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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계일까? 사람일까?
15도 각도로 꺾여있는 고개. 더듬거리는 말투. 어딘지 자신 없어 보이는 몸짓. 경직된 얼굴. 그의 어디를 보아도 고집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남자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중령은 몇 마디 나눠보다 돌려보낼 심산이었다. 하나, 정확히 그들이 애먹고 있는 에니그마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확인한 후 그와 함께 일하기로 결정한다. 그 결과를 당연한 듯이 수용한 앨런은 자신 말고 다른 사람도 같이 근무해야 된다는 말에 반감을 갖지만 혼자 근무할 수 없다는 단호한 중령의 한 마디에 물러나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에 박차를 가한다. 그의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일에 차질을 빚었다고 판단한 팀원들은 그와 같이 일할 수 없다고 중령에게 통보했고, 갑작스러운 해고에 당황한 앨런은 중령에게 항의했지만, 그 입장은 중령과 동일 한 것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앨런은 윈스턴 처칠에게 자신의 상황과 자신이 만드는 기계만이 에니그마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장문의 편지를 보낸다. 그 결과 팀의 팀장이 됨은 물론 팀원 구성까지 그가 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그로부터 2년의 시간이 흐른다. 검잡을 수없이 많은 비용과 헤아릴 수 없는 인명의 피해 속에 중령은 결단을 내린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기계를 파괴하겠다는 말에 처음으로 앨런은 격분한다. 매일 자정만 지나면 바뀌어버리는 에니그마를 해독할 수 있는 길은 이 기계뿐이라는 항변과 처음부터 회의적이었던 팀원마저도 조금 더 시간을 달라는 말에 1개월이라는 짧은 시한이 그들에게 주어진다. 매일 피가 타는 시간 속에 드디어 에니그마의 실마리가 잡힌다.
책 몇 줄로 알았던 그의 삶. 앨런 튜링. 전쟁을 막았던 영웅은 단지 그 당시 불법을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배척을 당한다. 비단 그만 억울한 삶을 산 것은 아니다. 언제나 시대를 역행했던 이들은 죽음으로 그 끝을 맺는다. 인간의 경계를 넘는 재능은 그래서 불행을 야기한다. 그가 과연 기계였을까? 영웅이었을까? 당신은 영화를 다 본 뒤에 답할 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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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인공지능 개념을 생각한 수학자이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해 연합군의 승리를 이끈 암호 해독가 앨런 튜링의 삶은 그 자체로 슬프고 놀라운 드라마였다. 모튼 틸덤 감독은 그의 삶에 호들갑스런 주석을 다는 대신 적절한 생략과 상징으로 울림 큰 드라마를 완성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영국. 독일군의 암호 체계인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해 영국 정부는 수학자, 언어학자 등 각 분야의 수재들을 모아 비밀리에 암호 해독반을 만든다. 앨런 튜링 역시 세계에서 가장 난해한 암호로 불리는 에니그마 해독에 뛰어든다. 사회성이 결여된 채 자신의 임무에만 몰두하는 그의 집요한 성격은 동료들과 불화를 야기한다. 하지만 조앤 클라크 등 그를 이해하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앨런은 컴퓨터의 시초가 된 튜링머신을 끝끝내 개발해낸다. 이미테이션 게임은 앨런 튜링의 천재적인 면모와 함께 그의 성격적 결함과 성정체성에서 비롯되는 비극적 운명을 균형 있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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