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의 필명을 가지고 있는 작가, 월리엄 아이리시. 그의 책 중에서는 환상이 여인을 읽었고 아주 재미있다거나 기억에 두고 두고 남는 내용은 아니였지만, 정신없이 펼쳐지는 사건의 전개에 지루하지 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의 두번째 소설을 읽었다. 내용 자체는 어디선가 읽은 듯한 내용이다. 이런 내용이 솔직히 좀 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에게 버림받은 헬렌. 그녀에게 도착한 기차 표로 기차에 탑승하였고, 그곳에서 만난 패트리스와 운명이 뒤바껴지는 이야기이다. 패티리스가 잠시 보관해 달라고 건네 준 반지로 인해 단돈 17센트를 가지고 있던 헬렌이 아닌 대부자의 며느리인 패트리스로 다시 태어나게된다. 잘못을 저지르고는 편히 살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녀를 버린 남자가 헬렌을 찾아오게 되고, 돈을 요구하고 결국은 헬렌의 정체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헬렌과의 결혼을 하게된다. 그리고 살인이 일어난다. 살인이 일어난 부분을 읽을 땐 좀 어지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헬렌이 그를 죽이려 갔지만 내용 자체에서는 그가 이미 죽어있었다거나, 헬렌이 쏜 총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라는 확신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추리 소설 만큼은 확실한 결말을 원하는 나로써는 뒷부분에 이르러서까지 살인범이 밝혀지지 않아 조금 실망했었다. 결국 살인범의 모습을 감추어졌지만 내용은 사랑이 승리한다는 내용이였고, 그리고 왜 결국 빌과 헬렌은 서로 헤어져야 했는지에 대한 부분도 알수없다. 헬렌, 빌 중의 누구 한명이 살인법이라면 서로가 그것을 알고 있다면 왜 그들은 헤어져야 했는지... 그 헤어짐 자체도 의구심이 남는...여러가지 궁금증을 만들어 주는 추리물이다. [인상깊은구절] 너희들이 그것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를 바란다. 현재도, 그리고 앞으로도. 하지만, 이것은 진술의 취소이다. 이것은 너희들 두 사람만을 수신하는 하는 진실이다. 사람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진실을 말하거나 맹세하거나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다. 나에게는 죄가 없다. 이것이 너희들에게 주는 나의 결혼 선물이다. 지금도 행복하지만, 그것을 더욱더 완전하게 하기 위하여. |
|
인간사(人間事) 새옹지마(塞翁之馬) 라고 했다. 이 작품은 아마도 이 말에 딱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부부와 여자. 운명은 그들과 여자를 바꿔 놓고 이제 여자는 부유한 집안의 며느리가 되어 자신이 임신한 아기를 위해 그곳에서 살기로 한다. 그리고 죽은 자신의 가짜 남편의 동생과 사랑을 하게 된다.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녀의 정체를 아는 진짜 그녀의 아기 아버지가 나타난 것이다.
헬렌은 조지슨이라는 남자에게 버림을 받고 임신 8개월의 몸으로 기차를 탄다. 그곳에서 휴와 패트리스 부부를 만나는데 그것이 그녀의 운명을 바뀌게 할 줄이야. 패트리스의 반지를 잠시 끼고 있던 헬렌은 열차 사고가 나자 그 반지로 패트리스로 오해를 받고 부유한 해저드 가문의 며느리가 된다. 하지만 휴의 동생인 빌은 의심을 하는 가운데 패트리스를 사랑하게 되고 패트리스가 행복을 만끽하는 순간 조지슨이 나타나 그녀를 협박한다. 물론 조지슨은 살해를 당한다. 하지만 누가 죽였을 까. 끊임없이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반전은 계속된다.
그녀는 자신의 태어날 아이에게 보다 나은 조건을 마련해 주고 싶은 욕심밖에 없었다. 불안한 가운데 시동생과 사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버린 사기꾼이 다시 나타나고 이번에는 부자 집 재산을 노린다. 여자는 그를 죽이기로 결심을 하고 그의 숙소로 찾아가지만 이미 남자는 죽어 있고 뜻밖에 나타난 사랑하는 남자. 그들은 서로를 의심하지만 시어머니의 고백으로 의심을 접고 행복한 앞날을 설계하려 한다. 그러나 운명은 가혹한 것이다. 마지막 죽어 가면서 시어머니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들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의심의 늪에 빠지고 만다.
윌리엄 아이리시는 독특한 작가다. 어떤 탐정도 내세우지 않지만 그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 나간다. 암울하고 절망스러움이 작품 속에 항상 숨어 있어서 독자를 긴장시키고 그런 어두운 내면이 사건을 쥐고 있는 열쇠가 된다. 뛰어난 심리묘사와 함께 깔끔한 내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을 덮은 순간에도 나는 누가 진짜 범인인지 알지 못했다. 세 명의 용의자가 등장하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서로를 불신하며 의심한다. 처음에는 자신이 범인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확증도 없고 누구나 범인이라고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동기가 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작품 중에 가장 그의 분위기에 맞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음울하고 어둠만이 가득한 가정, 세상에 만연한 불신, 가족도 못 믿고 남편과 아내도 믿지 못하는 현실.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이것이 아닐까. 완전한 믿음이 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 |
| 이 책은 굳이 추리소설에 끼워 넣지 않고 그냥 소설로 읽어도 좋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훌륭한 문학성을 가지고 있고 내용 또한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한 여자의 기구한 인생...결말로 보면은 불신의 늪에 빠진 인간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 밝혔듯이 인간의 심리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 독자가 읽으면서 어떤 의의도 제기할 수 없을만큼 주인공의 심리와 그에 따른 행동이 유기적이고 섬세하게 연결되어 있다는데 특히 주인공의 불안심리와 불신에 빠진 인간의 심리가 아주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간결해서 건조하기조차한 문체 또한 이 글이 가진 커다란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
|
아직 19세 밖에 안 된 어린 소녀 헬렌 조지슨. 그녀는 혼자다. 아니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거친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다가 어떤 남자를 만나고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지만 그녀는 철저하게 버려졌다. 임신 8개월의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당장 내일을 위해 쓸 돈도 없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편도 열차표 하나와 5달러 지폐 하나가 우편으로 도착한다. 그렇다. 그 남자 조지슨은 그걸로 그녀와의 관계를 끊으려고 한 것이다. 딱히 갈 곳도 그렇다고 의지할 사람도 없던 그녀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없는 짐을 그러모아 샌프란시스코 행 열차에 올라탄다. 사람이 너무도 빽빽해서 몸 하나 가눌 곳도 없던 그 열차 안에서 헬렌은 어느 친절한 젊은 부부 휴 헤저드와 패트리스 헤저드와 만나게 된다. |
| 천하의 고아인 나는 20세도 채 안되는 나이에 어떤 사내의 아이를 임신하고 버림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나는 큰 돈을 유산으로 상속받았으며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 행복한 순간은 과거의 나를 버린 남자가 나타남으로써 산산히 깨지고 말았다. 그는 나에게 곧 돌아올 유산을 탐냈으며, 결혼을 강요했다. 나는 그를 죽이는 것으로 모든것을 끝낼 심산으로 그의 아파트에 찾아갔으나 그는 이미 가슴에 총을 맞아 죽어있었다. 그가 죽어있다는 것을 발견한 순간 내 사랑이 그의 집으로 들어왔다. 그는 내 뒤를 밟은 것일까. 아니며 이미 와 있었던 것일까. 방해자가 사라지자 우리는 결혼했고, 부유한 젊은 부부의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분명 그 사내를 쏘지 않았다. 그렇다면 범인은 내 남편이란 말인가. 우리의 키스속에서, 서로를 쳐다보는 눈빛속에서, 서로의 손길에서 서로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그 순간들이 연속된다.... |
|
세상에는 어떤 남녀라도 서로에게 가장 알맞은 짝이 있게 마련입니다. 단, 세상이 너무 넓다 보니 불운하게도 평생토록 서로 못 마주치는 경우가 대부분, 대부분이라는 게 문제입니다(그래서,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결과에 있어 아무 차이가 없다는 게...). 그래서 우리는 차선, 차차선, 차차차선인 이성에게 만족하거나, 아님 차악, 어쩌면 최악의 상대에게 자기 편할대로 허울을 씌워 최면을 걸고 사는 수도 있습니다. 본능과 호감이라는 게 있는데 보통도 아니고 어떻게 최악을 골라 착각할 수가 있는가? 인간 내면이라는 게 그래서 간단치 않다는 겁니다. |
|
'환상의 여인'을 쓴 작가가 쓴 또다른 추리 소설이라고 해서 읽어보았다. '환상의 여인'은 그저 반전이 뛰어난 추리소설보다는 꽤 스릴도 있는 액션 영화로 만들어도 나무랄데 없는 소설이라면 '죽은 자와의 결혼'은 인간의 심리를 잘 파헤치고 있는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임신한 몸으로 남자에게 버림받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헬렌. 그녀는 기차안에서 똑같이 임신한 몸이지만 남편과 행복하게 시댁으로 가는 패트리스 해저드를 만난다. 그와중에 열차사고가 일어나고 깨어난 헬렌은 자신이 패트리스로 착각받았다는 걸 알게 된다. 아기까지 낳은 데다가 전재산이라고 해봐야 17센트가 전부. 마침 해저드 부부는 이미 죽은데다가 패트리스 시댁 가족들은 패트리스의 사진조차 본 적이 없다. 이에 별수 없이 헬렌은 패트리스로 행세하게 된다. 그러나 패트리스의 남편 휴의 동생 빌은 헬렌에게 반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헬렌을 버렸던 남자 조지슨이 찾아와 부잣집인 시댁 재산을 노리고 헬렌을 협박해 남들 몰래 결혼식을 올린다.
헬렌은 그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조지슨을 찾아가지만 그는 이미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상태. 그곳에 빌이 나타나 그의 시체를 처리하는 걸 돕는다. 둘은 서로를 의심하나, 곧 얼마 지나지않아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녀의 유언장에는 조지슨을 자신이 죽였다고 하면서 둘이 결혼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쓰여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개봉된 또다른 유언장에는 시어머니가 살인한게 아니라는 게 밝혀진다. 보통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이 소설에서는 범인이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서로를 사랑하기는 하지만 서로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두 사람. 계속해서 자신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을까 두려워하면서도 자신의 정체를 말하고자 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를 쓰면서도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듯한 문체가 소설의 긴장감을 더해준다. '환상의 여인'과 많이 다른 듯한 느낌이지만 이 소설 역시 나름대로 좋은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인상깊은구절] 그녀는 봉투를 뜯었지만 안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았다. 아니,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녀는 틀림없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얀 편지지 한 장뿐. 아니, 잠깐 뒤집어 보자-. 둘로 접은 종이의 접힌 부분에 파묻히듯이, 주위의 넓고 햐얀 공간에 비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글씨로 단 두 개의 단어만이 적혀 있었다. 너의 정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