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스팅만 보면 스파이 서바이버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여전사 밀라 요보비치와 한때 007 제임스 본드였던 피어스 브로스넌이 펼치는 액션의 앙상블이 핵심인 스릴러처럼 보인다. 하지만 피어스 브로스넌의 비중은 생각보다 작다. 서사의 방점이 케이트에게 부여된 이중의 미션, 즉 자신을 테러범으로 오인한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동시에 혼자 힘으로 진짜 테러범을 처리해야 한다는 설정에 찍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스파이 서바이버는 밀라 요보비치의 활약을 위해 마련된 독무대와 같다. 자연스럽게 영화의 성패는 정반대의 방향에서 케이트를 압박해오는 두 집단의 움직임이 얼마나 긴장감 있게 그려지는지, 여기에 홀로 맞서는 케이트라는 캐릭터가 얼마나 카리스마 있게 묘사되는지에 달린다. 아쉽게도 그리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영화가 치밀하게 직조된 사건을 통해 케이트의 능력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나가는 대신 그녀가 독보적인 존재라는 전제를 밀어붙여 어떤 어려움이든 쉽게 해결 가능하다는 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스파이 서바이버는 액션의 작용과 반작용의 리듬이 약한 가운데 주인공이 혼자 독주하는 밋밋한 스릴러에 그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