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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듯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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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가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 있었다 해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두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사람은 다 한두 가지 문제를 안고 산다. 겉으로 웃는다 해서 그 사람이 꼭 밝다고 할 수 없다. 슬프고 괴로운 일을 숨기려고 억지로 밝은 척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그게 나쁜 건 아니지 않을까. 이상한 건, 사람들은 밝으면 밝은대로 어두우면 어두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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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기가 힘들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 있었다 해도 깊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두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사람은 다 한두 가지 문제를 안고 산다. 겉으로 웃는다 해서 그 사람이 꼭 밝다고 할 수 없다. 슬프고 괴로운 일을 숨기려고 억지로 밝은 척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그게 나쁜 건 아니지 않을까. 이상한 건, 사람들은 밝으면 밝은대로 어두우면 어두운대로 안 좋게 여기기도 한다는 거다. 그런 일에 마음 안 쓰면 되지만. 그런 면 나한테도 없지 않다. 그 사람한테 말하지 않고 혼자 생각하고 만다. 누군가 나한테 무슨 말한 것 같구나. 억지로 밝은 척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실제 말을 한 건 아니고 편지를 썼다. 만나면 아무 말 안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 내가 밝은지 어두운지 잘 모르겠지. 어두운 쪽에 가깝겠다. 편지는 내가 쓰는 거니 말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거짓말을 쓴 적은 없다. 기분 안 좋을 때보다 나을 때 쓰려 한다. 편지로는 친구 사귀기 어려운 건가. 그게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 맞지 않는 사람도 있는 거겠지. 경복이가 학교 다닐 때 친구를 사귀려 했지만 잘 사귀지 못하는 걸 봐서 이런 말을 했나보다. 나도 친구 별로 못 사귀었다.

제목이 《숨비소리》여서 해녀가 나오는 건가 했는데 해녀는 나오지 않는다. 숨비소리는 해녀가 물속에 들어갔다가 숨이 차서 물 밖으로 나올 때 ‘휘이, 휘이’ 하고 숨을 내쉬는 소리다. 만화가 이름이 휘이라니. 이건 진짜 이름이 아니겠지. 그러면 경복인가. 엄마는 수심이고 아빠는 성질, 이건 지은 이름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은 두권짜린데 아쉽게도 1권밖에 못 봤다. 2권은 다른 사람이 빌려가서. 보통 만화책은 도서관에 오지 않지만, 요즘 나오는 건 가끔 오기도 한다. 좋은 종이로 만들어서 그런가. 우리나라에도 만화 그리는 사람 많을 텐데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다른 것보다 만화가로 먹고 살기가 더 힘들지 않을까 싶다. 고생은 많이 하지만 돈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냥 그런 느낌이 든다. 난 본 적 없지만, 지금은 인터넷에 연재를 하고 그게 잘되면 책으로 나온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 때도 있다. 엄청 많은 사람한테 알려지는 것보다 꾸준히 보는 사람이 있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린시절을 좋게 보내지 않아도 나이를 먹으면 좀 나아지기도 한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경복이는 서른살로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엄마와 딸이 빵을 사러 온 모습을 보고는 자신은 없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그 말 보고 나도 그런데 했다. 다른 건 없지만 경복이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런 건 별로 부럽지 않다. 바란 적 없으니까. 이 말은 그만하고. 경복이 아빠는 술을 마시고 늘 엄마를 때렸다. 엄마는 어렸을 때 물에 빠지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았다. 집에서 결혼하라고 했을 때 친구와 집을 떠나려 했는데, 친구가 창에 돌을 던지는 소리를 못 들었다. 그래도 친구가 있는 곳에 갔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아빠와 결혼했다. 아빠는 누가 소개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결혼했는지 나오지 않는 걸 보니. 그렇게 결혼해도 서로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아빠는 왜 그렇게 술을 마시고 엄마를 때렸을까. 아빠뿐 아니라 시어머니와 시누이 때문에 엄마는 힘들었다. 세 딸이 어릴 때는 집을 나가지 않은 엄마가 한해 전에 집을 나갔다. 그런 엄마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걱정스럽지만 경복이는 우울증에 걸린 엄마와 둘이 살기로 한다.

엄마와 살면서 일어나는 일도 있지만 어린시절을 떠올리기도 한다. 사람 삶은 어디에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알 수 없다. 자기 삶을 돌아보아도 그걸 알기 어렵고 되돌릴 수 없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이라도 바꾸도록 애써야겠지. 기도원 가는 건 별로지만. 우울증까지는 아니지만, 자주 우울함에 빠져서 거기에서 벗어나는 거 어렵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그럴까.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엄마가 바로 달라지지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다. 우울증도 병이다. 가볍게 여기면 안 되겠지. 진작에 아빠와 헤어졌다면 더 나았을 텐데. 가장 쉬운 게 숨쉬는 일인데, 물속에서는 어렵겠지. 안 좋은 일을 물속에 빠진 걸로 생각하는가보다. 물에 빠져본 적은 없지만,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빠진다. 물속에서는 힘을 빼는 게 나을지도. 사는 것도 그러면 낫겠다. 힘을 빼면 저절로 물 위로 떠올라 숨쉬기 편하겠지.



희선



n***8 2016.08.21. 신고 공감 4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