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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이원] 유익한 쾌락-길은 즐거웁고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이원] 유익한 쾌락-길은 즐거웁고 " 내용보기
"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뛴다 바로 뒤에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뛴다 텅 빈 동쪽에서 붉은색 버스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다 아직도 양수 안에 담겨 있는지 아이는 몸이 출렁거린다"- <사막에서도 그림자는 장엄하다> 일부 오늘은 별로 글쓰기 컨디션이 좋지 않군. 도대체 뭘 써야 하는지 모르겠으니 말이야. 그래서, 나의 이 좋지 않은 마음을 고백하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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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교복을 입은 남자 아이가 뛴다 바로 뒤에 엄마로 보이는 중년의 여자가 뛴다 텅 빈 동쪽에서 붉은색 버스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다 아직도 양수 안에 담겨 있는지 아이는 몸이 출렁거린다"

- <사막에서도 그림자는 장엄하다> 일부

 

오늘은 별로 글쓰기 컨디션이 좋지 않군. 도대체 뭘 써야 하는지 모르겠으니 말이야. 그래서, 나의 이 좋지 않은 마음을 고백하려 해. 나, 태고적에, 아니, 나 태어나기 전에, 나는 어미의 몸으로 들어가고 싶어했을까. 아니면, 태어나기 싫어했을까. 태어났다는 고통 때문에, 나도 역시 많이 울었겠지.

 

"새벽은 어둠의 녹슬어가는 몸 / 이다 사람들은 이 몸을 희망 / 이라고 믿는다 믿음은 오해일 / 수록 좋다 믿음이라는 허방은 / 사방에 널려 있다"

- <몸 밖에서 몸 안으로> 일부

 

어쩔 수 없는 탄생은 나를 고난의 길로 가게 내버려뒀어. 몸이 허락하지 않았으므로, 체력은 바닥이고, 아비도 어미도, 언제부터인가 홀대를 했지. 이 몸을 희망이라고 믿고 싶었을 때, 나의 몸은 거의 망가지기 직전이었지.

 

"한 남자의 두 손이 한 여자의 / 양쪽 어깨를 잡더니 앞뒤로 / 마구 흔들었다 남자의 손이 / 여자의 살 속으로 쑥쑥 빠졌다" - <아파트에서 1> 일부

 

오해일까. 진실일까. 그러다, 어떤 사람을 만난 적이 있어. 그 사람의 마음 속으로 쑤욱 빠졌지. 삶과의 전쟁은 그렇게 시작되었어.

 

"왕복 4차선 도로를 쭉 끌고 / 은색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 오토바이의 바퀴가 닿은 길이 팽창한다 / 길을 삼킨 허공이 꿈틀거린다 / 오토바이는 새처럼 끊긴 길을 좋아하고 / 4차선 도로는 허공에서도 노란 중앙선을 꽉 붙들고 있다" - <오토바이> 일부

 

질주하는 사람, 질주하지 않는 나. 그 사람과 나와의 평행선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지. 숨고 싶었어. 그런 부끄러운 과거들이, 나의 뒤에 남아, 너무 많은 괴로움을 양산했거든. 그래서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은둔자였지. 그러던 어느 날, 질주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어. 누구를 향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나를.

 

"오늘도 나는 낡은 오토바이에 철가방을 싣고 / 무서운 속도로 짜장면을 배달하지 / 왼쪽으로 기운 것은 오토바이가 아니라 나의 생이야 / 기운 것이 아니라 내 생이 왼쪽을 딛고 가는 거야 / 몸이 기운 쪽이 내 중심이야 / 기울지 않으면 중심도 없어" - <영웅> 일부

 

무서운 속도였어. 나를 향한 질주는. 나를 절제할 수가 없었지. 무엇이 그리도 고픈지, 나를 향해 꽥꽥 대고 있었어.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이건 뭔가 잘못 되었어, 하고 말하게 되었어. 그러다가 또 기나긴 침묵의 시간으로 들어갔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바랐지. 나의 마지막이 어서 오기를 바라던 순간들이 있었어.

 

"내 몸으로 가는 길의 시간이 끊어졌다 다시 이어지는 곳은 뭉툭하고 오독오독하다 검은 옷의 사람들이 어깨까지 내려온 하늘을 걸치고 / 빠르게 찬송가를 부른다 며칠 후 며칠 후 요단 강 건너가 만나리 하늘은 허방이다 나는 세면대 야쪽에 수도꼭지를 양손으로 붙잡고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 <닫힌 것들> 일부

 

어느 순간 내 마음 속에 들어찬 믿음. 그 믿음들이 나를 건져내었지. 여기서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을게. 내 글 (그러니까 블로그) 어딘가에 그런 믿음들이 가득 심어져 있으니까.  나는 요단 강을 건너 와서, 새로운 희망을 심었지. 내 마음에 유익한 쾌락이 가득해졌지.

 

"거울 속에서 얼굴이 달린다 가도 가도 끝없는 거울이다 거울의 풍경이 바뀌지 않는 것은 안이 온통 사막이기 때문이다 사막은 쉴 새 없이 모래의 기억을 바꾼다 사막은 어디나 한가운데여서 절정이어서 얼굴은 거울과 함께 뜨거워진다 시간의 컨테이너인 얼굴에서 공기가 빠져나간다 눈 코 입이 다 번진다 시간의 소용돌이가 된다 얼굴을 삼키지도 토하지도 않는 거울이 점점 새파래진다 거울 속의 얼굴이 멈춰 있는 것은 너무 빠른 속도로 얼굴이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얼굴 속에 어긋나야만 걸을 수 있는 오른발과 왼발처럼 물과 어둠이 있다"

- <얼굴이 달린다>

 

유익한 쾌락은, 나를 즐겁게도 하고, 슬프게도 하고, 행복하게도 하지만, 불행하게는 하지 않아. 가끔, 허무한 순간이 올 때도, 기분이 가라앉는 순간이 올 때도 있기는 하지. 그렇다고, 그것이 나를 어둠 속에 가두지는 않지. 유익한 쾌락이 나를 행복하게 하니까. 유익한 쾌락이 뭐냐고? 유익하게 즐기는 모든 것. 드러난 즐거움, 드러나지 않는 즐거움까지 모두 포함한. 나는 그래서 내일을 향해 달리지. 무서운 속도가 아니라, 적당한 속도로. 떄로는, 조금 속도를 내기도 하지만, 과속은 하지 않아. 바뀌지 않는 풍경, 바뀌지 않는 사막. 그 사막에서도 나는 달리고 있지. 때로는 삶이 어긋나 삐걱대더라도, 내 삶의 유익한 쾌락이 발을 헛디뎌 넘어지더라도 나는 물과 어둠을 보며 다시 달릴 용기를 얻지. 그 용기가 오늘 나를 지탱하는 힘이고, 내일을 보장하는 활력소지. 나의 달리기에, 같이 동참해보지 않을래? 그 길은, 유익하니까. 그 길은 즐거우니까.

 

 

 

 

h******o 2018.06.19.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