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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역사학자 조경달 교수의 책입니다. “일본은 근대 서구와 접촉하면서 막부 말기의 혼란은 있었다고 하나 비교적 원만하게 국민 국가를 달성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국민 국가화는 그리 용이하지 않았다. 그것은 어째서인가? 재빨리 근대화한 일본이 한국의 국민 국가화를 저해했다는 것이 종래의 견해인데,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한국에는 일본처럼 간단하게 서구화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한국에는 문명 의식 차원에서 일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우월 의식이 있었으며, 유교적 민본주의라는 정치 문화가 각계각층에 널리 침투해 있었다. 단순히 위정척사파의 사상뿐만이 아니라, 개화파의 사상도 유교적 민본주의에 구속당하면서 근대화를 구상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민중 세계도 공유하는 정치 문화였다. 따라서 민중은 유교적 민본주의에 기초하여 민란과 농민 전쟁을 일으켰다. 의병 전쟁에 나선 것 또한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유교적 민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치 문화는 일본이 들여온 근대적 정치 문화나 폭력적인 정치 문화와 심각 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면서 이 책에서는 일본과의 관계사뿐만 아니라 비교사도 시야에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