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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까지 가는데 비행기로 12시간 이상 걸린다. 물론 비행 시간만 따지면 12시간이 아니지만, 공항 가서 대기 시간 등을 포함한다면 12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렇다. 12라는 숫자를 강조하고 싶어서 12시간 걸린다고 하였다. 1시간 마다 파리의 한 풍경씩 알아간다면, 파리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파리지앵이 되고 만다.
지난 겨울에 나흘 일정으로 파리를 가게 되었다. 한 도시를 여행하면서 아무 준비 없이 간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파리의 다양한 모습을 알려주는 책을 검색하다가 찾은 책이 바로 <파리의 열두 풍경>이었다. 책 내용 또한 제목처럼 솔직하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파리에 대한 열두 키워드로 이야기를 병렬적으로 풀어나간다. 그래서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으면 된다. 책 순서대로 책을 읽는다는 게 가끔 힘들 때가 있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아 좋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비행기 안에서 맥주도 마시고 기내식도 먹고 영화도 보면서 중간 중간 읽어나갔다. 이 책은 여행서는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파리에 간다면 충분히 훌륭한 여행서 역할을 한다. 요즈음 가장 좋은 여행서가 다름 아닌 구글맵이다. 구글맵을 이용하면 길찾기 뿐만 아니라 리뷰를 통해 특정 장소에서 무엇을 하면 좋은지가 소개되어 있고 평점을 통해 여행지 우선 순위까지 정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 나열식의 여행서보다 이 책은 파리를 조감할 수 있어 더 좋은 여행서 역할을 하였다.
내 삶에서 해외에서 사는 행운은 없기에 어쩌다 찾아온 나흘만의 파리지앵을 이 책과 함께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