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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수나무 출판사는 어린이 책 출판을 시작한 지 이제 갓 한 돌이 넘었다. 작품 소개를 하는 자리에 출판사 이름부터 올린 이유는, 계수나무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은 표지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눈에 띄게 예쁘고 세련되었다. 속내용을 봐도 결코 독자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지금까지 만든 계수나무의 책들을 잠시 열거해 보면, 그 새로운 디자인과 기획에 대한 안목이 얼마나 색다른가,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말미에 그 책이 출판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사진과 함께 편집실 풍경을 보여주는 동화책 <나는 지금 네가 보고 싶어/ 조문희/ 계수나무 간행>, 작가 연보는 물론, 시원한 화보 구성으로 단 한 권을 읽고서도 그 작가에 대해 환하게 꿰뚫 수 있도록 작가 연구까지 도와 주는 책 <무던이>, 그리고 다른 책에서는 거의 시도한 적 없는 작화 일기(화가의 말)를, 작가 이야기와 나란히 넣어서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출판물에 대한 예술적인 감각과 흥미를 함께 일깨워주는 <개똥 한 자루와 친구들>. 이 아동 출판물들은, 하나같이 글 작품과 똑같은 비중으로, 그림의 비중을 담아, 한 편의 영화같은 일러스트레이션을 연출(?)해 낸 것이 특징이다. 이는 글자 한 자 한 자를, '읽는 문화'보다, 태어날 때부터 각종 영상 매체에 길들여져 '보는 문화'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들의 시선을 잡아끌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책읽기가 중요하다고 한들,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준다거나, 책을 손에 담기까지 시간을 들여야 한다면, 독서의 효용을 가르치려는 어른들의 수고 역시 갑절로 이어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먼저, 독자의 시선 끌기에 성공한 책! 그래서 매번 새 책이 나올 때마다 눈여겨보게 되는데, 이번에 나온 이미륵의 '이야기'는, 많이 알려진 전래 동화를 <<압록강>>의 작가 이미륵 님의 문체와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을 자아내는 윤문영 화백님의 세밀한 연필 터치로 구성해 낸 작품이다. <그래서 그렇게 된 이야기>,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 <지혜가 담긴 이야기>, <착한 사람이 행복하게 된 이야기>, 등 4부로 나눠 구성한 동화는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면서도 작품마다 또 조금씩 다른 내용이 덧보태지거나 지워져, 새로운 감동을 주는 구전 설화의 성격이 그대로 살아있다. 예를 들면, <그래서 그렇게 된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슬픈 목동>을 보면, <나무꾼과 선녀>+ <견우와 직녀> 이야기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다보면, 어느 새 아는 이야기에 함께 고개를 끄덕이고, 새롭게 달라지는 이야기에도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정말 '이야기'를 좋아한다. 저희들이 아는 이야기를 몇 번씩이나 되풀이 해 들려주어도, 매번 재미있어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 아이가 책을 싫어한다'고 고민하는 부모님의 아이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찬란한(?) 오해인지를 금방 알게 된다. 수년 동안 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해 본 바, 내 기억 속에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결코 아이들은 책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어른들처럼 스스로 책을 읽는 행위에 길들여지지 못한 것일뿐, 책이 담고 있는 그 내용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결코 아니란 뜻이다. 아무리 글자를 터득한 아이라 할지라도, 홀로 책을 읽어야하는 그 외로운 행위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있다. 그런 아이 곁에서 어른들이 해 줄 수 있는 최대의 처방은, 그애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책 도우미, 혹은 이야기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다. < 선녀가 옷을 벗고 있으면 얼마나 창피할까? 여자가 옷을 벗고 알몸을 남자에게 보이면 얼마나 쑥스러울까? 왜? 목동은 아내를 가지고 싶은 건가? 하느님은 왜 선녀의 부탁을 거절했나? 왜 7월 7일에 만나야 하나? 선녀와 인간은 어떻게 결혼을 했나? 어떻게 소가 인간에게 말하나? 사람이 어떻게 소에게 말할 수 있나? 선녀는 왜 하늘 나라를 그리워했나? - 송파도서관 글짓기 2학년 백현 > 어른들이 미처 생각지 못하는 물음표를 가득 찍어 질문하는 아이들의 천진한 감상은, 그대로 아이들이 어른에게 되돌려주는 천진한 동심의 선물이다. "선생님 목소리가 방송국에서 들리는 것처럼 살아있어요!" 동화를 구연해 들려줬을 때 금세 되돌아오는 아이들의 반응! 자기 엄마를, 혹은 선생님을 세상에서 젤 훌륭한 스타(성우)로 인정해 주는 것 역시, 기특한 우리 아이들이다. [인상깊은구절] "귀하신 손님이여, 모든 것이 당신 것입니다. 모든 방이 금은 보화로 가득 찼고, 준마와 가리말은 당신을 천리라고 태워갈 수 있습니다. 이 집안의 하인들도 모두 당신의 하인입니다. 그런데 또 부족한 것이 있습니까?" "그 모든 것이 내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태양은 내 옷자락 위에 따뜻하게 비치고, 내가 노니는 연못의 물은 맑고, 내가 거니는 잔디밭은 푸르지만, 나는 꽃을 찾을 수 없는 불행한 나비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당신의 날개가 지치면 찾아오실 수 있는 당신의 꽃입니다." 그러자 남산이는 선녀같이 아름다운 여인을 두 팔로 껴안았습니다. - '남산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