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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쟁이 덩굴
초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이었다. 그림을 그리며 우리들은 신이 났다. 잘 그린 그림은 교실 뒤 게시판에다 붙여놓는다는 선생님 말씀에 우리들은 싱글벙글 그림을 그렸다.
미술 시간이 있던 다음 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는 아이들마다 자두알만큼 눈이 커졌다. 교실 뒤에 붙여놓은 그림 때문이었다.
63장의 그림들이 담쟁이덩굴처럼 교실 뒷벽 전체를 가득가득 덮고 있었다. 그림과 그림이 손을 꼭 잡고 함께 벽을 오르고 있었다. 어깨에 어깨를 걸고 가파른 벽을 오르고 있엇다.
잘 그린 그림이든, 못 그린 그림이든, 담쟁이덩굴처럼 손을 잡고 가야 한다고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담쟁이덩굴처럼 어깨에 어깨를 걸고 가야 한다고 선생님은 말하셨다.
선생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그림을 붙이셨다. 의자와 책상을 사다리처럼 높이 높이 세우고 우리들이 그린 그림을 교실 뒷벽에 붙이셨다. 어둠이 내릴 때까지 혼자 남아 붙이셨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건 박수 받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건 박수 치는 사람이다. - 50 쪽 - //
‘담쟁이 덩굴’을 읽다보니 도종환의 ‘담쟁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 그림자가 있다는 것은 가까운 곳에 빛이 있기 때문이라 믿었다. - 159쪽 - //
// 바람 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는 쓰러지지 않으려고 더 깊이 뿌리를 내린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이유다. 바람이 우리들을 흔드는 이유다 아무리 험한 산도 그 가슴속 어딘가에는 오를 수 있는 길이 있다. 글쓰기를 통해 나는 나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글쓰기를 통해 나는 나를 백번이고 천번이고 고쳐나갈 수 있었다. 친구의 슬픔을 위로해주는 것보다 친구의 기쁨을 축하해주기가 더 힘든, 되지 못한 나를 향해 사정없이 주먹질, 발길질도 할 수 있었다. ......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는 없지만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기를 수는 있다 문학을 위해 나는 나를 반성해야 하고, 나는 진실해야 한다. - 161 쪽 - //
일상의 구석구석에 남기고 싶은 문장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