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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존재는 참 얄궂다. 왜 공부하는 것보다 노는 게 더 좋을까. 영양 만점 보신탕보다 영양은 없고 칼로리만 높은 케익과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는 이유는 뭘까. 인간은 자신에게 실제로 득이 되는 것보다는 해가 되는 것들에게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애쓰지 않아도 잠보다 공부가 더 좋고, 먹는 것보다 운동이 더 좋다면, 건강한 삶을 저절로 영위해 나갈 수 있을 텐데. 참 아이러니다.
흔히 사람들이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과거를 통해 현재를 깨닫기 위함이라고 답하곤 한다. 여기서 우리가 과거를 통해 교훈을 배운다는 말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칙이 있음을 전제한다. 하지만 그런 법칙이 존재한다면 교훈은 무의미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노력에 상관없이 역사는 그 법칙에 따라 흘러가게 돼 있다는 말이니까. 반대로 만약에 그런 법칙이 없다면 교훈은 있을 수 없다. 과거와 현재가 다른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면, 우리는 과거에서 배운 교훈을 현재에 써먹을 수 없다. 따라서 어찌 됐건 사람은 역사를 통해 교훈을 배울 수 없게 된다.
[철학 속으로 들어가기]는 프랑스 책으로, 바칼로레아 시험을 준비하는 입시생을 위한 철학 입문서이다. 저자는 생소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논의를 펼쳐간다. 철학의 시작은 질문이므로. 물론 저자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제시하지 않는다. 답도 없을뿐더러 대답을 찾는 과정은 오로지 독자의 몫이므로.
하지만 힌트는 준다. 가령, 위의 첫 번째 질문에서 저자는 자유의지의 위대함을 말한다. 놀고 싶은 욕망과 공부해야 하는 의무감 사이에서 모두가 공부를 택한다면 노력의 의미란 없는 거라고. 하기 싫은 걸 할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함을 말한다.
두 번째 질문에서 저자는 애초에 질문의 방향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역사는 자연과학과 다르다. 우리가 천동설을 믿어도 기실은, 지구가 돈다. 객체는 주체의 믿음과 무관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역사에 있어 주체와 객체는 하나다. 역사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역사는 인간의 신념에 따라 달리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은 ‘역사의 법칙’ 자체가 경향성과 모순성을 내포할 수 있음을 주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