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사노 아쓰코 장편소설 배터리 2권
전편에 이어 고 나가쿠라와 하라다 다쿠미는 천상의 배터리(포수와 투수조합)를 짜고 연습을 한다. 중학교에 진학을 하게 된 그들은 공을 매개로 사이가 더욱 깊어져 간다.
손끝의 이 열기를 고의 몸이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의욕이 있다.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 욕구가 있다. p36
아무도 그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 없다. 하라다 다쿠미는 포수인 고와 함께 매일 같이 훈련을 한다. 자신이 던지는 공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한 그는 오직 고에게만 자신의 볼을 받는 것을 인정한다.
“걱정? 무슨 걱정인데?”
“엄마랑 다투고 있으니까.”p39
고 나가쿠라 역시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오르고 어머니의 집요한 권유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계속한다. 일주일에 세 번 있는 학원을 안 다니기 시작하자. 어머니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다니라고, 연습 끝나는 시간에 과외를 받아보라고도 하지만 고는 야구에 혼신의 힘을 다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구사나기가 교무실 문 앞에서 손짓을 한다.
“얌전하게 예. 잘못했습니다. 그렇게만 하면 돼.”
천성적으로 무뚝뚝하고 권위주의적인 것을 싫어하는 다쿠미는 중학교 입학 첫 날, 교문에서 복장검사를 하는 선도부에 걸린다. 그리고 교무실로 불려간다. 담임인 구사나기 선생은 생활지도 담당 선생님한테 무조건 사과하라고 하고 다쿠미는 반발한다.
“뭐야.”
“공 돌려주십시오.”
“교칙 위반이야. 몇 번이나 같은 말을 해야 알아듣겠어.”
“교칙 위반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p75
복장검사는 자기가 규정을 어긴 것이라 사과를 하지만 주머니에 볼록 튀어나온 공을 발견하고 가져간 선생님에게 다쿠미는 다소 반항적이고 예의 없게 대한다. 소중하게 여기는 공을 가져가고 자신의 손목을 만져서 화가 났기 때문이다. 그런 다쿠미에게 선생님은 한 수지고 만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실력이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일까. 엄하다고 소문난 선생님이 갓 입학한 신입생을 봐준 것이다.
시합에 안 나가도 된다. 그 말이 고막을 울리면서 뇌를 자극했다.
“이 자식이!” 다쿠미의 멱살을 잡았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분했다. 배터리를 짜서 시합에 나가 우리의 야구를... (중략)그러므로 우리는 최고의 배터리가 될 수 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바로 눈앞에 다가올 일이다. 이룰 수 있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p128-130
꿈에 부풀어 들어간 야구부에서 고와 다쿠미는 실망한다. 너무 느슨하고 열정이 없이 기계적으로 진행되는 훈련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특히 다쿠미는 생활지도 선생님이 야구부 감독이라는 사실에 경악하고, 그렇게 권위주의적인 선생님밑에서 있기 싫어한다. 자기에게 강압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명령하는 선생님 밑에서 고분고분 순종하며 연습하기 싫은 것이다. 그래서 고에게 그런 선생님 밑에서 연습할 바에는 차라리 중요한 시합에 안 나가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고는 발끈한다.
마치 성장통과 같은 고와 다쿠미의 우정 싸움이 끝나고 그들은 더욱 가까워지게 된다. 야구부 감독인 오토무라이에게 말대꾸하고 그의 권위에 반발하는 다쿠미를 걱정하는 고는 다쿠미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에 그의 생각도 바뀐다. 선생님의 말에 무조건 순종하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있던 그가 불의에 대해선 목소리를 높이고 실력으로 승부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다쿠미, 너 그렇게도 네 힘을 믿어? 오토무라이의 말을 거역하고서도 시합에 나갈 수 있다고 정말로 믿어?”
“응, 믿어.” p185
다쿠미의 실력에 질투하는 선배들이 그를 공격한다. 잘하고 있던 야구부에 실력 있다고 재는 얄미운 후배가 들어와서 눈꼴이 시린 그들의 연습이 끝난 어느 날 다쿠미를 가두고 폭행한다.
“놔! 시파! 뭐야, 너희들!” “내 공을 네깟 놈들 것하고 비교하지 마!” p255
다쿠미는 그 선배들이 야구에 대한 열정이 없다는 것이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들의 야구에 대한 태도는 다쿠미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천박하고 일시적인 것이었다.
“노부나기 선배는 야구 싫어합니까?”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아. 아무래도 좋아. 그 건. 중학교는 고등학교에 가기 위한 과정일 뿐이야. 야구부에서 활동하면 내신이 좋아진다는 말을 선배한테 들었거든. 축구나 농구라도 상관없었어.” p315
선배들은 다쿠미의 친구에게 까지 폭행한다. 체육관에서 현장 발각된 그들은 뻔뻔하게 말한다.
“선생님, 이런 일은 그냥 지나갑시다.”
“뭐라고?” p310
“선생님, 이런 일로 우리를 배신하지는 않겠지요?” p311
감독 선생님은 어이 없어하고 그들 중 한 명이 넘어뜨린 뜀틀에 머리가 다치고 만다. 이 사건으로 일은 일파만파 커져가고 이 사람들의 나쁜 모습을 알지 못하는 교장선생님은 일을 조용히 무산시키 위해 야구부의 해체를 선언한다.
공식적으로 야구부가 있건 없건 야구에 대한 열정은 막을 수 없는 법. 고, 다쿠미 그리고 여러 친구들, 주장인 가이온지 선배는 운동장에 남아서 연습한다.
“가이온지 선배!”
“역시 너희가 야구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어. 오늘은 이렇게 나왔어. 내일은 모르겠지만.. 나도 야구를 하고 싶으니까.”p328
그래도 좋은 사람은 어디에서든 한 명은 있나보다. 모든 선배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주장인 가이온지 선배는 야구를 어렸을 적부터 좋아한 사람이었다. 의기투합한 그들은 야구를 하고, 학교방송에서는 야구부는 속히 귀가하라고 선언하고 책이 끝난다.
막을 수 없는 그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어떻게 꽃을 피우는지 다음 권에서 살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