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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게 되길 바라며
"여성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게 되길 바라며" 내용보기
여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또 여성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이 땅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그것도 직업을 가진 ‘전문 여성-이런 말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긴 하지만’ 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사회적 통념은 아직도 가사의 많은 부분을 여성의 몫으로 돌리고 있으며 여성들 또한 이것을 어느 정도는 자신의 몫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
"여성으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게 되길 바라며" 내용보기
여성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또 여성의 지위가 많이 향상되었다고는 하나, 이 땅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그것도 직업을 가진 ‘전문 여성-이런 말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긴 하지만’ 으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 하다. 사회적 통념은 아직도 가사의 많은 부분을 여성의 몫으로 돌리고 있으며 여성들 또한 이것을 어느 정도는 자신의 몫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누가 여성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우리 사회에 이런 가치관이 깊숙이 뿌리 박히기까지는 분명 어떤 과정들이 있었을 것이다. 책이나 칼럼 등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접할 수 있었겠지만 우리 사회의 남, 여에 대한 관념이 이렇게 정립되기까지 남, 여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 지에 대한 자세한 과정과 배경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엘리자베트 바댕테르는 우리 사회의 남녀관이 어떻게 변천되어 왔는지, 그 배경 및 요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의 남녀관은 어떠한지, 또 앞으로의 바람직한 남녀관은 무엇인지에 대해 그녀의 저서 ‘남과 여’ 를 통해 다양한 이론가들의 가설을 인용하며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렴풋이 알았던 것들, 혹은 잘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앎의 즐거움’ 을 누릴 수 있었고, 남녀 관계의 변천사를 거시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긴 것 같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나갔었다. 그러나 책을 덮은 후에는 약간의 고민에 휩싸였다. 저자의 생각에 과연 나는 100%의 동의를 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남자와 여자가 다른 것은 생득적인 것이 아니라 교육의 차이일 뿐이며 남녀는 상호 보완적 관계가 아닌 유사성의 관계이며 이러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간상의 등장이 요구된다는 저자의 기본적인 생각에는 동의를 할 수 있다. 저자의 말처럼 어떤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저자의 주장은 그녀가 책에서 주지했듯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위배되는 주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나님은 분명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고, 각자의 특성과 역할을 부여하셨기에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과 역할조차 남성들에 의해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규정지어진 것이 대부분이며 그것은 지금까지 남성 스스로의 권력을 유지시키는 데 이용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들이 여성들에게 특화되었다고 믿는 능력(그렇게 안믿어주면 정말 감사하겠지만)인 가사 및 육아, 그 외 여타의 것들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자신에게 부여된 진짜 달란트를 사용하지 못한 채 버려야만 했다. 사실 우리가 갖고 있는 능력의 대부분은 남성이라고 해서 더 받았다거나, 여성이라고 해서 덜 받았다거나 하는 것이 없는 개인의 차이일 뿐 성별의 차이는 아니었음에도 말이다. 실제로 어떤 여성은 남성들보다 커리어의 측면에서 더 멋진 성과를 이뤄내기도 하며, 또 어떤 남성은 여성보다 가사 일에 더 능숙하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이미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따라서 남녀 관계의 이야기를 할 때도, 상호 보완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에도 그 출발점은 ‘다름’ 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닌 ‘유사성’ 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생득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게 다르기 때문에 정말로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이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그것은 남녀 관계의 출발점이 아닌 과정 중의 하나라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지엽적인 부분들을 볼 때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특히 유사성을 전제로 한 인간상에 대한 묘사는 너무 작은 부분을 일반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하고, 개인 및 자아를 중시 여기는 건 분명 맞는 말이지만 그로 인해 여성들은 자녀들에 자신을 맞춰가는 것이 아닌, 자신들의 삶의 방향에 자녀들을 동참시키려고 한다는 생각, 그리고 열정적 사랑이 사라지고 계산만 남는다는 저자의 생각은 조금 어폐가 있는 듯 보인다. 물론 그런 가치관이 어느 정도 형성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인간의 기본적인 특질을 너무 무시한 발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기본적으로 ‘사랑’ 이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그것은 인간의 근본적 특성이기 때문에 시대가 아무리 각박하게 변해도 기본적인 사랑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작가에게 진심으로 말해주고 싶었다. 이런 것들이 논의되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리고 나 또한 이러한 세상이 온 양 책을 읽어나갔지만 양성의 유사성이 존중되고 더 이상 사람들을 성별이 아닌 개인적 특질로 바라볼 수 있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도 세상에는 옛 가부장제의 흔적들이 잔존하고 있으며 여성의 사회 진출은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많은 제약이 따른다. 따라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고민은 ‘한 인간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에 대한 부분도 물론 있지만 ‘여성으로서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힌 고민일 때가 많이 있다.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고, 아무런 제약과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한 인간으로 멋지게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방법을 자유롭게 고민할 수 있는 날을 꿈꿔 본다.
w*****u 2005.03.09. 신고 공감 1 댓글 2