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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제목부터 아픔이 짙게 묻어나는 이 시집은 벌써 햇빛에 바래 낡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2002년 판이면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종이가 누렇게 변질이 되었다. “문득 사랑도 끝이 나면 이렇게 추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다 채우지 못한 절반의 사랑이었을지라도 전혀 사랑하지 않은 것보다 나은 것이었으니 당신을 사랑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내 삶은 더없이 빛날 수 있었다고‘ 그래, 지나간 모든 사랑이 아름답게 남아 있는 이유는 나에게 다가오는 당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고귀한 존재로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은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움에 촉촉히 젖어드는 계절이다.
“아직도 시를 읽는 사람이 있어요?” 알고 지내던 한 자매가 무심코 던진 말이다.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사람은 시집을 읽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한 시인이 자신의 사랑을 대신 기록해 놓았다고 믿기 때문이죠.”
따지고 보면 별일도 아닌 것에 울컥 목이 메어 오는 때가 있는 것이다. 늘 내 눈물의 근원지였던 그대.
덜려고 애를 써도 한 줌도 덜어낼 수 없는 내 슬픔의 근원이여, 대체 언제까지 당신에게 매어 있어야 하는 것인지. 이젠 잊었겠지 했는데도 시시각각 더운 눈물로 다가오는 걸 보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긴 했었나 보다 뜨겁게 사랑하긴 했었나 보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가수 최백호가 7080 프로’에 나와서 하는 말 “저도 봄, 여름, 겨울에는 한가하다가 가을만 되면 바쁘다” 고 했다. 왜냐하면 가을에는 누구나 자신의 아픈 사랑을 대변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 아무리 메마른 가슴이라 할지라도 이 가을에 내 마음에 숨겨 두었던 사랑이 생각나기에 사람들은 시를 읽고 떠나간 사랑을 추억하며 그 사랑이 돌아올 것이란 미련 속에서 하룻밤을 지새운다.
내 가슴을 끊게 만들 사람은 당신 말고는 다시없을 거란 생각에 당신이 또 보고 싶어졌습니다. 내 입에 쓰게 고여오는 당신, 나랑 커피 한 잔 하실래요?
누구의 눈길을 받으며 가슴이 뛰고 싶고, 떠나버린 사랑에 대한 아픔을 기억하고 그 사랑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미련을 갖는 것은 가을만이 줄 수 있는 아프지만 소중한 기억들이다.
가장 비극적인 사랑의 모습이다. 그녀의 사랑은 과거형이지만 나는 아직도 현재형이기에 그녀가 돌아올 것 같은 착각 속에서 하루 하루 아픈 가슴으로 산다. 그러면서도 “사랑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한 사람을 통해서 내 삶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랑은 믿음이란 바탕위에서 꽃피는 것이다.
해바라기처럼 오직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사는 사랑의 순수. 한 사람을 사랑했기에 행복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랑의 아픔. 사랑은 결코 과거도 아니고 움직일 수도 없다고 믿는 사랑의 우직함.
가끔 마음의 정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이정하 시인의 순수한 감성을 배우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이정하 시인의 시 한 구절을 인용해 손 편지 한 장 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비록 부치지 못하는 편지가 된다 할지라도…….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