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와 어른들 동네구멍가게에서 한 잔씩 하시는 소리가 사라져 간다. 좁은 골목길이 있는 곳보다는 아파트 단지 사이의 길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길고 긴 골목이 주위에 너무 없다. 그만큼 지금의 어른들이 아이 때 뛰어놀던 그 골목길은 많이 줄었다.
고향을 떠나온지도 벌써 8년 정도 되었다. 어릴적 살던 집 주변은 정말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해버려 추억이 없어진 것 같아 너무 서운했다. 개발도 좋지만, 내가 살던 곳이 너무 변해버려 - 어릴적 학교다니던 긴 골목이나 친구네 집으로 가던 그 좁은 언덕길의 흙길도 볼 수 없게 되어 서운하고 속상할 뿐이다.
초등학교 다니기 전까진 우리 집 앞은 골목을 따라 탱자나무가 줄지어 있었다. 지금도 주변의 탱자나무를 보면 어릴 적 그 나무가 생각난다. 어른들은 열매 따서 술도 담그고, 우린 가시 떼어 장난치고.
저 아래 도로에서 집으로 오는 골목에선 어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많았다. 우물에서 발도 씻고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 오랜 옛날부터 있던 공동변소 앞에선 냄새난다고 친구들과 우웩 난리도 피웠었고, 어른의 모습이 잘 안 비치는 어느 집 앞에선 무서워 빨리 지나가기도 하고, 골목 끝까지 뛰어가 누가 빨리 가나 내기도 하고... 골목 옆으로 난 또 다른 골목으로 가면 어두컴컴해 혼자서 올 때는 누가 뒤에서 따라 올까봐 후다닥 뛰기도 하고...
정말 추억이 많다. 지금의 어른이라면 그럴거다.
아파트에서 나고 자란 지금의 아이들은 그런 재미를 알까? 그냥 아파트 놀이터나 집 주변에서 맴돌고, 아니면 돈주고 실내놀이터나 체험학습 하는 곳 찾아가고... TV에서나 가끔 소개되는 산동네나 언덕 높은 곳에 위치한 집 주변에는 아직 골목이 많을거다. 세상이 바뀌니 자꾸 바뀌고 없어지는 게 늘어난다.
이 책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를 읽으면서 정말 내 어릴적과 너무 비슷해 그때 그 향수에 젖어들었다. 울 딸은 이런 골목을 모른다. 골목이라고는 2층집이나 빌라, 아파트를 끼고 나 있는 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 뿐이다. 그건 골목이 아니라 그냥 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골목에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다르게 나는 그 소리에 익숙한 아이가 얼마나 될까?
지금 남아있는 골목에서는 부서지는 소리가 많이 날 테지...... 초등 1학년만 다니던, 집에서 정말 멀었던 국민학교까지 가려면 큰 길을 지나 대학교를 지나 시장길을 지나서 가야했다. 그 길들을 지날 때마다 지나치는 좁은 골목이 참 많았다. 특히 얼마전까지도 계속 유지하자던 소리가 나던 다 쓰러져가는 몇 십년 된 좁고 좁은 골목이 생각난다. 정말 어렵게 사시던 어른들의 집들... 그런 집들도, 집을 이어주고 사람과 이웃을 이어주고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었던 그 길들도 넓게 변하고 아파트로 변했단다.
그래도 다행히 시내의 인기없어진지 오래된 먹자골목의 대학생들의 노력으로 예술거리로 변했단다. 참 마음에 드는 뉴스였다. 다음에 고향가면 그 먹자골목 구경가서 떡볶이 사 먹어야지.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엔 판자집이 붙어있는 동네 뒤로 아파트 신축현장이 보인다. 정말 극과 극인 것 같다. 옛 모습과 / 벌써 많이 변했고, 앞으로 계속 변해갈 모습이 함께 있으니.
작가는 이런 골목에서 살았을까? 정말 그림도 글도 마음에 쏙쏙 와닿는 책이다. 아이들보다 어른이 보고 느낄 게 많은 책인 것 같다. 오래되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고 문만 열면 아이들과 어른들의 소리가 왁자지껄했던, 그래서 정도 있었고 싸움도 있었던 그 동네가 생각났을 테니까.
정말 그립다. 문 닫으면 소리도 없고, 예전만큼 이웃들과 정도 없고, 아이들의 시끄럽게 뛰어놀고 고무줄뛰고 싸우고 친구 부르는 소리가 많이 사라져 버렸으니. 이 책 읽고 이 글 쓰는 내내 아쉽고 서운한 생각밖에 없다.
나도 남아있는 좁은 골목을 만나면 꼭 사진으로 남겨놓아야겠다. 울 아이와 같이 보고 어릴적 얘기 들려줄 수 있게.
정말 추억을 되살려준 고마운 책이다.
|
|
[이것이 사람 사는 소리란다..]
정말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그림에 한동안 마음을 빼앗겼다. |
|
지금 우리가 책의 그림과 같은 동네나 골목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어딘가 엉성하고 정리되지 않은 듯한 구조들, 그리고 그 안에서 복작거리며 살고 있는 이들의 일상사가 궁금한 이유가 뭘까? 살아가는 모양새는 어디나 별다를 것이 없을텐데 말이다...... 왠지 더 새로운 것이 있을 것 같은 기대에 깨금발하고 나즈막한 담장안을 기웃거려 보고 싶어진다.
얼마전 마포쪽에 위치한 동네에서 책에서 느낄 수 있는 정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어느 시골 분교와 같던 정감이 느껴지는 교정, 그 흔한 계단도, 단상도 보이지 않는 조그만 학교가 있었는데, 구석에 있던 칠 벗겨진 사자상, 소녀상의 모습을 간직한 그곳에는 동네 곳곳에 기와집과 서로 연결이 되었을까 싶은 꼬불거리는 좁은 골목이 미로와 같았었다.
곧 재개발이 된다는 벽보를 통해 머지않아 이곳에도 멀리 보이는 아파트며 상가처럼, 우뚝 솟아오른 멋스런 건물들이 들어 서겠구나하는 예상을 하였었는데....., 지금의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이 누렸을 편안함과 고달픔이 묻혀질 듯 싶어 아쉬운 느낌이지만 살고 있는 이들은 전부 그렇지만도 않을 것이라는..... 그런 다양한 의견으로 인해 밀려나는 지역이 이제는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에 성장의 긍지와 그 이면의 서글픔이 엇갈린다.
나 어릴적엔 학교에서 주워 들고온 분필로 끄적거린 담벼락 그림에 흡족해하던 미소가 있었고, 담장위로 콕콕 박아 놓은 병조각들, 그리고 처마지붕밑에 도둑고양이가 들어가 살았던 모습, 그리고 골목길을 빙돌아 놀러 가기 싫어 옆집 담을 넘어 다녔던 개구졌던 모습들.... 여름이면 오고 가던 동네사람들이 잠시라도 평상에 앉아 두런거렸고, 겨울이면 골목안 구석구석까지 먼저 발자국 찍기에 열을 올렸었데......, 지금의 아이들은 골목도 생소하고, 후미진 곳은 가서는 안되는 곳으로 일렀기에 추억보다는 경계의 장소가 되고 말아서인지 아쉬움이 더 깊이 느껴지는 내용들이다. 문화적인 단절이 된다는 느낌이 이런 것들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추억어린 장소가 소멸된다는 것은 그곳에서의 생활, 정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님에도 그만한 제맛을 느낄 수 없다. 살아감에 있어 편리함보다 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정"을 벗어내지 못해서 아파트가 싫다시는 어른들의 논리가 얼핏 맞아 떨어지는 것같기도......, 물론 급변해가는 세월의 흐름 앞에 우리들도 바뀌어가고 있지만 그 정취나 향수를 위해, 어느 한켠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그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모두 같을 것이다. 비록 그 골목에서 들려왔던 시시콜콜한 소리들은 없어지더라도 우리내가 정을 서로 나누고 살아간다면 또다른 새로운 문화가 생겨 날 것은 분명하다. |
|
소리로 떠나는 추억 여행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우리 어릴 적에는 참 골목에서 많이도 놀았는데. 요즘은 아파트도 많아지고 전체적으로 도시화의 바람이 불어서 "골목"이라는 것을 잘 찾아볼 수가 없다. 어쩌다 TV에서 김홍희 작가가 "골목"을 돌아다니며 어릔들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사진 한 컷씩을 찍어 남기는 걸 보았다. 골목을 찾아다니지 않아서 그렇지, 아직도 여전히 골목은 남아 있구나...하면서 새삼스레 옛 추억 떠올리며 빠져들었었다. 집과 집들이 빼곡히 들어찬 사이에 나 있는 좁은 길을 골목이라 불렀는데 그 골목에서 유난히도 아이들이 놀기를 좋아했었다. 술래잡기, 고무줄 놀이, 말뚝박기, 공기놀이.. 좁은 길이라 차들에게 길을 비켜줄 필요도 없었고 다만 집 안에 하루종일 계시는 노인들만 가끔 "시끄럽다"며 고함 치는 게 전부인...아이들의 천국이었던 골목길 정서가 사라지고 있다. 아, 그 때는 집집마다 카메라도 없어서 골목에서 놀던 기억을 사진으로 보고 싶어도 몇 장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안타깝다. 아, 그런데 이책에는 옛 사진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그림이 있어서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짜식들~ 한 귀여움 하는데^^ 자고로 사진을 찍을 때는 저렇게 포즈를 취해줘야 제멋이지 ...
사내애들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소리가 골목길의 소리 중 가장 흔한 것이었더 시절이 있었는데...
책은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그 옛날의 정서가 묻어난다.
큰 길 건너 작은 길 지나 비탈진 언덕, 길을 오르면... 그 속에서 골목의 소리들이 하나둘씩 꺼내진다.
"김씨, 한 잔 들어. 엊그저께 작은 손주 봤담서?" 쌀집 아저씨 자전거 소리 실비식당 설거지 소리 새마을 이발소 문 여닫는 소리...
고무줄 노는 여자애들 슬리퍼 소리 까르르르 웃음보 터지는 소리
삭은 빗물받이 한 귀퉁이 문득 툭! 떨어지는 소리 쿨룩쿨룩 창 너머 할머니 기침 소리 졸졸졸 다박머리 꼬맹이 실오줌 누는 소리
폐품 할아버지 채국채국 종이상자 접어 누르는 소리 주인이 떠난 집 강아지 혼자 히잉 히이잉 보채는 소리
운율이 잘 맞는 시처럼 읽으면 골목에서 나는 소리들이 다시금 되살아 난다.
그와 함께 피어오르는 옛날추억.
아이들과 함께 천천히 들춰보면 좋을 책이다. "저 뒤에 높다랗게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들이 지금 너희가 살고 있는 집이다. 엄마는 옛날에 저런 아파트들 옆에 가보지도 못했다. ^^" 하며 이야기해줘야지.
다만, 그 때의 추억과 지금의 아이들이 누리는 현재를 잘 포개어서 말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린 시절을 어떤 소리들로 기억하고 있을까.
찹쌀~떡. 메르치젓 담으이소~ 같은 골목 담 너머 울려퍼지던 억척스런 부산 아지매들의 목소리도 그 때 추억 속에선 참 재미졌었는데...
|
|
골목.
우리에겐 정겹고 즐거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떠오르게 하는 단어이지만, 도시에서 시골에 이르기까지 아파트로 뒤덮여 골목이 없어지고 있다. 골목은 아이들에게는 점차 생소하고 낯선 단어가 되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아스라한 추억이 생각나는 단어에서 제외 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아이들이 주택가 골목에서 축구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인라인도 타면서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고 있으니 그 자체로 안타까움을 달래야 할 것 같다. 이 책에는 소리가 담겨 있다.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소리들이 책 구석구석에서 튀어나온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바뀌는 골목 그림 속에서는 어린 내가 친구들과 놀고 있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점점 커져만 간다. 굳이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의 표정과 골목의 표정 & 담을 넘은 소리들의 출처를 따라가다 보면 그네들의 삶의 희로애락까지 저절로 내 것이 되어 마음으로 들어온다. 많이 부족해 보이고 힘들어 보이는 삶이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을 만들어가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나는 안다. 지금의 나도 그렇기에.... 페이지 마지막 장에 보면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가 뒤 저만치에 아파트가 자리 잡아 가고 있는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나마 시내에서 좀 떨어진 곳에는 아직 골목길들이 남아 있겠지만, 커다란 아파트에 가려서 점차 사라져가는 추억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어린 시절, 골목을 배경으로 거의 매일 했던 추억의 놀이들을 떠올려 보았다. ▷고무줄 줄이, 자치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땅따먹기 ▷공기놀이와 비슷한 돌멩이 줍기 - 공기돌보다 약간 큰 돌멩이들을 많이 모아서 한가운데 쌓아놓고 돌을 던져 원하는 만큼 집어내는 게임으로 가장 많이 돌멩이를 모은 사람이 이긴다. 집을 수 있는 돌의 수가 제한이 없는 것만 빼면 공기놀이와 거의 비슷하다. ▷ 숨바꼭질 - 골목마다 가로등이 없어서 깜깜한 밤에 하는 숨바꼭질은 담력 기르는데 최고였다. 골목 벽 쪽에 서 있어도 안보일 정도였으니, 심부름 갈 일이라도 생기면 허허~ 괴로운 일이었다. ▷ 대보름날 불장난 - 깜깜한 밤에 간솔 조각에 불을 붙여 골목 돌담 사이사이에 넣어두면 뭔가 신비스러운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마냥 좋았었다. 그리고 동네 남자아이들과 말싸움했던 곳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빠에게 대들었다가 쫓겨나서 잠겨진 대문 밖에 혼자 쪼그리고 앉아 있었던 곳도 골목이었다. 나이가 늘어갈 수록 골목의 길이는 짧아지고, 그리움은 커지는 것만 같다. 그런데, 이런 골목의 추억이 유년 시절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남편이 이 책을 읽어 보더니 자기에게는 골목에 대한 아픔이 있다면서, 차가 다니지 못하는 좁고 기다란 골목의 끝에 있던 제 자취방의 작은 창을 참 많이 바라보았었다는 지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김현식이 불렀던 ‘골목길’이 그 당시 꼭 자신의 마음이라고... ‘골목길 접어들 때에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커튼이 드리워진 너의 창문을 말없이 바라보았지. 수줍은 너의 얼굴이 창을 열고 볼 것만 같아. 마음을 조이면서 너의 창문을 말없이 바라보았지...’ 책을 읽고 난 후에, 두 아들에게 골목길에서 또 어떤 소리들이 날까? 하고 물었더니, 둘 다 “빵빵~ 자동차소리”라고 망설임 없이 말한다. 요즘 골목 아닌 골목길은 주차 전쟁터라고 표현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골목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 때 기억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엄마 아빠가 어렸을 때는 골목에서 어떤 놀이를 했었는지 지금과 비교도 해 보고, 내일 모레 외갓집에 가면 골목사진을 좀 더 근사하게 찍어 보자고 아이들과 약속도 했다.
|
|
이 책을 펼쳐서 스르륵 보는데 채 2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번이고 다시보게 됩니다. 어디선가 본듯한 동네 모습에 옛 추억이 아스라히 떠오릅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골목길엔 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시끌 시끌 아이들 떠드는 소리는 유쾌했었고,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잡기놀이등을 하면서 해가 저물어서 엄마가 부를때 까지 땀에 흠뻑 젖은 채 놀았었습니다. 가끔 동네어른들의 조용히 하라고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구요. 여름이면 평상에 둘러앉아 수박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꽃를 피웠었지요.
특히 개구장이 꼬마 녀석들이 사진찍는 포즈를 보고 있노라니 금방이라도 툭 튀어나와서 인사를 건낼 것만 같네요. 그리고 어느 동네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남자친구, 특히 남자짝이 떠오릅니다. 그땐 서로 으르렁 거리며 싸우기만 했는데, 지금 만났다면 너무 반가워 누구야 하고 덥석 안아버릴 것만 같아요.
이 책의 기획의도가 골목길의 추억대신 아파트의 추억을 지니게 될 아이들에게 부모세대가 뛰놀던 공간의 모습을 전하기 위한 그림책이리고 하는데 정말 그렇습니다.이 책을 읽어주고 제 어릴 적 이야기를 하느라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엄마는 정말 신나게 놀았으면서 우리보고는 공부만 하라고 한다고 볼멘소리까지 합니다. 또 6살 둘째는 골목이 뭐냐고 자꾸 물어봅니다. 설명해 주고 책을 읽어 주어도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구요. 이런 아이들에게 골목에서의 추억을 들려주는게 무의미 하지 않게끔 도와주는 역활을 이 그림책이 하는 것 같습니다.
골목들이 사라집니다. 추억들도 함께 사라집니다. 하지만 이 책속에 그 추억이 숨쉬고 있습니다.
|
|
저자인 정 지혜 선생님은 화가여서일까 골목 동네에서 살아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골목길이 있는 동네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정이 가고 대문과 골목길이 저마다 이야기를 건넨다는 표현을 아주 특유의 우리네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골목 그림에서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들은 필시 추억이 들려주는 소리이자 그리움이 가슴 깊이 스며드는 옛 그림자들을 돌이켜 보여 주며 흙 먼지를 일으키며 다시 향수에 젖게 만들어 준다. 현재는 옛 건물들을 손꼽기는 쉬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만큼 근대화서 개발바람으로 인해 헐린 건물들도 많을뿐더러 그 옛 모습의 골목길은 너무 비좁은 탓에 차량은 다닐수 조차 없었고 고작 사람들의 이동공간이자 정이 오고가는 마음의 언덕인 것이다. 책 속의 그림들의 묘사에서도 엿보이듯 서민들의 애환과 그들의 잔잔한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그들만의 숨을 고르며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는 대화의 꽃을 피우는 장소가 골목길이였다. 지금은 어느 곳을 가더라도 주택가에서 골목길을 찾기란 고역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심의 도로가 일제히 직선화 되고 공장에서 바로 찍은 장난감 병정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빌딩들과 아파트들이 그 옛 향수들의 틈을 채우기 시작한 이래 우리네는 향수에 대한 갈증을 늘 안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갈증의 해갈을 저자는 알고 있는 듯 하다. 동 시대에 사는 우리뿐 아닌 우리 아이들에게 밟기만 하면 뜨거운 고열로 인해 몸살 앓는 아스팔트가 아닌 흙먼지가 일며 그 속에서 진정한 사람냄새를 맡으며 정을 나눌 줄 아는 환한 면목을 보고 싶은 소망이다. 이 얄팍한 그림책 속에서 잊고 지냈던 그 소중한 옛 그림자를 다시 되밟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나는 모든 소리를 그렇게 애달프게 노래하고 있다. 역으로 보면 모든 것들이 발전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작용이 일기 마련인데 이를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골목길 이제는 무하유지향이 되어 버린 우리 마음 속의 작은 언덕으로 기억되고 있는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적어도 옛 정서를 심어줄 필요성을 느끼는 바가 크게 일고 있음이다.
|
|
골목길은 우리 인생의 일부이다. 출근길, 퇴근길, 그리운 이를 만나러 가는 길.
- 골목길 돌아 설 때에 ~ 내 가슴은 뛰고 있었지. 커튼이 드리워진 너의 창문을 말없이 바라 보았지. 헤이헤이헤이~~ - 김현식씨의 <골목길>이라는 노래 가사이다.
골목길에 들어서면 그리운 사람의 창문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고, 빗물 받이의 녹슬어 가는 냄새나 할머니들의 담소며, 동네 아낙들의 부침게 지져 나눠 먹는 웃음 소리며, 막걸리 사발이 오고 가는 정다움들이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이제는 서울이 아니라 지방에서도 골목길 보다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 지고 골목은 낯설고 범죄 장소로만 각인되어 가고 있다.
정말 예쁘고 섬세한 그림 동화책이다. 그림을 그리신 정지혜님은 골목이 있는 곳에서 한 번도 살지 않으신 분이란다. 그럼에도 이렇게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사라져 가는 골목을 발품 팔아 돌아다닌 열정이었으리라.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소리들을 동심의 골목으로 인도하는 작가의 언어는 서정적이다.
친구 자취방으로 놀러 가던 골목 생각이 난다. 낮은 키의 지붕들이 틈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곳의 좁은 골목에 할머니들은 돗자리를 들고 나와 자리를 옮겨 가며 고추를 말리고, 쌀을 말리고, 민화투를 치며 즐거워 하던 날이 있었다. 그러한 풍경이 그림책 속에 고스란이 들어 있는 것을 보니 마음 한구석이 촉촉해 진다. 그리운 시절의 그리운 풍경,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기억들이 사라져 가는 것이 아프지만 삭막한 세상에 맞설길이 없다. 아이와 며칠 동안 그림을 바라보며 골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추억이 없는 아이에게 미안한 생각머저 들었다. 아이가 먼저 언젠가 우리도 꼭 이런 골목이 있는 집을 하나 사버리자고 한다. 그래~~그렇자꾸나...! *^^*
|
|
이 책 제목을 보며 새삼 골목이라는 단어가 참 정겹게 느껴진다는걸 알았다. '골목'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참 많은 걸 생각나게 해 주는 단어중 하나이다. 내 유년 시절 주로 활동무대는 골목이 아니었나 싶다. 지금도 골목이 있긴하지만 그곳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어릴적 골목길에서 놀았던 추억 한 두개는 있을것이다. 그중에서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숨바꼭질하며 놀았던 기억과 말타기, 고무줄 놀이와 소꿉놀이이다.그때는 놀이터가 따로 있다기보단 골목길 자체가 아이들의 놀이터이며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떠들고 노는 공간이며 어른들은 골목길 평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물론 정답던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싸우는 소리도 들렸고, 술 취해 널부러져 있던 아저씨, 엄마에게 혼나 쫒겨 나와 있던 아이들의 모습조차도 지금은 너무나 그리운 모습이 되었다.
그런 추억들이 있기에 이책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 책은 보자마자 아이보다 엄마가 더 반해 버린 책이다.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추억의 사진을 꺼내보듯 그림이 주는 느낌은 정겹다. 마치 사진작가가 직접 사진을 찍어 우리에게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골목길에선 참 많은 소리가 난다. 그 소리는 바로 우리 이웃들의 소리이고 사람 사는 소리이다. 술 한잔 주고 받으며 손주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어르신들 사내 아이들의 뛰어다니는 소리, 여자 아이들의 고무줄 하는 소리 쌀집 아저씨 자전거 소리, 설거지 소리, 폐품을 접어 누르는 소리 이렇듯 골목에선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서민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서 골목은 더 정겹고 인간적인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이런 정서를 알까? 기껏해야 골목이라고 해도 차가 지나다니고 다른 곳을 지나가기 위한 하나의 거리로밖엔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와 이 책을 읽으며 내 어릴적 이야기를 해 주었다. 친구들과 놀았던 일, 부모님 심부름을 다녔던 골목길과 골목 어귀마다 있던 군걸질 거리들 (지금도 학교 앞에 아이들을 유혹하는 군것질 거리를 이야기하며)... 아이는 골목에서 행해졌던 그 많은 엄마의 추억에 놀라워하면서도 신기해 한다.
아직도 책속에 나오는 골목길들이 있다. 그 골목을 보며 우리들은 추억을 떠올리고 정겨움을 느끼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지금 그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정말 행복하다고 느낄까? 지금을 나중에는 행복한 추억으로 과연 떠올릴 수 있을까? 책의 맨 처음과 맨 뒷편에 살짝 나오는 고층 아파트들 이제는 이런 골목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고층 건물들이 차지할 것이다. 단순히 추억의 한자락으로 남겨질 골목이 아니라 사람의 냄새가 나고 사람의 소리를 들을수 있는 골목이 건재하기를 바라며, 그나마 골목이 있는 우리는 아이랑 손을 잡고 동네 산책을 하며 골목에서 나는 소리에 귀 기울일 것이다. 그것은 바로 흥겨운 우리 이웃들의 소리이므로....
|
|
드넓은 큰길 건너 골목길은 좁다. 좁고 고불고불 이어진 길에는 사람 사는 소리가 소곤 소곤 모두 들린다. 높은 건물, 꼭꼭 닫고 사는 아파트가 아닌 귀 기울이며 들으면 옆방처럼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무너질 듯 나지막한 수퍼는 골목길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장소이다. 누가 손주를 보았는지 누가 이사를 갔는지, 누가 아픈지 여기 모이면 모두 알 수 있다. 거슬러 올라가면 쌀집 아저씨 자전거로 장사하는 소리도 들리고 식당에서 설겆이 하는 소리도 이발소 문닫는 소리도 다 들린다.
개구쟁이 사내아이들은 골목이 떠나라 신나게 웃고 뛰놀고 있다. 고무줄 놀이 하는 여자애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온 골목길에 퍼져 나간다. 골목길 아니고서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정겨운 모습이다.
할머니 기침 소리 듣고 걱정해주고 종이상자 누르며 힘겹지만 열심히 살아가시는 할아버지를 기억하고 싶다. 주인 떠난 빈 집 강아지는 오늘도 내일도 기다린다.
도둑 고양이들이 차지한 지붕 너머로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이 책은 성북구의 오래된 골목길을 추억속의 액자속에 담아 정겹게 그려내고 있다. 고불 고불 한 사람이 들어서면 꽉 차는 좁은 골목길이지만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장면들이 일어나고 있는가?
사실 시골에서 자라 이렇게 좁은 골목길 추억은 없다. 고등학교 졸업 후 올라온 후 아현동 좁은 골목길에서 3년 정도 생활했었다. 서울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고 많이 놀랐었지만 나지막한 지붕에 가깝게 앉은 집들사이에서 풍족하진 않지만 나눠주고 염려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배운 기간이었었다.
추억으로만 남고 점점 사라져가는 좁은 골목길을 작가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크고 넓은 것만 바라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 요즘의 사람들에게 어울려 살아가는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큰 아이는 골목에서 재미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아마 책 속의 사내아이들과 같이 뛰어놀고 싶은 까닭일 것이다.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들의 거친 숨소리도 같이 느끼길 바란다.
추억 속에 담아 두기엔 너무 간절한 생활이 있고 소중한 기억들로 인해 번듯한 아파트가 들어서도 쉽게 떠날 수 없는 이들이 많다.
여운이 많이 남는 짧은 글과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사진 닮은 그림으로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