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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아들곤 무슨 시집인가 싶었다.
글자크기도 큼직하고 한 페이지에 여백이 반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겨우 100쪽을 채운
이 책에 하드커버를 입혔다.
요즘 되지도 않게 하드커버를 써먹는 책들 중에 최강이지 싶다.
4000원짜리 문고반으로 내도 내용이 적을 이 책을
온갖 트릭을 써서 10000원을 받아먹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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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이 떠올리게 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광고이다. 현대 사회에서 광고는 너무나 세련되고 드라마적인데 그것은 광고가 그만큼 미시적인 조작 - 갤브레이스(John Kenneth "Ken" Galbraith: 1908 - 2006)의 용례에 따르면 소비자 조종 - 의 혐의를 많이 지닌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얼굴이 너무나 잘 알려진 유명 여배우가 화면에 나와 자신이 쓰는 물건이 마치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다는 암시를 하지만 실상 그 제품은 수 천 수 만 개나 생산된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이 익숙한 현상은 당연히 사기이다. 갤브레이스는 이 현상을 무엇이라 표현할까?
-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갤브레이스에게 듣는 경제의 진실’은 우리 사회의 통념으로는 죄 또는 사기가 아니지만 엄연히 죄이고 사기인 현상들을 속속들이 파헤친 책이다. 그 죄 내지 사기의 목록들은 이렇다. 자본주의라는 용어 대신 시장 체제라는 무난한 용어를 쓰는 것, 소비자 주권이라는 이데올로기적 어휘, 근로에 얽힌 허구, 기업 경영에 관한 허구, 고삐 풀린 기업 권력에 얽힌 이야기,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이 별개라는 환상, 숫자 속에 감춰진 금융 사기, 연방 준비 제도 이사회의 우아한 현실 도피, 기업 권력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제 현실, 군산복합체 국가인 미국의 어두운 현실 등이다. 이 책에서 갤브레이스가 다룬 현실은 미국의 부패하고 왜곡된 경제 현실이지만 우리 나라와도 결코 무관할 수 없다. 아니 추천의 글을 쓴 경상대학교 장상환 교수에 의하면 우리 나라에는 미국에는 없는 총수 1인 지배 체제가 존재하는 나라이다. 저자에 의하면 자본주의란 용어는 특히 유럽에서 소유주의 권력과 노동자들의 종속성을 거칠게 인정하는 표현이다.(22 페이지) 이에 비해 시장 체제라는 말은 자본가 권력의 불미스러운 역사를 감추는 표현이다.(29 페이지) 한편 서두에서 말했듯 현대 사회는 광고의 현란함 속에 경영자들의 저의를 감춘 체제이다. 갤브레이스는 이를 “소비자를 조종하고 통제하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어떠한 물건도 팔 수 없기 때문”에 사기라고 말한다.(35 페이지) 만일 갤브레이스 교수가 간접세 비중이 더욱 늘어난 최근의 우리 현실을 본다면 무어라 말할지 궁금하기 그지 없다. 관료주의를 다룬 章은 이 책의 핵심에 속하는 부분이다. 저자에 의하면 자본주의가 경영 및 관료제에 자리를 내주면서 소유자가 중요한 듯한 외관상의 모습을 꾸며낸 것은 사기이다. ‘갤브레이스에게 듣는 경제의 진실’에는 장하준 교수의 저서와 관련해 읽을 만한 흥미로운 대목이 하나 있다. 바로 주주 자본주의에 대한 부분이다. 장하준 교수에 의하면 주주 자본주의는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단기 투자에 집중하는 과정에 비정규직 양산 문제가 불거진다. 그런데 갤브레이스 교수는 자본주의가 주주에 대해 복무한다는 담론을 신화라 말한다. 저자는 기업 권력은 경영진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물론 갈브레이스, 장하준 두 분 가운데 어떤 관점이 맞든 현재의 신자유주의 체제가 노동자와 국민 경제 전반에 부정적이고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두 분의 일치하는 견해를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은 별개라는 담론을 환상이라 주장한 章이다. 거의 예외 없이 공기업 민영화를 주장하는 IMF 같은 신자유주의적 세력들에 대해 장하준 교수는 공기업의 주인인 국민이 공기업 사정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것이 불가능하듯 주식회사의 주인인 주주 역시 민간 기업의 속사정을 꿰뚫듯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갤브레이스 교수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을 한다.(60 페이지) ‘베트남에서 이라크까지 드리운 군산복합체의 그림자’라는 章과 관계된 이야기이지만 저자는 각종 무기 도입과 신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군수산업계의 로비가 작용한다는 말을 한다.(61 페이지) 이런 이야기는 김동춘 교수의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이라는 책을 통해 확인 가능한 사실이다. ‘숫자 속에 감춰진 금융 사기’라는 章에서 저자는 “경제, 특히 금융계에서는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는 일에 대해 예측하는 작업이 호응을 얻고 종종 두둑한 보상을 받는다.”는 말을 한다.(68 페이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우아한 현실도피’라는 장에서 우리는 2008년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야기된 미국발 금융 위기에 대한 선견적 지적을 만날 수 있다.(‘갤브레이스에게 듣는 경제의 진실’이 나온 것은 2004년이다.) 한편 ‘글을 마치며’란 부분에서 저자는 “최근에 그 필요성이 강조되어 채택된 세금 감면 정책이 경기 침체를 호전시킨 조짐은 찾아볼 수 없다.”는 말을 했다.(96 페이지) 즉 “세금 감면은 이미 충분한 소득을 갖고 있는 기업 엘리트들에게 그것을 더 늘려줄 뿐“이다. 저자는 경기 침체기에 사회 지출을 삭감함으로 인해 전반적인 시민들의 복지 수준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효과적인 구제책이 없는 불경기가 지속된다는 말을 한다. 경제에 대한 허상 내지 사기(詐欺)에 대한 책이기에 기대 한 것이 하나 있다. 맨더빌의 ‘꿀벌의 우화’를 번역한 최윤재 교수는 부자가 돈을 써야 가난한 사람이 일할 수 있다는 이른바 낙수효과에 대해 이야기 하며 꼭 이 대목에만 오면 케인즈 경제학을 싸잡아 비판하는 신자유주의자가 생뚱맞게 케인즈 경제학을 끌어다 대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는 말을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상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기에 다른 책을 통해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더 긍정적인 글을 쓸 수 있었다면 훨씬 유쾌했을 것”(98 페이지)이라는 말을 하는 저자는 문명이 부른 대량 살육, 전쟁이라는 인간의 결정적인 실패를 해결할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어렵지만 따뜻한 결론이 아닐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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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자본주의 경제의 도덕적 비판자, 갤브레이스 교수의 마지막 저서"라는 문구에 강한 유혹을 느껴 선택한 책이다. 경제서에서 '도덕'이라는 말을 만나는 것은 사실 흔한 경험은 아니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도 <국부론> 이전에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을 쓴 사실을 떠올리면, 이제는 잊혀져버렸다 뿐이지, 자유주의 경제학의 역사에도 '도덕'이 존재했음은 분명하다.
2006년에 세상을 뜬 갤브레이스 교수가 2004년에 발표한 이 책 <경제의 진실>의 원제는 <The Economics of Innocent Fraud>다. 우리말로 옮기기가 마땅치 않은데, "결백한 사기의 경제학" 정도가 아닐까? 평생을 미국경제의 중심에서 활동했으면서도, 주류 경제학계의 외면을 받아 온 그가 (의도했든 안 했든) 마지막 저서로 남긴 책의 제목이, "결백한 사기의 경제학!" '도덕'의 전통과 가치를 저버리고, 거짓과 사기가 만연한 경제에 화려하게 봉사하는 경제학에 대해 노학자가 느꼈을 회한이 고스란히 담긴 제목이 아닐 수 없다.
100페이지 분량, 에세이 스타일의 글쓰기. 겉으로 보면 아무라도 무척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오히려 경제학을 공부한 그리고 공부하는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차가운 머리'만이 득세한 작금의 경제학 풍토에 던지는 매서운 질타가 이 책을 무척이나 무겁게 느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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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나서 책장을 덮으며 부제 "한미 FTA 시대에 다시 읽는 미국경제"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은 한미 FTA를 반대한다는데(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빌 클린턴 대통령의 경제교사라는 애칭을 얻었던 갤브레이스 교수가 만약 아직 살아있다면 한미 FTA에 대해 어떤 평을 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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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한 진실, 아프지만 외면할 수 없다.
'시장'이라는 표현뒤에 숨은 사기, 소비자 주권뒤에 숨은 기업의 선택권, 근로라는 말 뒤의 노동자의 탄압과 자본가의 무노동이 자연스레 정당화 되는 모순, 관료주의와 대기업이 손을 잡았을 때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기업 권력을 잡지 못해서 벌어지는 현상들, 공공부문과 민간 부분이라는 말 뒤에 숨은 사기, 숫자 놀음 속에서 교모하게 일반 사람들을 속이는 금융사기, 미국에 존재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비겁함, 국방부를 장악하고, 의회마저 손에 쥐고있는 군산복합체의 그림자로 벌어지는 베트남, 이라크, 테러와의 전쟁까지, 자부심이 강한 미국 사람이라면 외면하고 싶은 내용들을 망설임 없이 그대로 밝히고 있다. 병이 깊은 자는 자신이 병들었는지 모른다는 말처럼, 병든 미국의 경제의 그림자를 밝혀주는 브레이스의 처방은 지금은 매우 따갑다. 하지만 미래의 미국을 생각했을때, 그의 아픈 말들이 미국이 나아질 수 있는 힘이 될거라 믿는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제도와 맞지 않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모습이나 군산복합체의 모습에서 앞으로 우리가 처할 수 있는 위험과 모순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다른 비슷한 부분에서 보여지는 모습에서는 다른 사람의 병든 모습에서 내가 아픈 모습을 엿보는 것처럼 뜨끔했다. 당연히 돈을 벌고, 거기에 보람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당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수긍할 수 있는 나눔이 없다면, 자연스레 불평등한 체제로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동감한다.
행복해지고 싶다. 나보다 잘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지 않고, 나보다 못 사는 사람들을 업신여기지 않는다. 내가 사는 사회가 인간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기회를 얻고, 언제든지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경제와 사회를 보는 시선에 무관심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알지 못하면 당할 수 밖에 없는 나쁜 사회, 그리고 지레 포기하고 알려하지 않는 무기력한 사회가 지속된다면, 정말 사회 전체가 병들 수 밖에 없다고 믿는다. 경제발전, 모두가 잘 살기 위해서라는 말이 정말 실천될 수 있게, 기업들의 사회적 공헌과, 어떤 선택을 하는지 잊지 않고 꼼꼼하게 살펴야 겠다고 다짐하 였다.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알 수 있게, 나부터 실천해야 겠다. 막연히 멀게 생각했던 경제, 그냥 적당히 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다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브레이스의 말은 날카롭다. 브레이스가 우려했던 상황들이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계속 될까봐 두렵다. 무관심했던 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볼 수 있어 좋았다. 밝은 성과뒤에 드리운 어두운 면을 잊지 않아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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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와 자본주의로 체제를 나누던 시기 미국은 자본주의를 옹호하며 경제적 성장을 이루어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교과서대로만 이루어진다면 정말 흠잡을데 없는 이상적인 체제이지만 실제 다양한 예측할 수 없는 현상들이 나타나는 현실 세계에선 부작용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학창시절 수요곡선이니 공급곡선, 시장의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 가격. 논리적으로 딱 들어 맞는 경제 법칙들에 즐겁게 수업을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시장실패니 정부개입이니 하는 경제 현상을 흥미롭게 바라보았는데... 사회 경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경제법칙과 경제법칙들이 새롭게 혹은 각색되어 우리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지 않나 싶다.
정경유착과 같은 자본주의의 병폐들이 속속들이 나타나면서 자본주의란 용어가 부정적으로 여겨지고 고심하여 선택해 쓰게 된 단어 중에 현제 채택하여 쓰고 있는 것이 시장 체제이다. 경제학자로 잘 알려진 풍요한 사회로 처음 이름을 접한 갤브레이스지만 이 책으로 그의 저서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책의 물리적 가벼움과 표지에서 만난 학자 그대로의 그의 모습부터 마음에 들었다. 그가 마지막 그의 저서를 통해 과연 무엇을 내가 알려줄까 어떤 경제의 숨겨진 진실을 알려줄까 기대감과 호기심에 순식간에 읽어나갔다.
그동안 접했던 경제학 서적 중 가장 짧았지만 현 미국경제의 참 모습을, 좋게만 긍정적으로 드러나는 현상 속에 숨겨진 부정적인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경제 현장의 한복판에서 경제인들 곁에서 호흡하며 수십년간 직접 보고 느낀 것들을 솔직하게 탁 터놓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경영자들과 그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기관의 어두운 속내를 알 수 있었다.
미국의 경제상황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서 미국의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닮아가고 있는 한국경제의 모습을 투영하여 바라볼 수 있었다. 경제력, 재력, 돈의 힘을 무시 못 하듯이 그것을 가진 경영자들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다양한 분야로 그 영향력을 뻗치고 있었다. 경영자나 기업인들 스스로가 도덕적이길 바라는 것 못지 않게 그들이 부도덕적인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일종의 경종을 울려주었다.
한국경제의 밝은 미래를 위해 앞서 먼저 살다간 현자가 들려주는 깊이있는 조언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경제의 진실. 현 경제를 꿰뚫어보고 명쾌하게 해석하며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까지 제시한 알찬 책으로 경영, 경제학 지식이 없는 분들도 쉽게 공감하며 읽을 수 있다. 쉽게 읽어나갈 수 있지만 함께 현 경제상황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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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에 주인공이 도착한다. 그는 매우 잘생겼고 매력적이다. 경영학위를 받았거나 중간에 부모 몰래 미대나 음대에 진학했던 학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이 그 학위를 외국 유수의 대학에서 얻었다. 무엇보다 그는 젊고 유능하다. 한마디로 천재적이다. 아닌 경우도 있다. 얼굴만 뻔지르르 술과 여자에 빠져 소리 지를 줄 밖에 모르는 안하무인 방탕아도 있다. 하지만 그도 회를 거듭할수록 이내 특유의 유능함을 갖춘다.
뒤이은 공식은 그가 여자에 빠지는 것. 그것도 몰지각한 상류층이 인정하지 않는 낮은 신분의 여인이다. 경우에 따라 이 여인은 미모와 조건 모두 조연인 악녀에 밀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그런 그녀를 평생 사랑할 것처럼 보인다. 이것, 너무 완벽하다. 슈퍼맨이 돌덩어리에 벌벌 떨고, 배트맨도 어린 시절 충격으로 악몽에 시달리는 등의 약점을 갖고 있는데 우리의 주연은 너무도 완벽하다. 하여 그에게 위기가 찾아온다. 알고 보니 그를 시기하는 유능하고 사악한 친구가 그가 맡게 될 회사를 가로채려는 중이다.
이들은 주주총회에서 일전을 벌인다. 사악한 조연이 경영을 장악하고 본색을 드러내자 뒤늦게 정신 차린 주연이 이에 대항하는 형식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시청자의 판단엔 후계자로 내정된 주연은 회사를 맡을만한 인재이고 사악한 조연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우리는 이 조연에게 사악하다는 표현을 쓴다.―물론 온갖 치사하고 잔인한 방법을 동원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또한 그 조연이 주연의 경영권을 빼앗는다고 한다. 아무리 주연의 얼굴이 더 뛰어나고 스타일이 좋다고 해도 너무 편파적이다.
<갤브레이스에게 듣는 경제의 진실>(지식의날개. 2007)은 이와 같이 주연만이 승리하는 드라마가 바로 대기업이 품고 있는 ‘결백한 사기(innocent fraud)’라고 말한다. 조금 더 풀어 말해보자. 지금의 대기업은 한 사람의 능력으로 경영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이다. 이 때문에 개인의 능력을 뛰어넘는 집단적 노력과 특별한 경쟁력, 즉 관료제가 필요해졌다. 다만 ‘관료주의’의 어감이 좋지 못하기에 ‘기업 경영’이라고 포장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관료주의가 ‘결백한 사기’인 것일까. 답은 관료주의가 경영진이 무조건적인 이득을 취하는 기반이 된다는데 있다.
사실 경영진, 전문 경영진은 대기업의 세습 경영권에 대체되는 개념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세습은 여전하다. 국민들의 불편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단지 경영을 이어받을 후계자는 교체의 진통을 세금과 벌금, 기부로 이겨내면 된다. 그렇게 경영권만 쥐게 되면 무리 없이 기업을 자신의 손으로 주무르며 막대한 이득을 거머쥘 수 있지 않은가.
앞서 우리가 열광하는 드라마 속 대기업 후계자는 시청자들에게 경영자로써 인정받은 셈이다. 반면 그를 시기했던 조연은 그렇지 못했을 뿐이다. 이렇게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기업이 친족에게 세습되는 것은 명백한 사회문제이다. ‘명백한 사기’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욱 문제는 경영자에 대한 관용이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사내 이사와 사외 이사, 감사, 그리고 투자자들이 경영자에게 무한하게 베푸는 관용이 문제이다. 이것이 갤브레이스가 말하는 ‘결백한 사기’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결백한 사기’는 비단 기업문화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정당에 속한) 정부와 정치적 입장과 거리를 둔 용병으로 오직 전문적인 지식만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한다는 각 기관의 전문가들도 사기를 친다. 어디 그뿐인가 미래 경제 흐름을 예측하고 투자자를 선동하는 금융전문가도 사기를 친다.
이 사기의 메커니즘은 이렇다. 먼저 거부감이 드는 겉포장을 해체하고 대중이 만족할만한 포장지로 대체한다. 대중이 ‘자본주의’하면 일말의 거부감을 느끼자 ‘시장체제’로 바꾸는 식이다. 문제는 그 속성은 변화가 없다는 사실이다. 부의 양극화와 자연스레 연결되는 ‘자본주의’의 속성은 변치 않았다. 과거 ‘시장체제’는 대중에게 일말의 희망을 가져다주었다. 소비자로써 그들은 기업의 독점에 개개의 입김을 모아 바꾸거나 최소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셈이다. 허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여전히 ‘시장’은 미리 선점한 몇 자본가에 의해 움직일 뿐이다.
정부는 어떤가. ‘공공부문’, ‘민간부문’을 나눠 대중을 현혹시켰지만 점점 더 대기업에 영향을 인정할 뿐이다. 그들이 원하는 정책을 내어놓기에 급급하다. 더불어 정치적 입장을 버리고 전문 지식으로 무장,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겠다고 호언장담한 정책전문가들은 효과 없는 조정론에 빠져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금리를 낮춰 시중 자금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이 예측되면 반대의 조정을 가한다. 이론적으로 설득력 있는 상식이지만 효과는 없다. 금리를 낮췄으나 소비심리를 여전히 위축되고 이미 자본을 선점한 이들만 이득을 챙긴다. 예상치 못한 결과이다. 때문에 그들은 결백하다. 하지만 사기를 쳤다. ‘결백한 사기’를.
이 책은 상당히 얇다. 총 100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저자가 미국의 경제학자이고 현상분석도 그에 준하고 있어 국내 실정과 차이는 있지만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정도의 차이이다. 더구나 한미FTA가 완전히 체결된다면 미국과 우리의 연동성은 더욱 견고해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갤브레이스는 기업과 정부, 금융 전문가들이 저지르는 ‘사기(fraud)’ 앞에 ‘결백한(innocent)'라는 수식을 붙였다. 이들의 사기 중 일부는 고의적인 것이 아니고 약간의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도 사기는 사기일 뿐이다. 그가 예측하는 미국의 미래는 다소 어둡다. 젊은이들이 명약관화하지 않은 명분으로 전쟁터에 나가 목숨을 잃는 시대이다.
이와 같은 책임이 ‘결백한 사기’를 저지르는 쪽에 조금이라도 해당된다면 변해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게 변화를 시도해야한다. 우리는 그 벼랑 끝에 서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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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브레이스에 붙은 양심적 경제학자라는 말에서 나는 자본주의의 어떤 대안을 기대했던 것 같다. 마치 우리나라의 장하준이나 김상조와 같은, 미쳐 돌아가는 신자유주의 자본에 대해 착한 자본주의로 돌아설 수 있는 소소하거나 거창한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기대한 것이다. 책을 들었을 때, 생각외로 무척 얇은 분량을 보며, 얼마나 명쾌한 대안을 제시하였길래 이렇게 분량이 적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사실 이것은 나의 갤브레이스에 대한 철저한 무지때문이다. 갤브레이스는 자본주의의 행보에 이런저런 땜빵식의 대안을 제시하는 그런 경제학자는 아니었다. 경제학의 엘리트이자 미국의 수뇌부와 학계에서 중요한 일들을 모두 경험하고 지휘하고나서 늘그막의 말년에서야 이런 분명한 에세이를 써내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얄밉고 허탈하기도 하지만, 그는 분명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자본주의는 사기라고 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자본주의는 용어의 선택에서부터 자본의 운용까지 치밀하게도 소수의 경제권력을 거머쥔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고, 이들이 다수의 인민에게 행사하는 모든 행위는 명백한 사기이지만 현실적으로 법적인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 '처벌받지 않는 사기'라 설명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이야기되는 '권력은 자본에게로 넘어갔음'과 일맥상통한다. 기업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반 소비자로 표현되는 다수 인민을 현혹하고 조종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정부의 공적영역에까지 마수를 뻗침으로서 정부의 정책까지도 옆에서 간섭하고 조종하기까지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효율성이라는 명목아래 정부가 통제해야 할 공적영역을 민영화라는 미명아래 민간기업에게 넘겨 위험한 자본의 본능아래 국가시스템의 근간까지 맡겨두려 한다. 방식이야 어찌되었든 이런 현상은 결국 자본의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국가시스템의 대부분을 포함한 인간의 삶 전반을 지배하게 만든다. 그것은 법적으로도 제지가 불가능한 방법으로 즉, 합법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결론적으로는 전체 인간의 삶을 파국으로 치닫게한다는 명백함때문에 '처벌받지 않는 사기'라는 논리가 성립되는 것이다. 말년의 갤브레이스의 축적된 경험은 사기극일 뿐인 현대의 경제시스템에 대해 명백하고 명쾌한 고발과 비판을 날린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동의하는 데 크게 어렵지 않은 내용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소수를 위한 다수의 피해가 극심하며, 지구전체의 계 안에서 인간의 파괴행위가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비판적 시선을 가지고 있고, 자본과 국가를 넘어선 대안에 대한 일말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한가지 좀 더 새롭게 받아들인 것이 있다면, 갤브레이스가 이 책에서 언급한 기업의 국방에 대한 간섭인데, 국민의 간섭이 비교적 적고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국방사업에 기업이 관여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것은 정부의 국방정책과 군수산업에 간섭과 투자를 함으로서 정부가 명분을 세운 전쟁행위에 기업의 이윤추구행위가 덧붙여진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이라크 공습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이 미국의 전쟁물자와 기업이 고용하고 훈련시킨 용병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면에서 자본의 이윤추구는 이제 인간의 생명보다도 더욱 중요한 사안이 되어가고 있으며, 이는 결국 자본주의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지구 어디에선가는 반드시 전쟁이 일어나야만 한다는 논리가 성립이 된다. 세상의 미래는 알 수 없음이 자명하지만, 그 방향은 분명 친인류적이거나 평화적인 것은 아님 역시 자명한 일이다. 갤브레이스의 마지막 저서인 이 책은 명쾌한 고발과 비판은 분명하나 아쉽게도 대안은 없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저자가 일부러 이야기하지 않았거나 하나의 숙제로 남겨두었을 수도 있지만, 저자의 비판의 대상이 현대의 큰 기둥의 하나인 자본이라는 점에서 언급된 대안은 없지만서도 대안은 분명해보인다. 그것은 자본을 거부하는 것이다. 물론 막연하다. 개인적으로는 녹색평론을 읽으며 반자본적 대안에 대한 힌트와 접근법을 하나의 시선으로서 받아들이고 있어 자본거부라는 막연함은 조금 덜한 느낌이다. 조금 돌려 말하자면 갤브레이스는 우리에게 숙제를 하나 내 준 셈인데, 그것은 자본의 반인간성과 패악을 깨달은 사람들이라면 조금씩이라도 시작해야하는 당위가 아닐까? 이 역시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권해보는 고민의 시작은 '불필요한 편리'를 깨닫고 지양하는 일, 그리고 삶에 '실질적 필요'는 얼마만큼인가를 생각해보는 일이다. 작은 고민의 시작이지만 커다란 의미를 지닐 것이라 단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