭 집어 생명엔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아무리 말을 한다고 해도 그 말은 의미가 없다. 헤르만에게 닥친 일은 헤르만에게 다른 누군가 죽고 사는 일만큼 중요 할뿐이다.

헤르만은 거울을 들여다보기가 겁이 난다. 거울을 보기를 한사코 거부한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머리를 보이고 싶지 않다. 모자를 눌러쓴다. 모자 벗기를 거부한다. 실내에서든 어디서든 늘 모자를 쓰려는 헤르만을 사람들은 이상하게 바라본다 . 헤르만은 위축 된다. 위축된 헤르만을 행한 친구들의 과도한 장난에 헤르만은 상처를 받는다.

누구와도 어떤 일을 함께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것은 헤르만의 기분일 뿐이다. 헤르만을 위하여 애쓰는 엄마, 아빠에게 자신의 기분만을 내세울 수 없다. 아빠의 과장 된 웃음, 과장 된 몸짓 그것이 헤르만을 위한 것임을 알기에 헤르만도 그 웃음과 몸짓에 보조를 맞추려고 하지만 보통 힘이 든 일이 아니다. 헤르만은 무서웠다. 자신이 무서워한다는 것을 누구도 알기를 원치 않는다. 오롯이  혼자의 고민으로 끌어안고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사람들로부터 스스로 도망쳐 자신의 울안에 갇혀 외롭다는 생각만을 한다. 자신이 이상스럽게 굴어 사람들을 떨쳐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투명 인간취급을 한다고 생각한다. 서글프다. 차라리 헤르만을 괴롭혀 주는 아이라도 있어주길 바랬다. 그러나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아이들은 눈을 내리깔면서 자리를 피했다. 마치 전염병 환자라도 되는 듯이. (기분이 더럽다.)

투명인간 취급을 하던 친구들이 어느 순간 헤르만에게 친절을 베푼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내 헤르만은 안다.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동정하고 있다는 것을.  헤르만은 이제 다가오는 사람들을 무시한다. 다정스레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모질게 대한다. 헤르만이 무슨 짓을 해도 사람들은 헤르만을 탓하지 않는다. 헤르만은 울고 싶다. 동정을 받는다는 것, 그것은 세상에서 제일로 끔찍한 일이었다. 그러나 헤르만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해야 했다.

헤르만은 할아버지를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냥 한다. 초콜릿을 한 조각 자를 힘조차 없는 할아버지는 늘 헤르만의 이야기를 듣고 희미한 웃음을 짓는 것이 다다. 사람이 말을 한다는 것은 꼭 어떤 해답을 원해서만은 아니다. 말을 하는 가운데 스스로 답을 찾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도 한다. 헤르만에게 있어 할아버지는 이거다 싶은 답을 해 줄 수는 없어도 헤르만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 언제나 들어 줄 준비는 항상 되어 있는 사람이었다. 헤르만은 할아버지와 보냈던 시간을 통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처럼 하면서 ) 자신을 자신의 문제를 마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문제와 마주 할 용기는 세상을 나갈 준비와 같다.

헤르만은 드디어 루비에게 자신의 탈모 중인 머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아빠와 크레인에 올라가 삐뚤어진 눈이 아닌 평안한 눈으로 자신이 사는 주변을 바라본다. 헤르만에게 세상은 새롭다. 높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을 더 멀리 볼 수 있다. 깊은 강, 높은 산을 건너고 넘어본 사람, 다양한 경험을 향한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고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 헤르만의 경험은 헤르만을 더 성숙 시킨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 나는 두 사람을 생각했다. 한 사람은 항암치료로 머리가 빠져 머리를 밀고 가발을 쓰고 다니며 알머리를 보이지 않으려는 친구. 또 한사람은 헤르만처럼 탈모인채 살아야 하는 중학교 3학년인 여자아이. (아마도 똑같지 않을까?)   헤르만이 내 이웃의 그 아이 같았고, 그 부모가 헤르만의 부모 같았다.

책으로 보는 이야기와 내 이웃이 겪는 이야기가 같을 수는 없다. 내 이웃의 이야기가 책 이야기와 맞물리면 훨씬 더 가슴 저리게 다가온다. 아이는 이미 체념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의 부모는 아직도 자기들이 뭔가 잘못했기 때문에 아이가 그런 형벌을 받는 것이라며 그 아이 보는 눈이 젖어있다. 헤르만은 자신의 문제를 바로보고 세상을 향하여 나가지만 헤르만의 부모는 어쩔거나 싶어 아직도 가슴이 저리다.

c********k 2007.09.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