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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말들이 잘 살아서 글이 숨겨진 골목을 잘도 돌아다닌다. 이야기의 초점이나 중심이 비슷해서일까, 조금은 느슨해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소설임에는 분명하고, 단편 하나 하나가 값지다. * 이 말들은 어떻게 끝나려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끝에 이르러서야 아 내가 잘 왔구나 하는, 그런 마음이 샘솟는다. 정겨운 힘이 있다랄까. 그 기운이 작품 전체를 아름답게 이끈다. * 작품 제목 중에 하다 만 말 이라는 대목이 좋았다. 그 안을 파고들지 않아도 겉을 감싸고 있는 그 분위기가 좋았다. 하다 만 말 나는 그 말들을 세워놓고 이런 저런 말들을 굴리면서 이 책을 읽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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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성희 작가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 모두들 이 세상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다 다들 잘 지내는지 궁금해-
* 외할머니는 늘 부엌 부뚜막에 앉아 혼자서 밥을 먹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 난 엄마랑 한번도 마주앉아 밥을 먹어본 적이 없어." 뒤뜰에는 커다란 우물이 있었는데 물맛이 어찌나 좋았는지 일부러 물을 마시로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어느 봄날이었다. 어쩐 일인지 식구들이 모두 외출하고 집에는 어머니와 외할머니 단둘이 남아 있었다. 둘은 뒤뜰에서 햇볕을 쬐며 공기놀이를 했다. 그러면 살이 토실하게 오른 닭이 다가와 공기놀이를 방해하곤 했다. 옆집에는 절름발이 과부가 살았는데 개를 다섯 마리나 키웠다. 그중에서 점박이라고 불리는 놈은 가끔 목사리를 풀고 외할머니의 뒤뜰로 도망을 오곤 했다. 그날도 그랬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개에 놀란 닭이 날개짓을 했다. "닭이 못 난다고 하지. 하지만 난 그때 봤어. 닭이 날았단다. 내 키보다 더 높았던 우물 위로 말이야." 폐병을 앓아 몸이 부실한 아들을 먹이기 위해 시어머니가 애지중지 키우던 토종닭이었다. 그 닭이 우물에 빠지자 외할머니 머릿속에는 오직 한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혼나기 전에 얼른 닭을 찾아와야 해.' 외할머니는 허리에 밧줄을 묶은 다음 우물 아래로 내려갔다. 우물 밖에서 어머니가 소리쳤다. "엄마, 괜찮아?" "괜찮아." 외할머니의 목소리가 아주 먼 곳에서 들려왔다. "엄마, 닭은 찾았어?" 우물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외할머니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왜, 닭이 없어?" 이번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할머니한테 잘 말할게. 내가 그랬다고." 어머니는 우물 옆 감나무에 묶어놓은 밧줄을 흔들었다. 줄이 힘없이 흔들렸다. 나중에 우물 속에서 시체를 건졌을 때, 외할머니는 닭을 두 손으로 꼭 껴안고 있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