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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북로거) 아직도 시집을 읽으세요?
"(파워북로거) 아직도 시집을 읽으세요?" 내용보기
42살의 남자 스기야마 쇼헤이는  성실한 삶을 살아온 평범한 가장이다. 아침마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와 가정을 오가는 지극히 가정적인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그는 댄스 교습소 창밖으로 보이는 아리따운 아가씨를 보는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멀리서 잠깐 본 그 얼굴 때문에 쇼헤이는 댄스교습소를 찾게 되고 드디어 그녀를 만난다. 그리고 교습소에 등록을 한다. 춤을 배운다
"(파워북로거) 아직도 시집을 읽으세요?" 내용보기


42살의 남자 스기야마 쇼헤이는  성실한 삶을 살아온 평범한 가장이다.
아침마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와 가정을 오가는 지극히 가정적인 샐러리맨이다. 어느 날 그는 댄스 교습소 창밖으로 보이는 아리따운 아가씨를 보는 순간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멀리서 잠깐 본 그 얼굴 때문에 쇼헤이는 댄스교습소를 찾게 되고 드디어 그녀를 만난다. 그리고 교습소에 등록을 한다. 춤을 배운다는 것보다는 그녀를 매일 만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그는 댄스를 배우겠다는 결심을 했을 것이다.  영화 '쉘위 댄스'의 도입부다


아직도 한 사람의 눈길에 주목받기를 원하고, 한 사람을 향한 지순한 감정이 남아있다고 믿기 때문에 가슴이 뛰는 나이가 중년이다. 아니, 지나간 사랑이지만 아직도 가슴속에 숨겨놓은 한 여인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중년의 특징이 아닐까?


이런 날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몰래 거실로 나와 슬픔이 가득 묻어나는 음악을 선곡한다.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잊혀진 여인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러본다.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제목부터 아픔이 짙게 묻어나는 이 시집은 벌써 햇빛에 바래 낡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2002년 판이면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난 것도 아닌데 종이가 누렇게 변질이 되었다. “문득 사랑도 끝이 나면 이렇게 추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간 시간들이 아름다운 이유는 망각이 가져다 준 축복이다. 아직까지도 부를 수 있는 이름은 내 기억 속에서 수없이 편집되어 ‘아름다움’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 때문에 많이 아팠고 원망도 했고 눈물도 흘렸지만 이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이정하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다 채우지 못한 절반의 사랑이었을지라도 전혀 사랑하지 않은 것보다 나은 것이었으니 당신을 사랑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내 삶은 더없이 빛날 수 있었다고‘

그래, 지나간 모든 사랑이 아름답게 남아 있는 이유는 나에게 다가오는 당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고귀한 존재로 각인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은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그리움에 촉촉히 젖어드는 계절이다.

 

“아직도 시를 읽는 사람이 있어요?”

알고 지내던 한 자매가 무심코 던진 말이다.

“한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사람은 시집을 읽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한 시인이 자신의 사랑을 대신 기록해 놓았다고 믿기 때문이죠.”


42살의 남자 스기야마 쇼헤이처럼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싶을 나이에 이정하 시인의 시집을 읽었다. 그는 이별과 그리움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감성적인 시인이다. 사랑의 아픔을 가장 서정적으로 표현한 시인은 이정하 말고 또 없다. 그의 시를 읽으면 가슴으로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죄인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아픈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길을 가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때가 있다.

따지고 보면 별일도 아닌 것에 울컥 목이 메어 오는 때가 있는 것이다.

늘 내 눈물의 근원지였던 그대.


그대 내게 없음이 이리도 서러운가.

덜려고 애를 써도 한 줌도 덜어낼 수 없는 내 슬픔의 근원이여,

대체 언제까지 당신에게 매어 있어야 하는 것인지.

이젠 잊었겠지 했는데도 시시각각 더운 눈물로 다가오는 걸 보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긴 했었나 보다 뜨겁게 사랑하긴 했었나 보다.


- ‘갑자기 눈물이 나는 때가 있다’ 전문 -


사랑은 본질적으로 아픈 것이다.
세상에는 이루어진 사랑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아니 쪽나버린 사랑이 더 많기에 아픈 사랑을 표현한 감성적인 시나 가슴 시린 노래가 인기가 있다. 봄, 여름, 겨울에는 아파도 참을 수 있었는데 가을이 되면 높아진 하늘 때문에, 떨어지는 낙엽 때문에 갑자기 눈물이 나며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그러면 마법처럼 그녀가 내 앞에 나타날 것이란 착각을 갖게 하는 계절이 가을이다.

 

이제는 기억 속에서 희미해진 가수 최백호가 7080 프로’에 나와서 하는 말 “저도 봄, 여름, 겨울에는 한가하다가 가을만 되면 바쁘다” 고 했다. 왜냐하면 가을에는 누구나 자신의 아픈 사랑을 대변해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 아무리 메마른 가슴이라 할지라도 이 가을에 내 마음에 숨겨 두었던 사랑이 생각나기에 사람들은 시를 읽고 떠나간 사랑을 추억하며 그 사랑이 돌아올 것이란 미련 속에서 하룻밤을 지새운다.


‘물은 새로 끊이면 되지만

내 가슴을 끊게 만들 사람은

당신 말고는 다시없을 거란 생각에

당신이 또 보고 싶어졌습니다.

내 입에 쓰게 고여오는 당신,

나랑 커피 한 잔 하실래요?


- 이 아침’ 중에서 -


가을은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기 때문일까?

누구의 눈길을 받으며 가슴이 뛰고 싶고, 떠나버린 사랑에 대한 아픔을 기억하고 그 사랑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미련을 갖는 것은 가을만이 줄 수 있는 아프지만 소중한 기억들이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 높아만 가는 하늘, 화려함으로 피어있는 꽃 한 송이도 다 그녀와 연관이 되고 문자 하나 전송되면 혹시 “그녀가 아닌가?”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 가을이라는 계절의 특징이다.


‘당신은 사랑한다고 했고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고 했습니다.’

가장 비극적인 사랑의 모습이다.

그녀의 사랑은 과거형이지만 나는 아직도 현재형이기에 그녀가 돌아올 것 같은 착각 속에서 하루 하루 아픈 가슴으로 산다. 그러면서도 “사랑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한 사람을 통해서 내 삶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랑은 믿음이란 바탕위에서 꽃피는 것이다.


떠난 사람을 결코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부족한 사랑에 대한 자책.

해바라기처럼 오직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사는 사랑의 순수.

한 사람을 사랑했기에 행복했다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랑의 아픔.

사랑은 결코 과거도 아니고 움직일 수도 없다고 믿는 사랑의 우직함.


이런 사랑의 모습이야 말로 이시대의 사랑이 배워야 할 가치가 아닐까?

가끔 마음의 정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이정하 시인의 순수한 감성을 배우는 것은 어떨까?

그렇다면 이정하 시인의 시 한 구절을 인용해 손 편지 한 장 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비록 부치지 못하는 편지가 된다 할지라도…….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j*****r 2011.10.24. 신고 공감 9 댓글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